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패스파인더-1-새로써요

2009.03.26 23:51

azelight 조회 수:458

부활 쿨타임 중입니다.
대충 설정 완료하긴 했는데;;;
자학 타임이나 가지게 되는 군요.
주인공 비중을 야예이에게만 집중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만~

******************************************************************************
0.
  이상하리 만치 심란한 기분에 에크로반은 잠들지 못했다. 주변의 고요했다. 갈색산맥의 밤은 정적과 고요가 이중주를 벌이는 장소였다.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접어들기 시작하는 무렵이라면 더욱 그렇다. 많은 생명들이 긴 죽음의 시기를 보내야 한다.
  한 번 눈을 감았단 뜬 에크로반은 침상에서 일어났다. 통나무를 엮어 세워 만든 오두막은 이 장년의 레인저가 사는 거처였다. 가구도 거의 없는 이 오두막은 혼자살기에는 넓고 쓸쓸한 장소다. 원래는 3명이 사용하는 공간이었지만 에크로반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비어있었다. 전임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결국 오크의 공세에 견디지 못하고 죽은 것이다.
  일 년 전 에크로반이 처음 이 곳에 발을 디뎠던 시기에 산 아래의 마을들은 지옥과도 같았다. 오크들이 산 아래의 마을로 내려와 마을을 약탈하고 짓뭉갰다.
  에크로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 오크들을 쫓아 보냈다. 그들의 수는 이제 반으로 줄었고, 한 동안 그들의 동굴 속에 처박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당한 공포를 잊을 때쯤 어기적어기적 기어 나오겠지. 하지만 에크로반은 마무리를 짓지 않고 내버려두기로 했다. 어차피 혼자인 그로는 정면에서 오크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이로서 한동안 평화로울 것이다.
  화로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며 에크로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쉽게 잠들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산책이라도 하자는 기분이 들은 것이었다.
  오두막을 나서기 위해 문을 열자 찬 공기가 확하고 오두막 안으로 불어 닥쳐왔다.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며 에크로반은 겨울이 왔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제 월동 준비를 위해 슬슬 오크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미리 대비해두긴 했지만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에크로반은 예측할 수 없었다. 겨울을 나기위해 오크들 역시 필사적으로 달려들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후-.”하고 입김을 불며 에크로반은 달을 올려다보았다.
  커다란 만월이 구름 한 점 업는 하늘 위에 떠 있었다. 달빛은 지상을 향해 쏟아지는 폭포인양 선명하게 그 존재를 대지에 드리운다.
   에크로반은 밤과 달, 별의 여신 벨로나에게 경의를 표하고는 자갈밭을 걷기 시작했다. 오두막의 가까이에 개천이 있기 때문에 ‘졸졸’하고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달빛뿐이었지만 에크로반은 마치 한 낮처럼 걸었다
  어둠은 그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어둠은 그에게 아군이었다. 소리를 죽이고 공기 속에 숨은 냄새와 맛과 소리, 지면에 난 흔적의 형태를 통해 목표를 추적하는 레인저에게 어둠은 감각을 더욱 날카롭게 다져주는 자양제와 같았다.
   에크로반은 그런 날카로움으로 주변을 감시하며 움직였다. 밤의 산책은 무척 위험한 일이었다. 그와 타협하지 않은 짐승들이 얼마든지 그를 노릴 수 있었다. 그와 같이 어둠을 아군으로 삼는 포식동물들은 이 산에 얼마든지 존재했다. 
  그렇기에 에크로반은 집중하고 있었고 산의 중턱에 내려왔을 때에 누군가가 숲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에크로반은 자신이 상대를 먼저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고 몸을 낮춰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아무리 밝은 달빛이라도 숲 속에선 소용없었다. 잎이 다 떨어졌다고 해도 얼기설기 뻗은 가지들이 충분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달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조금만 더 높았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에크로반은 숲 속을 살폈다.
  충분한 관찰결과 에크로반은 마을 처녀가 산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판단했다. 산을 오르느라 거칠어진 숨소리와 뭔가를 중얼거리는지 작게 들리는 음성으로 에크로반은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어째서 산으로 올라온 것일까?’ 에크로반은 생각했다. ‘연인들의 밀회?’ 있을 법하긴 했지만 에크로반은 마을 사람들이 그 정도로 멍청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겨울의 어귀에 이런 산속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오크들이 물러났다고 해도 이 숲에는 아직 많은 위험요소가 존재했다. 운이 나쁠 경우 불귀의 객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에크로반은 일단 경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움직이는 순간 에크로반은 여성이 품에 뭔가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에크로반은 다시 조용히 관찰하는 자세로 돌아갔다.
  여성은 바닥에 품에 안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는 급히 몸을 돌려 산을 내려갔다. 에크로반은 몸을 들어 처녀가 숲 속 깊숙한 곳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충분히 멀어졌을 때라고 생각되자 처녀가 잇던 장소로 움직였다.
  숲 속으로 들어간 에크로반은 곧 처녀가 두고 간 것이 무엇인지 볼 수 있었다. 보자기에 싸여있는 그것은 살아있는 생명이었다. 태어 난지 얼마 안 된 아기. 다만 사람은 아니었다. 절반만이 사람이었다. 남은 반쪽은 마을 사람들이 증오해마지 않는 오크였다.
  에크로반은 몇몇 아이가 이런 식으로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오크란 놈들은 멍청하고 무식하고 난폭하고 이기적이었다. 오크들 사이에도 여성형이 존재하지만 그 수가 적고 힘세고 커다랗고 무식한 녀석이 독점하기 마련인지라 약한 녀석들은 항상 욕구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이 근방의 마을들은 대부분 오크들의 수탈에 오래 시달렸고 그럴 때마다 당연히 있을 법한 불상사들을 여럿 겪었는데 강간역시 그 보편적인 불상사들 중 하나였다. 강간당한 것도 서러운 일이지만 그 중에서 특히 운이 나쁜 여성들은 아이를 배게 되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된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살을 선택했다.
  살기를 선택한 여자들도 아이를 버리거나 죽이는 쪽을 선택했다. 당연한 선택이다. 에크로반은 그렇게 생각하며 버려진 아이를 품에 안아 들었다.
  그들에게 있어 이 아이는 증오의 대상이다. 만약 동정심을 품는다고 해도 무슨 소용 있을까? 마을 주민들이 이 아이를 용납지 않을 것이다. 키운다해도 그녀와 아이뿐 아니라 그녀의 가족 전부가 이단이 될 뿐이다. 현명한 판단을 한 것이다.
  에크로반은 처녀가 내려간 길목을 바라보았다.
  누구였을까? 에크로반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가장 가까운 마을에 그런 참상을 당한 여성이 한 명 있었다. 이름은 아마 ‘시이’였을 것이다. 물레방앗간을 하는 델모의 딸이었다. 그 때 델모는 살해당했고 그녀의 모친과 그녀는 오크들의 성욕 때문에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었다.
  에크로반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었기 때문에 잘 기억하고 있었다.
  헐벗고 엎어져 있던 갈색 머리의 처녀와 중년의 노부인. 두 마리의 오크가 그녀들을 깔고 허리를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네 마리의 오크가 둘러싸고 있었다.
  사실 두 여인을 상처 없이 구한 것은 요행이었다. 방심한 오크들이 제대로 무장을 하지 않고 있었고 심지어 방심하고 있었다지만 수가 너무 많았다. 에크로반은 자신이 질 거라곤 결코 생각하진 않았지만 두 사람을 무사히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지 않았다.
  그런데 ‘시이’는 기회가 생긴 순간 저항했다. 그 저항이 에크로반이 찌를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을 또 한 번 만들어주었고 에크로반은 두 모녀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보며 강인한 처녀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자살하지도 않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도 아이를 낳을 결심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키울 용기까진 없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에크로반은 그런 그녀를 비난할 생각은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언제든지 존재할 수 있는 법이고 이런 일이 바로 그런 일인 것이다.
  아이를 안고 에크로반은 레인저의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니 따뜻한 공기가 자신을 반겨줬다. 장작은 아직도 타오르고 있었다. 에크로반은 화로를 들쑤셔 불씨를 키운 다음 장작을 더 넣었다. 주황빛 불길이 잠시 잦아들었다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에크로반은 이 불행한 아이를 자신의 침상의 한켠에 내려놓으며 생각했다. ‘어떻게 할까?’
  만약 그 자신이 보지 못했다면 이 아이는 짐승들의 밥이 되었을 것이다. 약한 것은 죽는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이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아이를 보호함으로서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준다. 에크로반은 바로 자신이 그런 역할을 하자고 결심했다.
  고민은 길지 않았고 결단은 빨랐다. 아마 인생을 좌우할 결정이겠지만 ‘미르키엘’의 인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보였다. 에크로반은 버려진 혼혈 아이를 키우기로 한 것이다.
  “그래.”
  에크로반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입밖으로 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아직 잠들어있는 아이에 말했다.
  “네게 이름을 지어줘야겠구나. 뭐가 좋을까?”
  에크로반은 침대 위에 앉으며 생각에 빠졌다.

아이의 이름은 ‘야예이’라고 지었다. 그것은 오랜 옛날에 사용되었던 고어에서 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였다. 그 단어로 결정한데는 에크로반 나름 이유가 있었다. 그는 야예이가 이름 같은 굳건한 존재가 되었으면 했다. 하프오크가 태생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차별에 굴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한 것이었다.

에크로반은 그러면서 자신이 얼마나 야예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어째서 자신은 차별 달하는가? 어째서 부모는 자신을 버렸는가? 어째서 자신은 남과 다른가?

야예이가 성장하면서 할 수 있는 많은 질문들. 부조리하다고 여기게 될 세상에 대해 에크로반은 자신이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솔직한 것이 언제나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야예이에게는 어느 것이 옳을 것인가?

그는 고민했지만 섣불리 답을 낼 순 없는 질문들이었다. 에크로반은 천천히 생각하기로 했다. 아직 그런 질문을 받기까지는 꽤나 시간을 흘러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답을 생각해두자고 에크로반은 생각했다.

무엇보다 당장 당면한 일들을 해결하는 것이 더 급했다.

그는 전투와 추적의 전문가였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은 그의 독보적인 전사로서의 역량과는 정반대위치에 존재했다. 그가 배워야할 것들은 많았다. 하지만 배울 수 있는 곳들이 마땅치 않았다. 젖동냥을 하기에도 마땅찮게 느껴졌다.

하프오크 아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 마을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 야예이를 버렸던 시이에게 부담이 될 것이 틀림없다. 죽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그녀나 마을사람들에게 더 이로울 것이다.

에크로반은 그렇게 생각하고 야예이를 최대한 감추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짐승 젖을 먹이며 야예이를 키웠다. 귀저기 같은 것들은 양모 천을 가지고 직접 만들었다. 야예이가 성장했을 때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으로 목검을 준비했다. 에크로반은 그에게 자신이 가진 기술들을 전수해줄 생각이었다.

자신이 배워왔던 것들. 역경을 이겨내기 위한 힘과 불굴의 의지. 자연의 이치를 받아들인 관용적인 시각. 고통을 참는 인내.

에크로반은 그것들이 야예이를 삐뚤어진 시선을 보게 될 세상으로부터 그를 지켜줄 것 같이 여겨졌다. 그리고 야예이가 세상을 향해 잘못된 분노를 내뿜게 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 같은 균형을 중시하는 중도자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았다.

곧은 생각과 여유가 있다면 누구도 어긋난 길을 가지 않는다. 물론 그것을 도와줄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하지만 에크로반은 자신이 충분히 그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자신이 있었다.

이미 여기 그 바른 예가 있었으니까. 에크로반은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며 왠지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피식하고 웃었다. 나이가 든다고 해도 쉽사리 떨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수행이 부족해.’

에크로반은 속으로 생각하며 야예이를 내려다보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았다. 아직 어린 시절. 철이 덜 들었던 시기에 그는 나름 날랜 것이 자랑인 꼬마였고 타고난 신체능력으로 약한 녀석들을 등쳐먹고 살았었다. 거리의 아이였던 그에게는 나름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이었지만 당시의 그는 세상에 대해 느끼고 있던 과도한 열등감을 사방에 뿌리고 있었다.

세상어디에도 아군은 존재하지 않고 적만이 가득하다고 생각했던 시절. 에크로반은 자신의 스승이 될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서 지금 그가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대부분을 익혔다. 그의 인생에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많았으나 그들은 특별하다고 할만 했다.

생애 처음으로 만난 호락호락하지 않은 어른들이었고 차별이나 동정 없이 대해줬던 사람들이었다. 아마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것이고 은퇴하기 전에 벌였던 수많은 모험들 역시 겪을 수 없었을 것이었다.

에크로반은 지금도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한참 모험을 찾아 헤매던 시기에는 그들이 은퇴한 마을을 찾아가기도 했다.

어쩌면 야예이와 그런 관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이미 그는 은퇴한 상태이고 야예이가 그 나이가 될 때쯤에는 그는 이미 늙은이가 다되어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녹색의 피부를 가진 이 작은 아기가 듬직한 전사가 되어 “허허허허.”하고 웃을 거라고 생각하니 잘 상상이 가지 않았다. 에크로반은 장작에 불을 돋우고 일어섰다.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야예이가 깨어있을 때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울기 때문이었다.

삼 개월이면 걸음마를 시작한다는 오크의 피를 잇긴 했지만 아직은 무력한 존재였다. 에크로반은 가능하면 야예이가 잠들어있는 동안 모든 일을 해결하고 깨어있는 동안은 가급적이면 함께 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오두막의 경계태세를 한층 끌어 올렸다. 그가 혼자 있을 때라면 모르지만 아기가 생긴 이상 평소처럼 있기에는 왠지 안심이 안 되었다.

언제 오크들이 동굴에서 기어 나와 그의 오두막을 습격할지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 오두막은 이미 오크들에게 위치가 노출되어 있었다. 전임자들 중 한 명이 이 오두막에서 살해당했었고, 한창 전쟁을 벌이던 당시 몇 번이나 야습을 당하곤 했었던 것이다.

이제 겨울이 다가왔으니 여유가 없는 그놈들이 또다시 야습을 해올지도 몰랐다.

그가 훈련시킨 마을의 자경단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겠지만 마을을 구한 영웅인 에크로반이 쓰러진다면 자경단원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에크로반 자신도 기습으로 허무하게 죽어줄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가장 힘겨운 겨울이 될지도 모르겠군.’

이크로반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갑작스러운 가족에 대한 대처 방안이 에크로반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예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준비되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정상적인 가족이라면 불러오는 아내의 배를 보고 그 가족들이 아이를 양육할 준비를 꾸준히 했겠지만 야예이가 에크로반의 오두막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미르키엘과 벨로나 가호였다. 적어도 에크로반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날처럼 유난히 잠들기 힘들었던 밤을 과연 무어라 설명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신의 인도가 있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에크로반은 생각했다. 버려질 아이를 가엽게 여겨 자신을 보냈다고 말이다.

준비는 지금이라도 하면 되었다.

에크로반은 잠들어있는 야예이를 내버려 두고 집을 나섰다. 겨울이 오기 전에 충분한 고기를 준비해둘 필요가 있었다. 겨울잠에 들어 가버리면 찾기도 힘들고 사냥하기도 힘들다.

아직까지 월동준비를 하는 느긋한 놈들은 거의 없겠지만 시도해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좀 더 견고하고 많은 함정들을 설치하기 위해서 시간을 소모한 덕에 사냥을 많이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있는 힘껏 사냥을 해둬야 했다.

분명 겨울잠을 위해 토실토실하게 살을 찌운 녀석들이 산속 깊은 곳을 어딘가를 어슬렁거리고 있을 것이라고 에크로반은 믿었다.

그리고 오두막을 나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8 야설록(夜雪錄) - 1장 눈속의 책4 [1] G.p 2009.05.31 716
1207 저 하늘에 1 [1] 양군 2009.05.25 754
1206 권리 [1] 악마성루갈백작 2009.05.24 615
1205 야설록(夜雪錄) - 1장 눈속의 책3 [1] G.p 2009.05.05 762
1204 패스파인더3 [1] azelight 2009.04.23 639
1203 패스파인더2 [1] azelight 2009.04.21 648
1202 패스파인더 v3.0-1-(갈아씁니다) [1] azelight 2009.04.20 735
1201 야설록(夜雪錄) - 1장 눈속의 책2 [1] G.p 2009.04.16 673
1200 야설록(夜雪錄) - 1장 눈속의 책1 [1] G.p 2009.04.13 633
1199 패스파인더10 [1] azelight 2009.04.08 611
1198 패스파인더9 [1] azelight 2009.04.07 559
1197 패스파인더8 [1] azelight 2009.04.06 591
1196 패스파인더7 [1] azelight 2009.04.03 611
1195 패스파인더6 [1] azelight 2009.04.03 576
1194 패스파인더5 [1] azelight 2009.04.01 637
1193 패스파인더4 [1] azelight 2009.03.30 663
1192 패스파인더3 [1] azelight 2009.03.29 665
1191 패스파인더-2- [1] azelight 2009.03.28 589
» 패스파인더-1-새로써요 [1] azelight 2009.03.26 458
1189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을까? [1] 악마성루갈백작 2009.02.27 658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