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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록(夜雪錄) - 1장 눈속의 책3

2009.05.05 12:00

G.p 조회 수:762

                                                                                                  2월 3일

 

 

 아침 부터 시작된 걸음은 끝을 보이지 않고 내 다리에 근육의 격련을 일으킨다. 끝없이
 걸어가는 그 걸음이 닿는곳 마다 붉은색의 눈이 자리잡고 있었다.
 놈의 피에 의해 새빨게진 눈을 밟으며 우리들의 발도 더렵혀 지고 있었다.
 길을 걷고 걷고 눈속에서 해매는 그 걸음 한걸음 한걸음 새겨진 혈흔으로 우리들의 걸
음이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악몽을 꾸고 일어난 아침 같이 정신이 몽롱하지만 정확하게 그 흔적을 따라간다.
 주변으로 보이는 놈들이 움직인 흔적이 군대군대 새겨진 벽은 피로인해 물들어 버리고
 놈의 내장이 마치 산발한듯이 퍼저서 사방에 가득히 놈의 내장이 썩는 냄세가 났다.
 대장이 빌딩의 깨져버린 창문에서 부터 길게 땅바닦까지 늘어졌는데 그안애 있던 내용
물이 쏟아진 거승로 보이는 자국도 있고. 뼈가 도로에서 녹쓸고 있던 폐차의 지붕을 뚫고
 박혀있는 것도 있다.

 물려간 녀석은 여기서 잡아 먹혔다.
 그리고 그 새끼들도 전부 여기서 죽었다.
 그것은 고기로 이루어진 빌딩. 눈앞에 있는 혈향과 살점의 천국이 그곳에서 존재하고 있
었다. 옥상에서 부터 흘러내리는 피가 차도와 인도를 가리지 않고 뒤덥고, 썩어 가는 살점
이 파리도 쫒을 만큼 강렬한 악취를 풍긴다.
 그것은 놈들이 만들어낸 지옥의 일부. 스스로를 물어 스스로를 벌하고 스스로를 멸하는
 수레바퀴로 이루어진 회전속에서 사람이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 라는 의문이 해결
된다. 정말로 한없이 하찮은 존재. 이런 거대한 존재들의 싸움에 휠쓸려 내장도 뼈도 살도
쏟아내는 한없이 약한 존재다. 마치 길가에 있는 꽃을 아무생각 없이 따지만 꽃을 딴순간
 그 식물은 생식을 하지 못하고 자손을 남기지 못한채 사라져 가는 것이다.
 군인들 3명중 한명이 결국 토하면서 뱃속의 모든걸 게워낸다. 아까웠다. 이녀석 토하는
음식이 아까웠다. 토할줄 알았으면 밥같은건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중 나이 많은 군인이 한놈의 내장을 칼로 짼다. 조심스럽게 작은 구멍부터 내서 그안
에 있는 위액부터 천천히 흘러보낸다. 흘러가는 위액에서 연기가 나며 도로의 아스팔트
가 녹아들어 간다.

 비릿한 악취가 가득한 그곳에서 우린 가장 큰놈의 내장을 찾아야 했다.

 눈이 한없이 내리고 얼마나 놈들의 내장을 뒤지며 돌아 다닌 건지 우리들의 몸에서 내장
의 썩은내가 물신 풍기게 되었을 때쯤 문서의 일부로 보인는 사진만 발견 하게 되었다.
 사진에 뭍은 위액을 눈으로 문질러서 닦아 내어도 제대로 보이는 것은 중앙의 일부분 이
전부 였다.


 "4275?"

 컨테이너로 추정되는 물체의 옆면에 적혀있는 4자리의 숫자. 우리가 알수 있는건 그 컨
테이너가 아마 야설록과 관련 있다는 정보가 정부였다.

 "몇시냐?"

 나이 많은 군인이 젊은 군인에게 물어본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군대에 간적이 없고
 군인을 본적도 없어서 군인들의 계급이 뭐지도 모른다. 그냥 그사람이 나이가 많고 적고
를 보고 오래 있는 사람이라고 예측한게 전부다.

 시간이라는 것도 전에 배운적 있지만 그런것에 하나하나 맞춰진 새활하고는 먼 생활을
 했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난생 처음 듣는 시간을 들었다. 17시 라는 것은 존재하는 시
간인가? 그런거야 어쨋든 이자들을 돕는것도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슬슬 먹을것도 떨어지고 다른곳으로 옴길 준비를 해야 했다. 군인들에게서 말없이 사라
지기로 했다. 아마 이들은 이곳에서 나를 길잡이로 쓰려는 듯한 생각이 들자 이들과 같이
 움직일 필요성을 못느껴 졌다.

 그들이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하기 직전에 먼저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슬그머니
그들의 시선 밖으로 나갔다.

 철컥-.

 아- 그러니까 이 소리는….

 "어디 가는거지?"

 그들중 한명이 내 뒤총수에 총구를 들이 대었다. 이런게 싫어서 먼저 피할려고 한건데.
 생각 만큼 돌아가지 않는게 세상이라도 가끔은 나를 위해 돌아갈수도 있지 않나 싶다.
 설령 그것이 내 목숨을 구할수 없는 일이라던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다던가 하는 문제인
 만큼은 뜻대로 되어 주었으면 한다.
 허나 세상을 자기맘대로 돌리는건 신이지 사람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신이 될
수 없게 세상을 뜻대로 돌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것이 사람의 천적. 즉 놈들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아저씨의 생각이고 나는 솔직히 말해서 그냥 내가 태어날때 부터 나타
난 것들이니 오히려 이런 생활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이 수명을 다할때 까
지 살다 자연사 한다는 것이 더 신기하다.
 허나 나는 사람드르이 꿈인 자연사를 하고 싶다. 먹다가 죽을만큼의 식량을 쌓고 거기서
 배가 터지게 먹고 자고 싸고 하면서 여생을 다하고 죽는다.
 그 어떠한 놈들도 오지 못할 깊은 지하실에서 도서관의 책을 전부 가져오고
 놈들이 진입하지 못할 무인도에서 밭을 만들고 채소를 기르며 살다가 가고 싶다.

 매일 매일 죽을뻔한 고비는 수도 없이 오지만 지금 처럼 어처구니 없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아.
 사람에게 죽는다는 것은, 대량의 인원이 굶어죽는 것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조치. 그래서
 무리는 떠돌아 다니는 생활을 해도 살아 남을수 있다. 정말 급하면 한명을 희생해서 무
리 전채를 살릴수 있으니까. 물론 희생은 가장 나이가 많은 자가 한다.
 아저씨 같은 경우는 제일 나이가 많은 자였고 병에 걸려서 먹기도 불편했다. 병에 걸린
걸 먹고 잘못되는 경우는 그대로 집단이 전멸해 버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어이 아저씨. 은인한테 이레도 되는 거야?"
 "미안 하지만. 니가 본건 군 최고 기밀이다."
 "놈들 위액이 잔뜩 묻은 종이 쪼가리가 국가라는 것의 최고의 비밀이라고? 농담이 심하
잖아."
 "닥쳐. 물건의 내용물이 뭔지 알려준 우리잘못도 있지만 그렇다고 널 그냥 놔줄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
 "그래서 죽이기라도 할거야?"
 "니가 입을 다물어 준다는 보장만 있으면 우리도 이런 방법을 택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 준다면 나는 죽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어쩌라는 거야 대체?"
 "글을 쓸줄 아나?"
 "뭐?"
 "글을 쓸줄 아냐고 물었다."
 "글? 장난해? 이런 시대에 그런걸 어떻게 배워?!"

 글을 쓸줄은 안다. 책을 볼줄아니까 글이야 당연히 쓸줄도 읽을줄도 안다.
 다행이 이들에게는 내가 가는 도서관의 책을 보여주지 않았다. 참고로 책은 지금 내가
매고 있는 가방안에 있다. 이들이 내 짐을 뒤져 보지 않길 바란다.

 "다행이군. 손까지 자를 필요는 없으니."

 총을 겨우고 있던 군인이 내 앞으로 칼을 던져 주었다.
 입을 막는다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내가 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단이 없어야 한
다고 생각 하는것 같다.

 "혀를 잘라라."

 농담. 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내 혀를 잘라서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그들의 철저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 라고
생각 해도 좋지만 내 혀가 잘리는 거니까 그런 느긋함은 가질수 없다.

 "어이 아저씨. 웃으면서 '장난 이었다' 라고 말할 생각은 없지?"
 "미안하군."
 "젠장 내가 왜 혀를 잘라야 하는지 납득이 안가는데 말이지."
 "상관없다."

 이 아저씨. 내가 잔머리 굴릴 시간을 주지 않을려는 건지 대답이 너무 짧다. 군인식 말투
라는 것의 필요성이 왜 존재하는지 납득이 잘 간다.

 "어이 아저씨 이왕 잘릴 혀라면 마지막으로 이것 저것 맛을 보고 싶어. 그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고 싶었다. 방법이 뭐든 시간을 끌어야 한다. 먹히든 말든 내 신체
에 이상한짓 하려는 이런 작자들에게 내 혀를 댕강 잘라줄 마음따윈 없다.

 "뭐 괜찮겠지. 적어도 너에게 목숨을 빚졌으니 말이야."

 선뜻 허락해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 방법이 있는건 아니다. 어떻게든 나는 방
법을 찾아야 한다. 가방을 뒤져서 일단은 도시락으로 가져온 인스턴트 스프와 후추를 본
다. 분말 상태의 물건이라 간단하게 끓이면 되는 물건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앞머리가
 눈을 따끔 따끔 찌른다. 귀찮아서 앞머리를 올렸다.
 그리고 두가지의 가루가 들어 있는 봉지를 꺼내서 혀에 대는척 한다.

 이 맛을 이제 못느낄 것이란 생각을 하니 눈물이라도 나올듯 하다.

 

 그리고


 혀에 대면서 그 맛을 깊이 음미하면서 봉지를 찢어서 휘둘러 버렸다.
 아! 이제 저건 못먹게 되었어. 아까워라. 후추와 스프가 바람을 타고 그들의 호흡기와 눈
을 공격한다. 따가운 후추가 그들의 눈을 못쓰게 만들고 나에게 겨눈 총부리가 흔들릴때
 나는 앞으로 뛰어들어 구르면서 던저진 칼을 잡고 그대로 그들에게 달려갔다. 그들은
 그때 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중 가장 나이가 많은 자의 어깨에 칼을 그대로 꽂아버린다. 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
깨 총이 바닦으로 떨어지고 그가 어깨를 부여 잡는다. 아마 내가 칼을 꽂은 곳은 어깨의
힘줄이 있는 곳일 거라고 생각한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해부학 책을 봐두길 잘한것 같긴
 하다.
 그가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어깨에 있는 칼을 뽑으려 할때, 나는 그대로 그 칼을 발로
 차버려서 더 깊게 박히게 만들었다. 뼈에 칼이 박히는 듯한 감촉이 발에 그대로 전해져
오고 그가 뒤러 넘어진다. 남은 두사람은 후추를 눈으로 비벼서 닦아내고 나를 향해 총을
조준 하려고 한다. 나는 그대로 쓰러진 군인의 어깨에서 칼을 단번에 뽑아내고 그의 목에
 댄다.
 

 "총 버려!"

 그들에게 내가 이자를 살해할 의사가 있음을 보이기 위해 혈관을 비켜서 살짝 목을 베었
다. 송글 송글 맺히는 피와 원레 칼에 묻어 있던 피가 그의 목을 타고 흐른다.
 두명의 젊은 군인은 그저 총을 겨누면서도 어쩔줄 몰라 하고 있다. 예상대로 저들은 경
험이 많지 않은 도시 출신이다. 보통 무리보다 새하얀 피부를 가진 것들은 이런 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경험이 부족하다. 그런것에 비하면 이쪽은 도시에서 산건 고작 12살때
까지고 그 외엔 무리에 흘러들어서 살았다.

 "난 상관 말고 쏴!"

 늙은 군인이 그들에게 명령한다. 그러나 저 젊은 것들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겨누기
만 한다.

 "쏠태면 쏴봐! 도시 출신인 너희들이 이곳에서 살아서 돌아갈수 있을것 같아!"

 그말이 정곡이었는지 그들의 얼굴에 크게 동요하는 기색이 영력했다. 어제의 식사에서
 그들이 먹는 모습으로보아 역시 풍요로운 도시의 출신일줄 알았다. 손에 있는 굳은살도
 최근에 군대에 들어가면서 생긴 거다.

 "멍청이들! 어차피 쏘지 않으면 우린 죽어!"

  늙은 군인이 발악을 하듯이 그들을 닥달한다. 이자는 적어도 경험이 있는자다. 연세도
있지만 무엇보다 놈들의 위장에서 녹아버린 멍청이들과는 다르게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내 가방을 채크 안하는 멍청이 짓을 했지만.

 아무리 경험이 많고 숙련되고 능력이 있는 자들이라 하여도 반드시 빈틈이 있는 법이다.
 그것은 사람이라는 개체의 특성이다. 개인이 살아간다는 것을 불가능 하기 때문에 그
빈틈을 사람은 타인으로 채워서 무너지지 않는 집을 만든다. 그것이 사람의 자아라는 집
이 되어 그자의 마음을 보호한다. 사상이란 것도, 유행이란 것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래
성일 뿐이다. 바람과 파도에 닿으면 허물어 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간을 자아를 쌓아서
 바람과 파도를 자아로 막아 온다. 허나 자아는 완전한 것이 아니고 시간이라는 것에 무
너지는 진흙으로 쌓아 올린 벽돌집일 뿐이다.
 이자의 자아는 한없이 군인으로 오랜 세월을 보낸자인 만큼 아마도 자신을 희생한게 많
을 것이다. 아마 다른 군인을 잡았다면 이자가 주저없이 총으로 그와 나를 관통시켰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상대하기 어려운 이남자 부터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자아
라는 것이 약한 그들은 벽돌 하나만 빼도 무너지는 나약한 자들이다. 지금 유일하게 그들
을 지탱하는 벽돌인 늙은 군인을 인질로 잡는 것은 당연히 그들을 무너트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다.
 더군다나 이 늙은 군인도 정말로 자신의 목숨따위가 아깝지 않다면 나에게 찔리던 말던
 발악을 해서 내 주위를 분산 시켜야 한다. 정작 이렇게 가만히 있지말고 움직여서 나를
 방해 해야한다. 내가 찌른것은 고작 해야 어꺠와 목이다. 어깨는 두개고 목은 하나지만
 목은 찔렀다기 보다는 살짝 긁은 것에 지나지 않지만 어쨋든 반대쪽 팔은 움직일수 있을
텐데도 움직이지 않고 그들에게 소리나 지르는게 전부다.

 사실은 죽고 싶지 않으면서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확실히 나도 이자를 죽일 마음이 없
다. 이자를 죽인다 해도 그들은 나를 어찌하지 못한다. 아무리 도시 출신이라지만 나와
이 늙은 군인 둘중 하나라도 없다면 여기서 살아 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아직도 총을 버리지 않는 사실에 정말로 이들의 멍청함을  속으로 욕하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망설이는 척 하며 시간을 끄는 것은 방금 내가 했던 방법이다. 그런것이니 만큼 내가 그
들에게 머리 굴릴 시간 따위 줄리가 없다. 나는 다시한번 늙은 군인의 어깨에 냅다 칼을
박았다. 물론 같은 곳은 잔혹하니까 반대편으로. 아니 양쪽팔을 못쓰게 되었으니 이게더
 잔혹한가?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늙은 군인의 목에서 고통에 대한 비명이 아주 걸죽하게 흘러나온다. 좋구먼. 이렇게 걸
죽한 비명을 질러줘야 저들이 혼란스러워 하게 된다. 또한 나로서는 인질이 반항할 힘을
더 빼놔서 편하다.

 "젠장! 상사님을 죽게 할수 없어!"

 결국 한놈이 총을 바닦에 버렸다.
 한놈이 무너지면 그 동요는 아주 쉽게 퍼지는 법이다. 더욱이 그 인원이 꼴랑 둘이라면
 말할 것도없다.
 
 두사람이 결국 총을 버리고 나는 그들에게 서로 묶으라고 명령을 했다. 착하게도 얌전히
 서로를 묶고 있는 두사람을 보며 나는 일단 이 늙은 군인의 양쪽 어깨의 상처에 붕대를
감았다. 그들의 군장에서 지혈제를 찾아내서 늙은 군인에게 사용 했고 그들의 총을 내 가
들고 서로 묶인 두명에게 늙은 군인을 부축하게 했다. 그리고 이동하는 도중 늙은 군인이
 신음소리를 내면 두놈의 궁둥이를 냅다 발로 차버렸다.
 결국 사진 한장 얻고 양쪽 어깨에 칼빵만든 늙은 군인하고 엉덩이에 몽고반점을 새롭게
만든 두명의 쫄따구와 다시한번 지하실로 오게 되었다.
  창고에서 치료에 필요한 책을 꺼내서 읽어가면서 상처를 봉합했다. 내가 글을 읽는 모
습을 보며 그들은 뒤통수를 맞은 표정이었지만 상관없다. 내가 늙은 군인을 치료하는
 동안 두명의 쫄따구 시켜서 환자를 쉬게할 공간을 만들었다. 뭐 기껏해야 청소좀 하고
 거기에 지푸라기 좀 깐게 전부지만. 그것만으로도 치료할수 있는 게 다행이다. 하지만
내가 먼저 찌른곳은 뼈가 상해서 완전히 치료하는건 불가능 했다. 될수 있는한 빨리 도시
로 돌아가야 한다. 영워히 왼팔을 못쓰게 되기 전에.
 군인들은 내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나에게 구해지고 나를 죽이려
한 것이 그들의 심리적 부담이 작용하여 그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나는 좀더 치료할수 있는지 알기 위해 책을 좀더 뒤적 거렸다. 대충 꼬부라진 글씨는 읽
을수 없으니까 한글로 된 부분만 읽었다. 나머지는 그림으로 이해하며 상처를 소독했다.

 "미안 하다."

 늙은 군인의 입에서 쉰소리가 났다.

 "미안 하다. 라는 말을 할려면 뭐하러 시작했어."

 나는 갑자기 주체할수 없는 심술이 나서 소독약이 묻은 탈지면으로 그의 상처를 건드렸
다.

 "크윽!"

 억지로 고통을 참으며 내비친 외마디 비명에는 그의 완전하게 무너진 프라이드가 걸려
있었다. 나는 그걸 소독약으로 완전히 무너트렸다. 다시는 다른 생각을 가지지 못하게.

 "너에게 너무 미안하다."
 "닥쳐."

  한동안 지하실 밖으로는 나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겠다. 이자를 대려오면서 흘리 피가
바람을 타고 놈들의 코에 전해질 것이다.

 "닥쳐 이 썩을 것들아."

 나는 그들을 향해 한껏 노려보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어깨를 칼집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야 한다.
 허난 그건 그들이 행동한 다음에 해도 늦진 않는다
 
 노망난것 처럼 울어재끼는 부상자와 꼬질꼬질하게 어리버리한 쫄따구 두명을 보며 나는
 읽고 있던 책을 덮어버렸다. 이건뭐 꿈도 희망도 없는 딱 죽기 좋은 인생들이 모여서 화
톳불에 군밤 까먹는 분위기다. 
 아저씨 라도 살아 있었다면 이렇지는 않았을 거다. 물론 아저씨는 내가 살기 위해 이들
에게 독을 먹이겠지만.

 "닥치고… 자둬. 내일 생각하자고."

 피곤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바보같은 상황에 더 신경쓸 열량이 내 위엔 없었다.
 하루하루 살아 남아서 발버둥 치며 모은 식량으로 하루를 연명하고 살아야 하는 삶이
 나에겐 끝도없이 펼쳐진 아스팔트 같은 인생이다.
 한마디로 그냥 시커멓다는 소리다.

 그런 삶에 누굴 죽이고 살리고 하는 것도 다 사치다.
 내가 살아남고 타인이 살아 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게 아닐까 한다.
 사람은  사람을 죽일 권리가 없다. 모든 인간이 죄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은 살아남
기 위해, 스스로의 생을 연명하기 위한 모든 행위에 죄가 무효화 된다. 자신을 살기 위해
남을 죽이고 자신이  살기 위해 타인의 재산을 노리고 자신이 살기 위해 타인의 마음을
 부셔도 살기 위한 명목 아레에 모든 죄가 합리화 되어 죄는 죄가 아닌 것으로 변모한다.
 
 나역시 방금 전까지 모든 죄가 사하는 현실에 있었다.
 그러나 그런것은 결국 나의 가치관이 중요한다. 자신을 위해 타인을 죽인다 한들 결국
그 죽음은 내가 떠맏아야할 짐이 된다. 설령 시체를 거기에 버리고 모른체 해도 결국
내가 죽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그럼 짐을 짊어지고 싶지 않다. 아저씨의 삶이 나를 마지막 증인으로 만든 것만으
로 내 어깨는 한없이 무거웠다.
 부디 아저씨의 혼이 아줌마를 만나 행복해 지길 바라며 나는 잠이 들었다.
 앞으로 있을 그 책의 행방에 대해선 아무런 걱정도 없이.

 

 허나. 그, 책은 내가 생각한 모든것을 무너트리는 나의 가장큰 벽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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