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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크리스마스의 흥취와 술기운이 깨려니, 박싱 데이 세일을 맞이하여 상점가와 번화가 곳곳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립니다. 바야흐로 오늘부터 새해 첫 날까지, 크리스마스의 뒤를 이은 또다른 휴가가 이어지는 셈이죠.

 

 "..라기엔, 좀 살벌한 게 많지만 말야."

 

 레네는 코코아 파우더를 올린 카푸치노에 입가를 적시며 내뱉었다. 아직, CNN도 ABC 뉴스도 폭스조차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뉴욕 타임즈나 월스트리트 저널도 매한가지. 단지, 유관 부서의 공무원들과 미화원들만 알고 있는 것이었다. 하긴, 시 정부 입장에서는 연말 관광객들과 쇼핑하는 고객들로 크게 한 세금 벌어먹을 수 있는 찬스일 테니까. 

 

 "센트럴 파크 동물원의 동물들이 집단 중독 증세, 유니즌 스퀘어 가든 역에서 들쥐 백여 마리의 집단 폐사. 이게 돼지 콜레라 같은 거라면 참 다행이지."

 

 레네가 뭐라도 하는 것을 아멜리에는 얼마나 기뻐했는지, 그녀는 오늘 오전, 그가 던진 연락을 충실히 따랐다. 브롱스 지역의 허드슨 강변 공장의 화학물질이 유출되는, 건강에는 유해하지만 딱히 드물지는 않은 사고가 발생했으니 당분간 허드슨 강에 들어가는 일도, 낚시하는 일도 없도록 하십시오. 경찰이 아마 이미 순찰을 돌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일단 강은 닫았고."

 

 체스말을 옮기는 것처럼, 레네 슈네블뤼트는 심드렁하게 내뱉었다. 내일부터는 슬슬 가급적 페리 운행도 통제를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그리고 육로... 브루클린과 퀸즈야 어차피 롱아일랜드, 결국 섬이니까 상관 없었다. 그쪽도 배 운행을 다시 확인하자. 다만 문제가 되는 건, 할렘을 거쳐 브롱스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포트 오서리티든 기차역이든, 결국 육로를 통해 대륙으로 나간다면 귀찮은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그냥 다 가둬버릴까? 일단 그건 선택지의 하나로 두고.

 

 아무튼, 레네 슈네블뤼트는 일단 확실한 것 두 가지 먼저 실행하기로 했다. 먼저, 그는 고급진 최고급 종이에, 마찬가지로 한 자루에 3만 불에 육박하는 최고급 만년필로 미끄러지듯 써내려갔다.

 

 '친애하는 뉴욕시 내 마술사 여러분께,'

 

 친애고 뭐고, 아무 생각 없지만. 신화의 종말, 그 자체에 달하는 재액이 지금 이 도시에서 퍼져나가고 있으니 개죽음을 당하실 것이 무서울 게 확실한, 우리의 입만 산 마술사 나부랭이 여러분께서는 익일 새벽 네 시 전까지 이 도시에서 당장 튀십시오. 그 이후의 너희들 목숨 따위 알 바 아닙니다. 도시에서 나갈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말고 마시지 말고, 맨 몸으로 마술 회로만 멀쩡히 돌아가는지 확인하신 후 그대로 뒤도 돌아보지 말고 사라지시죠. 네 시를 기점으로, 마술적인 것들은 다 통제할 예정이니까, 들어올 땐 자유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그리고, 두 번째. 레네는 한숨을 푹 쉬고, 체스판 위의 말을 만지는 것처럼 손을 다시 한 번 더 움직였다. 작은 가스 폭발.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경찰에도 신고를 넣어야지. 불쌍하지만. 

 

 일단 이렇게, 확실한 두 가지는 끝냈고.. 또 뭐더라. 아, 레네는 손벽을 짝 쳤다. 브롱스를 지나 육로로 나가는 것은 좀 더 시 정부에게 언질이 필요했다. 하지만 링컨 터널 같은 곳은 일단 막아두자. 통근용이 대부분인 곳이니까, 연말 휴일에는 적당히 둘러댈 수 있겠지. 보수 공사랑, 뭐 붕괴 위험, 이런 걸로 할까? 뉴저지로 나가는 건 막아둬야겠어

 

 이상으로 설계는 끝이었다. 레네 슈네블뤼트는 먼저 시청으로 향하기로 했다. 미스터 더블라지오는 이해가 빠른 양반이었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위험이 되는 일이라면, 다들 안 되던 일도 되게 만드는 법이므로. 

 

 

 "아무튼, 이 추운 날씨에 자유의 여신상 꼭대기에 올라가서 지휘자마냥 할 일은 없으면 좋겠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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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파로 인한 수도관 파열 및 가스 누출 사고로 알려진 것에 의해 고급 주택가와 센트럴 파크에서의 행동이 제약됩니다. 기본적으로 출입이 금지됩니다. 해당 지역의 거점은 파괴되었습니다.

 

2/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내일쯤 되면 사실상 바닷물인 허드슨 강물도 기슭은 좀 얼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3/ 뉴스에는 나오지 않지만, 홈리스들의 연쇄 동사 및 식중독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근 사흘간 쉰 명을 넘기는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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