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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천로역정] 능소니

2009.02.03 21:39

카와이 루나링 조회 수:582

별 것 아닌 일에서 시작된 우연은 세상을 바꾼다.
엇갈릴 일이 없는 몇몇의 우연과 우연이 겹치는 것 만으로도 모든 것은 바뀐다.
그 단순하기 그지없는 법칙은 그녀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먹이를 찾아 평소보다 조금 멀리 나왔던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그래, 결국 단지 그 뿐이었다.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주위를 둘러본 뒤에야 이 곳은 자신이 평소 생활하던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먹이를 구했다면, 배를 채운 뒤 느긋하게 왔던 길을 되돌아 갔을지도 모른다.
만족스레 부른 배에 기뻐하며 내일도 오늘과 같은 행운이 따르기를 바라는 생활.
그 일상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여긴 어디지?'

딱히 별스런 일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누구나 할 수 있었던, 아무렇지도 않은 생각이었을 뿐.
하지만 ,그 생각이라는 행동 자체가 그 커다란 운명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이리라.
단순히 본능에 따라 생활하기만 했던 그녀에게 파문을 일으킨 돌맹이는, 실로 아무것도 아닌 짧은 한 마디였다.

'난 여기에 왜 와 있는 것이지?'

우연하게 시작된 작은 생각.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작되는 의문은 점차 커져만 간다.
마치 한번 터진 물꼬가 점차 강해지기 시작하는 것처럼.

후일 생각해 본다면, 이 것이야 말로 운명이라는 이름의 장난이 아니었을까?

'나는 대체 누구지?'

이 세상이 만들어진 이래, 가장 쉬워보이는 질문이면서 그 누군가도 찾지 못한 답.
누구나가 가질 수 있는 의문이지만, 대부분 신경조차 쓰지 않는 물음.
결국 그녀는 그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고, 지금까지 가져왔던 모든 의문과 마찬가지로 어떠한 답도 구하지 못했다.

'나는 대체...'

 


그녀는 점차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생각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 어떤 본능조차 이겨낼 수 없는 욕망.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각하며, 그녀는 점차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만약 그 때,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필시 이 별난 한 마리의 짐승은 이 세상에서 잊혀져 갔겠지.

"이상한 일이로구나."

그녀가 웅크리고 있던 굴 안이 어두워진다.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가 울려퍼지며 그녀의 귀를 때린다.

'누구일까?'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굴 안에 들어오려 하는 '침입자'의 존재를 무시했다.
아니, 무시한 것은 아니다.
그 침입자를 공격하는 대신 가만히 고개를 들어 그 누군가의 모습을 바라보았을 뿐.
그리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 곳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네 것이었나 보구나."

그 누군가가 다가와 자신의 앞에 한 쪽 무릎을 꿇으며 앉는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자신을 바라보고는 앞다리를 들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온통 새하얀 무언가였다.
몸은 굉장히 가느다래 그녀가 한 번 휘두르는 손에 부서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 연약한 몸을 새하얀 무언가로 감싸 놓았고, 드러난 앞발은 깨끗하여, 맨살이 그대로 보였다.
얼굴 역시 털이 없이 깨끗하였고, 단지 위쪽으로만 흰 털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참으로 이상하게 생겼구나... 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가만히 그 누군가를 바라보았다.

"눈이 참 깨끗하구나."

이상한 울음 소리였다.
그 울음 소리가 또 다시 그녀에게 풀 수 없는 의문을 안겨주었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이상한 소리.
지금까지 들어왔던 그 어떤 동물의 울음 소리와는 다르게 복잡한 소리.
그 것이 단순한 울음 소리가 아니라 수 많은 규칙으로 이루어진 언어라는 것을, 지금의 그녀가 알 방법은 없었다.

"궁금한 것이 많은가 보구나."

또 다시 무언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는 하얀 짐승.
하지만 그녀는 어쩐지 그 짐승이 어떤 목적으로 울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눈을 돌릴 수가 없다.
아무것도 아닌, 조금 크지만 약해보이는 짐승이지만
이상하게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있다가는 아무런 답도 구하지 못하겠구나."

그 짐승은 슬쩍 시선을 옮겨 자신의 몸을 바라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는 그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보며 따라서 자신의 몸을 일으켰다.
한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던만큼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힘에 겨웠지만.

"어떠냐? 따라오겠느냐?"

자신을 바라보며 이어지는 울음소리.
그 울음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번에도 그녀는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따라가자.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넣었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그와 비슷한 동물이 많은 곳이었다.
털의 색깔은 조금씩 달랐지만, 맨살이 드러나 보이고 얇은 무언가로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똑같았다.
여전히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주고 받으며 그 누군가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기분을 나쁘게 하는 이상한 냄새가 나기도 하고,
귀가 아파 얌전히 있기 힘들 정도로 자신을 괴롭히는 시끄러운 곳이기도 했다.

"괜찮으냐?"

그녀의 변화를 눈치 챈 것일까?
옆에 서 있던 그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당연하게도, 그녀는 그 말이 단순한 울음 소리로 들렸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고개를 슬쩍 들며 그의 울음에 답했다.
그리고 막 떨려오기 시작하던 몸을 진정시키며 조금 더 그의 옆에 가서 붙었다.

"영리하구나."

대체 이 짐승은 나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들은 사람 이라고 불리는 동물의 한 종류라는 것 같았다.
그 생김새처럼 각각의 힘은 미약하기 그지없는지 수많은 숫자가 모여서 살고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고, 복잡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을 그녀는 가만히 바라만 볼 뿐이었다.

"아직까지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조차 힘겨워 저렇게 움직이고 있단다."

그녀의 옆에 앉으며 자신을 데려왔던 그 사람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그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말을 이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 같구나."

그 말에 긍정이라도 표하는 양,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치켜올렸다.
그녀가 보기에 사람들은 먹을 것에 대한 걱정, 사는 것에 대한 걱정 따위는 필요없어 보였다.
매일매일 정해진 때에 먹을 것은 챙겨 먹는다. 자신들처럼 먹이를 찾아 헤메거나, 먹이를 찾지 못해 굶는 일 따위는 본 적이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이용해 주변을 둘러싸 막아놓고 번갈아 가며 서로를 지켜준다. 더군다가 사람들은 그 무섭고 뜨거운 빨간 꽃을 마음대로 다루는 굉장한 동물이었다.
대체 무엇이 힘겹다는 것인가?

"사람들은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할 수 있는 동물이란다."

가만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렇기에 현재만이 아닌 미래를 꿈꾸고, 그를 위해 살아가려하지."

그의 목소리에는 상당한 자부심이 실려있었다.
그래, 그 것은 오직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
사람이 모든 생명체의 위에 설 수 있게 되는 근원.

하지만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미래를 꿈꾼다는 말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먹이가 부족한 겨울을 대비해 많은 음식을 먹어두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긴 겨울을 난다.
단지 그 것이면 충분한 것을, 사람들은 어째서 이리 힘겹게 살아가려 발버둥 치는 것일까?

사람들의 생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부족이라는 개념도, 우두머리라는 개념도, 미래라는 개념도 알 수 없었다.
그 모든 것은 대체 무엇 때문에 생긴 것일까?

그녀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다시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대체 무엇을 꿈꾸고 사는 것일까?
그 의문이 가장 커진 것은 그녀가 이 곳에 오고나서 계절이 두 번 정도 바뀌고 난 뒤였다.

기분 나쁜 냄새, 땅이 울릴 것 같은 함성,
그리고, 짓눌려버릴 것 같은 광기.

무슨 일일까?

토할 것 같은, 도망치고 싶은 압박감을 겨우 떨쳐내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에 와 닿은 것은 수 많은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들어오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그 뒤에 끌려오는 또 다른 사람들의 무리.

온통 붉은 피로 범벅이 되어있어, 역겨운 냄새가 그녀가 있는 곳 까지 흘러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그녀를 힘겹게 하는 것은 사람들이 내뿐는 기운.
환희와 절망, 기쁨과 슬픔, 희망과 좌절.
너무나 대조적인 두 무리의 느낌.
하지만 그와 동시에 모두에게서 느껴지는 살기와 광기.

더 이상은 볼 수 없었다.
몸을 돌려 달아났다.
이런 미쳐버린 세상에 휘말려 있기 싫었다.

"눈을 돌리지 말거라."

하지만 그런 그녀를 막는 사람이 있었다.
그다. 자신을 이 곳에 데려왔던 사람이다.

"저 것이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이니라."

같은 동족이면서 서로가 서로를 해치는 모습.
이긴 쪽은 모든 것을 가지고, 진 쪽은 모든 것을 빼앗긴다.
동물들의 영역 다툼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정도의, 밀도의 싸움.
그리고, 그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어리석음.

그 것이 그녀가 처음 본 전쟁의 일면 이었다.

"평화를 바란다. 하지만 그 평화를 위해서는 피튀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 이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냐."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모습은, 그녀가 평소에 보아왔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마치, 울 것만 같았다.

"그렇겠지. 저 것을 지시한 사람은 바로 나니까."

그 말이 너무나 의외였을까?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사람이기에,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할 때도 있는 법이란다."

이해할 수 없다.
대체 저들은 무엇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그렇겠지. 나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니까."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까지 이루고자 하는 꿈이 무엇일까?

"오늘 밤도, 잠이 오지 않을 것 같구나."

역시나... 이해할 수 없었다.

 

 

"진심이냐?"

긍정하며 그녀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어려운 선택이었다.

자신은 도무지 그들을 알 수가 없다.
평범한 동물과는 다르다.
그 어떤 동물보다도 영리해 보이지만, 때로는 그 어떤 동물보다도 어리석어 보인다.
가장 약한 동물이면서, 가장 강한 동물.

대체 그들이 바라보는 미래는 무엇이고, 그들이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은 아마 평생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힘든 길이 될거다."

각오하고 있다.
그런 뜻을 내비치며 그녀는 똑바로 그를 바라보았다.

".... 알겠다. 더는 말리지 않으마."

그녀 눈을 잠시 바라보던 그는 가볍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을 보는 순간, 그는 그녀가 무엇을 바라는지 바로 눈치챘다.
하지만 그 바램은 너무나 허황되어 보였고, 그녀 스스로도 가능할지 의문시되는 일이었다.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이 아닌 자가 사람이 되는 것이 가능할 거라는 생각은 사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라면 그 방법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생각대로 그는 그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기쁨에 겨워...' 라는 느낌은 없었다.
그저 담담히, 무언가를 찾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뿐.

한켠에는 이렇게 될 것 같았다는 생각도 들고 있었다.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부터, 그를 만나는 순간까지...
그 모든 것은 사실 이 일을 위해 준비된 발판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그녀가 스스로 깨닫지 못한 '상상' 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 사이 그는 원하던 것을 찾은 것 같았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풀뿌리.
그리 많지는 않은 양이었지만 그 조금의 양 만으로도 순식간에 코가 마비될 것 같은 강렬한 향을 지니고 있는 풀이었다.

"이 것을 가지고 빛이 들지 않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거라. 이 것을 먹으며 일백일 동안 빛을 보지 않고 하늘에 치성을 드리면 원하는 이루어 질거다."

그 말에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숙인 뒤 그가 건네준 풀뿌리를 들고 걸음을 옮겼다.
그 풀뿌리가 대체 어떤 것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일백일이라는 시간이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양으로 일백일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가지지 않았다.
그 말이 과연 진실인지 조차 의심하지 않았다.

그저,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천천히 그에게서 멀어져 갈 뿐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몸에 생긴 변화를 눈치채는데는 일백일이라는 시간까지 걸리지 않았다.
낮과 밤이 수십번 지난 것은 알 수 있었지만 몇 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아직까지 어제 먹었던 풀 뿌리의 매운 향이 입 안에 맴돌고, 씁쓸한 향기가 동굴 가득히 남아있었다.
분명히 특별히 변한 것은 없어보였지만, 그녀는 분명히 자신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발로 땅을 딛고 일어선다.
높아진 시야와 균형은 어지러움을 안겨주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굴 속을 더듬어가며 바깥을 향해 나온다.

눈이 부시다.
얼마만에 본 빛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이 아플 정도로 부셔왔다.
눈을 감고 한참의 시간을 보낸 뒤, 천천히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추운 바깥 공기에 몸이 떨린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을 바람이 스쳐지나갈 때마다 아릿한 통증과도 비슷한 느낌까지 전해진다.

그 모든 것이 생소했지만
그녀는 아무 것도 불만도 의문도 가지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겼다.

 

 

 

"생각보다 일찍 왔구나."

예상했던 대로, 그는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에게 그가 입고 있는 것과 비슷한 무언가, 옷이라 불리는 것을 건네주어 입게 한 뒤 말을 이었다.

"긴 여정이 되겠지. 준비는 되었느냐?"

그 목소리가 가볍게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이전에는 알 수 없던 미미한 변화였다.

저 목소리에 담긴 무언가를 느끼고, 그에 맞추어 변화하는 자신의 무언가를 느낀다.
이전에는 있는지조차 몰랐던 특별한 무엇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이 달랐다.

사람들의 목소리, 눈빛, 몸짓, 행동, 그리고 은연중에 풍기는 분위기.
이전에도 그에 담긴 뜻은 헤아릴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세세하게 그 모든 것을 깨닫고, 또 그에 따라 자신의 무언가가 변화하는 것은 분명히 이전과 달랐다.

이 것은 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이 것이 사람들과 다른 동물들을 다르게 하는 무언가가 아닐까?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자신이 변한 것 만큼, 자신 주변의 많은 것이 변해가리라.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빠진 것이 있구나."

생각을 멈춘 그녀가 마지막으로 그에게 가볍게 고개를 치켜든 뒤 몸을 돌렸을 때 였다.
막 떠나가려던 그녀를 붙잡은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사람들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른단다."

이름이란 대체 무엇인가?

"자신이 자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타인을 칭하려 할 때, 타인을 이해하려 할 때 필요한 것이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무엇이 더 필요한 것인가?

"사람은 서로서로, 눈 앞에 닿아 있는 사람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눈 앞에 닿아있지 않은 것을 어찌 본다는 것일까?
그녀는 이 역시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곧 그 의문을 접었다.
이 여행에서 그 역시 배울 수 있겠지.
확실한 것은 그 것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에게도 이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름이라...
그 것은 대체 무엇일까?
그런 의문 역시 접어두며 그녀는 그를 바라보았다.

"내 이름은 환 이라고 한단다."

환.
그 이름에 어떠한 뜻이 담겨있는지 그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짧은 한 마디에 수많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겠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 것 만큼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자신의 이름은?

그런 의문을 가진채 그녀는 환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과연 무엇이라 불려야 옳은 것일까?
과연 환은 자신은 어떻게 불러줄 것인가.

그 의문에 답하듯, 환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

"음.. 새로 태어난 아이, 본래는 곰이었으니 그 이름을 따서 능소니라 부르는 것이 어떻겠느냐."

능소니, 곰의 새끼.
아무래도 사람들은 어린 곰을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과연, 이런 것이 이름인가...

"그래, 능소니. 그 것이 네 이름이 될 것이다."

환의 능소니는 가볍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환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 그래. 평안하거라. 부디 원하던 답을 구하기를 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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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선배님의 오리지널 탄생 비화!  라는 느낌일까요?

네. 선배님의 이름은 바로 저기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뭐, 보시면 알겠지만 대놓고 웅녀입니다.

므흐흐.

선배님... 꽤나 열심히 만든 캐릭터인데 어째 묻히는 느낌이라 말이죠....



간만에 글을 쓰니까.. 확실히 감이 잘 안잡히네요.

좀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다음 글은 더 분발해 봐야겠습니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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