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L/F 서장 encounter prat8

2009.02.03 12:59

G.p 조회 수:543



 치직….

 허술하게 일렁이는 광학 플레이트의 궤도.
 커넥팅한 자료를 기반으로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만다.
 자신은 언제 까지 이런 가면으로 그를 속여야 하는 걸까?

 거짓된 말과 거짓된 감정으로 그를 길들이고 그를 기만한다.
 자신이 저지른 짓이란 것에 대한 속죄도 못되는 이 행위에 절망한다.

 "이걸로 움직여 줄까."

 그녀는 방금전에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그저 절망 스런 눈으로 창밖을 바라본다.


 도망 가고 싶어.
 자신이 알던 사람이 변해 버리고 이 세상이 또다시 엉망이 되어 가.
 우리들이 이곳에 존재 한다는 걸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해.

 이넥스.

 너는… 나의 최종 방어 시스템이잖아.





                                                                                                                      아르노가 말려 들기 전에 도와줘.










 
 "가는 거야?"
 "미안해 세레니티. 이럴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해서."
 "괜찮겠어?"
 "응 괜찮을 거야. 아마도. 지킬수 있다면 수단 따윈 가리지 않을 거니까."

 아르노가 짐을 어깨에 들쳐 매고 현관으로 향한다.
 문이라는 공간의 경계에 세레니티와 아르노가 서로를 바라본다.
 그것은 오랜 시간을 함깨해온 자의 유대감.

 제르나와 이넥스가 끼어 들수 없는 둘만의 오랜 기억이 만들어낸 결계였다.

 "살아서. 돌아와야해."
 "응."
 "죽으면 안돼."
 "응,"
 "반드시 돌아오는 거다."
 "응."

 아르노의 눈이 세레니티를 마주하지 않는다.
 자신은 없다. 괴물 들의 밥이 되는 것도 각오 해야 할지도 모른다.

 세레니티가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이 남자가 하는 각오는 목숨을 걸거나 모든걸 걸거나 하는 종류의 것이란걸 안다.
 자신이 망가지더라도 자신의 딸을 지키려는 남자다.
 아르노는 제르나의 뒤에서 머리만 내밀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이넥스의 머리에 손을 얻고 스다듬는다.

 "잠깐 집을 비울테니까. 나 없는 동안 아줌마랑 누나를 지켜 줘야 한다."

 그의 크고 따뜻한 손이 이넥스의 머리카락을 엉키게 만들었지만 그런건 상관 없었다.
 다만 어른과 소년의 사이 무언가 알수 없는 눈빛이 오갔다.
 그게 아르노는 맘에 들었다.

 "부탁한다. 이넥스."

 그리고 알리가 없는 그 소년의 이름을 말한다.
 소년은 무슨뜻인지 모르고 제르나 역시 그 이름의 의미를 잊은지 오래.
 세레니티만 울고 있던 와중에 입을 가리는 손이 하나더 늘어나서 두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 이름을 이아이에게 붙여 주었다.
 제르나를 지키기 위해 소비된 이름의 가치.

 그것만으로 충분히 슬픈.
 그것만으로 충분히 그리운.



 아르노가 안보일 때쯤 되서야 세레니티는 집안으로 들어 갔다.
 제르나는 오늘도 병원으로 갔고. 남은건 이넥스 홀로 울고 있는 세레니티를 어찌 해야 할지 망설였다.

 그저 눈물만 흘리는 세레니티를 어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이넥스는 결국 세레니티의 머리위에 손을 올리고 쓱쓱 흔든다.
 어설프고 엉망인 머리 쓰다듬기.
 그리고 이어지는….

 "괜찮아. 잘될거야."
 
 세레니티는 다물어 지지 않는 입을 가리며 자신의 눈앞에 있는 소년을 바라본다.
 처음으로 말을 했다.
 말을 할수 없을 정도로 뇌손상이 심하다고 했는데 말을 한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웃으면서 잘될거라는 말은.





 죽은 자신의 아들과 너무 닮았었다.







                                                                                            이대로는 아르노가 말려 들고 말아.
                                                                                            도와줘 이넥스.





 

 제르나가 오는 길에 간식거릴 사왔다.
 뉴스는 아직도 그 괴물과 싸우는 전차나 전투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배경은 밤이 아니다.
 낮에 있던 일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밤이 배경인듯한 장면들과 부셔진 전투기와 전차의 잔해속에 부상자가 실려가는 장면만 보인다.
 움직임을 멈춘 괴물. 그리고 괴물의 알.
 수도 없이 도시에 붙어 버린 알이 부화의 순간이 멀지 않은  시점에 그 모습이 보인다.
 조만간 저 알들이 부화 하는 순간 어쩌면 다 끝날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3개월후.

                                 알은 부화해 버리고 말았다.




 





 제르나는 오늘도 마찬가지로 밖으로 나선다.
 늘 병원으로 가는 길은 걸어가기에 적당한 길이었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아 적당히 운동도 될수 있는 길이었다.
 길너머에 있는 편의점은 일하러 하는 도중 캔 커피를 마시며 잠깐 한순 돌리기엔 좋은 곳이었다.
 가는 길마다 인가로 뒤덥힌 길은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길이었다.
 제르나의 발이 멈춘다.
 눈앞에 노란색 끈이 쳐저 있다.
 끈 너머에 있는 괴물의 발자국.
 병원으로 가는 길은 아직 반도 안왔다.
 편의점은 괴물의 알에 깔려서 완전히 무너지고 불에탄 폐허의 모습이었다.
 어렸을때는 이길로 아르노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갔었다.
 일을 하지 않던 아르노가 고작 해줄수 있던건 제르나의 등하교를 마중 나가서 손을 잡고 집에 돌아오는게 전부 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졸업식날 편의점에서 조금 떨어진 식당에서 외식을 했다.
 
 이젠.

 그럼 모습은 없다.

 익숙했던 마을이 이미 변해 버렸다.

 괴물의 시체를 처리하고 있는 남자들이 보인다.
 일부는 식량으로 쓸수 있는 것인지 연구를 위해. 일부는 괴물의 지방에서 기름을 짜내기 위한 공정으로 일부는 괴물의 뼈로
바리게이트를 만들고 있다.
 괴물의 시체가 하나.

 고작 하나가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괴물은 무수히 많은 알을 낳고 부화해서 수를 늘렸다.

 알은 총알이나 미사일 따위에 깨지지 않았다.

 아르노의 소식은 끊어졌다. 

 

 "온다!!!"

 누군가 다급하게 외친다.

 하루에 몇번이고 오는 괴물에 어느세 사람들을 보초를 서고 스스로 지키고 있었다.

 월터와 브링스는 해체하던 무기를 다시 조립하게 될줄은 몰랐다며 투덜거린다.

 이넥스는 그날 이후 잠이 들었다.

 1년의 잠과 같이 깊은 수면 상태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고만 있다.

 세레니티는 아르노의 무기를 들고 어느세 남자들과 싸우고 있었다.

 자신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기껏해야 다친 사람들의 간호 정도가 전부 였다.

 자신은 간호사 니까.

 그게 직업이니까.

 그런 식으로 말하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아르노를 찾으러 괴물들의 시신이 있다는 서쪽으로 향하고 싶다.
 그때 괴물의 몸안에서 일어난 폭발로 인해 괴물들의 일부가 죽었다.
 그러나 괴물은 아직도 많다.

 마을을 감싸는 바리게이트중 일부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놈들의 뼈를 크레인으로 세워서 지변에 고정 시켰지만 결국 놈의 뼈다.
 살아 있는 놈들이 더 강했다.

 고물상에서 대충 쓸수 있게 조립한 무기들이 불이 뿜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완성인 그것들을 들고 괴물에 싸운다.
 괴물이 고통에 입을 벌리자. 누군가 폭탄을 들고 괴물의 입으로 뛰어 든다.





 그리고 괴물과 생을 마감한다.


 놈의 표피는 무기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총알이나 미사일 같은 걸 소비해봐야 소용이 없다.
 다만 어쩌다 보면 고통에 입을 벌리는데. 그때 폭탄을 입에 집어 넣어서 머리쪽에 있는 뇌를 터트리는게 전부다.



 툭-.


 사람의 손으로 보이는게 제르나의 눈앞에 떨어진다.
 손에낀 반지는 결혼 반지로 보인다.
 새하얀 손에 가족의 사진으로 보이는 종이가 있다.
 가족의 사진을 쥐고 다른 손엔 폭탄을 들고 괴물의 입에 들어 갔다.


 …….


 뺨을 타는 것을 막을수가 없다.
 그 액체가 한없이 뜨겁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슬퍼할 시간도 없이 또다시 다른 한놈이 나타났다.
 거대한 몸을 흔들며 달려오는 놈을 막을 길이 없었다.
 시간 끌기용인 바리게이트는 이미 먼저 들어온 놈에 의해 복구할 틈도 없었다.
 또다시 불을 뿜는 화기들이 무력하게 사람들이 밟히고 치여 죽어 간다.

 그리고 그 것이 제르나의 눈앞에 정면으로 있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소리칠 목도 움직이지 않는다.

 하복부가 축축해지며 자신의 무력함이 느껴진다.

 괴물이 다시 자신을 잡아 먹으려 한다

 허공에 날리는 사람의 머리. 팔. 다리. 찢어진 살거죽. 내장을 입에문 그것.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 소중했던 사람.

 같은 자궁에서 태어나기 전 부터 자신에게 행복을 속삭여 줬던 존재.






























                                                                                                                 아….




















































 
                                                                                                                   기억해 버렸다.





















































                                                                                                                      잊고 있던 사람을….











































































                                                                                                                    너무 아파서.












































                                                                                                                     잊고 있었다.




































































                                                                                                              "이넥스?"





 




 괴물의 살이 타들어 가면서 무너진다.
 빛으로 이루어진 반 구형 그물이 괴물을 태우며 제르나에게 올 위험을 소멸 시킨다.
 고기가 타는 냄세.

 그리고 흐날리는 은회색의 머리카락.
 소년은 어느세 성장해 있었다.

 노을이 담긴 호박색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한다.
 그것은 따뜻한. 무척 따뜻한 눈길.

 



 "이넥스…. 오빠?"


 자신을 지키다 개에게 물려 죽은 자신의 반쪽.
 같은 자궁에서 함깨 웃고 생명이 되어 가던 존재.
 그리고 자신의 트라우마.
 고깃덩이가 되어 죽어 버린 하나 뿐인 자기 자신이기도 한 존재.
 너무나 슬퍼서 잊고 있던 기억을 억지로 끄집어 내며 다시한번 마음에 상처 입히고 정신을 망가트리는 한이 있어도
잊을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서 기억을 부정하지 못할
 소중한 가족.


 "오빠지? 오빠인거지? 돌아 온거지?"

 
 
 그러나 사람은 저승에서 돌아올수가 없다.
 돌아온 순간 부터 사람이 아니다.
 돌아온 순간 부터 알고 있던 사람으로 존재 할수가 없다.




 죽은 사람이니까.
 이 모든게 가짜니까.






 이넥스는 천천히 뒤돌아 제르나에게 다가간다.
 눈물이 가득한 제르나의 얼굴을 미숙하게 닥아 내고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괜찮아. 다 잘될거야."

 처음 보는 미소. 하지만 기억에는 분명 있었다. 자신의 오빠가 늘 짓는 미소. 늘 하던말.
 자신을 위로해 주던 말.

 
 

 왜 자신의 아버지가 그 소년에게 그 익숙한 이름을 지어줬는지 납득이 갔다.
 왜 자신의 어머니가 이 소년에게 그렇게 상냥했는지 이해가 갔다.



 입에서 나오려는 오열이 참고만 있기 때문인지 어깨가 흔들린다.

 언제 까지고 참을수 없는 그것에 매달릴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터졌다.


 


                                                               "이넥스!"





 

 그러나 소년은 그저 자신의 갈길로 나아갈 뿐이다.
 눈앞에 있는 또다른 괴물.

 5마리 가냥 되는 괴물이 눈앞에 존재 한다.
 괴물의 존재가 느껴진다. 전부 자신과 같은것. 아마 넘어올때 오류가 발생해서 급격히 돌연 변이  한거겠지.
 거기에 저 내부에 있는 그것의 스펙트럼.

 저 거대한 몸체를 움직일수 있는 에너지 원 까지 느겨진다.

 소년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린다.

 느껴진다. 자신의 가슴에도 그것과 같은게 존재 한다.
 심장이 두근 거리며 그것의 스펙트럼의 굵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평소 하나만 살아 있던 그 기관이



 지금 한꺼번에 전부 움직이고 있다.

 자심의 심장에 있는 그것의 에너지가 한곳으로 몰린다.

 하복부로 몰리는 그 힘을 다시 팔로 돌린다.

 이상 한 곳에서 이상한거 쏠 마음은 없으니 그나마 조준이 쉬운 곳에 댄다.

 그리고 그것의 활동을 전면적으로 개방해 버린다.

 손바닥의 커넥트가 스파크를 일으키고 그 스파크가 모여 구체형 에너지원이 되어 팽창한다.
 일순간에 특정 질량이 붕괴하여 중력이 무너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성질을 가지게 된다.




 핵시드 캐논.




 이넥스의 몸안에 있는 모든 기관이 가동 하며 대량의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빠르게 얼어붙는 공기에 눈이 내린다.

 새하얀 눈이 그 거리에 내린다.


 자기 자신의 몸을 극한까지 망가트리고 복구를 억압했다.
 그리고 그 모든게 한방에 해소 되는 듯한 능력.

 그대로 붕괴된 중력을 기점으로 주변의 에너지가 극격하게 소모된다.
 지나가는 자리자니 폭풍이나 열에 의한 화염이 아닌 어디 까지나 물질 자체의 변화가 일어나듯 재가 되어 바람에 날린다.

 물질 자체의 에너지가 완전히 소모하면서 원자와 원자. 분자와 분자가 이어지는 끈이 소멸해 버린다.
 

 눈앞의 괴물은 이미 전부 재가 되어서 소멸해 간다.

 그리고 그 재를 감싸듯 하늘에선 눈까지 내리고 있다.





 "미안."



 소년의 입에서 나온 사과의 단어.













                                                                                                    "너는 내가 찾는 제르나가 아니야."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