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Clavolt - 고전적인 반란 - Project. 잊혀진 자들
외전 천로역정~☆ - Ave, Spirit of the Departed! -
- 아지랑이 나래 Prologue -
"깜짝 놀랐어요. 생각 외로 영웅 학생은 인기가 많은거 아니에요?"
"아니, 놀란 것은 저도 마찬가지라구요. 갑자기..."
거기까지 말 하는 순간 조금 전의 장면이 다시 떠오른다. 순식간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입맞춤. 눈물이 맞닿아 있는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너무나 당혹스러워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멀뚱히 서 있는 사이 가희씨는 조금 더 세게 내 몸을 안으며...
얼굴이 화끈거린다. 다행히 하늘비 선생님은 앞서서 계단을 오르고 있기에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 것은 조금 위험한 상황이다.
".... 닮은 사람인가..."
겨우 진정한 뒤 가희씨가 사과할 때 했던 말을 떠올려본다.
아니,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 키스를 할 정도였으면 대체 얼마나 닮았다는거지?
"응? 영웅 학생. 지금 뭐라고 했나요?"
중얼거린 말이 하늘비 선생님의 귀에도 들어간 모양이었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대꾸해 보려 했지만 문득 하늘비 선생님은 알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러니까... 제가 그 가희씨가 말했었던 사람하고 그 정도로 많이 닮았나 해서요."
"헤에. 그건가요? 하긴... 그러고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턱에 손을 대고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지금 다시 보니까 분위기라든지 하는 것은 많이 틀리지만 얼굴 만큼은 굉장히 닮았네요. 가희양이 착각할 만도 해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어쩐지... 꼭 한 번 보고 싶네요."
하늘비 선생님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아, 그건 힘들거에요. 죽었거든요."
그리고, 그에 돌아오는 대답은 생각보다 더 어두운 말이었다.
그 말을 하는 하늘비 선생님의 표정은 여전히 웃고 있어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 죽었.... 다구요?"
"네. 꽤 오래전 이야기에요. 본래는 가희양을 구하기 위해서 였다지만, 가희양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문제인 거에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말을 잇는 하늘비 선생님.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목소리가 조금 전과는 달리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살아... 있었군요...'
분명히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무언가 말을 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신경쓰지 마세요. 가희양은 충분히 강하니까요. 단지 잠깐 놀랐던 것 뿐일 거에요."
웃는다. 다시 몸을 돌려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 하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신경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다구요."
중얼거리며 하늘비 선생님의 뒤를 따른다.
머릿 속에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인사하던, 하지만 분명히 눈물 자국이 남아있던 가희씨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내 방이 있는 곳은 3층인 것 같았다. 하늘비 선생님은 아무도 없는 복도를 따라 휘적휘적 걷고 있었다. 그 뒤를 따라가며 연신 주변을 살핀다.
중앙에 있는 계단에서 좌우로 길이 갈라진다.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오른쪽은 남자, 왼쪽은 여자들이 쓰는 곳 이라고 한다.
'잘못해서 여자들이 사는 곳으로 간다면 잘라버릴지도 몰라요.'
라는 말은 못들은 것으로 하고 싶다. 차라리 기숙사를 나눠놓던가!
복도는 약간 어두운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복도 양 옆으로 방들이 늘어서 있기에 햇빛이 안 들어와 그런 것이겠지. 불을 켜 놓고는 있지만 그래도 역시 어둡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벽에는 이런저런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천장에 그려진 그림은 분명 천지창조 였던가 하는 제목이었던 것 같고... 양쪽 벽에는 최후의 만찬 같은 그림들이 주욱 그려져 있었다.
"뭐랄까... 조금은 종교적인 분위기네요."
솔직한 감상을 털어놓자 하늘비 선생님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답했다.
"이 곳만 그래요. 다른 곳에는 민속화가 그려져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추상화가 그려진 곳들도 있어요."
"그런가..."
"참고로 이 곳의 모든 그림은 영웅 학생의 룸메이트가 될 풍월 학생이 그린 거에요."
"헤에..."
하늘비 선생님의 말에 다시 한 번 그림들을 둘러본다. 사진으로만 봤던 그림들이었지만 어색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심지어 어두운 이 곳의 조명 아래서 눈에 확 들어올 정도의 색감. 단순한 모사만으로는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문외한인 나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굉장히 그림을 잘 그리나봐요."
"그림 뿐만이 아니에요. 음악이나 다른 예술적인 감각도 엄청 뛰어나지요. 자아, 여기가 영웅 학생 방이에요."
조금씩 풍월이라는 이름의 룸메이트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갈 무렵 하늘비 선생님은 한 방의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13호였다.
".... 13호 인가요?"
"네. 13호 인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니, 분명히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13호면 13호인 것이니까.
그런데 갑자기 이상할 정도로 불안해졌다.
"방문 앞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네요."
"네. 풍월 학생 방이니까요. 그려져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늘비 선생님은 살포시 웃으며 다시 한 번 그림을 바라본다.
길게 뻗은 길. 구불구불하고 험난한 길이라는 느낌이 와 닿는다. 저 멀리 구름 위에 있는 성 까지 닿아있는 길을 따라 두 사람이 걷고 있는 그림이었다.
"무슨 그림인가요?"
"천로역정 이라고 해요. 어때요?"
"...."
다시 한 번 불안감이 밀려왔다.
아니, 단순히 생각하자. 13호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냥 방 번호지 최후의 만찬과는 관계 없는 거잖아.
천로역정이라는 것. 그거지? 험난한 여정을 헤치고 천국으로 가는 여행을 그린 글. 그냥 종교적인 색체가 짙은 문학작품인 것이지 절대 이 곳에서의 내 삶과는 관계 없는거잖아.
"..."
그래도 불안했다. 미치도록.
"영웅학생? 왜 그래요?"
"아, 아니에요. 하, 하하, 하하하..."
하늘비 선생님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울고 싶어졌다.
이상하게 저 그림 속의 주인공의 모습이 내 모습 같았다.
물론 저 앞에 천국이란 것은 보이지 않는다.
"나, 과연 이 곳에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말에 답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외전 천로역정~☆ - Ave, Spirit of the Departed! -
- 아지랑이 나래 Prologue -
"깜짝 놀랐어요. 생각 외로 영웅 학생은 인기가 많은거 아니에요?"
"아니, 놀란 것은 저도 마찬가지라구요. 갑자기..."
거기까지 말 하는 순간 조금 전의 장면이 다시 떠오른다. 순식간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입맞춤. 눈물이 맞닿아 있는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너무나 당혹스러워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멀뚱히 서 있는 사이 가희씨는 조금 더 세게 내 몸을 안으며...
얼굴이 화끈거린다. 다행히 하늘비 선생님은 앞서서 계단을 오르고 있기에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 것은 조금 위험한 상황이다.
".... 닮은 사람인가..."
겨우 진정한 뒤 가희씨가 사과할 때 했던 말을 떠올려본다.
아니,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 키스를 할 정도였으면 대체 얼마나 닮았다는거지?
"응? 영웅 학생. 지금 뭐라고 했나요?"
중얼거린 말이 하늘비 선생님의 귀에도 들어간 모양이었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대꾸해 보려 했지만 문득 하늘비 선생님은 알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러니까... 제가 그 가희씨가 말했었던 사람하고 그 정도로 많이 닮았나 해서요."
"헤에. 그건가요? 하긴... 그러고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턱에 손을 대고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지금 다시 보니까 분위기라든지 하는 것은 많이 틀리지만 얼굴 만큼은 굉장히 닮았네요. 가희양이 착각할 만도 해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어쩐지... 꼭 한 번 보고 싶네요."
하늘비 선생님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아, 그건 힘들거에요. 죽었거든요."
그리고, 그에 돌아오는 대답은 생각보다 더 어두운 말이었다.
그 말을 하는 하늘비 선생님의 표정은 여전히 웃고 있어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 죽었.... 다구요?"
"네. 꽤 오래전 이야기에요. 본래는 가희양을 구하기 위해서 였다지만, 가희양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문제인 거에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말을 잇는 하늘비 선생님.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목소리가 조금 전과는 달리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살아... 있었군요...'
분명히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무언가 말을 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신경쓰지 마세요. 가희양은 충분히 강하니까요. 단지 잠깐 놀랐던 것 뿐일 거에요."
웃는다. 다시 몸을 돌려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 하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신경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다구요."
중얼거리며 하늘비 선생님의 뒤를 따른다.
머릿 속에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인사하던, 하지만 분명히 눈물 자국이 남아있던 가희씨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내 방이 있는 곳은 3층인 것 같았다. 하늘비 선생님은 아무도 없는 복도를 따라 휘적휘적 걷고 있었다. 그 뒤를 따라가며 연신 주변을 살핀다.
중앙에 있는 계단에서 좌우로 길이 갈라진다.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오른쪽은 남자, 왼쪽은 여자들이 쓰는 곳 이라고 한다.
'잘못해서 여자들이 사는 곳으로 간다면 잘라버릴지도 몰라요.'
라는 말은 못들은 것으로 하고 싶다. 차라리 기숙사를 나눠놓던가!
복도는 약간 어두운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복도 양 옆으로 방들이 늘어서 있기에 햇빛이 안 들어와 그런 것이겠지. 불을 켜 놓고는 있지만 그래도 역시 어둡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벽에는 이런저런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천장에 그려진 그림은 분명 천지창조 였던가 하는 제목이었던 것 같고... 양쪽 벽에는 최후의 만찬 같은 그림들이 주욱 그려져 있었다.
"뭐랄까... 조금은 종교적인 분위기네요."
솔직한 감상을 털어놓자 하늘비 선생님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답했다.
"이 곳만 그래요. 다른 곳에는 민속화가 그려져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추상화가 그려진 곳들도 있어요."
"그런가..."
"참고로 이 곳의 모든 그림은 영웅 학생의 룸메이트가 될 풍월 학생이 그린 거에요."
"헤에..."
하늘비 선생님의 말에 다시 한 번 그림들을 둘러본다. 사진으로만 봤던 그림들이었지만 어색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심지어 어두운 이 곳의 조명 아래서 눈에 확 들어올 정도의 색감. 단순한 모사만으로는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문외한인 나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굉장히 그림을 잘 그리나봐요."
"그림 뿐만이 아니에요. 음악이나 다른 예술적인 감각도 엄청 뛰어나지요. 자아, 여기가 영웅 학생 방이에요."
조금씩 풍월이라는 이름의 룸메이트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갈 무렵 하늘비 선생님은 한 방의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13호였다.
".... 13호 인가요?"
"네. 13호 인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니, 분명히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13호면 13호인 것이니까.
그런데 갑자기 이상할 정도로 불안해졌다.
"방문 앞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네요."
"네. 풍월 학생 방이니까요. 그려져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늘비 선생님은 살포시 웃으며 다시 한 번 그림을 바라본다.
길게 뻗은 길. 구불구불하고 험난한 길이라는 느낌이 와 닿는다. 저 멀리 구름 위에 있는 성 까지 닿아있는 길을 따라 두 사람이 걷고 있는 그림이었다.
"무슨 그림인가요?"
"천로역정 이라고 해요. 어때요?"
"...."
다시 한 번 불안감이 밀려왔다.
아니, 단순히 생각하자. 13호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냥 방 번호지 최후의 만찬과는 관계 없는 거잖아.
천로역정이라는 것. 그거지? 험난한 여정을 헤치고 천국으로 가는 여행을 그린 글. 그냥 종교적인 색체가 짙은 문학작품인 것이지 절대 이 곳에서의 내 삶과는 관계 없는거잖아.
"..."
그래도 불안했다. 미치도록.
"영웅학생? 왜 그래요?"
"아, 아니에요. 하, 하하, 하하하..."
하늘비 선생님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울고 싶어졌다.
이상하게 저 그림 속의 주인공의 모습이 내 모습 같았다.
물론 저 앞에 천국이란 것은 보이지 않는다.
"나, 과연 이 곳에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말에 답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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