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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탑 폭풍의 탑 9

azelight 2008.07.17 15:38 조회 수 : 379


아직도 9화 째
그런데 제가 최고 성실 연재인 듯. 거의 연참 수준으로 올리는 것 같네요.

******************************************************************************

애던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짓을 했다. 그리고 앞장서서 일행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애던의 아케인센스와 베이커드의 언데드 탐지 마법을 활용해 일행은 길을 찾았다. 이미 함정이 제거되어있다는 것을 확인한 덕인지 애던의 걸음은 과감했다. 그러고는 모두를 멈추게 했다.

 “베이커드.”

 “맡겨둬.”

 애던이 부르자 베이커드는 자신의 가슴을 ‘탕’친 다음 스크롤을 읽어 내렸다. 그리고 허공에 빛으로 도형을 만들더니 스크롤을 찢었다. 그러자 스크롤로부터 무형의 파문이 일더니 베이커드가 사라졌다.

 “그럼, 갔다 오지.”

 아마도 비장한 표정을 지어보였을 베이커드의 느낌이 멀리 살라지기 시작했다. 딱히 신호를 정하진 않았지만 그가 알아서 할 것이다. 베이커드는 과장되고 눈에 띄는 면에서는 경험이 풍부했다. 하지만 애던은 조금 기다리더니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려고 했다. 애던은 따라오라는 수신호를 보내고 재빨리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베이커드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우! 도와줘!”

 아무래도 애던은 이 상태를 예상했던 듯싶다. 애던이 달리면서 내게 속삭이듯 설명했다. 연달아 폭발음이 울리는 가운데서 온몸으로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나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였다.

 “투명화로는 언데드의 이목을 속일 수 없어. 하지만 겁 많은 베이커드에게 마법을 쓰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지.”

 “뭣?”

 내가 놀래서 되물었지만 애던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걱정 마. 충분히 안전하니까 시킨 거다”

 애던은 호흡이 곤란한지 그 후 입을 다물었다. 다음 모퉁이를 돌자 우리는 언데드에게 덮쳐지기 일보직전의 베이커드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작은 몸집을 이용해 혼신의 힘으로 굴러 간신히 언데드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애던이 바람처럼 뛰어들었다.

 “흡. 후-.”

 한순간에 언데드를 베어 넘기고 애던은 숨을 고르고 베이커드를 지키려는 듯 위치를 잡았다. 나는 바로 그 옆에 섰다.

 “잘 해냈군.”

 애던은 눈앞의 광경을 보며 말했다. 제법 깊숙한 곳에서부터 끈적끈적한 액체가 언데드들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었다. 동시에 라니아와 솔드가 루시엔의 인화물질이든 플라스크를 던졌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플라스크가 폭발하며 한 순간 물길이 일었다. 범위내에 있는 언데드들은 모두 불길에 휩싸였다. 그리고 루시엔이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두 팔을 교차하더니 양 손등에 그려진 도안의 일부에서 힘을 불러냈다.

 “불길이 존재한다면 이런 곳에서도 불의 원소령을 부를 수 있지요. 이걸로 언데드들을 일소 할 수 있을 거에요.”

 그와 함께 불길이 거세졌다. 언데드들인 만큼 고통과는 무관한진 불에 타들어가면서도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애던과 내가 처리했다. 베이커드도 우리를 도와 언데드들을 안쪽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그의 지팡이가 가리킨 언데드들은 허공에 떠오르더니 휘익 내던져졌다.
 
 “그럼 마지막으로 큰 거 한방 갑니다.”

 루시엔이 두 손을 들어 올리자 불길이 모여들었다. 그것은 거대한 화구가 되더니 루시엔의 손길을 따라 내쏘아졌다. 화악 불길이 타오르며 비좁은 던전의 통로를 매웠다. 인화성인 점성물질들 역시 한 번에 불타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데드들이 모두 쓰러진 것은 아니었다.
 베이커드는 다시금 언데드 탐지 마법을 사용해 그들이 존재함을 알렸다. 돌아보니 루시엔이 역겨운 시체 타는 냄새에 코를 막으면서도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번 기술에 상당히 자신이 있었던 듯 했는데 예상만큼 결과물이 안나와서 실망한 것 같아 보였다.

 “가자.”

 애던은 무뚝뚝하게 말하고 앞장섰다. 나는 그의 곁에 서서 나란히 달렸다. 솔드가 슬링을 사용해 돌팔매질을 했다. 정통으로 머리를 맞은 언데드가 비틀거리는 것을 나는 방패로 후려치고 다음 적을 향해 메이스를 휘둘렀다. 그 사이 베이커드의 마법으로 추정되는 주황빛 광선 3줄기가 나의 옆을 스쳐 지나가더니 언데드 3 마리에게 적중했다.
 또한 나는 내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앞세워 언데드들의 중심으로 돌진했다. 그들의 검과 손톱이 나의 갑옷을 후려치고 할켰지만 나에게 상처를 입히기에는 무리였다. 나는 그 속에서 메이스를 가로로 휘둘러 언데드들을 후려치고 방패로 그들을 짖뭉겠다.
 한참 난동을 부리는 사이에 애던이 내가 뚫어놓은 길로 들어왔다. 그리곤 한손으로 양수검을 휘두르며 수화로 한쪽을 가리켰다. 그 곳에 정방형의 물체가 떠 있었다. 애던의 손짓은 아마 나에게 저것을 파괴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여기서 가장 방어력과 돌격력이 높은 내가 언데드 무리를 뚫고 저 정방ㄹ형 물체를 파괴하기에 가장 적합했다.

 “알았다!”

 나는 크게 소리치고 메이스를 휘둘러 이 살아있는 시체들을 걷어냈다. 이들은 내 얼굴을 깨물려고 달려들었지만 바위와도 같은 내 피부는 그들의 손길엔 긁히지 조차 않는다. 몸을 흔들어 들러붙는 놈들을 떨쳐내고 뛰어오르는 한 녀석을 방패로 쳐서 떨어뜨렸다. 그리고 애던의 수신호를 봤는지 뒤에서 지원하고 있는 3명의 주문 사용자들이 내게 마법을 부여했다.
 나의 다리는 보다 빨라졌고 힘이 강해졌으며 피부는 더욱 단단하게 변했다.
 나는 마법의 힘을 덧입어 세차게 다리를 굴려 정방형의 물체를 향해 뛰었다.
 
 -쿵!

 하고 던전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칙지한 나는 있는 힘껏 메이스를 휘둘러 정방형의 물체를 후려쳤다. 내 메이스에 얻어맞은 정방형의 물체는 나의 일격에 부서지더니 그 순간 엄청난 빛을 뿌리며 폭발했다.

 “큭.”

 나는 서둘러 방패로 몸을 보호했지만 이미 파편에 몸을 두들겨 맞은 후였다. 하지만 뒤이은 마법적인 폭발로부터는 몸을 지킬 수 있었다.

 -쿠아아앙!

 던전을 뒤흔들 듯 굉음이 일었다 가라앉았다. 나는 주저앉았던 몸을 일으키며 방패를 치웠다. 뒤를 돌아보니 언데드들은 모두 쓰러져 있었고 애던은 지친 듯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리고 솔드가 앞장서서 나머지 인원을 데리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베이커드가 말했다.

 “아마도 그것 때문에 죽은 자들이 언데드가 된 것 같군. 찾아왔다가 죽은 모험가들을 모두 파수꾼으로 만드는 시스템이라니 효율적인데.”

 “확실히 언데드라면 밥값도 안 들고 늘어나는 시체만큼 인원을 늘릴 수 있으니 사령술사 답네. 함정도 시체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면 1회용으로 만들어 둔 것도 이해가 가고. 말이야.”

 라니아도 자신의 분석을 내놓았다. 그 사이 애던이 일어섰다. 그 사이에도 솔드는 뒤질만한 시체가 있는 듯 살펴보고 있었다. 나는 메이스에 묻은 살점들을 털어내며 말했다.

 “빨리 올라가서 좀 쉬는게 좋을 것 같아. 이런 시체더미 속에서 더 있기도 싫고 말이야.”

 애던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루시엔과 베이커드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내 쪽으로 걸어왔다. 라니아와 솔드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지만 역시 이런 곳에 더는 있기 싫은 듯 했다. 뒤돌아선 나는 파괴된 돌골렘의 흔적과 열려있는 문을 볼 수 있었다.

 “허어. 이미 2층으로 올라간 이가 있긴 있었던 듯하군.”

 “어쩌면 마지막 층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 당한 것인 건 아니겠지.”

 라니아가 불길한 소리를 내뱉었다. 그랬다면 방금 태운 시체들이 그라덴의 유산을 가지고 있었다는 소리가 된다.

 “설마. 그랬다면 이 시체들을 어떻게 할 방법을 알았을 거야. 어쨌든 위층으로 올라가 보자. 이 시체들은 더는 보기 싫으니까.”

 이미 볼일이 없다는 듯 솔드는 처음 폭풍의 탑에 들어왔을 때처럼 앞장섰다. 2층으로 올라가는 문을 여는데 삐꺽 거리는 마른 소리가 던전 속에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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