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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월희] 월하광시곡(月下狂時曲)

2004.06.20 20:18

격랑 조회 수:454






Pt. 0 [프롤로그]

    달빛이 유난이 소름끼치도록 선정적인 날이었다. 꼭 나의 일을 반겨주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초승달같이 반듯하게 웃었다.

    “큭큭큭!”

    창가에 서서 보름달을 보던 시선을 거두고 코트 주머니를 뒤져 낡아서 색이 바랜 은제 회중시계를 꺼냈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일을 치러야 할 시간이었다. 1시 반.

    “안 돼, 안 돼. 신중해야지? 응?”

    해야 할 일을 생각하니 벌써 몸이 흥분을 해 버린 모양이다. 난 잘 익은 과실처럼 붉은 혀를 입 밖으로 꺼내 입술을 적시면서 새하얀 손으로 몸 구석구석을 만져보았다. 성기는 이미 터질 듯이 발기되어 있었다.
    나는 며칠 전 토막을 내었던 시체를 방구석에 치웠다. 이미 죽어버린 시체에선 더 이상의 쾌락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난, 홧김에 토막난 시체를 단검으로 더 해체해 버렸다. 역시 그때의 쾌감은 들지 않았다. 싱겁다고 나의 머릿속은 끝없이 나에게 속삭였다. 그 말을 거부할 생각 따윈 없었다. 곧 나의 머리와 육체를 부들부들 떨게 만들 테니까.

    “멋진 게임이 될 거야.”

    갑자기 비가 투적투적 내리기 시작했다. 제법 굵은 비가 마음에 들었다. 코트 안 깊숙이 단검을 숨기고 난 손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비구름 덕분에 보름달은 이미 가려 진지 오래였다. 달이 더 마음에 들었던 난 잠시 인상을 찡그렸다.
    이제 목표를 잡아야했다. 이 도시에서의 마지막 게임이니만큼 난 시시한 놈과 게임을 즐기고 싶지 않았다. 웬만하면 날 쾌락의 끝을 보게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하아!”

    얼마나 걸었을까? 이미 나랑 같이 게임을 한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에 공포의 향기가 이 도시의 밤 공기에 섞여있었다. 그래서 인가보다. 사람이 이렇게 없는 건.

    “돈 두둑이 줄 테니까- 나랑 저기 들어가자-.”

    마침내 보였다. 저기 걸어가는 한 ‘부녀’ 아까부터 둘이 너무나 다정해보였다. 난 떨려오는 손을 진정시키기 위해 코트 안 깊숙이 숨겼던 칼을 꽉 붙잡았다. 그래도 새어나오는 신음소리는 참을 수는 없었다.

    “하아… 하아!”

    ‘부녀’는 한적한 여관으로 들어갔다. 여관 호수를 확인하고 난 여유롭게 기다렸다. 20분쯤 시간이 지나고 난 여관 안으로 잠입했다. 물론 여관주인은 이미 잠자리에든지 오래였다. 온몸에 땀이 났다. 새빨갛던 입술은 바짝바짝 말라버렸다. 호흡을 고른 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조용했다. 조금 걸어가니 걸쭉한 하얀 액체가 묻은 콘돔과 역겨운 냄새가 배여 있는 속옷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엉망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아아악!”

    불 같던 손에는 이미 피 묻은 단검을 쥐고 있었다. 나의 마음은 이미 기울 어진지 오래였다. 타인의 피 냄새를 맡았던 그날부터 난 시작이었으니까.
    피를 흘리며 침대에 묻히던 그들의 목을 바로 따버렸다. 검을 꽂아버렸다. 밀어버렸다. 떨리던 것들의 몸을 식혀버렸다. 내장을 핥았다. 피가 비가 되어 흐른다. 내 몸에 흐르던 이상한 기운은 또 나를 부른다. 이미 성기는 사정해버린 지 오래였지만, 아직 난 만족하지 못한다. 뇌는 또 죽이라고 명령한다. 거부하고 싶은 맘 따윈 없다.
    거울을 보니 게임을 같이하던 한 남자가 피던 담배가 피가 섞여 타다 말았다. 왠지 피 연기가 피어오르는 거 같았다. 난 그걸 보면서 왠지 의문점이 생겼다. 곧 없어지고 기운에 따라가겠지만.

    “과연 난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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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희펜픽인 '월하광시곡'의 프롤로그입니다.
사실 완성된 시기는 4달 전이군요. 더 오래됐을수도..
기말고사가 끝나고 수정될겁니다;
지금은 맛보기랄까요;
뭐 수정되더라도 거의 그대로지만;
기대해주시란 소리는 감히 못하겠습니다.
돌만 던지지 말아주세요.


"재미보단 감정"




sketchbook5, 스케치북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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