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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서장 encounter prat7

2009.02.03 07:53

G.p 조회 수:449


 "너 왜온거냐?"

 아르노는 물고 있던 담배를 잘근 잘근 씹으며 눈앞에 있는 사람을 직시한다.
 무표정한 얼굴로 잘도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존재에 아르노는 가슴 깊은 곳에서 살의가 일어나지만 그것을 참는다.
 그리고 시간이 무의미하게 지날지언정 아르노는 그가 사라지길 기다린다.
 그의 눈을 직시하며.

 "국가가. 원하니까요."
 "헛소리."

 무표정이 처음으로 시선을 피하며 대답한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직시할수 없는 현실을 피할수 없다는 것과는 다른.

 "또다시 무기를 만들라는 거냐? 니놈에게 속아서 난 짊어질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망령에 시달렸어!"

 처음엔 그저 군인으로서 참전했을 뿐이다.
 그저 전장에서 쓰러지는 이슬이 되어도 족했다.
 어차피 살아 있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목숨을 연명하던 그에게 있어 그저 살아 있다는 실감이라는 것과는 다른
 목적으로 전쟁에 참전하는 무수한 타인을 묵살하며 그들을 무시하는 입장이었지만 그것만으로 족했다.

 "매일 같이 죽은 녀석들이 내 이름 외쳐대는 꼬라지가 짜증나는 판국에 니가 살아서 내눈앞에 나타나? 제정신이냐?
 뒤지고 싶으면 가서 혼자 뒤질 것이지 누구앞이라고 생각하고 면상을 들이대고 그 잘난 낮짝으로 내 눈앞에 나타나!"

 그의 멱살을 잡으며 흔들고 있는 아르노를 브링스와 월터가 잡아 말리지만 아르노의 손직만으로 둘이 뒤로 넘어가 버린다.
 평소 일할때는 본적도 없는 아르노의 숨은 근육이 그동안 쌓인 지방질을 무색하게 튀어나오고 근육의 위로 굵은 혈관이 맥동하며 
 무표정의 멱살을 잡아서 들어 버린다.
 무표정의 몸이 살짝 떴다는 사실은 뒤로 넘어간 둘은 모른다.
 그저 무표정만 자신의 몸이 뜰정도의 힘을 지닌 이가 아직도 자신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안타까울 뿐이다.
 
 "몸이 녹슨 겁니까?"

 그러나 그건 상관 없다.
 귀공자 같은 외모의 무표정이 정색하듯 그를 농락한다. 이 한심한 모습의 남자가 자신의 상관이었다는 것은 상관 없다.
 한대 얻어 맞고라도 이자를 끌고 오겠다는 각오는 부족한듯 하다.
 아마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만들고 있던 거 아닙니까. 보행 전차형 아머드 모듈."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닌 지킬수 있는 방어장비. 무기를 만들기만 하던 그에게 있어 마지막으로 만들어낸 지키기 위한 무기.
 전신을 뒤덥는 중장갑으로 적의 탄환을 막고 몸전체를 감싸는 방공능력으로 그 생명을 지킨다.
 분명 무기는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휘둘러지는 물건일 뿐이지만.
 그는 적어도 남을 죽일수 있는 무기로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제작자의 최소한의 마음을 담기 위한.

 "그리고 죽이기 위한 일로 부르지 않는거 아시지 않습니까? 뉴스도 안보십니까? 괴물입니다."
 "아머드 모듈이라고 해봐야 갑옷입은 사람에 불과해! 괴물을 없에고 싶으면 탱크나 전투기로 쏴재끼라고!"
 "그런건 벌써 해봤습니다! 무리입니다!"

 무표정의 표정이 변했다. 귀공자 같은 얼굴을 찡그리며 울것 같은….

 "그래서 아머드 모듈따윌 쓰겠다고? 아무리 만들어봐야 전투기나 전차에 비해 화력이 압도적으로 약한… 설마?!"
 "그 설마입니다. 녀석들의 신체 내부로 들어가 녀석들의 내부에서 파괴공작을 하는 작전이 정식으로 통과되었습니다."
 "무슨 소리야? 전투기나 전차 같은건 없는 거냐? 그런거 통하지 않는 거야?!"
 "당신 대체 얼마나 미디어 매체를 싫어 하는 겁니까? 방금 통보가 내리지…. 아니 싫어 했죠 당신은."

 그제서야 아르노는 텔레비전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급하게 전원을 켯다.

 화면에 나오는 것은 계속 알을 낳고 있는 괴물과 괴물에게 날아오는미사일.
 그리고 괴물의 주변에 빛으로 이루어진 막 같은게 미사일을 막고 있는 영상이었다.

 "플라즈마… 디펜스 매트릭스?!"
 
 분명 그녀석이 고안한 대 화력전 방어 시스템.
 다만 자신의 아머드 모듈과 같이 비 상식적인 전력 소모로 기각된 오버 테크롤러지 인 만큼 이것을 연구하는 사람은 극소수.
 아니 단 한명 뿐이었다.

 "하이스트…."

 전쟁때 죽어 버린 자신의 친우가 남겼던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제작된 자신의 아머드 모듈. 그리고 플라즈마 디펜스 매트릭스.
 그 두가지를 합쳐서 만들어내는 퍼스널리티 로이드 기어. 
 대 전자전 방어형 특수 보행 전차. 그것은 그들이 잃어 버린 테크롤러지의 일부. 아니 어느순간에 갑자기 머리속에 떠오른 구상이었다.
 그저 어렸을때 같이 어떤 섬나라의 애니메이션을 보며 2족 보행 전투 병기에 대한 꿈을 키우다 보니 만들게 된 비극.
 그러나 지금은 아르노는 건 스미스에서 고물상 직원. 하이스트는 그저 시체일 뿐이다.
 모든것이 어긋난 미래.
 어디 까지나 그는 이제 그 어긋만 미래에 대한 기대 따윈 품지 않는다.
 전쟁때 죽은 하이스트 때문에 삶의 의미를 잠깐 이나마 잃었지만 그뒤 만나게된 사람들. 모두 지키고 싶다는 의지는 있지만 자신의 손이
 또다시 피를 부르는 물건을 만들까 두려웠다.
 그래. 그 하얀총. 아직 사라지지 않은 그 하얀 총을 다시 만들까봐.

 새하얀 총신이 피를 부르며 또다시 사람들을 죽일까 그런걸 만들어 낼까 두려웠다.
 그래서 그것과 동형의 쌍둥이 총은 그런 의미로 사용되는걸 막기 위해 자신이 봉인 했다.
 

 지키고 싶다.
 하지만 그걸 만드는건 두려워.

 하지만.





 이 세상에 자신의 딸이 살아 있다.
 그래 그 아이가 태어나면서 각오 했던 일이 있다.
 만약 그 아이를 위협하는 것이 있다면 자신 손으로 없에 버리겠다.
 그 아이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슬픔의 10만분의 1이라도 알리고 싶지 않다.
 항상 밝게 자라주고 이제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가진 아이다.
 바라는 대로 성장해 주었고 만족한 대로 착한 아이가 되어 주었다.
 그런 아이가 살아갈 땅에 지저분한게 있는것은 두고 볼수 없다.


 
 "어이 지스켈 펜더하임"
 "펜들하임입니다."
 "상관 없잖아."

 무표정의 귀공자는 자신의 멱살에 실린 힘이 줄어드는것을 느꼇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남자의 눈을 바라보았다.

 한없이 붉은 노을빛의 호박색.
 그것은 마치 하늘이 마치 붉게 타오르는 듯한 눈동자를 지닌.
 한없이 따뜻한 남자의 눈이지만. 동시에 모든것을 태우는 업화를 짊어 진 자의 눈.
 자신의 상관이었던 남자의 눈이다.


 "그놈들 몸안엔 나도 들어간다. 연금 빵빵하게 준비하라고 윗대가리들한체 분명하게 꼬질러놔."







 제르나는 자고 있다.
 세레니티는 어디론가 쇼핑을 가고.
 이넥스 혼자 그 엘범을 보고 있다.
 자신이면서 자신이 아닌 존재의 기록.
 그것을 보며 자신을 부정한다.
 이것은 자신이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찾고 있는 여자도 제르나가 아니다.

 이넥스는 고개를 든다.자신의 눈앞에 있는 또한사람.
 무엇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 불투명한 존재를.

 "이제 그만 쉬어도 되는거 아냐?"

 그 존재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그 존재가 누군지도 모른다. 분명 방에 있는 제르나와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건 다른 존재다.
 같은 존재가 두개가 있다는 것은 분명 흔치 않다. 다만 눈 앞의 불투명한 존재는 자고 있는 제르나 보다 조금
 더 마르고 나이들었고 갸냘퍼 보이고 더 상냥해 보인 다는 점이 달랐다.

 어째서인지 이넥스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본적은 없다. 아니 본적이 있더라도 기억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몸은 기억하고 있다.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체온. 심장 박동 그녀의 눈. 입. 코. 귀. 그리고 그녀와 처음 했던 경험들 까지.
 첫 사랑. 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해주었던 사람.

 그러나 기억은 사라지고 잊혀져 버린 진실 마저 왜곡하며 기억을 억지로 짜맞추려 하지만 자신은 부셔졌다.
 삐그덕 거리는 뇌를 간신히 돌려 기억하려 해도 그것은 봉인된듯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눈이 멀고 귀가 멀고 벙어리가 되어
 볼수 없고 들을수 없고 말할수 없어.
 
 존재라는 것이 느껴진다는 그것은 존재 이전의 문제로서 자신의 가슴에 크나큰 상처를 남기고 그 상처를 너무나 아련하게 치료한
 가슴속의 상처가 모든 것을 기억 한다.

 자신에게 있어 눈앞의 존재는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나 기억하니?"



 너무나 슬픈 감정이 태풍과도 같이 몰아와도 뇌가 가슴의 슬픔에 반응 하지 못한다.
 머리가 마비되고 가슴이 타버릴 듯한 그 목소리가 귀에서 고막을 파열시킬듯이 충격을 전하고
 눈에서 흘리는 그것은 멈출길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뇌는 그녀를 거부했다.
 이곳에 존재 할수 없는 그녀이기에 거부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세상 에서도 존재 했었다.

 "제르나."

 목소리가 간신히 나왔다.
 알고 있다. 눈앞에 있는 존재가 누구인지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저 눈앞에 있는 존재에 비칠 감정마저 자신이 망가졌기에 재대로 표현 할수 없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
 마음속 깊은곳에 있는 크나큰 그 감정을 억지로 삼키며 항상 심장이 나이프에 찔리는 듯한 감정을 참으며 살아온 과거 때문인지.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수 없기에.


 뇌가 스스로 망가지는 길을 택해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아이인 채로 살아갔고.
 그렇기 때문에 뇌마저 정상적으로 쓸수 없게 되어 버렸다.




 잊을수 없다.
 그러나 잊지 않으면 자신은 살아갈수 없다.
 그래서 잊었다.
 그러나 내몸이 그녀를 기억한다.
 

 마지막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그녀인 만큼.

 자신의 몸을 앉는다.
 자신에게 몸을 준 그녀를 잊지 못하기에.
 그녀가 준 몸으로 자신은 이 세상에서 그녀를 알고 사랑 할수 있었다.
 자신이되 자신이 아닌 자신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애가 아닌 타인을 사랑하는 감정.
 그러나 그것은 사람과 사람이 사랑 하는 것이 아니.


 사람과 기억이 사랑 하는 모순된 애정.


 그녀는 존재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몸에 남은 그녀의 기억이 자신이 그녀와 함깨 있는 듯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녀에 대한 슬픔을 더는 참기만 하지 않기에.









                                                                                                                                           뇌의 봉인을 풀어 버렸다.







 두명의 남자가 결의를 다진다.
 두명의 남자가 무언가 지킬려고 한다.
 두명의 남자가 살아오며 소중한 기억에 사로잡히고
 두명의 남자가 다시한번 자신의 마음속에 불을 지핀다.
 
 오직 제르나 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를 지키기 위해.

 그것은 서로 다른 모순된 존재라도
 그것은 서로 같은 모습을 지닌 존재로서



 서로가  상반된 삶을 살아 서로가 서로의 상터를 핡아 주지 못하는 짐승의 울음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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