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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스파인더9

2009.04.07 19:35

azelight 조회 수:559

생각건데 새로 쓰고 있는 이게 오히려 예전보다 못한 느낌이 물씬 드는 군요.
하지만 이미 이렇게 써버린 거;;;
그냥 완결까지 꾸준히 달려야 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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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둔탁한 타격음과 캐논의 포효.
  야예이는 근처에서 그런 소리들이 들린다는 사실에 의아해 했다. 아직 마을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마을의 높이를 포기하기에는 마을의 전력이 그리 강력하지 못했다. 특히나 잭은 강력한 존재였다. 야예이는 그를 직접 본적은 없지만 그의 강력함에 대해선 에크로반으로 부터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적합한 작전을 짜지 못한다면 잭의 존재만으로도 마을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물론 그런 작전을 짜기도 전에 먼저 일이 일어나 버린 것은 괴로운 일이었다. 특히나 그런 일이 일어난 이유가 자신의 실수 때문이라면 말이다.
  일단 야예이는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뛰어 올라갔다. 경사를 타고 오르며 야예이는 왼편으로 거대한 푸른 곰이 어마어마한 수의 짐승들과 몬스터들에 둘려 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야예이는 캐논을 도와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저 거대한 혼돈 속으로 뛰어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야예이는 활을 이용해 캐논을 돕기로 생각했다. 저 위쪽의 바위턱에 오른다면 그는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야예이는 바위턱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대치하고 있는 한 명의 인간과 한 마리의 늑대를 볼 수 있었다.
  에크로반과 잭이었다.
  오른 팔에 부상을 입은 에크로반이 먼저 양손에 검을 쥐고 잭에게로 돌격했다. 잭은 언제라도 몸을 낮추고 뛰어 오를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기다렸다. 그리고 에크로반이 거의 지척까지 도달했을 때 땅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요란한 소리가 울리고 잭이 박찬 부위에서 파편들이 튀어올랐다. 그리고 에크로반은 검을 제대로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잭에게 왼쪽 어깨를 물린 상태로 땅에 패대기쳐졌다.
  “에크로반!”
  야예이가 소리치자 잭이 물고 있던 에크로반을 놓고 야예이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야예이는 잭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쓰러진 에크로반에게로 향해 있었다. 에크로반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경련을 일으켰다.
  야예이는 손에서 쥐고 있던 활을 놓았다.
  그리고 등 뒤에 메고 있던 도끼의 자루를 잡았다.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온 몸이 떨릴 정도였다. 야예이는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결코 그럴 수 없었다.
  “네 놈이이이이!”
  에크로반의 교육 덕에 야예이는 욕설을 지껄이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분노가 모자란 것은 아니었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뭔가가 넘쳐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야예이는 소리 질렀다. 두 눈에서 불꽃이 티는 것 같은 착각이 느껴졌다.
  “크아아아아아아!”
  짐승 같은 포효가 울려 퍼졌다. 찌릿찌릿하게 살기가 야예이를 중심으로 퍼지는 것에 위협을 느끼며 잭은 대항할 자세를 취했다.
  잭은 야예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에크로반이 데리고 있는 하프오크이다. 몇 번이나 그의 훈련을 지켜본 적도 있었다. 아직 한참 덜 여문 풋내기로 그의 적이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다. 잭은 위험을 느끼고 있었다. 광신이 강림한 것이 아닌 가 할 정도로 험상궂게 변한 야예이가 잭에게로 덮쳐 왔다.
  잭은 야예이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자 “쾅!”하는 굉음과 함께 도끼가 바위 깊숙이 박혔다. 그리고 야예이는 힘들이지 않고 도끼를 빼냈다. 잭은 가공할 위력에 놀라며 야예이로부터 떨어졌다. 냉정 침착한 잭은 금세 마음을 가다듬고 평정을 얻었다.
  반대로 야예이는 격정적으로 달려들었다. 분노가 그의 눈을 메운 듯 격렬하고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 공격이었다. 잭은 야예이의 공격을 몇 번이나 피해냈다. 대형도끼의 느린 공격을 피해내는 것은 잭에게 있어 아무것도 아니었다. 특히나 그 공격이 분노에 못이긴 마구잡이식 공격이라면 말이다.
  잭은 훌쩍 야예이의 품속으로 뛰어 들어 야예이의 가슴을 후려쳤다. 야예이는 발톱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잭은 그 위를 덥쳐 양 앞발로 야예이를 찍어 눌렸다. 하지만 야예이는 그냥 당하지 않았다.
  마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야예이의 도끼가 잭의 목을 가르고 지나갔다.
  잭은 물러났지만 이번 상처가 심상치 않았다. 갈비뼈를 부서뜨릴 생각으로 먹인 일격을 버티고 반격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곤 전혀 생각 못했기 때문이었다. 잭은 입에서 피거품을 물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물러선 잭은 자리에서 일어서는 야예이를 볼 수 있었다.
  “크흑... 컥.”
 꽤나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인지 야예이는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잭은 그 틈을 노리고 야예이에게 달려들었다. 잭의 머릿속에는 야예이를 살려둬서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단순하게 신체적인 잠재력은 에크로반을 초월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 순간 야예이가 일어섰다. 잭은 깜짝 놀라 잠시 지체했고 그 순간 “텅!”하고 머리로 엄청난 충격을 느꼈다. 야예이의 주먹이 그의 머리에 명중한 것이었다. 잭은 찡하고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바닥에 쓰러졌다. 물론 그 자신이 방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맞았긴 했지만 방심의 여부를 떠나서 어처구니없는 피해였다.
  잭은 황급히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워낙 충격이 컸던 탓인지 온몸이 마비된 것 같았다. 잭은 위기감을 느끼며 한참 버둥거린 끝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의아해 했다. 어째서 쓰러진 자신에게 결정타를 먹이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
  일어선 잭은 쓰러진 야예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 일격이 그의 마지막 힘이었던 모양이었다.
  잭은 신경질을 내며 야예이에게로 다가갔다. 그는 자신이 이런 에송이에게 당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처음의 공격은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것이었지만 두 번째의 경우는 그가 조금만 더 냉정했더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공격이었던 것이다. 그 사실이 잭을 화나게 만들고 있었다.
  잭은 그 상태로 야예이의 머리를 짓누르기 위해 발을 들어 올렸다. 그때 강력한 제지의 의사를 담은 의지가 잭에게로 흘러 들었다.
  [그만둬라.]
  어느새 바위턱 위로 올라온 캐논이 잭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잭은 무리들을 모두 물리치고 온 캐논의 전력에 놀랐다. 아무래도 캐논은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강인한 존재였던 듯 했다. 
  [그만둬라.]
  다시 한번 캐논이 나직하게 말했다. 잭은 잠시 캐논을 올려다보다가 발을 내렸다. 그리고 돌아서서 숲 속으로 사라졌다.
  캐논은 사라지는 잭을 바라보았지만 쫓아가진 않았다. 그러기에는 중상자가 둘이나 있다.
  힘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캐논은 야예이의 몸에 손을 올렸다. 신체의 손상을 원래상태로 되돌리는 강력한 권능은 그가 숲의 우두머리이자 산신으로서 가진 권능이었다. 극히 소모가 심해 1년에 한번 정도 밖에 쓸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캐논은 그 능력으로 야예이를 치유할 수 있었다. 그릭고 캐논은 에크로반을 바라보고는 간단한 지혈과 함께 상처를 회복시켜 주었다. 야예이에게 힘을 쏟은 덕에 완벽하게 회복시킨 것은 아니었지만, 에크로반은 오히려 캐논에게 감사할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에크로반이 야예이에게 쏟고 있는 애정은 그가 자니지 않은 가족에 대한 애정을 대리하고 있었다. 에크로반은 야예이를 위해서라면 목숨정도는 쉽게 버릴 수 있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캐논은 야예이를 살짝 문 다음 숲을 달리기 시작했다.
  곧 마을 사람들이 이 참상을 보기 위해 올 것이었다. 그리고 에크로반은 야예이가 그들의 눈에 띄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었다.
  에크로반을 그냥 내버려 두고 간다는 사실이 불안했지만 캐논은 자신의 호수를 향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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