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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18금]키스까지의 거리 - 두번째

2004.04.04 16:00

느와르 조회 수:13221

※ 이 글에는 성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은 물론,
   비도덕적인 가족관계, 특정계층의 비하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18세 미만의 청소년들 뿐께서는 읽는 것을 삼가해 주십시오.

  ...라지만, 역시 돈이 많은것도, 크윽.  


키스까지의 거리 - 두번째



  선배를 처음 만난 건 작년 여름이었다. 학생 때부터 취미로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되어버리
고, 이쪽 분야에서는 조금 이름이 알려질 때 쯔음, 아주 우연히 CD가게에서 부딪친 인연으
로 만나게 되었다. 사과가 오가고, 왠지 이야기가 맞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배
가 나보다 한 살 연상이고, 대학은 3년 선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유신이라, 좋은 이름이네. 내 이름은 한시현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 선배. 그 상냥한 웃음에 반해버렸달까. 나는 선배가 굉장히 맘에
들었다. 학교 선후배간이라지만 실제로 다른 선배나 후배와 같이 만나는 것보다는 단둘이
만나서 술이나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큰 키에 가느다란 몸매, 알이 둥근 안경, 하나로 묶은 긴 머리칼, 그리고 늘 미소를 띠고
있는 나이보다 조금 어려보이는 얼굴.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보이는 선배의 모습과, 선배가
말해주는 조금의 모습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선배를 좋아하는 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
었다. 꼬치꼬치 캐묻지도 않고 흑심이 없어보여서 만나기 편해, 라고 말하면서 웃는 선배의
모습에는 조금 찔리기도 했지만.
  그러던 어느 날인가, 우연히 극장에서 마주친 선배는 남자와 함께였다. 나이가 조금 있어
보이고, 선이 굵은 멋진 남자였지만 맘에 든다는 것과는 별개였다. 주저하면서 그를 남자친
구라고 소개하는 선배나,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 오는 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위화감을 받
았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후에 선배의 친구인 다른 선배에게 넌지시 물어보
니 남자에게는 가정이 있는 듯 했다.

  “가볍게 만나기 시작 했는데, 어느샌가 사이가 좀 많이 진전되어버려서 둘 모두 곤란한가
봐. 그 사람, 자상하고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난 차라리 둘이 빨리 헤어졌으면 좋겠어.”

  그런 말을 들어서일까, 선배의 웃음이 왠지 슬퍼 보이고, 표정들도 많이 어둡게 느껴졌다.
그리고 주위사람들도 확연히 그렇게 느낄 정도로 선배의 모습이 우울해 진 것이 며칠 전,
  갑자기 아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낸 선배는 산뜻한 얼굴로 그 사람과 헤어졌어, 라고 말했
다. 선배가 그와 사귀는 것을 잘 몰랐는지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있고, 안됐다며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와 몇 명은 차라리 안도했다. 나에게는 더 이상은 선
배가 우울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꼭 그것 뿐만은 아니었다.



  “그럼, 들어가.”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부드럽게 웃는 선배. 날씨가 그리 춥지는 않은 데도 코트 앞을 꼭
여미고 있는 이유는 역시 내가 어제 와이셔츠를 그 꼴로 만들어서겠지. 나는 선배가 벗어
건네는 헬멧을 받아 들고는 조금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 가실 수 있어요?”

  “응, 지하철 타면 금방이니까. 어린 아이 취급하면 곤란해.”

  평소와 같은 얼굴로 빙긋이 웃는 선배. 재차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고개를 돌렸다.
침대에서도 안 붉어진 얼굴이 웃는 걸 보고 붉어지면 좀 이상하지.

  “그럼 선배. 가볼게요.”

  “그래, 잘 가. 그, 어제……는 고마웠어.”

  안경다리를 매만지며 조금 붉어진 얼굴로 말하는 선배.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고
는 엑셀을 당겼다. 손을 흔드는 선배의 모습이 백미러에 안에서 멀어져 간다.



  나의 아버지는 부유한 사람이고, 그것으로 인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다지 존경할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아들들만 하더라도 첫째형은 둘째형과 나와는 어머니가 달랐고, 나
의 남동생 셋은 모두 어머니가 달랐다. 딸들은 말할 것 도 없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들
은 부담 없이 받아들였지만, 자신의 여자들에게는 단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돈
으로 질뿐이었다. 어느 정도의 돈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어머니는 둘째형과 나를
아버지에게 맡기고 다시는 보러오지 않았다.
  우리들의 새 어머니는 좋은 사람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우리들에게 돌리는 일은
없었고, 우리들을 자신의 아들만큼 공평하게 대해주었다. 첫째형은 배다른 동생들을 친동생
처럼 대해주었고, 자신보다도 우리들을 위했다. 동생들도 아버지에게 주눅이 들어 있기는
했지만, 삐뚤어진 녀석은 없이 모두 착하고 귀여운 아이들뿐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달랐다. 아버지에게 자식들은 단지 세 종류였다. 필요한 자식들은 자신
처럼 가르치고, 이용가치가 있는 자식에게는 엄하게 대했으며, 쓸모없는 자식들에게는 눈길
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쓸모없는 자식인 나에게 주어진 것은 평범한 빌라 한 채가 전부였
다. 나는 앞가림을 할 수 있을 때부터 집을 나와 그곳에서 살았고, 가족들과도 전화는 주고
받지만 자주 만나지는 않았다.

  “왜 이제 돌아오니?”

  집의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가자마자 들려오는 조금 토라진 목소리. 조금 놀라 고개를 들
자 긴 머리칼의 미인이 현관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조금 의외였다. 왜 이 사람이 여기
있는 걸까.

  “셋째 누나? 왜 여기 있어?”

  “왜라니! 누나가 동생을 만나러 오는 데에도 이유가 필요해?”

  눈 꼬리를 조금 더 날카롭게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미녀의 이름은 심유란. 나보다는 두
살이 많은 나의 셋째누나. 나는 신발을 벗고, 현관으로 들어서며 질문을 바꿨다.

  “둘째누나랑 프랑스로 여행 갔다고 들었는데?”

  “어머니가 그러시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누나는 흐흠, 하고 허리에 손을 대고는 대답했다.

  “뭐, 가족들은 일단 그렇게 알고 있어, 나랑 둘째언니만 빼고.”

  “뭐야. 아버지한테 거짓말 한 거야?”

  “거짓말은 내가 한 게 아냐. 둘째 언니가 한 거지. 그 사람이랑 사고라도 칠 속셈 인가
봐.”

  누나가 말하는 그 사람은 둘째누나의 애인 이었다. 원래는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기업의
별 볼 일 없는 말단 직원이었지만, 정말 우연처럼 둘째누나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
다. 나로서는 우연처럼, 이라는 부분이 조금 걸리지만.

  “그 사람 제대로 된 사람이야? 다른 마음을 품은 건 아니고?”

  “좋은 사람이야. 너무 정직해서 속이 보일정도로.”

  “그것도 수상한데.”

  “…넌 가끔 보면 꼭 아버지처럼 말하더라.”

  찌푸린 얼굴로 말하는 누나에게 흠, 하고 대충 대답하고는 누나를 지나쳐 거실로 가려하
자, 누나가 몸을 움직여 앞을 막아섰다. 눈으로 질문을 던지자 누나는 여전히 나를 노려보
며 말했다.

  “너, 아직 내 질문에 대답 안했어. 뭐하다가 이제 돌아와?”

  “아는 선배랑 만났지만, 그건 왜 물어?”

  내 질문에 얼굴을 조금 일그러트리는 누나. 물론 옷차림이라던가로 보면 짐작 못하는 바
는 아니지만, 나는 일부러 지그시 누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누나는 한참 후에야 어깨를 늘
어트리고, 나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어제부터 기다렸단 말야.”

  “나를? 왜?”

  아무렇지 않게 되물으며 슬며시 안방의 문을 바라보았다. 열려있는 방문으로 깨끗하게 정
리된 침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탁자위에 놓인 것은 와인과 두 개의 글라스, 그리고 굉
장히 짧아져버린 양초. 누나는 욱, 하고 화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눈을 흘겼다.

  “너어, 다 알면서! 그렇게 모르는 척 하고!”

  나는 피식 웃으며 앞으로 한발을 내딛었다. 하늘하늘한 핑크빛 네글리제 아래, 하얀색의
란제리로 감싸인 누나의 잘록한 허리를 조용히 끌어들여 몸에 밀착시킨다. 누나의 풍만한
가슴이 가슴에 눌려온다. 나는 그 상태로 누나의 눈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는걸. 왜 기다렸는지 말해주지 않을 거야?”

  “너! 누나를 바보취급하고, 그렇게 능글맞……흐읏….”

  채 말을 끝내지 못하고, 숨을 삼키는 누나. 나는 누나의 귓불을 살짝 물은 채로 그대로
속삭였다.

  “바보 취급한 적은 없어……정말 모르겠는걸.”

  “그, 그럴리가…없잖…아아….”

  등과 골반을 슬쩍 문지른다. 네글리제와 손에 마찰되는 감촉에 말이 끊어져 나오는 누나.
한손으로는 반대 쪽 귓불을 애무하며 누나의 벌어진 입술에 깊게 키스했다. 감겨오는 혀에
혀를 겹친다. 밀고 당기는 것의 구분도 없고, 타액이 뒤섞인 채 서로를 핥아내는 것에 열중
한다. 누나의 호흡이 가빠질 때까지 입을 맞추고 있다가 천천히 입을 때고 겨드랑이의 아래
쪽, 가슴의 곁을 슬쩍 문질렀다.

  “하아…하아악!”

  거칠게 내쉬던 호흡을 들이마시며 숨 막히는 소리를 내는 누나. 나는 그 부분을 계속 손
바닥으로 문지르며 누나에게 말했다.

  “언제나 느끼지만 누나의 몸은 즐거워. 이런 곳도 성감대라니.”

  “지, 짓궂은 말, 으응. 하고, 있…어.”

  그대로 손을 옮겨 짓눌린 가슴을 아래에서 받쳐 올리듯이 주무른다. 손가락을 물고 신음
을 삼키는 누나의 뺨을 문지르다가 물고 있는 손가락을 떼어냈다. 길고 하얀 손가락을 가볍
게 핥으며 누나에게 물었다.

  “그럼 이제 말해줘. 날 왜 기다린 거야?”

  “…우…하응…다, 당연…하잖아. 너, 너한테…….”

  손을 움직여 유두를 내리누른다. 떨리는 누나의 손가락, 가슴의 계곡에 입을 맞추고 혀를
내밀어 적신다.

  “나한테……뭐?”

  “…너, 너한테, 안기고…하악…안기고 싶어서…….”

  엉덩이를 문지르다가 속옷의 끈을 잡아 슬쩍 당긴다. 아앗, 하고 짧은 신음을 내지르느
누나의 촉촉한 입술.

  “누나면서, 동생에게 안기고 싶은 거야?”

  한손으로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턱을 들어올린다. 젖은 눈동자로 나를 올려보며 시선
을 맞춰오는 누나. 나는 그 이마에 입을 댄 체, 대답을 재촉했다.

  “이렇게 야한 몸을 하고, 동생의 손길에 몸을 맡긴 채, 숨이 거칠어지다니, 그렇게 나에게
안기고 싶어?”

  “음…유신…이, 너, 앗, 응아읏……못, 하앙…못됐어……”

  눈을 흘기는 누나의 얼굴에 웃어주고 네글리제의 어깨끈을 벗겨냈다. 곡선을 타고 스륵하
고 땅에 떨어지는 핑크색. 요염한 감촉이 몸을 쓸고 내려가는 쾌감에 몸을 움찔하는 누나의
몸을 소파에 앉히고, 가터벨트에 연결된 하얀색의 실크스타킹이 감싸고 있는 다리를 종아리
부터 쓸어 올렸다.

  “하앗……!”

  한손으로는 누나의 다리를 조용히 쓰다듬고 나머지 손으로는 누나의 가슴을 꺼내 주물렀
다. 입에, 턱에, 뺨에, 귓가에 키스한다. 풍만한 가슴의 모양이 손안에서 일그러트리는 데로
모양이 바뀌어 나간다. 실크 스타킹의 녹아들어갈 듯 한 부드러운 감촉이 촉각을 기분 좋게
감싸왔다.

  “우…흐으음. 조, 좋아, 유신…흐응…하아…조, 좀 더…아앗! 아, 아앙!”

  거칠어지는 호흡, 가슴을 조금 거칠게 애무하며, 허벅지에 올렸던 손을 끌어올려 다리사
이로 파고들었다. 젖어버린 속옷위로 누나의 비부를 부드럽게 문질렀다. 순백의 속옷이 젖
어들며 누나의 팔이 가슴으로 올라왔다.

  “아…흐응! 거, 거긴…하악, 앗, 음…아, 하악! 으응!”

  “알고 있어, 누나. 여기가 좋은 거지?”

  속옷을 끌어내리고 손가락을 안으로 밀어 넣었다.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채, 손가락을 적
시며 받아들이는 누나의 몸. 탄력적인 가슴이 출렁하며 튀어 오른다.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비명 같은 신음을 길게 내뿜는 누나. 나는 손가락을 넣은 채, 허리를 받쳐서 누나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한손으로 감싸기 힘든 가슴을 찌그러트리고, 누르고, 일어선 유두를 비튼다.
뜨거울 정도로 달아오른 누나의 몸. 손을 뒤로 돌려 속옷의 지퍼를 끌어 내렸다.

  “하응…아아…응, 아응…….”

  올인원 란제리를 걷어치워도, 누나의 아름다운 가슴은 모양이 망그러지지 않은 채, 그 자
태를 내보이고 있었다. 타액으로 젖어 마치 광택처럼 번들거리는 부드러운 가슴을 주무른
다, 손가락을 넘어 손바닥까지 적셔낸 애액은 손목에서 방울져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다.

  “응, 유신아. 소, 손가락…하아응. 손가락만, 쓸거, 야?”

  쾌감에 몸을 긴장시키고, 신음과 거친 호흡 때문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누나를 바라
본다. 누나의 가슴의 탄력을 느끼는 데만 집중하던 나는 피식 웃으며 누나의 쇄골에 입을
댔다. 가슴의 곡선을 타고 올라가 유두를 적시고 내려온 혀가, 배를 지나쳐 배꼽을 파고든
다. 새하얀 몸에 그려지는 타액의 궤적. 손가락을 빼내고 누나의 다리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아, 아앙! 하아응! 아! 유, 유신, 아! 아앙! 그, 그렇게, 흐읏! 해줘어!”

  뒤통수를 강하게 내리누르는 누나의 손.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허벅지를 끌어안아 손가락
으로 섬세하게 누른다. 굉장히 젖은 누나의 비부를 핥고, 빨고, 마시고, 깨물고, 굴린다. 종
아리에서 허벅지, 무릎. 발등과 발바닥. 그리고 사타구니 사이의 들어간 부분을 손가락으로
쓰다듬고, 주무르고, 긁듯이 움직이고, 때로는 움켜잡는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빨라졌다가
느려지고, 신음이 꼬리를 끌다가 새된 목소리, 숨을 삼키고, 안도하는 것처럼 내쉬다가 끊어
지듯 점점이 내뱉는다.
  여성은 남성을 악사로 받아들여 자신의 몸을 연주하게 하는 아름다운 악기. 남성이 정성
을 다한다면 여체는 그 아름다움으로 남성을 현혹시키고 열중하게 한다. 본능에만 탐닉하여
여체를 범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동물의 교미나 다름없다. 필요에 하지 않아도 몸을 섞을 수
있는 특권을 얻었다면, 그것을 즐기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하아…으으음…아응…앙, 아으응……”

  혀를 빼고 허벅지 안쪽을 핥는다. 가터벨트가 풀린 스타킹은 무릎까지 흘러내린 상태. 허
벅지 안쪽을 집요하게 핥고, 입 맞추면서 다시 손가락을 질 안으로 집어넣었다. 하나를 집
어넣은 후 에는 두 개. 그리고 예고도 없이 거칠게 질 안을 휘저었다.

  “악! 아앙! 유, 흐으응…! 유, 하, 하아, 나, 그러. 거칠, 하앗…아앗! 가, 으응! 가아, 응!
가, 가아!”

  고개를 들어 입을 맞춘다. 이빨이 부딪치고 혀가 거칠게 얽힌다. 팍, 하고 입을 땐 후에
아래쪽 귓불을 강하게 물며, 새겨 넣듯 누나의 귓속에 숨을 불어넣었다.

  “가도 돼, 누나…….”

  손가락으로 꿰뚫어 버리듯 강하게 밀어 올려 질 안의 민감한 부분을 찌른다. 등을 안고
있는 누나의 손이 등을 강하게 긁고, 달아오른 몸이 활처럼 뒤로 젖혀졌다.

  “아, 아아아아아! 하아아앗! 아아앙!

  하이 소프라노의 귀가 따가울 정도의 높은 절정의 교성. 손가락을 마치 페니스로 착각한
양 거칠게 조여 오는 질의 입구. 나는 절정에 오른 누나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손가락을 계
속 왕복시켰다. 강한 절정 후에 여운을 따라 가벼운 쾌감이 계속 몰려오는 듯, 누나는 계속
해서 몸을 움찔거렸다.

  “후으으응…소, 손가락만으로, 가버…렸다.”
  
  “그래, 손가락만으로 가버렸어, 누나.”

  힘이 빠진 누나의 몸에 살짝 입을 맞춘다. 누나는 팔을 뻗어 내 머리에 손을 얹었고, 나
는 누나에게 머리를 내맡긴 채 다리사이에 주저앉아 키스마크가 찍힌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사악사악하고 머리를 쓰다듬는 소리가 들려온다. 기분 좋게 그 감촉을 즐기고 있는데 누나
가 주저하는 듯이 물어왔다.

  “유신아. 집에…들어올 생각 없어?”

  “전혀.”
  
  단호하게 대답해버리자 누나도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듯 했다. 아버지가 불편하다거나,
맘에 들지 않는 다는 이유가 아니다. 나는 혼자 사는 게 편하고, 큰 불편함도 없다. 자식을
길가에 걸리는 돌멩이나 마찬가지로 대하는 아버지가 있는 집은 쓸데없이 불편할 뿐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누나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전체적으로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미인인 누나지만, 속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누나는 말야. 무서워 보이고 형들한테는 한마디도 지지 않았지만, 실은 상냥한 성격이었
지.”  

  “갑자기 무슨 소리니.”

  “지금도 혼자 사는 내가 안쓰러워 보여서,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는 거지?”

  누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나는 다시 고개를 내렸다. 종아리에 걸린 양발의 스타킹을 끌어
내리며 넌지시 말했다.

  “고마워.”

  “고마워할 것 없잖니. 가족인데.”

  이렇게 몸을 섞는데도 말이지. 누나는 예전부터 그랬다. 동생들이 원하는 것을 재빨리 눈
치 채는 것이 누나, 동생들을 돌보는 것을 즐거워하던 것이 누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누
나를 엄하게 대한 것이겠지. 이용가치가 있으니까.

  “그나저나 이곳에 와서 나를 만나는 걸 들키면 아버지가 호통을 치실텐데.”

  “누나가 동생을 만나러 간다고 하면 되지.”

  “그것 때문이야. 필요 없는 놈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 그만두라고 하실걸.”

  머리를 쓰다듬던 누나의 손이 멈추었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누나의 옆에 앉았
고 누나는 내 어깨에 몸을 기대오며 물었다.

  “유신아, 넌 아버지를 싫어하니?”

  “모르겠어. 하지만 난 아버지가 없었다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고, 젊은 나이에 이런 공
간을 가질 수도 없었겠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조금은 어려웠을 테고.”

  그래, 어쩌면 나는 오히려 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대도 받지 않고, 자유
롭게 살면서도, 기댈 수 있는 가족이란 것을 만들어준 남자에게. 그는 분명 존경받을 사람
은 아니다. 그러기에 차라리 나의 아버지로서는 적당한 남자라고 생각한다. 이복누나라지만,
별다른 죄의식도 없이 누나의 몸을 안는다. 상처 입은 선배의 요구에 응해, 마음 속 깊이
숨겨두었던 자신의 욕망을 풀어낸다.
  나는, 오히려 아버지보다도 못한 인간이 되어버릴지도 모르지. 그런 생각을 하자 쓴웃음
이 나왔다. 조용히 손을 뻗어 누나의 젖은 사타구니에 손을 대었다.

  “아…….”

  “더러워 졌네. 씻어야지, 누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누나의 몸을 안아들었다. 어제는 안아서 침대에 옮기고, 오늘은 안
아서 욕실로 옮기는군. 가볍게 목을 감아오는 누나의 웃는 얼굴을 보며 일부러 질렸다는 투
로 중얼거렸다.
  
  “언제나 불쑥 동생한테 찾아와서, 안아줘, 안아줘 하고 투정부리고 말야. 누나는 언제 철
들 거야?”

  “너, 누나한테 자꾸 건방진 말 할래? 솔직히 이런 미인이 안겨주겠다고 하면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냐?”

  “말 돌리지마, 누나. 누나가 미인인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누나를 안아야하는 동생이 행
복할 거라고 생각해?”

  “뭐야?”

  팍하고 눈을 흘기는 누나. 나는 빙긋이 웃으며 그 시선을 무시했다. 욕실의 문을 열고 샤
워기 앞에 누나를 내려놓은 후에 옷을 벗어던졌다. 도발적으로 가슴을 내밀고 다가와 발기
한 내 물건을 쥐는 누나. 부드러운 감촉에 나는 눈을 약간 찡그리며 웃었고, 누나는 흐흥,
하고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행복하지 않은 것 같진 않은데.”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나는 피식 웃으며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촤아악, 하고 쏟아져 나오는 물줄기가 누나의
몸을 적신다. 젖어가는 누나의 몸을 끌어안으며 머리칼에 얼굴을 묻었다.

  “그럼. 행복하게 해줘.”

  “아…앗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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