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미스터 슈네블뤼트, 대체 간밤의 그건.. 뭐죠, 그 표정은? 왜 마치 '네가 아직 살아있었다니..' 하는 얼굴인가요?"

 "... .... 아니, 실례입니다. 레이디. 법정과는 예로부터 생존특화와 중상모략과 파벌싸움과 이권다툼과 물밑공작에 최적화된 학부라고 들었습니다. 그런 법정과의 수재인 레이디 베르나르딘이라면 다른 건 몰라도 제 몸 간수 하나는 어떻게든 해내실 텐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하? 그 욕인지 칭찬인지 알 수 없는 말은 그만 하세요!" 

 "(...이판사판? 아니야, 극한의 공포에서 더 이상 꾸미기를 포기한 쪽인가..)"

 "아무튼, 간밤의 이스트 빌리지 건은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시나요? 보통 규모가 아니에요. NYU 기숙사를 포함한 주변 건물 다섯 채가 심각하게 손상되었고, 그 주변 도로가 박살이 났습니다. 인명 피해는 그나마 사망자가 없다는 것이 기적이에요. 물론 홈리스나 마약중독자, 그 뒷골목에 널린 실종자, 가출 청소년까지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달지만, 최소한 뉴욕시 거주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인간 중에는 사망자는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커다란.. 뭔지 모를 건 또 어떻게 할 건가요!"

 "..레이디 베르나르딘. 실례지만 좀, 볼륨을 줄여 주시겠습니까. 머리가 울리는군요. 그리고 먼저, 그 커다란 괴생물체..라고 칭해지는 존재에 대해서는 이미 그 주변은 조치가 완료되었습니다. 간밤의 이스트 빌리지에서는 고질라 시리즈의 신 영화가 촬영되었으며, 거기서는 킹 기도라와 고지라의 대결 부분이 진행되었습니다. 뉴욕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박살이 나는 게 어디 하루 이틀 일입니까? 완전히 CG로 도배해도 상관 없는 부분이지만, 예전 괴수물에 대한 오마주로 감독이 일부 실제로 만든 로봇과 특수 시설물을 이용한 촬영을 요청했다. 시는 허가했지만 통행 방해가 불가피한 부분이므로 부득이하게 심야에 촬영이 진행되었다, 는 것으로 인근 주민들은 알고 있을 겁니다. 물론, 그 전투가 진행된 다음에 알게 되었겠지만요. 인명 피해는 유감스러우나 이미 시 병원에 조치가 전달되었습니다. 시장은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아주 협조적이라고 이전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공식적인 사망자가 없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서번트들이 그렇게 .. 비교적 파괴적이지 않다는 점이 다행이었군요." 

 "그렇다고 해도 촬영이 건물 폭발은,"

 "물론 그 부분도 처리해 두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뉴 이어 홀리데이까지의 일주일은 온갖 사건사고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지요. 폭주족들과 이 주변에 좀 남아 있는 이탈리안 마피아의 잔당 - 리틀 이탈리아가 바로 근처니까요 - , 그 외 멕시코 출신 마약 거래상들이 엮인 알력 싸움이 일어났던 것으로 경찰 서류에는 기록되어 있을 겁니다. 그럼..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