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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C.P

2004.01.08 18:04

말랑군 조회 수:297

솔직히 말하자면 이건 중 1때 쓰다가 그만 둔 겁니다.

굉장히 어린 말투에 유치하니 이런거 싫어하시면 대뜸 넘겨요~




12월 3일. 토요일. 날씨 흐림, 때때로 이슬비가 내려 치마가 축축함.

우리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마법을 쓰는 사악한 여자, 즉 마녀입니다.

우리는 지금 현실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주위는 보도 못한 빌딩으로 가득 차 있어서, 우리가 살던 숲은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인간들은 스스로 그것을 개발이라는 것으로 치장하고 있습니다만,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들은 이걸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건 우리 마녀들도 마찬가지인지라, 탑을 짓기 위해 조금 남겨 둔 숲의 넓은 부지를 인간들의 개발에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 덕에 인간들은 가끔 마녀들의 공격을 받았습니다만. 그나마도 총이라는 것에 마녀 한명이 맞아죽은 이후 뜸해졌습니다. 총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인지 알고 나서 마녀들은 인간들에게 복수할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성년식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마녀들은 14살이 되면 성년식을 거행합니다. 성년식을 치를 마녀들에게는 과제가 하나 주어집니다. 그 과제라는 게 그리 어려운 건 아니고, 단지 토끼 2마리정도 되는 양의 제물을 직접 잡아 바치고, 그 고기를 익혀 먹는 겁니다. 경건해 보이지도 않고, 배는 배대로 채우는 희한한 습관입죠.

마녀 장로 회의에서는 이 성년식의 제물을 인간으로 바꾸자고 제의했습니다. 그 제의는 파격적인 것이었습니다. 토끼는 우리에게 신성한 존재라, 그 대체물이 '사악한' 인간이라는 것에 마녀들은 동조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제의는 무려 4번이나 재심사된 끝에 '고기는 먹지 않는다'는 규정을 달고 통과되었습니다.

이 규정은 제가 3살때부터 발효되기 시작했습니다. 성년 직전의 마녀들은 왠지 장로 마녀들의 자존심에 자기들이 휘말린다고 생각하면서도 인간들을 한명씩 사살했습니다. 성년이 되는 마녀는 1년에 보통 40명 정도 되니 인간들은 매년 40명씩은 꼭 죽는 셈이 되는 겁니다. 우리는 이정도의 희생이 분명 인간들에게도 어느정도 어필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가끔 들어오는 인간의 신문을 보면, 40명씩이나 죽었다는 것에 대해 너무도 무감각한 듯 했습니다. 신문은 사람이 죽은 이야기보다는 정치인들 이야기나 이상한 공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불륜관계의 부부이야기를 더 중요시 여기는 듯 했습니다.

생명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고 배운 우리들. 토끼 외에는 아무런 살상도 저지르지 않았던 우리들. 하지만 인간 사살 결정이 난 이후 우리들도 점점 살상에 무감각해져가는듯 했습니다. 일부 마녀들은 이에 대해 반발했지만, 다수의 의견 앞에 왠지 무력해지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11년이 지나고, 결국 저의 차례가 오고 말았습니다.

전 올해에 있는 유일한 성년입니다. 어째서인지 저는 동갑이 없습니다. 제가 태어났을 때는 많이 있었지만 그 많던 아이들이 다 죽고 저만 남았습니다. 일각에선 인간들이 죽였다고 하지만 전 알 턱이 없지요. 동갑들이 죽었다는 것에 대해 소문만 무성한 채, 전 인간계로 가서 누군가 한 명을 죽이고, 그 시체를 가지고 와야 할 겁니다. 그 인간은 정치인이 될 수도 있고, 거지가 될 수도 있고, 마녀에겐 아무런 감정도 없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마녀들에겐 하나의 제물이지만, 그 인간에겐 남은 생이 뭐가 될지... 깊이 생각하면서 내려왔습니다. 밤에 저는 기회를 잡아 한명의 인간을 죽이고 올라가야 합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제가 돌아가면 모두들 성년이 된 것을 축하하면서 연회를 하겠죠. 살인이 자랑이라는 듯이...

아무쪼록 저는 이유 없는 살인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자러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W.I.N.C-
                                                                                      
                                                                                        -이 글을 보아 줄 누군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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