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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Lunar Occisor - 月夜 편 (00)

2006.08.03 11:14

Occisor 조회 수:147

Prologue


문득 생각한다. 모든것을 근원으로 되돌릴 수는 없을까하고. 우주라는 만물은 물론이고 인간의 육체, 사고, 존재이유. 그리고 삶(生)과 죽음(死)조차도 무(無)로 되돌릴 수는 그런 근원으로는 세계는 향할 수 없을까하고.
아니. 터무니없게도, 세계가 역행하는 일따위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있다. 단지 일말의 희망으로서 - 혹은 단순한 집착으로써- 스스로에게 덧없는 질문을 행하였던 것일뿐. 그렇게 생각하니 자신이 살아가는 현재의 의미조차 모호해져서 웃음을 흘려낸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 자신이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 인간존재의 근원.
그것은 제거되지 않는 또 하나의 자신. 나는 그것을 지울 수 없을까를 생각하고있었고, 생각하고있고, 앞으로도 생각해갈 것이다.
그리고 해답이 없는 지금만큼은, 나는 검을 잡을 수 밖에 없다. 나의 이 검으로 수많은 것들을 죽음으로 이끌어갈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나의 존재이유 -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안의 짧은 위안.
그래. 결국 결론은 언제나와 같다.
죽인다. 죽인다. 이 녀석들을 죽인다. 그것만을 인식해라. 나는 근원적인 살인마. 타인을 죽이기위해 존재하는 자.
거기까지 생각하자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단번의 행동으로 나이프를 뽑아들었다.
사락. 날카롭지만 인간을 죽이기엔 가벼운 소리. 이 음색으로 인간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은 슬픈 기적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 그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 그리고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인간을 죽일수 있는 무기이다.
나이프엔 당장이라도 부숴질것 같이 청광의 달이 일렁였다. 은색의 검신앞에선 억겁의 시간을 존재한 달조차도 무의미해진 것처럼 - 당장이라도 베여져 내릴 것 같다.
이것은 인간의 경이적인 능력이였다. 의미있는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무의미한 것을 의미있게 만드는 능력. 자연적인 흐름을 거부하는 능력. 그 능력으로 인간은 몇천년을 생존해왔다.
하지만 사실 그런것은 아무래도 관계없다. 인간의 능력같은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지금 이순간. 내가 존재하고있는 이 순간에 중요한 것은 단지 '나의 능력'. 단지 그것뿐.
숨을 크게 한번 내쉰다. 그것으로 충분히 전의를 가다듬는다.
눈으로 훑은 인간의 숫자는 40여명.
이정도 숫자면 충분히 죽일 수 있어. 또 다른 나 - 존재이유- 가 나에게 속삭인다.
시끄러워. 그정도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구.
"죽인다."
소리내어 그 말을 읊조려본다. 그것으로 한치의 망설임도 지워내기 위해서 - 애초에 망설임은 없었다-. 거리낌없이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죽인다.-
다리에 체중을 싣는다. 순간적으로 찬 바람이 뺨에 스친다.
그것을 신호로 일순의 도약. 순식간에 인간의 육체가 시야 가까이로 새겨진다. 거리를 파악한다. 사정거리 안으로 인간이 진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죽인다."
나는 다시 한번 나의 목적을 상기한다.





문득 생각한다. 모든것을 근원으로 되돌릴 수는 없을까하고. 우주라는 만물은 물론이고 인간의 육체, 사고, 존재이유. 그리고 삶(生)과 죽음(死)조차도 무(無)로 되돌릴 수는 그런 근원으로는 세계는 향할 수 없을까하고.
아니. 터무니없게도, 세계가 역행하는 일따위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있다. 단지 일말의 희망으로써 - 혹은 단순한 집착으로써- 스스로에게 덧없는 질문을 행하였던 것일뿐. 그렇게 생각하니 자신이 살아가는 현재의 의미조차 모호해져서 웃음을 흘려낸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 자신이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 인간존재의 근원.
그것은 제거되지 않는 또 하나의 자신. 나는 그것을 지울 수 없을까를 생각하고있었고, 생각하고있고, 앞으로도 생각해갈 것이다.
그리고 해답이 없는 지금만큼은, 나는 검을 잡을 수 밖에 없다. 나의 이 검으로 수많은 것들을 죽음으로 이끌어갈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나의 존재이유 -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안의 짧은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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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주기 불능
그냥 전투씬을 써보고 싶다! 라는 목적으로 글을 쓰다가 지쳐서 예전 것을 끄집어 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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