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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F/m 망자의 별. 물고기의 그물.

2009.01.20 19:16

G.p 조회 수:519



  -도망쳐! 바하무트다!



 그게 마지막 이었다.

 마지막으로 들려온 그녀석의 목소리가 절망스럽게 브릿지를 울리고 우린 모두 절망에 빠진채 싸우러 진격하는게 전부 였다.

 2년전 당시 먹고 살게 없다는 이유로 멍청하게 군에 지원한 나는 우연히 어떤 특무 부대의 일원을 만나게 된다.
 자주 가던 바의 익숙한 마스터에게 맛도 없는 김렛을 시키곤 그게 폼인줄 알고 허영심에 들이키는 나와 다른게 먼곳에서 그저 평범해
 보이는 술을 조용히 마시는 상처 투성이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그를 만나게 되었다.

 "어이 형씨. 합석 해도 될까?"

 나는 당시 하이브리드와 오리엔탈의 싸움이 시작될 것도 모른체 그저 평화스런 직업이라고 믿던 군에 대한 자만심에 망가져 가던 망나니
였다.
 그는 그런 나와 다른게 그저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을 뿐 그 외엔 아무런 대답은 없었다.
 그뒤로 나는 내가 어쨋다니 국가의 통합으로 평화에 젖은 인류는 약해 빠졌다느니 술에 빠진체 멍청한 혀를 놀리기 정신 없었다.

 "마스터. 한잔더."

 그가 나와 대화 하는 동안 내뱉은 말은 이게 전부 였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나 자신에 대한 일은 하나도 말하지 않았다. 아니 아예 말을 안한 거니 의미가 없나.
 그러나 그는 나를 보고 그저 진지한 표정만 지었을뿐 취한 사람에 대한 조롱이나 무시도 없었다.

 "이봐 형씨. 근데 형씨는 나이가 어떻게 되?"

 그때 나는 정말 술에 취해 아무거나 물어 보는 상황이었다. 물론 대답은 없었고 나는 그저 다른 걸 주절대며 그의 입이 열리던 말던 내
멋대로 떠드는게 전부 였다.
 그런 주정을 듣고 있는 그는 한참 있어서야 한마디 꺼냈다.

 "스물."

 나는 조금 술이 깨는걸 느끼며 그를 바라 보았다.
 많이 허름하고 찢어진 옷 때문에 유난히 몸에 대한 노출이 많았던 몸인 만큼 몸에는 살수도 없는 수많은 상처가 빼곡히 새겨져 있
었다.
 심장근처에 있는 관통상의 흔적과 가슴과 배를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상처. 한쪽 눈꺼풀위로 새겨진 상처로 한쪽 눈은 조금 생기가
 없어 보였다. 나중에 안것이지만 그것은 기능이 정지한 눈이었다.
  나는 그제서야 그의 나이가 말도 안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스물이라는 인생이 짦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의 상처의 수는 고작 그런 세
월에 세겨질 흔적이 아니다. 죽고 살아나기를 수천번은 반복했을 치명적인 상처만 득실대던 그의 몸은 자잘한 찰과상 따위와 비교가
안되는 관통상이 대부분이었다. 아마 총상이겠지.
 그는 내가 넋을 놓고 그의 몸에 놀랬다는 사실이 불쾌한 것인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잠깐!"

 나도 모르게 그의 팔을 잡았을때. 그의 피부와 근육 사이에 있는 이질적인 금속감을 느꼇다.
 탄환이 박혀 있다. 그 팔에.
 탄환도 빼지 않고 방치한 팔. 조만간 그 탄환이 녹이 쓸어 몸에 독소가 넘칠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죽음의 그림자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나는 당시 애송이 였을 뿐이라 그런걸 볼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분명 한건 나는 그자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채 모를 곳에서 강금당하고 조사와 약물 주사등을 맞았다.
 처음은 그게 뭔지도 몰랐고. 어떻게 된 것인지 어리둥절하는 사이 나는 어느세 어둡고 습한 그곳에 강금당하며 그들의 고문을 
 받고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 그 붉은 머리남자와의 관계를 불라는 이유가 전부 였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한명의 과학자.

 노쇄한 몸은 억지로 삶을 연장하기 위해 추악하게 썩어가도 기계에 의존하여 심장을 쥐어 짜내고 있다.
 이미 말라비틀어진 혈관은 피마저 흐르지 않는 하수도가 되었고. 탐욕으로 가득한 얼굴은 억지로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손을 내민다.


 "자네 A.I 라고 알고 있나?"
 "인공 지능?"
 "아니. 안티 아이넥스. 오르젠더의 이넥스에 대항할 수단일세."

 노인은 진심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한다.

 "관심없나?"
 
 약물의 영향인지 시계가 뚜렸하지 않았다. 거절해야 했다. 그게 내 의사였음에도 약물의 효과인지. 나는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고맙네. 자네의 몸은 잘 사용하겠네."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건지 인식이 안될 정도로 몸이 뻐근했다. 뼈는 비명을 지르고 근육은 피를 토할정도로 아파오는 감각.
 뱃속에서 쓴물이 올라온다. 어디까지 망가진 걸까 하는 의문과 폭발음이 동시에 들렸었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을때. 처음 보는 거대한 기계들이 싸우고 있었다.

 연합의 개발중이던 다각형 전장 변화형 아머. 퍼스널리티 로이드 기어. 즉 차세대 파워드 슈츠의 싸움이 눈앞에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었다. 한번  걸을때 마다 두껍고 투박한 그것이 땅을 울리게 하고 대케한 화약 연기가 가득한 그곳에서 나는 그것을 보았다.

 하늘이 잠깐 반짝였다. 반짝이고 작은 빛이 내려오더니 굉장한 바람이 불어 닥쳤다.
 내 몸이 뒤로 날릴듯이 불어버리는 바람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다시 떳을때. 분명 개발중이던 퍼스널리티 로이드 기어의 잔재만 남았었다.
 새하얀 … 굉장히 새하얀 사람이 그곳에 서있었다.

 새하얀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고 그가 입은 새하얀 전투복엔 먼지하나 묻지 않았다.
 새하얀 피부는 마치 여성의 피부로 밖에 볼수 없고 그의 새하얗고 날렵한 퍼스널리티 로이드 기어는 한쪽 무릎을 꿂은채 그를 지켜 보고 있는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 있는 끝도없이 늘어진 고철의 잔해. 허공을 향해 내미는 손들.
 전부 쓰러진 퍼스널리티 로이드 기어의 잔해들이다. 이상한 점은 전부 손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는 것이다.
 마치 하늘을 갈망하는 자의 손. 그리고 가질수 없는 자유에 대한 열망을 담은듯.

 
 
 나는 몇일 후 그곳에서 구조되어 본직으로 복귀했다.
 신형 퍼스널리티 로이드 기어. 줄여서 프로그에 대한 매뉴얼과 부족한 점을 재교육 받으며 전장에 투입을 준비해야 했다.
 내가 잠든 사이 어느세 시간이 2년이나 지나 있었다. 그사이 하이브리드와 오리엔탈의 전쟁이 본격화 되고 열세인 하이브리드는
 이넥스를 투입. 전장의 결과를 뒤집고 있다.
 
 "새하얀 기체를 타는 이넥스?! 정말 본거야?"

 나는 그때 본 그 기체의 파일럿에 대해 내가 본 그대로를 설명했다.

 "새상에. 백색의 이넥스를 만나고 살아 왔다고?"

 백색의 이넥스. 하이브리드의 군사조직은 그 하얀색의 이넥스 하나만으로도 유지가 되는 말도 안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대량 생산형 전투용 이넥스는 전부 그의 클론. 그러나 어쩐 이유인지 머리색이나 다른 부분등 염색체 이상일지도 모르나 전부  털의 색이 제 각각 이라고 한다. 그만 오직 오리지날의 증거인듯 새하얀 색을 가졌기에 백색의 이넥스라 불린다고 한다.
 본명은 제라르 제라드. 그가 타는 것은 알펜하임이라 불리우는 강습형 퍼스널리티 로이드 기어라고 한다.
 일루갈 제넥스 사가 만들어낸 하임즈 시리즈중 하나. 그중 그에게 전용으로 만들어낸 개수품 이라고 한다.
 그가 전장에 나서는 것은 아군이 전멸했을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결과는 승리나 비김으로 만들기만 한다는 것이다.

 "비긴다니?"
 "말 그대로. 비기는 거지.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 어정쩡한 전시 상황해소."

 나는 그에게 좀더 이야길 듣기 위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서 그에게 건내 줬다.

 "아 고마워."

 그는 내가준 커피를 받아 들이고 후후 불면서 계속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까 원레 그가 나와서 비기는 경우는 거의 드믈지만. 비길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지."
 "비기는 경우?"
 "그 백색의 이넥스에게 형이 있다고 하더라고."
 "가족인가."
 "모르겠어. 형이라고 하는 것도 단순히 성이 같아서 형이라 불리는 거라는 예기도 있고 하니까."
 
 나는 그때 보았던 붉은 머리의 남자가 생각이 났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상처와 털의 색 빼고는 너무 닮았으니까.
 그는 커피를 다 마시고 빈 잔을 주먹으로 구긴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쉬는 시간이 끝난것 같으니 이만 가볼까?"

 나는 얌전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는 대기실의 캐비넷에서 사진을 꺼낸후 그것에 입을 마춘후 자신의 포켓에 집어 넣었다.

 "무슨 사진이야?"

 나는 그의 포켓에 들어가던 중인 사진을 보며 물었다.
 
 "아들 사진이야 키로이치 라고. 오늘이 5번째 생일."

 나는 그가 전장에 나서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으레 있을 듯한 팔불출 아들사랑 같은건 없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사랑
하고 있음을 알것 같은 남자였다. 전우로서 상당히 듬직 하지만 인간으로서 무너지기 쉬운 타잎의 남자다.
 솔직히 이런 직업보단 단순하게 사람을 구할수 있는 직업이 좋을 것이다. 경찰 이라든가 의사라든가. 


 이런.
 일부 썩어 빠진 인간들의 말도 안되는 공상을 위해 목숨을 거는 직업 말고.




 그리고
 그로부터 몇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는 가족이라는 버팀목이 있었는지 어느세 빠른 속도로 승진해 내 계급보다 높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내 직속 상관이되어 버린 그는 종종 나와 함깨 임무를 수행하길 원했었다.

 "그래도 자네가 사준 커피가 가장 맛있는걸 어쩌나."

 라는 이유로.

 요즘은 자판기가 아닌 직접 커피의 종류를 취미 삼아 공부하고 있다. 고양이 배설물에서 인가 나오는 것 부터 그냥 동네 마트에서나 파는 것까지 여러가지를 먹어 봤지만 맛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
 아마 이것 저것 격다 보니 미각도 없어 졌나 보다.
 그래도 그냥 평소 경험 이라든가 비법이라든가 하는걸 지인에게 배워 가면서 나는 차를 타는 솜씨는 시적처럼 늘어만 갔다.
 그날도 그렇게 커피를 타주고 있었다.
 다만 장소는 달과 지구사이. 일루갈 제넥스의 신형 병기 운송 중인 수송선의 조종석에서 자동 조종으로 모드를 변경하고 느긋하게 차를 즐기고 있었다.

 사실 이런 신형기 수송중에는 여유 부리면 안되지만 주위에 호위하고 있는 전함이 5척이나 되서 그런지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작해야 신형 PLG  라곤 해도 구축함도 아닌 전함이라니. 그 사실 부터가 역설적이긴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일루갈 제넥스는 현제 이 오리지널 프로토 타입의 베르제 하임을 끝으로 베르제 하임의 모든 정보를 건내주지 않고 소각 했다.
 즉 꼴랑 이거 하나 주고 대량 양산 하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말도 안되는 요구지만 아마도 이건 일루갈 제넥스는 하이브리드를 지원 하지 않는 다는 입장일 지도 모른다.

 거의 지구에 다다를 때뜸 데브리가 가득한 지구의 중력권을 보며 나는 불길한 예감을 피할 길이 없었다.
 그것은 그때. 내가 구조 되기전에 있던 일의 연장 같았다.




 붉은 색의 이넥스가 그곳에 나타나 버렸다.
 데브리에 숨겨져 있는 공뢰가 일시에 폭발하며 전함의 대부분의 무장이 손상 되었다.
 덤으로 어디서 얻었는지 핵시드 캐논 마저 가지고 있던 그는 캐터펄트가 열리고 있던 전함의 측면부를 파괴하면서 대량의 PLG를 한번에
 소멸 시켰다.
 나머지 전함도 부랴 부랴 PLG를 출격 시켰으나 매복해 있던 적에 의해 소탕 당해 버렸다.

 수송선에 타고 있던 나역시 예외는 없었다.
 무언가 수송선에 직격한 듯 수송선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눈앞에 한순간 빛으로 가득해져서 정신을 잃었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머리에흐르는 피와 멈춰 버린 수송선. 그리고 나를 감싸고 시신이 되어 버린 그가 눈도 감지 못한체 부유 하고 있었
다.


 정신이 아득해 진다.
 이 현실을 무시하라고 정신이 아득해 지려 했다.
 눈이 캄캄해지고 아무것도 안보고 잠에 빠지라고 정신이 나를 간절하게 아득한 그곳으로 보내려 했다.


 이를 악물고 움직였다.
 그의 시신을 회수할 수는 없었고. 수송선에 있는 탈출 포트를 이용하여 지구에 내려온 나는 그대로 쓰러졌다.
 몇달 동안의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나는 신문을 읽던중 한 사진을 유심히 바라 보았다.

 불타는 듯한 붉은 색으로 도색된 전투기.아니 베르제 하임.

 그가 그때 탈취한 기체였다.
 지금은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불리우나 그때 탈취 당한 후 그들도 역시 알펜 하임급 PLG를 손에 넣어서 그런지 전황이 심각하게
변해 갔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앞이 캄캄 하기만 했다.


 그리고 또다시 나는 진급을 했다. 오직 단 하나의 이유. 어떤 존재로 부터의 생환.
 그 형제는 번갈아 가며 나를 살려주며 나를 높은 자리로 이끌어 갔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그들의 본거지에 지구권 병력의 전부를 쏟아 붓는 무식한 작전.
 작전 입회자는 오르젠더 아인 하이스트. 이넥스 들을 개발한 싸이코다.
 나는 43번 전술 지원함에 어느세 한사람의 제독으로서 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숨어있는 위장 위성에 대한 총공세.
 위장 위성에서 나온 붉은 색의 괴물 바하무트.

 그리고 핵시드 캐논에 소멸해가는 내몸을 보며 조용히 남아 있는 몇초의 목숨을 소모해 겨우 한마디 하는게 전부 였다.


 "…,"

 너무나 어이 없게 나는 그곳에서 최후를 맞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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