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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탑 폭풍의 탑 10

azelight 2008.07.18 12:42 조회 수 : 355

 2층에 도착했습니다.
 총 4층짜리니 얼마 안남았다고 보면 되겠죠.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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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탑 2층


 약간의 휴식 후 우리는 다시 움직였다. 오랫동안 방치된 것 같지만 먼지 한 점 없는 계단을 기이하게 여기는데 라니아가 통풍이 잘 안된다면 오히려 먼지가 잘 쌓이지 않는 다고 알려주었다. 계단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1층이 공간적으로 확장되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각 층을 있는 통로에는 그런 마법이 걸려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쩌면 1층만이 그런 마법의 영향을 받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앞장 서고 있는 솔드의 몸에 이것저것 달린 것이 늘었다. 뒤 이어 걷는 라니아의 몸에도. 그새 뭔가를 챙긴 듯하다.
 언데드들을 잡을 대 가장 고생했던 베이커드는 다행히 별 상처는 없는 듯하다. 애던은 나에게 말했던 것과는 달리 베이커드에게는 시치미를 뚝 뗐다. 물론 베이커드는 마법사인 자신도 몰랐던 일에 대해서 애던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지 않는 듯 했다. 물론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존심 강한 베이커드는 몰랐을 거라고 애써 생각할 것이다. 그게 그의 사고방식이었다.
 그래도 나는 안도했다. 언데드들의 숫자가 제법 많았음에도 부상자가 전혀 없다는 것은 고무될 만한 일이다. 좋은 전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루시엔이 의외로 활약해주었고 베이커드도 그 날램을 여지없이 발휘해 주었다. 시작이 좋다고 생각해도 좋겠지. 라니아의 말대로라면 왼발을 먼저 내디딘 것과 같은 일이다.

 “정지.”

 2층으로 들어가는 문이 나오자 솔드가 일행을 멈추게 했다. 면밀히 문을 살피던 솔드는 이곳에 함정을 설치한 흔적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층의 문을 열었다.
 곧장 보인 것은 또 다른 문이었다. 철로된 거대한 문에는 마법문자들이 새겨져 있었고 한결같은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앞에는 120센티미터 정도의 기둥이 있었다. 그리고 철문을 중심으로 양 옆에 2개 씩 문이 있었는데 오른편의 문은 2개다 열려 있었고 왼편의 문은 닫혀 있는 그대로였다.
 이렇게 5개의 문을 가진 2층은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리가 올라온 1층 통로는 어찌된 영문인지 출구가 되는 문만이 덜렁 있다. 다행이 문을 닫는 닫자 통로가 사라지는 기현상같은 것이 나타나진 않았지만 충분히 불안해질만 했다.
 솔드가 기둥을 살피더니 말했다.

 “이거 뭔가 홈이 있는데?”

 “이거 좀 뻔 한 것 같지 않아?”

 기둥에 난 홈을 보더니 라니아는 “이런 고전적인 기관이라니.”라며 중얼거렸다. 나는 당장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지만 애던과 베이커드, 솔드는 이해가 간 모양이었다. 당연히 알 수 없었던 나는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전형적인 마법적 기관이라네.”

 베이커드가 내 질문에 답해주었다.

 “아마 4조각으로 나눠진 와드스톤을 모아서 이 홈에 박아 넣으면 열리는 구조겠지. 우리 앞에 온 자들은 2번째 문에서 전멸해 버린 듯하군. 어디부터 들어간 건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사람 심리상 가장 왼쪽 방부터 돌파했다고 봐도 될까나.”

 “직접 가보면 알지 않겠어. 발걸음도 왼쪽부터, 던전의 의문의 방들도 왼쪽부터. 왼쪽부터 하면 행운이 온다구.”

 라니아의 왼쪽행운론을 들으며 나와 일행들은 가장 왼쪽 방부터 뒤져 보기로 했다. 그 곳에는 짧은 복도가 있었다. 특이하게도 돌바닥이 아닌 흙바닥이었다. 루시엔은 이 방에 들어서자 마자 이렇게 말했다.
 
 “강력한 원소령이 이곳에 존재했었어요. 아마 대지의 원소령. 이 방 자체가 대지의 원소령의 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군요.”

 “4원소의 와드 스톤인가. 사령술사답게 독특한 것이 나올 경우도 염두에 두어야 하겠지만... 적어도 땅에 대한 것이 나타나는 것은 확실한 것 같군.”

 베이커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스크롤 가방을 뒤적거렸다.

 “뭔가 좋은 수가 있어?”

 내가 묻자 베이커드는 피식 웃었다.

 “그나마 통할만한 것이 있을 뿐이야. 내 특기는 조작이라서 이런 쪽은 영 아니라고.”

 하긴 이런 원소계는 베이커드의 특기가 아니었다. 단지 위력적이기 때문에 전투에 가끔 사용하긴 했지만 그의 진정한 계통은 조작으로 밧줄같은 것을 손대지 않고 다루거나 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기교는 훌륭해서 가끔 사람들을 곤란하게 하거나 간단한 함정을 파는데 충분히 유용하게 활용되곤 했다. 다만 그 자신이 스스로의 계통과 특화마법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랄까. 그래서 그는 원소를 다루는 마법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계통과 특화마법이란 것은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애던이 말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그것은 마음이 육체를 뛰어넘은 자들이거나 혹은 영혼을 완전히 개조하는 초월적인 행위의 결과로만 이루어질 것이라고.
 베이커드는 스크롤을 언제든 찢을 수 있게 양손으로 쥐고 있었다. 하지만 루시엔이 이미 이곳에는 힘의 흔적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알려줬기 때문인지 긴장감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루시엔은 자신의 감각에 확신이 있는지 가벼운 걸음걸이였다. 그저 정해진 걸과를 확인하러 가는 것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는 복도의 끝에 도착했다. 그 곳에는 작은 공터가 있었다. 격렬한 전투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철제 갑옷과 함께 짖이겨진 3구의 시신과 그나마 온건해 보이는 시신 2구가 널부러져 있었다. 한 구석에는 거대한 흙무더기가 있는 데 그것이 대지의 원소령이 존재했다는 증거인 듯싶었다.

 “그럼 일단 뒤져보도록 할까.”

 “쓸만한 것이 있으면 좋겠네.”

 득템을 노리고 두 승냥이가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라면 저런 곤죽이 된 시체 따윈 만지고 싶지 않을 것이 것만 저 둘은 정말 거침없다. 애던은 아케인센스로 베이커드와 함께 뭔가를 조사해보고 있는 듯했다. 루시엔은 원소령의 흔적에 흥미가 있는지 흙무더기만 기웃거리고 있었다.
 이럴 때 전사인 나는 가장 할 일이 없다. 나는 간만에 보는 질 좋은 흙을 집어서 삼키고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원소령의 몸을 구성했기 때문인지 굉장히 힘이 충만했다.

 “흠.”

 루시엔이 나를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러니?”

 제법 눈초리가 사납기에 나는 뭔가 실수했나 싶었다. 하지만 루시엔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

 “아뇨, 생각해보니 어차피 그 정도는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엘자!”

 루시엔이 외치자 24장의 날개로 이루어진 무언가가 나타났다. 길다란 꼬리만이 그 것을 구성하는 것들 중 유일한 날개 외의 것이었다. 이름은 엘자. 루시엔과 계약을 맺은 정령이다.

 “엘자 힘을 빌려줘. 이 원소령을 부활시키겠어.”

 “키이이이.”

 엘자가 대답(아마도)하자 루시엔이 양팔을 겹쳤다. 손등의 인장 중에서 이번에는 대지를 뜻하는 문장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나는 루시엔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말리려고 했다. 그때 애던이 나를 말렸다.

 “?”

 “흩어져 있던 대지의 원기를 모으고 있는 거다. 일단 지켜보지.”

 루시엔이 주문을 완성하자 무너져있던 흙덩이들이 다시금 엉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리와 팔을 가지고 일어섰다. 그렇게 대지의 원소령이 완성되자 루시엔이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그런 그녀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베이커드가 재빨리 잡아 세웠다.

 “후~. 두 번은 못하겠네요. 이거.”

 루시엔은 그 주문을 사용하고는 진이 다 빠진 듯 했다.

 “거기다가 역시 원본보다 더 작고요.”

 그 점이 실망인 듯 했다. 나와 델린은 베이커드가 루시엔을 데리고 물러서게 한 다음 그 앞에 섰다. 허둥지둥 솔드가 뛰어 왔지만 그 순간 라니아가 우리를 말렸다. 그래서 루시엔족을 바라보자 루시엔도 라니아가 같은 생각인 듯 했다. 루시엔이 한 이 일에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나는 이 작은 소녀에게 무엇을  한  것인지 물었다.

 “내가 설명할게.”

 라니아가 끼어들었다. 힘겨워 숨을 고르는 루시엔을 대신해 모두 라니아를 주목했다. 확실히 반요정에 가까운 엘드라린은 이런 일을 설명하는 데 제격으로 보였다.

 “간단하게 요점만 설명하자면 루시엔이 여기 남아있는 원소령의 영기를 긁어모아서 새롭게 세상에 실체화 한 거야. 일단 루시엔이 재창조 한 만큼 저건 우리편.”

 탁탁하고 대지의 원소령을 손으로 치며 말하는 라니아를 보던 나는 루시엔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맞니?”

 “네.”

 루시엔이 대답했기에 나는 그런가보다 했다. 한숨을 쉬며 솔드가 베이커드에게서 루시엔을 받았다. 베이커드는 키가 루시엔과 비슷해서 그런지 그녀를 부축하는 거을 버거워했기 때문이었다. 솔드는 핀잔을 줄 요량인 듯 루시엔에게 말했다.

 “그런데 왜 무리해서 이런 걸 만든 거냐?"
  
  “후. 저보다는 도움이 될 거에요. 여긴 마법적인 폐쇄공간이라서 그런지 엘자가 힘을 발휘하기에도 원소령들의 힘을 빌리기에도 좋지 않거든요. 저 아이는 저보다 훨씬 강력하니까요. 그래서 기회가 되기에 행한 거예요. 대신 전 한동안 도움이 못되겠지만 말이에요.”

 “그러냐.”

 애가 나름 노력한 거라고 생각하니 혼낼 수가 없는지 솔드는 그렇게 말하기만하고 루시엔을 업었다.애던은 이제 이곳에는 더 이상 볼일이 없다는 듯이 움직였고 등을 돌리고 걷기 시작했다. 나는 성큼성큼 걸어가는 안델의 등을 보다가 대지의 원소령을 가리키며 루시엔에게 물었다.

 “그런데 저건 어쩔 거야?”

 나의 질문에 솔드의 등에 업힌 루시엔의 대답이 즉각 돌아왔다.

 “내버려두면 따라올 거예요.”

 “흠.”

 나는 대지의 원소령을 잠시 훑어보다가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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