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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탑 폭풍의 탑 23

azelight 2008.07.26 13:20 조회 수 : 456


다음 화로 끝이네요.

마지막 화는 동생이 휴가나오는 관계로 3일 뒤에나 쓸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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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명씩 짝을 지어서 탑을 뒤지도록 하지.”

 나는 나오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서둘러.”

 내가 재촉하자 모두들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구함이라는 뭔지도 알 수 없는 것을 찾아야 하다니. 나로선 불안했지만 빨리 찾아야 했다. 에던이 대 마법사전에 탁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체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는 불사의 존재와의 지구전에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잠깐. 너무 흩어지면 위험해. 다른 곳에도 수호자가 없을 것이라는 법은 없어.”

 갠이 말했다.

 “적어도 서로가 도울 수는 있는 위치에 있어야해.”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결국 우리는 우르르 한쪽으로 몰려가면 근처 방을 뒤지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애던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순 없지만 일단 최선인 것 같다.
 예리한 엘드라린의 감각과 도적들의 숙련된 눈, 정령접속자의 특수한 힘으로 숨겨진 금고나 문을 살피고 그런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열심히 방을 뒤졌다. 대부분 책과 문헌, 마법 재료들로 이루어진 창고들이었는데 이 어마어마한 짐더미들 속에서 성구함을 찾으려고 하니 암담할 정도였다.

 “걱정마, 애던의 논리대로라면 너무 깊숙이 숨기진 않았을 거니까. 손상된 성구함을 수복할 생각이 있다면 역시 쉽게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두지 않았겠어? 역시 내가 생각하기에는 엄청 평범하게 생긴 물건이거나 숨겨진 방이나 금고 속에 들어 있을 거야.”

 라니아는 그렇게 말하자 솔드가 몇 군데를 짚어 주었다. 도적들이 가진 특유의 지식이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방을 옮겨가며 조사를 했다. 아케인센스를 가진 2 사람 중 둘 다가 빠져 버렸기 때문에 조사는 난항이었다. 그 둘 중 하나라도 있었다면 훨씬 쉽게 찾을 수 있었을 건데 말이다. 없는 사람 아쉬워할 시간에 한 군데라도 더 뒤져야겠지만...

 “없군.”

 “없네.”

 “그럼 다음으로.”

 우리는 재빨리 움직였다. 솔드와 오톡스는 거의 숙련된 놀림으로 서랍을 조사하고 가구의 아래와 위를 살폈다. 천장이 어긋난 곳을 손쉽게 찾아내고 희미한 틈을 찾아 숨겨진 빈 공간을 발견했다.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기술들이었다. 그것들은 손으로 살피는 것도 아닌 그저 쓱 훑어보는 것만으로 이루어졌다.
 그 사이 라니아는 마법탐지를 위한 주문을 발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 지 고전하고 있었다. 라니아는 혈인술사로서의 재능을 타고 났지만 혈인 술사 자체가 무엇보다 특화마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라 계통과 거리가 먼 탐지계의 주문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 듯 했다.

 “으음. 잘 안되네.”
 
 라니아는 결국 포기하고 손으로 뒤지기 시작했다. 대충 이렇게 10분 정돌 보낸 것 같은데 아직 그라덴이 찾아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애던이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애던에rps 긴장된 상태에서  이렇게 오래 버틸 체력이 없을 텐데 걱정이 되었다. 그때였다.

 “찾았다!”

 애드가가 소리쳤다.
 놀라서 돌아보자 그의 손에 기묘한 문양이 새겨진 함이 손에 들려 있었다. 척 보기에도 사악한 영기가 흘러내리는 부정한 물건이었다. 어떻게 찾았는지 물어보자 애드가가 대답했다.

 “ 생각해보니 리치의 성구함은 섭리를 역행하는 부정한 물건이더군요. 성스러운 하라스티아께서는 그런 부정한 악의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주셨죠. 그 힘으로 찾은 것입니다.”

 “그럼 이제 이걸 파기해야겠군. 이리 줘 보게.”

 나는 애드가로부터 성구함을 넘겨받았다. 나무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길다란 성구함을 나는 부숴보기 위해 손을 썼다. 눌러도 보고 꺾어도 보았지만 끄떡도 하지 않는다. 

 “음.”

 나는 고민하며 성구함을 내린 뒤 메이스를 위로 쳐들었다.

 “악.”

 갑자기 루시엔이 소리를 질렀다. 그 와 동시에 뭔가 검은 것이 내 얼굴을 덮쳤다. 놀라기도 전에 나는 내동댕이쳐졌다.  순식간에 배경이 빙글 돈다. 그리고 내가 넘어졌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충격이 덮쳐왔다.

 -쿵

 “큭.”

 재빨리 다시 일어나는 데 애드가 내게로 뛰어 들었다. 그는 나를 지나쳐 내 뒤에 있는 무엇인가를 향해 달려들었다. 일어나서 보니 그라덴이 우리를 쫓아 와있었다. 그는 성구함을 빼앗아 들며 애드가에게 전격을 발사해 무릎 꿇게 만들었다.

 “크아아아악!”

 기습에 가까울 정도로 빠른 마법의 발동에 애드가는 속수무책으로 그 전격을 맞았다. 갠이 그 뒤를 이어 도끼를 휘둘렀다. 도끼는 ‘텅!’하고 튕겨 나왔고, 네린의 창은 그라덴의 손날에 부러졌다. 창날이 부러지는 동시에 네린이 리치에게 정신파를 내쏘았지만 그는 기세를 발해 저항해 버리고 쥐었던 손을 폈다. 손이 완전히 펴지는 순간 그라덴을 중심으로 파문이 일었고 네린과 갠 그리고 어느새 뒤로 돌아가 있던 오톡스가 팅겨졌다.

 “빛나라. 섬광의 화살이여.”

 내민 손가락에서부터 빛줄기가 튀어 나왔다. 나는 방패를 들어 그 빛의 빛줄기를 막았지만 뒤에서 비명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솔드가 어찌 견뎌낸 건지 단검을 들고 뛰어 들었다. 그라덴은 솔드의 단검을 맨 손을 잡더니 뒤로 던져 버렸다. 그 빈틈을 타 내가 방패를 세워 돌진했다.

 “우오오!”

 하지만 또 다시 나타난 투명한 막에 내 공격은 막혔다. 하지만 그라덴도 충격을 받았는지 뒤로 물러섰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메이스를 휘두려는 데 그라덴이 엄청난 속도로 뒤로 물러섰다.

 “엘자.”

 루시엔의 목소리와 함께 광풍이 불러 그라덴을 덮쳤지만 그라덴은 어떤 수단을 쓴 건지 그 공격을 받아냈다. 동시에 우리가 있는 방의 천장과 바닥에 마법진이 생기더니 엄청난 중압감이 우리를 누르기 시작했다.

 “커헉.”

 심지어 나조차도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엄청난 힘이었다. 막 일어나려던 갠과 네린은 도로 넘어져 버렸고 다시금 덤벼들던 오톡스는 그라덴의 마법에 의해 벽에 처박혔다.

 “제길. 그 놈은 대체 뭐냐. 마법이 안 통하다니.”

 그라덴이 분하다는 듯이 소리치고는 손에 힘을 주어 강하게 쥐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애던은 아직 살아있는 듯했다.

 “이 분노를 네 놈들을 죽임으로서 푸는 수밖에 없구나. 죽... 어?”

 나는 리치의 가슴팍을 자광으로 빛나는 검신이 뚫고 튀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검이 위로 치켜올려지더니 그라덴의 머리를 이분했다. 본래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검은 끔찍할 만큼 예리한지 한 번의 거슬림도 없이 그라덴을 찢어버렸다. 그라덴이 성구함을 떨어뜨리며 주저앉았다. 그리고 주저앉은 그라덴의 뒤로 다 죽어갈 듯한 표정을 한 애던이 모습을 드러냈다.

 “헉. 헉.”

 분명 전력으로 달려왔을 것이 분명한 애던은 힘겹게 걸음을 옮겨 성구함에게로 다가갔다. 그라덴은 반쪽이나 말도 못하고 그저 불신의 눈으로 애던을 바라볼 뿐이다. 애던은 검을 높이 들었다.
 그라덴은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듯 손가락에서 색색의 광선을 내쏘았지만 그 빛들은 애던의 몸에 닿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사라졌다.
  애던은 치켜든 검을 성구함을 향해 내리쳤다.
 오로지 마법사 살해를 위해 만들어진 검은 쉽게 성구함을 부수었다. 그리고 섬광이 성구함으로부터 흘러나오더니 폭사했다. 그와 함께 그라덴의 비명소리고 함께 울려 퍼졌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악!”

 마치 육체에서 뜯겨지듯 그라덴의 영체가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성구함에서 흘러나온 빛들과 섞이어 허공에 생겨난 구멍으로 맹렬히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좀 더 있자 비명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요란히 그라덴의 남은 부위들이 허공의 저편으로 사라져 갈 뿐.
 폭풍의 탑의 주인이었던 그라덴은 그렇게 소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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