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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스파인더30

2008.12.21 21:22

azelight 조회 수:508

역시 하루에 15K는 무리인듯;;;
한 동안 좀더 익숙해지기까지는 그냥 10k이내로 달려야 하겠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하루에 15k쯤 뽑을 수 있게 되겠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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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빨리 탬퍼는 의식을 끝내고 키엘리니가 있는 곳으로 왔다. 상당한 의지와 영성, 신성을 쏟아 부었기 때문인지 탬퍼는 드물게 피곤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키엘리니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탬퍼는 성표를 높이 들어 다고스를 찬양하는 말을 외치고는 땅에 묻었다.

 “된 건가요?”

 딱히 변화가 없었기에 낸시가 묻자 탬퍼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 없다, 낸시. 다고스의 영광스러운 힘이 이 땅을 지킬 것이다. 그보다 대단하시구려. 나는 이것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한데...”

 탬퍼의 말에 키엘리니는 자신은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대답했다.

 “아니에요. 네달렉스께서 부여하신 힘은 세상에 질서를 바로 세우는 힘입니다. 순리를 역행하는 사악한 것들에게 대적하는 저에게 네달렉스께서 분에 넘치는 힘을 내려주셨을 뿐입니다.”

 “겸손하고자하는 바는 알겠지만 신의 힘일지라도 사용하는 자는 인간인 법. 수행한 것 이상의 힘을 낼 수 없는 법이니 키엘리니, 자신의 힘을 폄하할 필요는 없어.”

 낸시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하자 키엘리니는 수줍은 듯이 고개를 숙였다.
 6년 전 이미 자신이 이런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네달렉스를 믿고 그 힘을 사역하였을 때 그녀는 마치 최고위사제처럼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었었다. 생각해보면 곧바로 알 수 있었던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키엘리니는 어째서 자신이 그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알 수 없었다. 기억에 얽메이면서도 자신의 현재의 자신과 과거를 연관시킬 생각을 하지 못하다니...
 키엘리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이 과거에 사제였을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어쩌면 어설프게나마 가닥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키엘리니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사이 낸시, 탬퍼, 로딘, 야예이는 앞으로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전부 쳐들어 온 것은 아닌 것 같다는 말이지.”
 
 “네, 안개가 낀 지역이 제법 넓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수가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로딘도 동의하고.”
 로딘이 고개를 끄덕이자 탬퍼는 팔짱을 꼈다.

 “음, 언제나 그렇지만 미리 대비해서 나쁠 것은 없지. 낸시, 혹시 결계를 칠 수 있겠니?”

 낸시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무리. 비록 상극이 없는 신성이라지만 이렇게 강하게 발현된 장소에서 마력을 집속시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부작용도 크고요. 자칫 잘못하면 ‘펑’할 수도 있죠.”

 주먹을 쥐었다 펴 보이며 낸시가 설명하자 탬퍼의 “음.”하는 소리가 더 커지고 팔짱을 낀 팔에 힘이 들어갔다.

 “지키고 있을 수밖에 없나.”

 로딘이 마저 별 뾰족한 수가 없다는 듯이 말하자 낸시가 한 숨을 쉬었다.

 “굳이 마을까지 왔는데 노숙이네요. 이 찬 겨울에...”

 “어쩔 수 없지. 굳이 수고했는데 헛수고로 만들기는 그렇지 않나.”

 탬퍼와 낸시가 그렇게 말하자 야예이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도 왠지 죄지은 기분이 되었다. 한숨 푹푹 쉰 두 사람은 로딘과 함께 여관에서 마차를 여관에서 도로 가져왔다. 노숙에 필요한 장비들도 모두 마차 안에 있기도 했고 천막이 씌워져 있는 마차 안에서 자는 것이 그나마 따뜻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차가 도착하자 일행 불을 피우고 저녁을 준비했다. 로딘과 탬퍼가 이번엔 실력을 발휘했고 두 사람은 팬케잌과 스튜를 만들었다. 키엘리니와 야예이는 생각보다 맛있게 만든 탬퍼와 로딘에게 의외라는 눈길을 보냈고 그에 탬퍼는 “허허허.”하고 웃었다.

 “몇 십년간 발붙이지 않고 떠돌다보면 다 할 수 있다네. 언제까지나 마른 음식만 먹을 수는 없지 않나. 마차가 있으니 도구도 실을 수 있고 조금 귀찮음만 감수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요리는 할 수 있을 수밖에 없지.”

 “그렇군요.”

 키엘리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신이 요리를 잘 못해서인지 제법 신기한 모양이었다. 신전에서는 취사당번인 사제들이 직접 식사를 만들곤 하지만 모험가이며 겉보기에도 가정적인 요소와는 거리가 있어 보일 것 같은 두 사람이니 의외의 모습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고개를 끄덕이는 키엘리니를 본 로딘은 “훗.”하고 웃고는 낸시를 바라보았다. 낸시는 로딘의 시선에 뭔가 의도를 읽었는지 한쪽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그리고 로딘이 보낸 시선의 의미를 탬퍼가 입으로 설명해 줬다.

 “그에 비해 낸시는 형편없지.”

 낸시는 두 사람의 폭로에 도끼눈을 뜨고는 팬케잌 덥석 입안으로 밀어 넣고는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아아. 거론 될 줄 알았어. 알았어. 네네, 저는 요리는 꽝이네요.”

 “음. 낸시는 요리를 못해요?”

 키엘리니의 질문에 낸시가 대답하려고 입을 열려고 하자 그전에 탬퍼가 가로채듯 대답했다.

 “연금술을 하는 것 같을 정도지. 그것도 독약?”

 그렇게 대답하고 씨익 웃자 낸시는 화를 내며 탬퍼를 발로 차려고 했지만 그는 “탁.”하고 낸시의 발길질을 막았다.

 “오오. 식사 중에 함부로 발을 들면 안 되지. 뭐 어떠냐. 요리가 인간의 척도도 아닌데.”

 탬퍼는 그렇게 말하고 낸시의 다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키엘리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맞아요. 요리가 인간의 척도는 아니지요.”

 그 과도한 긍정에 낸시는 키엘리니에게서 뭔가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다.

 “아, 키엘리니도 요리는 못하는 가보군요.”

 낸시의 말에 잠시 입에 펜케잌을 입에 문체로 가만히 있던 키엘리니는 솔직히 시인했다.

 “네.”
 
 “흐음. 동지~.우리 저기 요리남 둘은 무시하고 사이좋게 지내도록 해요.”
 
 낸시가 키엘리니에게로 다가와 그녀의 양 손을 붙잡으며 감격해 했다. 마치 오랜 세월동안 요리 때문에 두 사람에게서 구박 받아온 듯 동지의 출현에 기뻐마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참을 키엘리니의 손을 붙들고 있던 낸시는 생각났는지 이번에는 야예이를 바라보았다.
 얌전히 고개를 숙이고 주변과 단절된 상태로 팬케잌을 먹던 야예이는 강렬한 시선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야예이. 너도 요리 할 수 있어 파야?”

 야예이는 순간 무슨 소린가하고 생각했지만 ‘요리를 할 수 있냐?’라는 질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스승님과 둘이서 살았으니까. 그런대 왜?”

 그렇게 묻는 순간 낸시가 무척이나 경멸적인 시선을 보이는 모습에 야예이는 움찔했고 또한 당황했다. 왜 저런 시선을 보내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상황을 원흉인 두 명 중 한명인 로딘이 구해주었다.

 “장난은 그쯤하고. 슬슬 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무겁게 꺼내는 로딘의 말에 낸시도 야예이더, 키엘리니도 모두 로딘을 주목했다. 탬퍼는 팔짱을 끼며 로딘에게 물었다.

 “뭐가 말인가?”
 
 “이렇게 소란스러운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관심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 말이야.”
 
 로딘의 말에 일행은 새삼스럽게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살폈다. 마을은 정적으로 가득했다. 여관이 반파되는 소란이 있었음에도 누구도 얼굴하나 내밀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이상한 일이라는 것을 일행 모두 깨달을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란 이런 일에 끼어들지는 않을 지언정 호기심에 고개를 내밀어 보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이 최소한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일이 끝나고 나면 소란스럽게 서로 일어난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하는 것이다.

 “확실히 지나치게 조용한 건 맞군.”

 “낸시. 나는 이번 일의 범인이 마법사이거나 그에 준하는 힘을 쓸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인데. 사람들에게 혹시 마법적인 조치가 취해져있지 않는지 알아볼 수 있을까?”

 “글쎄요.”

 낸시는 오른손으로 턱을 괴며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힘들지 않을까요? 마법이라는 것이 작용형태에 따라서 꼭 그 기운을 반드시 드러내진 않거든요. 까다롭긴 하지만 숨기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니 말이에요. 특히 이런 정신계는 간파하기 까다로워요. 한명씩 일대일로 대질한다면 모르겠지만 광역적으로 하는 것은 무리가 있네요. 일반적인 탐지술로는 걸리지 않거든요. 아, 키엘리니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질서의 수호자께서 가지신 힘에 따르면 마법적인 힘에 대한 탐지는 맞지 않을 것 같아요. 그분의 힘은 검과 천칭으로 상징되니까요.”

 확실히 탐지능력과는 맞지 않을 것 같은 상징이었다. 모두가 납득하는 가운데 탬퍼는 골치 아프다는 듯이 말했다.

 “이거 참. 우리 숫자는 한정되어있는데 해결할 수 없는 문제만 자꾸자꾸 늘어만 가는 군.”

 “이럴 때 일수록 정석대로 하는 거예요.”

 낸시가 손가락을 까닥였다. 탬퍼는 쓴웃음을 지으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이럴 때 일수록 정석대로 가는 것이지. 좋네. 일단 불침번부터 정하도록하지. 그럼 처음과 끝을 수호자 키엘리니와 낸시가 맞도록 하지. 둘이서 누가 초번을 할 것인지 말번을 할 것인지 정해두게. 그럼 이제 우리 순번을 정해볼까?”

 탬퍼는 낸시와 키엘리니에게 지시한 다음 야예이와 로딘을 둘러 보았다. 야예이는 어디든 상관없다는 투로 말했고 로딘은 세 번째에 서겠다고 했다. 그리고 탬퍼는 자신이 두 번째에 서겠다고 해 야예이는 4번 째 순서가 되었다.

 “그럼 10시 부터 서도록 하지. 모래시계가 어디 있더라... 낸시 모래시곌 어디다가 뒀었지?”

 “갈색 가죽 부대 안에 찾아 봐요.”

 낸시가 알려주자 마차 안으로 기어들어간 탬퍼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어오더니 제법 크기가 되는 모래 시계를 가져왔다.
 “이게 모래가 반대편 까지 전부 흘러가는데 딱 2시간이 걸리지. 음, 아직 달을 봐서는 시간이 이른가?”

 탬퍼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 거렸다. 야예이는 자신도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탬퍼에게 말했다.

 “아직 이릅니다. 이 시기에는 이소니티가 파다한을 넘어 서쪽으로 옮겨가야 겨우 9시를 넘긴 시각이 됩니다. 하늘을 봐서는 한 시간은 넘게 기다려야 할 것 같군요.”

 야예이는 파다한이 이 시기가 파다한이 가장 오래 뜨고 이소니티가 가장 빨리 지는 시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침반도 없고 시계도 없이 한 겨울밤을 나서던 시기를 떠올렸다. 짐승들에 대한 습격을 대비하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지새 던 때가 왠지 지금과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가혹함이 덜 했다. 엘리엔이 준 호부 덕에 추위도 훨씬 덜 느끼고 있었다는 점도 그랬지만 일단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되었다. 이유야 어쨌든 같은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4명이나 더 있는 것이다. 그런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야예이는 신기해했다.

 “그렇다면 뭔가 따뜻한 것 좀 마시죠. 차는 어때요?”

 낸시가 야예이의 말을 듣고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찬성의 빛을 비췄다. 그리고 빛의 구를 띠우고 돌아온 탬퍼 다음으로 마차로 기어올랐다. 낸시는 어두운데서 고생해야했던 탬퍼와는 달리 빛이 있기 때문인지 금방 주전자랑 차를 찾아 돌아왔다. 그런데 들고 온 병에 든 것은 그가 아는 찻잎이 아니라 검은색 가루였다.

 “뭐죠?”

 키엘리니도 의아한 듯 낸시에게 물었다. 낸시는 빙긋 웃으며 검은 가루에 대해 설명했다.

 “이건 카카오가루랍니다. 남쪽지방 특산품인 카카오콩에서 지방분을 제거하고 녹기 쉽게 만든 거지요. 거기에 설탕과 우유를 타서 맛을 부드럽게 한 거예요. 하지만 아쉽게도 우유가 없어 풍미를 내긴 힘드니 그냥 설탕만 타서 마시죠. 설탕을 안 넣으면 먹기 힘들거든요.”

 낸시는 주절주절 설명한 다음 물주머니의 물을 주전자에 넣고 병에 든 가루를 주전자 속에 풀었다.

 “비싸긴 하지만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주는 데는 더없이 좋은 음료에요. 제대로 탄 것은 한 번 마셔 보면 중독될 정도죠.”

 “그리고 낸시가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지.”

 낸시의 말끝에 탬퍼가 그렇게 농을 던졌다. 낸시는 주책바가지 할아범이라는 시선으로 탬퍼를 보았지만 탬퍼는 꿈쩍도 하지 않고 히죽 웃었다. 그 표정이 묘하게 어려보이는 것이 그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어쨌든 낸시는 능숙하게 코코아차를 끓여 일행에게 돌렸고 키엘리니로부터 감탄의 말을 하게 만들었다. 물론 탬퍼가 코코아차의 힘이라고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고 로딘이 그에 동의함으로서 낸시가 열 받도록 만들었지만 다들 손에 뜨거운 코코아차를 손에 쥐고 있는 터라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소란통 내내 거의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야예이는 코코아차를 한 모금을 홀짝 마시고는 그 광경을 보며 피식 웃었다. 왠지 이런 것을 자신이 원했던 것 같다고... 야예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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