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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스카이러너 Vol.01

2003.06.22 15:40

슈안 조회 수:1321

스카이 러너




Vol.01  Enter the world.


“저기··· 죄송한데요···.”


외견상 1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마법사 소녀가 길을 지나가던 검은 옷을 입은 청년을 불렀다.

전체적으로 복장은 펑퍼짐하게 만들어져 동글동글한 소녀의 이미지에 맞는 귀여움을 연출하는 소녀에게 불려진 청년은 미간을 구기며 돌아보았다.


“뭐냐.”


청년의 복장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위해 대체로 빨강이나 파랑등의 원색 계통의 방어구를 장착하고 있었지만, 지금 소녀의 앞에 멈춰선 이 사내는 심흑 색의, 그야말로 먹을 풀어 놓은 듯 검은 동양적인 느낌의 옷을 입고 있었다.

방어력을 중시하는 스타일은 아닌 듯 하다.

그만큼 고 레벨에, 그만큼 이 게임에 있어서 상당한 자신을 가지고 있으리라.


“······할 말은?”


사내가 여전히 인상을 쓰고 소녀에게 물었다.

그에 위압되었는지, 소녀는 좀처럼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한다.


“저··· 저기······.”

“답답하군. 트레이드를 하자는 거냐, 뭐냐? 확실히 해라.”


사내는 확연하게 짜증을 내고 있다.

소녀는 그에 황급히 용건을 말했다.


“힐링포션이 필요한데 지금 돈이 없어서 제가 가진 물건과 교환해 주셨으면······.”

“······난 그다지 필요한 게 없을 것 같은데.”


그새 소녀의 옷차림이라든지, 들고 있는 지팡이를 보아 그녀의 레벨을 어림잡은 것인지, 사내는 그녀에게 있는 것은 대부분 자신도 다 갖추고 있는 물건이리라 생각했다.

사내는 한숨을 픽 쉬며 소녀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품속에서 힐링 포션을 5병 꺼내서 소녀에게 넘겨줬다.

다른 게임에서야 별 볼일 없는 일회용 아이템인 힐링 포션은 이 라스트 브레이버 스토리에서는 개당 제국금화 50닢씩 하는 고가 아이템이다.

그런 것을 초심자가 5병씩이나 넘겨받고 그에 합당한 정도의 아이템을 교환해 줄 수 있을 리가 없다.

소녀가 우물쭈물하며 뭔가 말하려고 하기 전에 사내는 그대로 뒤돌아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아······ 저기요···!”


소녀가 부르자 사내는 잠시 멈춰 돌아서선 말했다.


“가져라. 어차피 내가 가지고 있어도 그다지 도움이 될 아이템도 아니니까.”


그렇게 말하고 다시 가던 길을 가려던 사내를 또 다시 누군가 붙잡았다.

이런 류의 온라인 게임에 항상 있는 구걸족이다.

누군가에게 자선을 베풀어 주는 마음씨 좋은 플레이어가 나타나면 바로 달라붙어 아이템을 달라고 하는 족속들이다.

만약 못 주겠다고 하면 저 사람은 줬는데 왜 나는 안되느냐라고 하며 끈질기게 따지며 달라붙는 인간들.

그러나 사내는 그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한마디로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꺼져.”


그러나 그 정도로 물러서면 구걸족이라고 하지 않는다.

포기 않고 다시 한번 사내에게 말을 걸려던 그는 그대로 마을의 바닥에 쓰러져야 했다.

주위의 다른 플레이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바닥에 쓰러진 그 캐릭터가 리스타팅 장소로 사라져 가는 걸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야말로 단 한순간, 사내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동양풍의 검으로 구걸족 플레이어의 목을 단번에 베어 버렸다.

이 게임의 시스템 상, 심장 부분과 머리 부분은 급소로, 이곳에 일정 이상의 작은 데미지를 입는 것만으로도 즉사에 이르게 되어있다.

체력이 200을 넘는 전사건, 이제 막 시작한 체력이 8도 안되는 초심자 캐릭터건, 머리나 심장 부분에 3점 이상의 데미지를 입으면 아무리 잘났어도 죽는다.

그렇기에 대체로 접근전 경향의 캐릭터들은 머리와 가슴 부분을 갑옷으로 철저히 감싼다.

전사등의 캐릭터중에 만약 그런 식으로 머리나 가슴을 보호하지 않은 캐릭터가 있다면, 그는 상당한 고 레벨의 캐릭터이다.

사내의 캐릭터는 민첩성을 극한까지 올린 듯, 일반 플레이어들의 눈에 미치지도 못 할 정도의 스피드로 상대를 배제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방해자를 제거한 사내는 바쁜 발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해갔다.

뭔가를 찾는 듯······

.
.
.
.
.
.



“헤에··· 왔네. 캐릭터 이름은 모야?”

“어··· 가웨인이라고 했는데.”

“에~ 촌스러워~”

“뭐라?!”

“농담이여~ 암튼 간에 내가 초보자한테 딱 맞는 데를 알고 있으니까 따라와 바~”

“어··· 그래. 맞다, 니 캐릭 이름이 뭐였냐?”

“아 증말··· 한번에 좀 외워바~ 체스터야. 체스터!”


자신의 이름을 가웨인이라 한 금발을 건강감 있게 짧은 컷트 머리로 설정한 캐릭터가 뒷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니 이름도 촌스럽다. 그나저나 니 캐릭터 디자인··· 너무 튀는 거 아니냐?”


사방팔방으로 삐죽삐죽 솟은 펑키 헤어스타일. 거기다 색깔은 붉은색. 캐릭터의 소년티가 나는 귀여운 얼굴과는 지나치게 대조적인 헤어스타일이다. 몸에 걸친 로브는 검은 색이지만, 로브의 가슴께에는 커다랗게 토끼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상당히 리얼한 악마적인 표정의 토끼가 눈을 붉게 부릅뜨고 말이다.


“왜~ 멋있자나~”

“아··· 그런데 있지. 체스터.”

“왜애~?”

“나 분명히 프리스트란 직업을 고른 것 같은데··· 왜 회복 마법 같은건 없냐?”

“아~ 그거. 레벨 올라가야 쓸 수 있어. 어차피 프리스트는 접근전 전투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서 그냥 전사보다도 더 세질 수 있으니까. 파계하면 날붙이 무기도 쓸 수 있고.”

“파계?”

“어. 그냥 칼 들고 아무나 갖다 죽이면 파계 돼. 그리고 일반 성직자가 그 파계 성직자를 PK해서 없애버리면 경험치가 대폭 상승된다고 들었어~ 그러니깐 파계는 하지 말어~”

“······그럼 처음부터 말을 말아라.”

“머, 그거 말고도 종파를 어둠 쪽으로 정하면 날붙이 쓰기야 쓸 수 있긴 하지만서도~”

“아니······ 별로 날붙이를 쓰고 싶은건 아닌데······.”

“그려? 암튼간에··· 이제 슬슬 가보자~ 일단 살짝 노가다를 해줘야지~”



Vol.02 Why are you straying?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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