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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Maid no Maiden#32 - Marvel WitchⅣ

2005.12.04 13:39

T.S Akai 조회 수:170

끝나지 않는 밤.
지붕 위를 아무렇게나 배회하는 소녀는 밤을 즐길 여유도 없이 무언가를 쫓는다. 함부로 자신의 할일을 이탈해 버리다니… 정말로 어쩔수없는 종이였다.

“칫, 이녀석…왜 하필이면 툴루즈 백작부인이야!”

소녀는 아무렇게나 자신의 감정을 토로해버린다. 몇 개의 지붕을 넘어왔는데도, 그 목소리는 전혀 힘든듯한 목소리가 아니였다. 힘들다는거을 떠나서…엄청 화가난듯한 느낌.

“번거로워! 마음만 같아서는 구하러가주는게 아닌데……”

마음만 같아서는?
뭐가 마음만 같아서이지?

그녀는 그 자신에게 그런 물음을 던진다.
하지만 자신도 알수없다.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물은 자신의 물음에 그녀는 전혀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아니, 대답해봤자 아무것도 안나오겠지만.

하지만, 그런생각은 이내 떨쳐버렸다.


“──윽!”

농도가 짙은 비린내.
뱃속의 모든 것을 쏟아올린듯한 구토증세를 그녀는 가까스레 입을막아 억누른다. 더럽혀졌다. 분명히 이것은 땅이 피로 더럽혀지는 느낌. ‘자신의 땅’이 선혈로 썩어가는 느낌을…그녀는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하아─”

어렵다.
이대로는 바로 움직이기가 어렵다. 갑작스러운 피비린내에 온몸을 팔로 감싼다. 어디서 나는 냄새인가? 흐트러지는 정신을 다시 되찾는다. 그리고 냄새가 나는쪽을 찾아본다.

“너무 갑작스러운데다가…오랜만이라서 살짝 흠칫 해버렸는걸.”

피냄새를 맡은지도.
피를 보는지도.
그것을 온몸으로 느껴보는지도…이 소녀에게는 너무나도 오래전의 일이였다. 그래. 저주받은 피가 ‘자신의 땅’을 더럽히는걸 느끼는건 너무나도 간만의 일이였다.

“그렇군….”

이제야 알겠다는듯이.

“얼마전부터 난 시체냄새는 이 냄새인가.”

코를막고 조용히 일어선다.
비린내가 코를 넘어 목을 괴롭히고 머리를 어지럽힌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것에 휘둘릴때가 아니다. ‘나의 땅’이다. ‘나의 대지’이다.

소녀는 조용히.
냄새가 나는곳을 향했다.







“이건──”

등 뒤의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피곤하다고 했으면서… 내가 등돌아서있는 동안 어느새 잠옷을 벗고선 옷을 갈아입었다. 나와 처음 만났을때의 입었던 생소한 디자인의 가죽외투는 저기 어느곳에 버려진지 오래다. 아무래도 일전의 칼집으로 인하여 더 이상 입을수 없게되어버린 것이겠지.
하지만 지금 저 백작부인이 입은옷 역시 애초에 입던옷과 똑 같은 것이다. 바뀐것이 있다면… 쫌 더 기묘한 모자를 썼다는 것.

“녀석이 움직였다.”

“네?”
일전에서는 도저히 볼수없었던, 그녀의 진지한 목소리.

“그 마녀녀석,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 마녀라면…”

“그래! ‘인육을 먹는 마녀!’. 우리들의 룰을 철저히 무시해버린 그 어리석은 마녀!”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이 검게 빛나는 쟈켓위로 부드럽게 떨어진다. 곧 전투태세에 들어갈것만 같은 그녀. 아직 낫지 않은 상처를 안고서…

“민. 당신은 집으로 돌아가.”

“집이라니?”

“당신도 돌아가야할곳이 있을 것 아냐? 여기까지 끌고온건 나 자신이고, 거기다가 당신이 정신가지 차렸다면 여기 더 이상 있을 이유는 없어.”

그렇다.
애초에 내가 이곳에 온건 그녀가 정신을 잃어 쓰러진 나를 강제로 데리고 온것이고, 정신이 든 이때에 있어서는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따윈 없다. 그러고보니 아가씨도, 레아씨도, 밀렌도, 쎄실도 걱정할 테니…….

“마녀라는 족속들은 인연같은것따윈 믿지 않아. 하지만──”

왠지 더 이상 볼수없을것이다.
라는 영원한 작별인사를 남기듯이.

“인연이 있다면 또 만나겠지?”

그렇게 말하며 그 붉은 마녀는.
침실의 창문을 깨고선 밤하늘로 날아들었다.





‘여기!’

검은 누더기망토는 이미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고 없는 상태. 쎄실은 그저 로텐부르크의 메이드복을 입고서 거리에 발을 디뎠다. 지붕위로만 뛰어다니다가 밟은 대지는…묘하게 들떠있어서,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이상한건 그것만이 아니지만…’

들린다.
대지의 비명소리가.

“가면갈수록 냄새가 짙어져…”

피비린내.
그것은 확실한 피비린내였다. 새벽에 떠도는 그것은…마녀의 심기를 건드리기에는 충분했다.

“기분 나쁘다는것 정도가 아니야…이 피비린내, 온통에 마나가 껴 있다고.”

가면갈수록 진해지는 마나의 농도. 그래, 그것은 일련의 사건일것이다. 반복되어져 사라져가는 메룬의 주민들. 거리에는 그저 핏자국만이 선명히 남겨져 있고…남겨져 있는것을 아무것도 없었다라는 그 사건.
시체는 없지만, 핏자국은 있다. 그것은 분명… 시체, 또는 다친자가 어디론가로 사라졌다는것. 들린바로 의하면 피의 양은 그다지 적지 않은것으로 추정…그정도의 피를 흘리고서 살아있는 사람은 없을거라 판단된다.

그렇다면…

“시체는 없어진것이다.”

결론은 그것 하나 뿐이였다.

“그리고 이 짙은농도의 마나…”

분명히 이것은.
우리들──마녀──과 같은 녀석의 짓이다.

“설마, 아무리 그래도 이런짓을 할거라곤…대륙전체가 마녀 사냥계획을 세우고 있는데다가 사람을 죽이는것도 모자라서…시체유기라니.”

분명히 이것은 잘못된 짓이다.
적어도 민을 찾기전에…이 상황을 보는게 우선이다. ‘나의 대지’를 더럽히는 것을 보고도 넘어가는……적어도 태초의 ‘여신’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피비린내가 온몸을 감쌀 때.
그녀는 보았다.


선혈의 향연.



“──읏!”

움찔하고, 그녀의 가슴이 펄쩍 뛴다. 심장고동이 빨라진다.
벽. 바닥. 어느정도 떨어진 나무의 밑둥치. 그리고 잔디의 숲도 할것없이…모든 것이 새카만 피로 뒤덮혀 있었다.

‘한사람만의 것이 아니야…’

적어도 두사람. 어떻게 알았냐며는…그것은 간단하다. 그녀의 눈 앞에는 두사람분의 시체가 있으니까.

‘습격을 당했나. 이번에는 시체를 남겼어. 뭐지? 설마 흡혈귀인가? 아니. 흡혈귀라 한다면 피를 빨아먹어야지 피를 남기진 않아. 거기다가 시체가 굉장히 훼손되어 있어. 그렇다면 이것은──’

들은적이 있다.
대륙의 6년전쟁에서 생겨났다던 마귀.

“‘인육을 먹는 마녀’인가.”

하지만 그녀는, 마녀사냥꾼들에 의해서 사냥되었다. 이미 죽었을텐데…

‘설마──’

그럴리가없지.
하지만 그녀석이 아직 현존해있는건…확실해.


“이러고있을때가 아니로군…미안해, 민. 당신도 어린애는 아니니까 집까지는 알아서 찾아오겠지?”

그 한마디로.
마스터가 명령한 ‘미아찾기’를 중단한다. 그런것보다 중요한 것이…눈앞에 있으니까.
주위가 스산해진다. 아직 5월인데도…곧 여름인데도, 온몸의 추위가 피를 얼어붙여간다. 그래, 그 전쟁에서는… 그저 마법사와 마녀만이 싸우던 그때의 대륙전쟁에서는 이 느낌을 질릴정도로 겪어봤었지.

“난 마법사이기도 하지만…마녀야. 이 세계에서는 이계마녀[Marvel Witch]라 불리는 존재. 알겠니 풋내기야?”

아무도 없을텐데.
쎄실은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니라…있다. 등뒤에서, 그 ‘인육을 먹는 마녀’가 만들어낸 피조물이…

“저주만으로 좀비를 만들다니…대단한데?그래도──”

소녀는 미소지었다.

“풋내기는 풋내기야!”

마력가동.
이계마녀[Marvel Witch]는 등 뒤의 수많은 좀비를 향해, 전투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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