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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2013년 10월 12일.

Scene #8.5 : 「셋이서 함께 맞을 아침을 위해」

▲ 참가자 (괄호 안은 플레이어명/마스터명)
 - 유즈키 스구하(42) : 서류 상 15세, 실제 나이 1세. 아직 어린 초능력자.

 - 天SASUKE(아르니엘) : 선과 악을 모두 품은 진행자. 괴롭힘 다음에 상냥함이 있어라.



 01. 나비에 홀려서

 야헬롱~ 이아, 이아, 판글루 글루나파 크툴루 르뤼에 가나글 파탄! 큰 의미는 없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그럼 시작할까요?
 지금만은 오로지 저만의 Turn. 하이라이트☆타임입니다!

天SASUKE : -레이지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고, 시호도 어디론가로 가버리고
天SASUKE : -암울한 분위기만 감도는 거실.
天SASUKE : -다른이들은 마침 화장실이니 뭐 마시느니 하면서 자리를 비워서 스구하 혼자.

 누구도, 심지어 시호도 곁에 없는, 처음 겪는 진짜 고독…….
 단독 행동은 몇 번 감행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시호와 마음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곁에 남은 것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도…….
 과연 스구하가 했던 일은 시호를 위한 일이었던 걸까요? 시호의 미움을 각오할 가치가 있었을까요?
 우울함 속에 점차 침잠해 갑니다. 세상이 조용해집니다…….

天SASUKE : -그런 스구하의 눈앞에, 뭔가가 스쳐지나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인도'가 시작됩니다.

天SASUKE : -시선을 향해보면, 반투명한 '나비'가 한마리 날고 있네요
天SASUKE : -스구하가 쳐다보자, 마치 그것을 눈치채기라도 하듯이 나비는 펄럭이면서 스구하의 시선을 끌려고 펄럭입니다

 이런 때에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그건 이미 정해진 일이지 않나요?

스구하 :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비를 향해 손을 뻗어봅니다.
天SASUKE : -그러자, 살짝 그 손길을 피하면서, 마치 유혹하듯이 높이 납니다
天SASUKE : -일어서서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이런 유혹을 거절할 수 있을 리 없어요.

스구하 : 어떠한 예감을 느끼고, 나비를 쫓아 엉거주춤 일어납니다.
天SASUKE : -나비는 아슬아슬하게 손을 피하며, 점차 저택의 문 밖으로 날아갑니다.
天SASUKE : -하지만 문 밖에, 아슬아슬하게 모습이 보이고 있네요
스구하 : 뭔가에 홀린 듯 나비를 따라갑니다.
天SASUKE :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가고
天SASUKE : -그렇게 나비에 이끌려서, 도로를 걷고, 골목을 돌고
天SASUKE : -어느 건물 안으로 발을 옮기는 스구하.
天SASUKE : -그 안에는, 새하얀 천 같은 것을 뒤덮어 쓴 웬 수상한 인영이.
天SASUKE : -나비는, 그 인영의 손바닥 위에 사뿐히 올라타더니
天SASUKE : -종이조각으로 변합니다.

 이제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군요.

스구하 :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흠칫하더니, 경계하며 주위를 살핍니다.

  스구하 : 잠깐잠깐
  스구하 : 필레몬?!
  스구하 : 어라?!
  류야 : 이것으로 스구하는 와일드의 힘에 눈을 뜨고...
  스구하 : 잠깐 ㅋㅋㅋ
  스구하 : 이거 뭔가 이상해 ㅋㅋㅋ

 이 분위기가 어딘가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인간의 보편적 무의식 중 하나인 필레몬. 그의 상징이 바로 나비니까요.
 페르소나 시리즈의 근간 중 하나가 왜 여기에?! 설마 이곳이 나의 벨벳룸?! 이라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네, 물론 그럴 리가 없지요. 그렇지만 이 당시에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버렸답니다. 서술 사이의 텀이 긴 게 굉장히 긴장감을 주더라고요.

天SASUKE : -도심 외곽에 곧잘 있는, 폐빌딩 안
天SASUKE : -스구하는, 수상한 인영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天SASUKE : -상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이쪽을 보고 있는...것 같지만
天SASUKE : -뒤집어 쓴 새하얀 천 같은것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는군요
天SASUKE : -그저 알 수 있는 것은, 천 사이로 삐져나온 긴 머리카락뿐
스구하 : 천천히 정신을 긴장시키며 묻습니다.
스구하 : "……당신은, 누구?"
天SASUKE : "(???)...... 흑......."
天SASUKE : -몸을 조금씩 떨고 있는 것 같은 상대.

 울고 있는 걸까요?

  류야 : 처녀귀신?
  스구하 : 처녀귀신?
  스구하 : 류야가 있었다면
  스구하 : 앞 단어를
  스구하 : 바꿔줬을...
  스구하 : 에베베
  류야 : ....
  류야 : 저도 생각은 했지만
  류야 : 말은 안했는데
  스구하 : 긴장하면 야한 걸로 해결할 수 밖에 없어요.
  스구하 : 이건 세상의 이치!

 당연한 말씀. 그나저나 결국 생각했던 거잖아요!

 사실 애써 내색하지 않았을 뿐, 이때 정말로 가슴이 두근두근……. 땀을 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그대로 느꼈다니까요!

天SASUKE : -스구하는, 뭔가 낯익은 것을 체험하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天SASUKE : -처음보는 사람인데, 처음 보는 것 같지 않아요.
天SASUKE : -그리고, 상대도 자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직감'이 들어요

  스구하 : 시호?
  스구하 : 시호인가?
  스구하 : 이가라시?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혹시 정신이 극한까지 침잠하는 바람에 시호의 무의식에 접촉해 버렸다는 바보 같은 소리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정도였어요.

  류야 : 낯선 여자에게서
  류야 :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류야도 향수 썼었나……. 전 개인적으로 향수는 싫어하는 편입니다. 옅게 뿌려도 너무 자극적이어서…….

스구하 : "……누구야?"
天SASUKE : -다가가서, 저 천을 벗기는 것만으로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어요
天SASUKE : -거리는 5미터도 채 되지 않습니다
스구하 : 그럼 뭔가의 직감에 이끌려, 걸음을 조심스럽고 어색하게 옮겨 천천히 다가갑니다.

 마스터의 인도가 너무 상냥해서 전Me가 울었다.

天SASUKE : -한걸음 다가가자, 상대는 뒤로 반발짝, 물러섭니다.
天SASUKE : -두려워하는... 걸까요?
스구하 : 그 반응에 잠시 멈칫. 그러나, 다시금 발을 내딛습니다.
스구하 : 마침내 가까이 접근하면, 주의 깊고 상냥하게 양손을 들어올려 상대를 감싸가듯 내밀어요.
天SASUKE : -상대는 떨고 있어요. 아니, 정확히는 떨고 있으면서, 뭘 필사적으로 견디고 있습니다.
스구하 : "……무엇이 무서워?"
스구하 : "해치지 않아."
스구하 : "널…… 보고 싶어."

 상냥하고, 부드럽게.

天SASUKE : "나, 난......"
天SASUKE : -쉬어버린 목소리. 울고 있었던 걸까요? 알아듣기 힘든 목소리입니다만
天SASUKE : -그래도 스구하는, 역시 그 목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있다고 생각돼요
스구하 : "……이상해. 분명 나, 너를 알고 있어."
天SASUKE : "아... 아아...."
스구하 : "왜 울어? 뭐가 널 슬프게 해?"
天SASUKE : "...아아...아아아아아아!!!!"
天SASUKE : -그리고, '그녀'는 결국 스구하의 말에 참지 못하고, 방해되는 천을 벗어 던져버리고 스구하를 끌어안습니다.

 드디어 상대의 정체가 드러나는군요.

天SASUKE : "(이가라시)만나고... 만나고 싶었어... 정말로... 만나고...."
天SASUKE : -무릎을 꿇고, 스구하의 전신을 강하게 끌어안으면서 흐느끼는 '이가라시 치카게'.

 ─────왔다!

 아니 ㅋㅋㅋㅋ 잠깐 ㅋㅋㅋㅋㅋ
 그야 저번 화 예고 보면 느낌이 오긴 했는데 ㅋㅋㅋㅋㅋ 이건 너무 빨라요 ㅋㅋㅋㅋㅋㅋ
 저요? 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필레몬은 아니었네요. 응. 마스터의 말에 따르면 타오 기능의 식신 소환이라는 듯.
 나비라니, 센스 좋은걸요. 가슴에 확 와닿는 연출이었어요.

스구하 : "……치카게?"
스구하 : "……정말, 치카게야?"
스구하 : 몸이 굳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끌어안을지 말지 고민하듯 양팔을 든 채 그렇게 물어요.
天SASUKE : "(이가라시)응, 스구하... 나야..."
天SASUKE : "정말로, 너무 보고싶어서... 그치만, 만나러 가면 너희들이 위험해 지니까......"
天SASUKE : -다 큰 어른이 되어가지고, 엉엉 울면서 뭔가 필사적으로 말하려고 하는 치카게.
스구하 : "……살아, 있었구나." 나오는 목소리는, 조금 갈라진 듯 탁해요. "정말로 살아 있었어……."

 그래요, 내가 뭐랬어요? 분명 살아있을 거라고 말했잖아!
 후, 그래요. 드디어 만나게 되었군요. 지난 프롤로그 때의 일을,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스구하 : 그러면 천천히, 치카게의 품에서 빠져나와…….

 그런 기념으로, 먼저 선물 하나.

스구하 : 치카게의 뺨을, 있는 힘껏 후려칩니다.
스구하 : 온몸에 힘이 풀려서, 약하기 그지 없지만.

 만나면 꼭 저질러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었답니다.

天SASUKE : -그럼, 약하게 짝 하는 소리와 함께 치카게의 얼굴이 돌아가요.
스구하 : "─지금까지, 어디서 뭘 하고 있었어?!"
스구하 : 그리고, 고함이 터져나와요.

 스구하의 감정 표현은 '포커페이스를 기본으로 은근히 우러나도록'이 될 수 있게 그럭저럭 노력하는 편…… 일 거예요, 아마도♪
 그렇지만 터져야 할 상황에서는 터져야 마땅한 법!

스구하 : "나하고 시호가, 여태껏 얼마나…… 얼마나……."
天SASUKE : "미안해... 미안해...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天SASUKE : -무릎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엉엉 우는 치카게.
天SASUKE : -한 번도, 두사람 앞에서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기에
天SASUKE : -처음 보는, 약한 모습입니다
스구하 : "울지 마!" 그런 위로 일갈합니다. 평소답지 않게 일그러진 표정 위로, 눈물이 방울져 떨어집니다. "왜, 치카게가 우는 거야……. 울고 싶은 건, 우리인데."
天SASUKE : "울어서 미안해.... 내가, 내가 약하고 한심해서......"
天SASUKE : "(치카게)시호는...... 잘... 지내?"
天SASUKE : -굉장히 힘들게 물어보는 치카게.

 잘 물어봤네요!

스구하 : "시호는, 계속 슬퍼했어! 계속 치카게를 생각했어!"
스구하 : "자기가 치카게를 죽였다고... 여태껏 치카게를 그렇게 사랑했는데... 자기가 찔러 버렸다고..."
스구하 : "그래서, 나 혼자서 시호를 지켜 보려고... 어떻게 지탱해 보려고 했는데..."
스구하 : "시호한테 걱정시키는 게 싫어서,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혼자서 견뎌서, 알아보려고 했는데..."
스구하 : "그랬는데 시호한테 들켜서, 미움 받아버렸는데..."
스구하 : "그런데, 이제야 나타나서... 이런 때에야, 나타나서..."

 정말로 치사한 타이밍이었습니다. 하필이면 가장 버팀목이 필요할 때, 마치 재기라도 한 타이밍으로 등장하다니요.
 시호랑 싸운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신의 한 수.

天SASUKE : "(치카게)...미안해, 스구하. ...정말, 많이 힘내서, 열심히 언니 노릇 하고 있었구나."
天SASUKE : -그리고, 스구하를 똑바로 쳐다 보면서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스구하 : "우, 우우... 우우... 우우아아아아아아아앙─"
스구하 : 결국 마지막 말에 울음이 터져서, 치카게를 끌어안고 엉엉 울어버립니다.

 ……이렇게 나오면, 결국 용서하는 수밖에 없잖아요!

天SASUKE : -그런 스구하를 꼭 끌어안으면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치카게.
天SASUKE : -장하다고, 자랑스럽다고, 잘했다고
天SASUKE : -너에게만 모든걸 맡겨서 미안하다고, 몇번이고 말하면서 쓰다듬어줍니다.
天SASUKE : -마치 언젠가의 아침식사 때, 발가락을 찧어서 아파하던 스구하를 그렇게 감싸안아줬듯이

 天SASUKE : 프롤로그에서
 스구하 : 기억하고 있어요!
 天SASUKE : >.<
 스구하 : >ㅅ<

 그렇게 추억을 공유하고…….

스구하 : 얼어붙은 마음 안에 여태껏 가둬왔던 감정이 모두 쏟아지는 듯해요.
스구하 : 난생 처음으로 터뜨린, 어린아이 같은 울음.
스구하 : 처음에는 감정이 터져 울고, 나중에는 자기 자신의 울음에 놀라 울듯
스구하 : 그렇게 울음은 길게 길게 이어집니다.

 무심코 잔뜩 힘줘서 묘사해 버렸습니다. 기분요? 시원하네요. 제 가슴 안에 상쾌한 바람이 부는 듯해요.

天SASUKE : -낯익은, 그리운 품안에서 그렇게 쌓여있던 감정을 털어내는 스구하.
스구하 : 그리고 마침내, 딸꾹딸꾹하면서 울음이 멎고...
스구하 : 눈물을 쓱쓱 닦으며, 빨개진 눈으로 치카게를 올려다 봐요.
스구하 : "……여태까지, 어떻게 지냈어?"
天SASUKE : "숨어지냈어. ....카구라자카에게 들키지 않도록. 그쪽 이야기는.... 어디까지 알고 있어?"
스구하 : 여태까지 이쪽이 알아낸 것들을 미주알고주알 모두 말해줍니다.
스구하 : 카구라자카가 어떠한 실험을 한다는 것, 그 대상이 치카게들과 실험체들이라는 것 등.
스구하 : 얼마 전에 류야가 레비를 만났고, 만나지 못했다는 것까지.
스구하 : 헤어진 후 겪은 이야기를 전부 털어놔요.
스구하 : 그리고 지금은 아마쿠사 저택에 몸을 맡겼고, 이가라시에 대해 조사하다가 시호가 화냈다는 것도.
天SASUKE : "......그래. ......너희들에 대한 배려도 해두고 싶었지만,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뭘 할 겨를도 없었어."

 그럼 설명 파트로 넘어갑니다.



 02. 양파, 또 한 꺼풀

天SASUKE : "일단, 뭐부터 이야기 해야 할까? 그래... 시호가 날 찌르게 된 것부터 이야기해야겠지?"
스구하 :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끄덕.
天SASUKE : "나중에 생각하게 된거지만... 카구라자카는 그 전부터, 내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걸 눈치채고 있었던 것 같아.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天SASUKE : "아마, 시호에게 내 정체에 대한 의문을 품게 꾸민 것도 카구라자카가 흘린 것 같지만......"
天SASUKE : "그 타이밍에 시호가 돌아온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부자연스러워. ...그리고 그 전화 내용을 시호가 듣게 된 것도."
스구하 : "그렇지만…… 우리한테까지 죽은 척할 필요가 있었어?"
天SASUKE : "죽은 척한 건 아니야. 정말로 죽었었어."
天SASUKE : -눈가의 마른 눈물을 닦으며, 그렇게 말합니다.
天SASUKE : "죽었기 때문에, 카구라자카와의 연결이 끊긴 거였고."

 네? 어라, 정말로? ……히소카 보기가 부끄러워지네요.

스구하 : "……하지만, 지금 여기에……." 치카게의 얼굴을 만지며 중얼거려요.

  스구하 : 아직은 죽은 사람 부활이 가능한 세계란 걸 몰라서…….
  天SASUKE : 그런 경험 없으니까요
  스구하 : 곧 겪게 될 거란 거네요!

 무서워라.

天SASUKE : "이런 일이 있을 것 같아서, 미리 다른 사람에게 여차하면 구하러 오라고 부탁해뒀었어. ..좀 비싸긴 해도, 목숨과 비교할 순 없는 거고."

 과연 그 조력자는 누구였을까요. 아야카? 아니면 다른 누구? 궁금해지네요.

스구하 : "일부러 당했던 거야? 연결을 끊으려고?"
天SASUKE : "그런 플랜도 있긴 했지만, 그때는 정말로 기습적으로 당한 거였어. 계획했다면, 최소한 뭔가 단서는 남겼었겠지."
스구하 : "……이럴 때가 아냐. 시호한테 가자. 알려줘야 해."
스구하 : 문득 그렇게 말해요.

 이것만 있으면 화해도 한 순간에……!

天SASUKE : "안 돼."
天SASUKE : -스구하를 붙잡으며 말합니다

 엣.

스구하 : "안 돼?"
天SASUKE : "...원래는, 너에게도 만나면 안되는 거였어. 아직 카구라자카를 어떻게 할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어.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면, 그녀는 본격적으로 시호를 노릴 거야. 그렇게 되면... 내 힘으론, 지킬 수 없어."
天SASUKE : -분한 얼굴로, 그렇게 말합니다
스구하 : "그럼 직접 만나지는 못해도, 내가 말해주는 건 괜찮아?"
스구하 : "시호도 비밀은 지킬 수 있어. 분명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야."
天SASUKE : -고개를 젓습니다.
스구하 : "……어째서?" 목소리에 안타까움이 깃듭니다.
天SASUKE : "....알겠어, 스구하? 시호가 괴로운건 알아. 그리고 그 원흉이 나라는 것도. 하지만...... 아직은 안 돼. 적어도, 그 애가 진정한 자신을 각성하기 전에는......"
스구하 : "진정한 자신?"

 또 새로운 얘기가 등장했네요.

天SASUKE : "그 애는, 무슨 일이 있으면 금방 안으로 숨어들고, 금방 남에게 기대려고 해. 그 대상은 그간 계속 나였고, 난 그 애의 응석을 받아줬어. 그건 카구라자카가 그렇게 명령했기 때문에."
天SASUKE : "...그녀의 명령에 따라, 나는 그애의 친 부모님을 사고로 위장해서 살해하고, 친 오빠를 그 애에게서 떼놓고, 그애가 기댈 수 있는 존재를 나로 한정시키도록 공작해왔어."
天SASUKE : "...이제 와서 변명을 하려는 것은 아냐. 하지만, 그건 앞으로 그 애가 겪어야 할 운명의 일부에 관계된 일이었어."
스구하 : "……계속 말해줘."

 추임새 좋고.

 오빠를 '떼어놓았다'고 하며 살해한 부모와 분리해 놓는 건,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뜻이겠지요?
 어딘가에 버렸다, 고 하기에는 이가라시 또한 시호를 사랑합니다. 아마 다른 누군가에게 맡겼지 싶은데…….
 아야카가 '호적이 위조된' '소년'을 곁에 두고 있던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결정났네요.

天SASUKE : "...하지만 난 그 계획을 방해하기 위해, 한 가지 포석을 깔았어. 그것이, 너를 카구라자카에게서 데려오는 것. 그래서, 그 애의 의존 대상을 두 명으로 늘린 것."
天SASUKE : "그렇게 되면, 내가 만약 사라져도, 그 애가 무너질 일은 없게 될테니까."
天SASUKE :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넌 본래 카구라자카가 만들어낸 조마... 그것도, 인간에 가장 가깝도록 만들어진, 완전조마 라고 하는 존재."
天SASUKE : "본래의 제작 목적은, 카구라자카 치카게의 시중 및 위기 시의 대역. 그녀는 적이 많으니까, 과거엔 그런 존재를 필요로 했어."

 아하, 여기서 이렇게 스구하의 과거가 나오는군요. 그림자 무사였구나.

스구하 : "……이제는, 필요 없어?"
天SASUKE : "이미 그녀 자신은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대한 마력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나는 그녀의 명령을 수행하기에 바쁘다는 이유로, 시호의 서포트를 한다는 명목으로 방치되어있던 널 데려왔어."
天SASUKE : "그 이전의 기억이 없는건,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나에게 자신의 정보를 불필요하게 넘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너의 기억을 초기화 했기 때문이야."
스구하 : "그렇, 구나."

 <惡MASTER> "(카오리)후후, 당신을 놓칠 생각도 없답니다. 지금은 유즈키 스구하, 라고 하나요? 그 이름도 나쁘진 않군요."

 과연, 예전의 그 추측이 맞았습니다. 스구하에게는 없는 과거 외에도 기억의 공백이 존재했던 거였어요.
 다른 치카게들에게는 스구하와 같은 존재가 없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스구하 : "그래서였구나……."

 이를 테면 스구하는, 남을 위해 준비된 부품 같은 존재.
 탄생에도 인계에도, 그 자신에 대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가라시가 던진 첫 질문도 시호의 안부였죠? 지금 바로 앞에 둔 스구하가 아니라.
 흐응…….

天SASUKE : "....스구하, 입 무겁지? 결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비밀 지킬 수 있지?
스구하 : "응." 입에 지퍼 잠그는 시늉을 합니다.
天SASUKE : "...지금부터 말하는 것은, 내가 되었다고 말할때까지 절대 말하면 안돼."
스구하 : 고개를 끄덕이며, 눈으로 재촉합니다.

 새로운 비밀이 다시 한 꺼풀 베일을 벗습니다.

天SASUKE : "카구라자카가 우리들을 속박하면서까지 실행하려고 하던 실험...이 있다는 것은, 너희들도 이미 여기저기서 조사해서 알았을 거야.
天SASUKE : "하지만, 그 정확한 내용... 구체적으로, 시호나 다른 사람들을 실험해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알고 있니?"
스구하 : 고개를 젓습니다.

 치카게의 실험 목적은 저희가 알아내고자 했던 목적 중 하나였죠. 나코토를 심문하면서도 결국 그건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이자 발단을 드디어 파악하게 되는 거예요.

天SASUKE : "....듣고 나면 어이 없겠지만, 듣기만 해. 그녀는 어디까지나 테스트를 하고 있었던 것 뿐이야."

 말 그대로 '실험'체군요.

天SASUKE : "그건, '이미 태어나 운명이 정해진' 사람의, '전생'을 바꿀 수 있는가 없는가'."
天SASUKE : "전생이 뭔지는 알지?"
스구하 : 고개를 끄덕.
天SASUKE : "그건 말 그대로, 인간이나, 혹은 요정이나 영웅, 악마, 혹은 신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天SASUKE : "그렇기 때문에, '태어난 시점에서' 그 사람이 전생에 무엇이었는지는 결정되어있어."
天SASUKE : "물론, '각성'이라는 특별한 경험이 없으면 그 전생의 기억을 끌어오는 것은 분명해. 즉, 그 사람의 전생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거야."
天SASUKE :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후천적으로...... 인과율을 비틀어서 타인의 '전생'을 다른 누군가로 바꾸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실험을 하고 있었어."
天SASUKE : "...그걸 위해서, 그녀는 이 종말의 시기에 인간으로 전생한 신과 악마들 중 '네 명'을 골라, 그들이 다른 이들로 전생할 수 있는가 하는 실험을 하고 있었어. ...믿어지지 않지만, 그녀는 그런 '전생'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었고."

 이미 정해진 사실을 다른 것으로 바꿔 버린다…….
 발상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진짜로 실행에 옮기다니. 행동력도 좋아라.

스구하 : 닫았던 입을 열어 소리내 말합니다. "그래서, 결과는?"

 입을 잠궜으니까 말은 안 해 보려고 했는데…… 역시 무리였습니다.
 언어나 문자로 의사 표현 못하는 캐릭터는 역시 힘드네요. 소통에 한계가 있으니. 아직 제 경험치가 부족합니다.

天SASUKE : "결과는...... '가능'으로 나왔던 모양이야. 누가 그 결과를 냈는지는 모르지만."
스구하 : "그걸 증명해서, 뭘 하려고 했던 거야? 카구라자카는."
天SASUKE : "...테스트를 하는 건, 실전을 치르기 위한 준비인거지."
天SASUKE : "즉, 그녀는 누군가의 전생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그걸 위해, 데이터를 모을 필요가 있었던 거야. 그게 누군지는...... 그녀에게 있어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존재가 누군진, 너도 이제 알지 않니?"
스구하 : "카구라자카, 마코토?"
天SASUKE : -고개를 끄덕입니다.

 결국 이거고 저거고 원인은 브라더 콤플렉스였습니다…….

스구하 : "……그렇게 전생을 바꾸려는 이유는 뭐야? 무슨 의미가 있어?"
天SASUKE : "그건 그녀만 알겠지. ...확실한건, 시호는 아직 그 '전생'의 각성을 하지 않았어. 완전히는. 그리고, 바뀌게 내버려두지도 않을거야. ...본래의, 진정한 모습으로 각성을 달성하면, 시호는 자신의 몸을 지키고 남을 충분한 힘을 얻게 될테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 애는 더이상 나에게 의존하면 안돼. 이 말, 무슨 말인지 알겠니?"
天SASUKE : "나에게 의존하는게 계속 되면, 그애는... 카구라자카가 원하는대로, '뒤바뀐' 존재로 전생한다는 인과율의 왜곡을 겪게 될거야."
天SASUKE : "그러니, 대신 네가 도와주렴. ...힘들다는 거 알아. 이런 힘든 일을, 너에게밖에 부탁할 사람이 없다는건 한심하지만...... 내 손이 닿는 다른 사람으론, 불가능하니까."

 걱정 마시고, 저에게 맡겨주세요.

스구하 : 무겁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스구하 : "……응, 꼭. 나도 시호를 돕고 싶으니까."

 그리고, 시호를 좋아하니까.



 03. 셋이서 함께 맞을 아침을 위해

天SASUKE : "...이만 가봐야 겠다. 이 근방은 일단 결계를 쳐서 감시를 흐트려놓았지만, 오랫동안 나와있는 건 힘들어. 언제 카구라자카에게 들킬지도 모르고."

 하지만 아직 망설임이 남네요.

스구하 : "……그렇지만 나, 어떻게 하지? 나, 시호한테 미움 받아 버렸는데."
스구하 : "어떻게 해야 화해할 수 있을까?"
天SASUKE : "...괜찮아. 시호도 스구하를 아주 좋아할테니까."
스구하 : 마치 길을 헤매는 듯한 눈으로 올려다 보다가...
天SASUKE : "잠시 화가 나도, 오래가지 않을거야. 시호를 믿어줘."
스구하 : 그 마지막 말에 표정이 확 밝아져서
스구하 : 마치 꽃처럼 활짝 웃어버려요.
스구하 : "응!"

 그동안 밀린 감정 표현을 여기서 다 해 버리는군요. 아, 속 시원해.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스구하 : "……그럼 치카게, 안녕."
스구하 : "또, 만날 수 있겠지?"
天SASUKE : "연락할 일이 있으면 호쿠토를 통해서. 전화나 메일은 안 돼. 만날 약속을 잡고 직접 말해주렴."
天SASUKE : "지금은 그 아이에게 신세를 지고 있어. ...연락처를 바꿀지도 모르겠지만, 그땐 연락해 둘게."
스구하 : "알았어."

 호쿠토가 연락처. 메모해 둘게요.

天SASUKE : "사랑해. 스구하. 언젠가 꼭 다시... 시호랑 스구하랑 같이 살고 싶어."
天SASUKE : -그리고 스구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이마에 쪽 하고 키스를 합니다
스구하 : "응. 나도 사랑해."
스구하 : "언젠가 또, 셋이서 같이 아침을 먹자."

 아아, 그날 아침의 풍경이여…….

  류야 : 어쩐지 찡한 대화
  이노리 : 류야에게도
  이노리 : 무언가
  이노리 : 향수 일어날 것 같은 이미지네요
  이노리 : 저건
  이노리 : '가족'이란 게 있던 캐릭터만이 공감할 수 있겠지
  류야 : 그러고보니 이노리는...
  스구하 : 이노리는 가족이...

 함께 지낸 아이들. 형제자매 같긴 하지만, 과연 그들 자신은 가족에 대해 무슨 생각을 품고 있을까요.
 ……이노리에게 좀 더 상냥하고 싶어졌어요.

天SASUKE :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아까의 천 조각을 다시 집어서 뒤집어 씁니다
天SASUKE : -그리고, 한순간 그녀의 몸을 완전히 뒤덮은 천 조각은, 서서히 바닥에 가라앉으며
天SASUKE : -치카게의 모습은,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스구하 : "……안녕, 엄마. 또 만나."
스구하 : 그런 위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립니다.

 결국 마주 보고서는 하지 못한 말. 언젠가 앞에서 들려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天SASUKE : -그리고, 바닥에 뭔가 딸그랑 하는 소리가 나네요
天SASUKE : -세 개의 낡은, 옛날 동전 같은 것을 비단끈으로 묶은 것이네요
天SASUKE : -치카게가 예전에 소중하게 가지고 있던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이건…….

스구하 : 주워봅니다.
天SASUKE : -그것을 집어든 순간, 뭔가가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면서
天SASUKE : -사용법을 알 것 같습니다.
天SASUKE : -마법 아이템 '삼문결계의 동전'을 획득. 자동판정으로 테트라칸, 마카라칸, 스테라칸을 습득한 것처럼 사용할 수 있음
天SASUKE : -판정은 자동이지만 MP는 정상적으로 소모하고
天SASUKE : -1턴에 하나씩 밖에 쓸 수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
天SASUKE : -사용 횟수에 제한은 없습니다.
天SASUKE : -사용할 때는 손에 쥐고 있으면 됩니다.

 테트라칸, 마카라칸, 스테라칸. 각각 1턴 동안 물리/마법/상태이상을 반사하는, 마계 마법 '결계' 기능의 최종 특기들입니다
 ……너무 큰 걸 받아버렸네요. 그 능력도 능력이지만, 무엇보다 가족에게서 받은 것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별일 없이 그냥 얻었다면 이렇게까지 마음에 쏙 들진 않았을 거예요.
 게다가 저, 동전검 같은 걸 좋아하는 편이니까요.

스구하 : 그럼 소중히 품에 넣고, 조심스럽게 다시 저택으로 돌아옵니다.

 그렇게 짧은 해후를 뒤로 하고…… 깊은 비밀을 품은 채 되돌아옵니다. 새롭게 빛나는 목표가 그 길에 있었습니다.

 …….
 ………….
 ……………….

 이노리 : 그리고 스구하는
 이노리 : 길을 가다
 이노리 : 깡패에게
 이노리 : 돈을 뜯기는데
 天SASUKE :
 天SASUKE : ...
 스구하 : ㅋㅋㅋㅋㅋㅋㅋ
 이노리 : 동전 보고
 이노리 :
 이노리 : 가져가면
 이노리 : 아니면
 이노리 : 소매치기라도
 이노리 : (?)
 天SASUKE : 너무하겠지!
 스구하 : 너무하겠지 ㅋㅋㅋㅋ
 스구하 : 그건 초능력 전력 발휘해서 뒤쫓아간다 ㅋㅋㅋㅋ

 잠깐 ㅋㅋㅋㅋㅋ 내 감동 돌려내요 ㅋㅋㅋㅋ 이 바보 마법사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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