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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2016년 3월 23일



Scene 26.5 : 「엉킨 실타래」


▲ 참가자(괄호 안은 플레이어명/마스터명)
 - 아소우 류야(즉사의마안) 

 - 유즈키 스구하(42)



<스구하> 깊은 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잠들었을 무렵에 스구하는 류야의 방에 찾아갑니다.
<스구하> 방문 앞에 서서 문을 똑똑, 두드릴게요.
<류야> ".....누구야?"
<스구하> "나야."
<스구하> "...들어가도 될까?"
<류야> "......"
<류야> -꽤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합니다
<류야> "들어와."
<스구하> 그럼 방문을 소리 나지 않게 열고 들어갑니다.
<스구하> 류야는 어떤 상태인가요?
<스구하> 침대에 누워 있다던가, 아니면 총을 이마에 겨누고 있었다던가?
<류야> -언제나보다 퀭한 상태로 침대에 걸터앉아서, 양손을 깍지끼고서 스구하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류야> "뭔데?"
<스구하> "할 말이 있어서."
<스구하> "잠깐, 옆에 앉아도 돼?"
<류야> ".....좋을대로."
<류야> -옆으로 살짝 비켜 자리를 만듭니다
<스구하> 그럼 류야에게 다가가서, 류야의 침대에, 류야 바로 옆에 걸터앉습니다.
<류야> -스구하가 옆에 앉으면 입을 엽니다
<류야> "일단 미리 말하겠어."
<스구하> 몸무게가 가벼워서인지, 침대가 출렁이지도 않네요.
<류야> "낮에 있었던 일은 내 실수가 맞아. 나오키가 말한대로. 그러니까 그건 사과할게."
<류야> "하지만 낮에 했던것과 같은 소리를 한다면 안듣겠어."
<스구하> "응. 이번엔, 조금 다른 말을 하려고 찾아온 거니까."
<류야> ".....해 봐."
<스구하> "우선, 오늘 일은 미안해, 내가 류야를 상처 입혀서."
<스구하> 류야와 눈을 마주치고, 진지하게 말합니다.
<류야> "....그 일은 됐어. 아까 말한대로 나도 실수했으니까."
<스구하> "류야와 대화하고 나서, 계속 생각했어."
<스구하> "쭉, 생각했어. 류야가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스구하> "...류야가 겪은 것 같은, 그런 일은 나한테 슬픈 일이 아니었으니까. 애초에, 나는 슬픔이란 게 뭔지도 잘 모르겠고."
<스구하> "그냥, 난 그렇게 생각했어. 왜 슬퍼하는 걸까, 하고. 왜냐하면 감정이란 건, 결국 따지고 보면 논리적 이유라던가 그런 게 하나도 없는걸."
<스구하> "사람하고 헤어졌어. 그래서 슬퍼. ...이 두 사실의 관계에, 전혀 연결점이 없다고... 난 그렇게 느꼈거든."
<스구하> "그게 나하고 보통 사람하고 다른 점이겠지. 미안, 내가 그 점을 간과했어."
<류야> "....."
<스구하> "나는 그냥, 류야가 슬퍼해서... 그렇지 않았으면 했어."
<스구하> "그러니까, 류야가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어."
<스구하> "그런 건, 슬퍼해야 할 필요가 없는 거라고. 슬퍼할 일도 화낼 일도 절망할 일도, 사실은 아무것도 없었던 거라고."
<스구하> "미리 말해두지만, 난 딱히 류야에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말하거나, 류야에게 그러지 말라고 다그치려고 한 건 아냐."
<스구하> "그냥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는데. 응, 미안해."
<스구하> "그게 류야에게 상처가 돼 버려서... 내가, 잘 몰라서."
<스구하> "그래서, 응. 류야한테 미안해."
<스구하> "애초에, 내가 느끼고 있는 게 미안함인지 어떤지도 모르겠지만."
<스구하> 류야의 반응을 잠시 기다립니다.
<스구하> 표정에도 어조에도 변함은 없지만, 이 말을 하면서 몇 번이나 미안하다는 말을 했는지도 모를 지경이네요.
<류야> "....."
<류야> -한숨을 푹 내쉽니다
<스구하> 한숨을 쉬고 끝인가요?
<류야> "됐어. 내가 쫌생이 같은 문제도 있고."
<류야> "일단...네가 뭘 하고 싶었던 건지는 알겠어. 그냥...사고방식이 좀 달랐을 뿐일지도 모르고."
<류야> "그래도 이렇게 와준거잖아. 그러니까...응. 알겠어."
<류야> "괜찮아....괜찮아."
<스구하> 그럼, 괜찮다고 말하는 류야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스구하> "...여기 온 건... 잘못을 사과하려 온 거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수를 바로잡으려 온 것이기도 해."
<류야> "....?"
<스구하> "그게, 류야한테 말하고 싶은 거야. 낮이랑은, 조금 다른 말."
<류야> "....해 봐."
<스구하> "...응, 그 전에 잠깐. 류야는, 나오키의 말을 어떻게 생각했어?"
<스구하> "그 말을 듣고, 뭘 느꼈던 거야?"
<류야> "......"
<류야> "지금은 그다지 얘기하고 싶지 않아."
<스구하> "응, 그럼 됐어. 하지 않아도 돼."
<스구하> "...나오키는, 류야만 힘든 일을 겪은 게 아니니까, 거기에 응석 부리지 말라고 했지."
<스구하> "하지만 나, 이렇게 생각해. 그건 틀렸다고."
<스구하>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사람의 마음을 읽어봐도 알 수 없는 거야. 고통의 비교라는 걸."
<스구하> "내가 마음을 읽어서 그 사람의 고통을 읽어내도... 내가 읽어낸 시점에서, 그 고통은 나의 관점에서 본 고통이 돼. 그 사람 안에 있는 것 그대로가."
<스구하> "고통은 주관적인 것. 객관이 될 수 없는 거야. 수치와 정도로 계량할 수 없고, 따라도 비교도 할 수 없지."
<스구하> "더욱이, 남이 괴롭다고 자신이 괴로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전혀 논리적인 근거가 없는걸."
<스구하> "연결되지 않아. 나에게, 사람들의 감정이 이해가 되지 않듯이."
<스구하> "...그러니까, 난 이렇게 생각한 거야. 감정 그 자체에는, 잘못도 무엇도 없다고."
<스구하> "설령 어떤 상황이라도 해도... 그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는, 사실로 존재하고... 그러니까 거기에 선함도 악함도, 강함도 약함도, 있을 리 없어."
<스구하> 그렇게 말하며, 나오키의 말을 일거에 부정해 버립니다.
<류야> ".....그렇게 생각해?"
<스구하> "응. 그 감정 자체는, 부정할 만한 것이 못 돼."
<스구하> "왜냐하면 그것은, 마음 속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니까. 이미 있는 것을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거잖아."
<스구하> "그게, 내 실수이기도 해."
<스구하> "...나는, 할 수 있어. 슬픔도 즐거움도, 만약 느꼈다 해도, 필요하면 버릴 수 있어."
<스구하> "그걸 느껴야 할 필요도 당위도 느끼지 않는다면, 난 그걸 지워버릴 수 있지.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으니까."
<스구하> "나, 이제 알았어."
<스구하> "인간의 감정은 설득의 대상이 되지 않아. 그것은 '어째서인지' 거기에 있는 거니까."
<스구하> "존재해야 할 이유 따위 없는 것. 마치, 세상의 법칙처럼... 당연으로써, 거기에 있는 거잖아."
<스구하> "일일이 이유를 찾아야 하는 나와는 다르게 말이야."
<스구하> "...그렇지?"
<스구하> "......아닌 걸까?"
<류야> "......"
<스구하> 류야에게 묻고, 뒤이어 확신을 가지지 못한 듯이 묻습니다.
<류야> "넌 왜 감정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고 생각해?"
<스구하> "왜냐하면, 그게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거니까."
<스구하> "나 자신에게 이유를 대서 납득할 수 없으면, 그런 걸 느끼고 있다고 말할 수 없으니까."
<류야> "글쎄....난 잘 모르겠다."
<스구하> "...간단하게 말하면...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 아닐까."
<류야> "너나, 나코토나 그런식으로 선을 긋기는 하는데."
<스구하> 그렇게 무덤덤하게 중얼거립니다.
<류야> "....나 아직 기억하거든. 예전에 있었던 일."
<스구하> "...?"
<스구하> 무슨 일을 말하는지 몰라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류야> "카구라자카 저택에 가기전에, 신사청의 주재로 모여있었지."
<스구하> "아... 응. ...그때, 무슨 일 있었더라...?"
<스구하>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 듯 갸우뚱.
<류야> "저택에 시호를 데려가려고 할 때, 넌 울면서 말렸어."
<류야> "진심으로, 여동생을 지켜달라고."
<류야> "거기에 네가 생각하는 만큼의 계산적인 감정이 있었어?"
<류야> -퀭한 눈으로 스구하를 봅니다
<스구하> "...아... 그러고 보면, 그런 일도 있었구나."
<류야> "그 다음에는?"
<스구하> "응... 어땠을까? 지금에 와서는, 그것도 잘 모르겠어."
<스구하> "분명 그때는, 응. 어째서인지 모르게, 나는 그렇게 행동했지."
<스구하> "아마 그때, 나는 너희들에게 닿았을지도 몰라."
<류야> "그게 너야. 네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널 보여주고, 널 만들어."
<류야> "스구하. 너도, 나코토도. 변명하고 있을 뿐이야. 조마라는 탄생배경으로, 스스로는 인간이 되지 못한다면서."
<류야> "지금이라고 다른가?"
<스구하> "지금은... 글쎄, 잘 모르겠어."
<스구하> "분명 나는 그 시기에는, 몇 번인가 너희에게 닿았을지도 몰라."
<스구하> "아직 미숙한 자아로, 갓 ESP에 눈떠서... 분명 그때라면, 난 너희의 것을 나의 것으로 삼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스구하> "하지만 나는 이제, 그때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 궁금해하지. 이 상태로 완성돼서, 굳어버렸어."
<스구하> "딱히 변명은 아니야? 애초에 나는, 인간이 된다던가 되지 못한다던가, 그런 거 생각하지 않고."
<스구하> "확실히 나는 보통 사람과 태생이 좀 달라. 하지만, 그 다르다는 건, 그저 다르다는 사실 자체로 마음에 머무를 뿐."
<스구하> "거기에 딱히 무언가를 느끼진 않는데."
<스구하> "...응, 어쨌든 그건, 지금 내가 하려는 것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
<스구하> "다시 본래 얘기로 돌아가면..."
<스구하> "...말하자면, 류야가 유카리의 행동에 슬퍼하고 화난 감정은 품은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문제. 아니, 애초에 어떻게 하고 말 것도 없는 문제."
<스구하> "이미 그런 마음을 품었는데 거기에 그건 잘못됐다는 얘길 들어봤자, 멈출 수 없는 거니까. 무의미하지."
<스구하> "잘못을 한다고 하는 건, 그 마음을 품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마음을 품고, 무슨 일을 하는지의 문제."
<스구하> "그 일 때문에 유카리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진 것은 괜찮아. 하지만, 그 일로 유카리를 죽인다거나 하면, 그때에서야 그건 잘못이 돼."
<류야> "스구하!"
<스구하> "아, 난 딱히, 류야에게 그걸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니야?"
<류야> "너....내가 그럴거라고 생각했어? 아무리 그래도...내 엄마를 내 손으로...?"
<류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봅니다
<스구하> "그저, 보통 사람은, 그런 걸 죄라고 생각한다는 걸 아는 거지."
<스구하> 그렇게 말하다가, 류야의 말을 듣고 아, 합니다.
<류야> "....이제는 너희한테 신뢰도 주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렸구나, 나."
<스구하> 자기가 류야의 말을 또 잘못 이해했다는 걸 깨달아서.
<스구하> "응,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냐?"
<스구하> "저건 그냥 예시로 든 거야. 거기에 더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어."
<류야> "......."
<류야> "계속....얘기해봐."
<류야> -조금 어질어질
<스구하> "...미안. 내가 또, 류야를 상처 입혔어?"
<류야> "아니..아니야. 괜찮아."
<류야> "그냥 내가 좀.....예민하게 군 거니까.부탁이야. 계속 얘기해줘."
<스구하> 직관으로 류야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아보겠
<류야> -뭐 굳이 다이스 가져오기도 귀찮고, 스구하라면 알겠죠
<류야> -조금 상처받기는 했지만, 스구하가 당황해는 것 같으니 숨기고 있네요
<류야> 의미없지만
<스구하> "...미안. 그런 것에 둔해서."
<스구하> "차라리 이노리나 시호라면, 좀 더 부드럽게 말할 수 있었을 텐데."
<류야> "아니, 괜찮다니까.....애초에 그 둘은 이야기하러 오지도 않았고."
<류야> "없는 사람 이야기는 할 필요 없고....하려던 얘기부터 부탁해."
<스구하> "...응. 그래서... 그제서야 내가, 실수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스구하> "류야가 괴로워하지 않도록 말할 생각이었는데... 내가 정말로 해야 했던 건, 다른 것이었다고."
<스구하> "그때 류야에게 필요한 건, 지적도 해결책도 아니었어."
<스구하> "...그래서, 이제서라도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이미, 좀 많이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굉장히 돌아왔지만."
<스구하> "─류야, 괜찮아? 내가 뭐 도와줄 건 없을까?"
<스구하> 류야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그렇게 말합니다.
<스구하> 굉장히 서툴지만, 더없이 순수한 호의가 담겨 있는 질문입니다.
<스구하> 호의, 걱정. 조금이라도 더 류야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어요.
<류야> "지금은....없어."
<류야> "그냥 조금...생각할 시간을 줘."
<류야> "머릿속이 복잡해서 미칠 것 같으니까."
<스구하> "...응. 미안해, 늦은 시간에 방해해서."
<류야> "아아...그래. 그래도 이야기를 하러 와 줘서 고마워."
<류야> "여러가지로....미안했어."
<스구하> "아니. 류야는 딱히, 나한테 미안해야 할 건 아무것도 없는걸."
<스구하> "언제라도 필요해지면, 불러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말해줘."
<스구하> "그럼 나는 류야를 도울 테니까."
<류야> "그래....고마워."
<스구하> "아니. 이런 건 딱히, 아무것도 아니니까."
<스구하> 그렇게 말하고선, 새삼 류야의 얼굴을 살펴봅니다.
<스구하> "...눈이 퀭해. 잠이 안 왔어?"
<스구하> "이 시간까지 깨어 있었고."
<스구하> 손을 뻗어 류야의 뺨에 손을 가져다대, 눈밑을 엄지로 쓸어보며 그렇게 묻습니다.
<류야> "....난 원래 이래. 요즘은 밤에 잠도 잘 못자고...."
<류야> -그러다 스구하의 손길에 깜짝
<류야> "?!"
<스구하> 그럼 멈칫하고, 손을 거둡니다.
<스구하> "아, 미안. 기분 나빴으려나."
<류야> "아니...딱히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좀 놀랐을 뿐이지."
<스구하> "응. 그럼 다행이야."
<스구하> "...저기, 류야."
<류야> "....?"
<스구하> "잠이 안 오면, 내가 자장가, 불러줄까?
<스구하> "나, 아마도 자장가는 잘 불러."
<류야> "....됐어. 괜찮아."
<스구하> "스구하인 나는 노래를 불러진 않았지만... 스나오인 나는, 마코토에게 노래를 곧잘 들려주곤 했거든."
<류야> "마코토...라. 그러고보니 그랬던가."
<스구하> "자장가가 아니면... 초능력은?"
<스구하> "잠재우기, 할 수 있는데."
<류야> "그런걸로 잠들어서 다음날을 보내면 좀 그래....어쨌든 너도 자야지. 시간이 늦었으니까."
<스구하> "약보다는, 푹 잘 수 있는데."
<스구하> "...응, 알았어. 자야 하는데 붙잡고 있어서 미안."
<스구하> 그러고 나서, 앉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스구하> 그리고선 뒤돌아서 말할게요.
<스구하> "잘 자, 류야."
<류야> "잘 자, 스구하."
<스구하> 그리고... 별다른 게 없으면, 문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히 그대로 방에서 나가, 자기 방으로 돌아갑니다.
<류야> 방문이 닫힐때까지 스구하를 보고 있다가, 의자에 가만 앉아서 다시금 생각에 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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