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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5. The Monster - 11

카루나 2003.10.13 17:54 조회 수 : 491

강렬한 진동이 전신을 흔든다. 빛이 가득한 세계에서 자신을 처음 맞아준 것은 붉은 빛줄
기. 그렇지만 이미 PDM 필드는 순간적으로 전신에 빔 코트를 둘러 그 빔들을 퉁겨냈다.
데미지 제로. 다만 그 빔이 부딪히는 충격에 뛰어올랐던 몸이 그 빔의 진행 방향 쪽으로 밀
려나갔을 뿐이다.

콰지지직!

무언가가 자신의 등 뒤에 있다. 하지만 신경 쓸 일은 없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흰 전
함은 자신을 공격했다. 그렇기에 저 녀석은 나의 적이다. 적이기에

죽인다.

“아카식 제네레이터 최대 출력. 케이블 커넥트. 아카 아마테라스 기동.”

서전트의 데이터에는 없는 OS. 아카 아마테라스. 하지만 자신은 알고 있다. 이유는 모른
다. 알고 있으니까 알고 있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니까 사용한다.

“PDM 언 리미드 모드. 아카식 드라이버 전개”

이미 제네레이터의 rpm 은 10만 단위를 넘어가 100만에 근접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도 않는다. 끊임없이 올라간다. 너무나도 빠른 회전. 그에 비례해 증가하는 출력. 관
절계와 구동계가 비명을 질러대고, 냉각기는 흰 연기를 뿜어댔지만 소년은 멈추지 않았
다. 이 녀석은 원래 무식하니까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그렇게 시끄럽게 삐삐 거리지마.
일루갈 마가스를 꺼 버린다. 아카 아마테라스와는 그 성격이 정 반대인지라 아마테라스를
사용할 때마다 삑삑거리며 시끄럽게 구는 OS. 흥. 잔소리꾼 같으니라고.

서전트의 오른팔이 올라간다. 소년은 머릿속에 떠 오른 영상은 서전트가 들고 있는 거대
한 창의 모습. 단지 상상뿐이었지만 그의 영상은, 그 영상을 담은 뇌파는 전기적인 신호로
전환되어 아카 아마테라스로 흘러들어간다. 그 영상을 아마테라스는 아카식 드라이버에
전달하고 아카식 드라이버는 그 영상을 구현화 시킨다. 현실로.

“아뢰아식!”

형태는 없다. 모습도 볼 수 없다. 단지 냉각기에서 빠져나오는 뿌연 연기만이 서전트를 뒤
덮고 있다. 하지만 소년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그러면서 존재하
지 않는 창을 들어 흰 전함을 겨눈다. 공상을 현실로 만든다.

서전트의 팔이 휘둘러짐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흰 전함을 향해 날아갔다. 그 것
은 그대로 전함이 만들어 내고있는 제네레이팅 아머를 깨뜨리고 전함의 두터운 장갑을 뚫
어버리며 관통해 버렸다. 직경 30cm 정도의 구멍이 일직선으로 뚫려버렸다. 작은 구멍이
지만 그 구멍을 통해 반대편의 하늘이 보인다. 하지만 소년은 혀를 차며 짜증을 낼 뿐이었
다.

폭파시켰어야 했다. 저렇게 관통하는 것은 오히려 데미지를 못준다. 선체에 반 쯤 창을 밀
어 넣고 폭파시켰다면 바로 격추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창의 이미지를 상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현화 되지 못한다. 이미 수명을 다한 냉각
기가 떨어져 나가고 엄청난 고열에 아카식 제네레이터가 연기를 내며 타기 시작했다. 결
국 소년은 어쩔 수 없이 아카 아마테라스의 기동을 중지하고 일루갈 마기스를 기동시킨
다. 출력 저하. 원래대로 돌아오는 계기판.

냉각기가 타버려 이 상태로도 그리 오래는 못 움직인다. 엔진의 회전 속도가 줄어든 것은
어디까지나 엔진의 온도 상승 속도가 느려진 것 뿐.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다른 것이 없
다. 이대로라면 엔진이 폭발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빔 랜스를 꺼내들고 상대를 노린다. 빔 랜스를 기동시키며 다시 한 번 고속으로 엔진이 회
전한다. 허리의 프론트에 연결하자 빔 랜스가 밝은 빛을 낸다. 레그 파츠의 볼 베어링이 회
전하며 서전트의 몸이 앞으로 움직인다. 에리어 타입과는 거리가 멀지만 저 위에 있는 녀
석을 공격 못할 정도는 아니지.

뛰어오른 서전트의 도약력은 엄청났다. 육중한 생김새와는 달리 가볍게 뛰어오른 서전트
는 올라가던 힘과 함께 그대로 빔 랜스를 뽑아들고 던졌다. 그 이후에 약간 더 오르는 듯
했지만 중력에 의해 방향이 바뀌며 착지. 대지에 깊은 상처자국을 내며 내려앉는다. 무릎
을 살짝 굽히며 착지하는 동시에 흰 색의 충격 흡수제들이 뿜어져 나오며 서전트의 몸을
휘감는다.

빔 랜스는 그대로 전함을 향해 날아간다. 하지만 전함의 빔에 의해 그 궤도가 바뀌며 반대
쪽으로 회전하며 날아가고 그와 동시에 상대의 빔 역시 그 진행 방향이 90도 꺽이며 선체
의 아래에 있는 땅에 직격한다. 이번 공격도 실패. 일루갈 마기스는 계속 경고음을 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다음 공격을 준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고열에 엔진이 타 버리고 서전트
는 침묵한다. 전신에서 흰 연기를 내며 행동을 멈춘 서전트를 보고 기분 나쁘다는 듯이 노
려보는 소년. 하지만 서전트는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래저래 약해 빠져서...”






사내는 어둠 속에서 상대를 노려보았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붉은 눈동자. 분명 아무도
모르게 이 곳에 들어왔다고는 했지만 들켜버린 모양이다. 라디언을 노리고 있는 포신들.
그리고 저 아래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한 명의 남자와 그 옆에 서 있는 소녀.

아젠의 구조 신호를 받고 도착했을 때 보인 것은 만신창이가 된 아젠과 흰 연기를 뿜으며
움직이지 않는 검은색의 기체. 그리고 역시 움직이지 않는 흰 색의 전함. 하지만 드림 하트
가 도착하자 그 흰 색의 전함은 선체를 돌리며 빠져나갔고 자신은 라디언을 타고 몰래 빠
져나와 이 곳에 오게 된 것이다. 어둠을 틈타 잠입한 흰 색의 전함. 그 내부는 의외로 평범
한 전함과 같았다. 그리고 라디언을 움직여 조금 더 들어가려는 순간 밝은 빛이 자신을 덮
치며 잠시 움찔하게 만들었다. 겨우 눈을 뜨고 보니 눈앞에 보이는 것은 몇 개의 포신과 함
께 자신을 노리고 있는 3대의 기체들. 그리고 사내.

이 곳은 애시당초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 같았다. 선체 내부에 대 메카닉용 포신을
설치한 무식하기 그지없는 그의 생각에 박수를 보내며 리시드는 입을 열었다. 물론 그 전
에 드림 하트를 향한 통신 회로를 열어 놓고...

“언제부터 알고 있었지?”

“네 녀석이 드림 하트에서 나올 때부터.”

“... 그런가. 눈치 한 번 빠르군.”

“칭찬으로 듣겠어. 그나저나 자네를 초대한 적은 없는데. 무단 주거 침입죄 성립. 사형이
군.”

아무렇지도 않게 죽인다는 말을 하는 사내. 목소리는 분명 장난기가 가득했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장난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그의 눈을 바라보며 리시드는 체념한 듯이
말을 이었다.

“좋아. 하나만 물어보자. 네 녀석은 대체 누구지?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이지?”

“질문은 두개로군. 모두 대답할 이유는 없겠지? 내 이름은 타일런트. 그 외에 것은 알 필
요 없다.”

리시드는 이를 물며 상황을 살폈다. 포신들이 자신을 노리고 있지만 그 포신들이 노리지
않는 곳이 있다. 물론 저 타일런트라는 사내가 서 있는 곳. 즉 저 곳은 적의 사각지대. 킥
킥 거리며 웃는 타일런트를 보고 리시드는 생각했다. 그리고 끈질기게 기다렸다. 조금만
더 기다려야 해. 아직은 시간이 아냐.

“뭐... 이렇게 있는 것도 지루하지. 자. 그냥 쏘아 버리라고.”

“지금!”

타일런트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몸을 돌리는 순간 리시드는 스틱을 밀었다. 순간 라디
언의 몸이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가며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흰 기체를 밀쳐냈다. 첫
번째 공격은 96mm 발칸인 듯 했지만 피해냈다. 포신이 움직이며 라디언이 움직이는 궤도
를 향했지만 그 곳은 타일런트가 서 있는 곳. 예상대로 총알은 쏟아지지 않았다. 리시드는
회심의 미소와 함께 다시 한 번 스틱을 당기며 레버를 세게 밟았다.

“이런이런. 머리 좀 쓰는군.”

자신의 오른쪽에서 들려온 목소리. 즉 콕핏 안에서 들려온 목소리다. 말도 안돼! 이 안으
로 들어 왔다고? 그런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성격 나쁜 도둑고양이 같으니. 이런 곳은 함부로 오는 곳이 아니란다.”

자신의 얼굴을 한 손으로 잡고 있는 사내. 비록 목소리는 달랐지만 그의 얼굴은 리시드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네... 네 녀석은!”

“잘 가라.”

사내는 리시드의 얼굴을 잡고 있는 오른손을 그대로 밀었다. 그의 엄청난 힘 아래 그의 팔
과 콕핏의 좌석 사이에서 리시드의 머리가 뭉개진다. 콰드드득 하며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
가 난다. 그와 동시에 콕핏 내부에 짙은 피 냄새가 퍼지며 붉은 피와 섞인 흰 뇌수가 흘러
내린다.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잔꾀 부릴 사람 앞에서 부리라고. 안 그래? 타일런트?”

사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가만히 손을 들어 자신의 손에 묻어있
는 붉은 피를 한 번 핥아줄 뿐이었다.


* 카루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0-2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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