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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성계신곡 렉스렉시온1

2010.04.23 22:55

azelight 조회 수:736

요즘  제대로 있는 글이 거의 없다는 느낌이니다 ㅜ.ㅜ

소녀는 울지 않는다는 캐릭터 동기부여가 약하고 주제를 확실히 녹여내는데 아직 실력이 부족한 듯 해서 잠시 보류하고...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렉스렉시온 부터 올립니다.

지적해주신 문체 문제는 현재 글쓰는 방침을 변경하면서 과도기적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면이 좀 있어서요.

아마 스타일이 정착하게 도면 나아질 것 같네요

일단 라노벨 타입 지향이라서 가벼운 분위기의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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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입니까?”

백발홍안의 소녀는 눈앞의 여성에게서 화상플레이트를 받아들었다.

겉보기에도 비범한 분위기를 가진 소녀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외견부터 그랬다. 후두부로부터 뻗어 나온 검은 색 뿔이 옆머리에 둘러져 있었고, 목에는 돋아 있는 비늘이 보였다. 그것들은 인화한 용의 특성으로 소녀의 진실한 모습을 나타내는 특징들이었다. 게다가 소녀는 드물다면 드문 백룡. 용들 중에서도 특출한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지만 그것도 용들을 기준으로 할 때의 이야기였다. 현재 334세. 문명의 발달과 함께 정서발달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현대에 있어 300에 달하는 연령은 그저 외모를 결정하는 요소에 불과했다.

소녀의 이름은 세르네티.

문명관제 AI 아인스트 직하 특무기관 ‘쿼레스’의 소속이며 얼레이스급 차원간섭함 ‘에스터크’의 부함장이었다.

세르네티에게 화상플레이트를 건넨 여성은 바로 그녀의 상관인 자였다. 에스터크의 함장으로 이름은 에인스티아라고 한다.

“…네에….”

질질 끄는 것 같은 늘어진 어조로 함장은 대답했다.

얼마 전에 정체불명의 신조함을 끌고 나타난 여성. 세르네티는 특무기관장인 오벨론의 명령에 따라 에스터크의 부함장에 취임한 것뿐이었다. 접점이라곤 거의 없었기에 세르네티는 에인스티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특무기관장 오벨론은 이 에인스티아라는 인물 앞에서 설설 기었다. 물론 평소의 그의 태도에 비하면 이라는 꼬리가 붙긴 했지만 그래도 저 늙은 요정은 에인스티아를 꽤나 경애하는 듯 보였다. 용들로 두려워하지 않는 요정의 술식사가 존경하는 인간 여성이라.

오벨론은 그녀가 아인스트 직하 감찰관이라고 말했지만 세르네티는 석연찮음을 느끼고 있었다. 아인스트가 직접 연관이 있는 인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었다. 저 오벨론조차 아인스트와 직접적인 끈을 지니지 못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쿼레스에 오기 전 정보부 부부장이었던 세르네티는 원하든 원하지 않던 많은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지만 에인스티아와 같은 인물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소문조차 손에 넣지 못했었다.

게다가 아무리 아인스트 직하라고 해도 ‘쿼레스’의 관장인 오벨론이 그렇게 굽실거려야할 이유는 없었다. ‘쿼레스’의 소속이 되었다면 더더욱 그랬다. 뭐라 해도 오벨론은 쿼레스의 정점에 있는 자로 그 역시 아인스트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뭐, 이해는 가지만.’

세르네티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 또한 에인스티아가 단순한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타고나다 못해 압도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그 존재감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어떤 소란 속에서도 에인스티아가 나타나면 즉시 소란을 멈추고 모든 이들이 그녀를 주목할 거라는 확신이 세르네티에게 존재했다. 그런 존재감이 에인스티아로부터 느껴졌다.

연녹색 머리카락과 선명한 은안. 눈부실 만큼 흰 피부. 백룡인 자신보다 백색이 훨씬 더 어울리는 여성이었다.

심지어 신비감마저 느껴질 정도.

오벨론만큼은 아니지만 세르네티 역시 에인스티아에게 어느 정도 경애를 품고 있었다. 자신의 상관으로 모자람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에인스티아는 그녀의 위치 이상의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불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이는 함장을 보며 세르네티는 속으로 한숨 쉬었다.

긴장감이라는 것이 결여된 듯한 저 나긋나긋하고 느릿한 태도가 세르네티가 자신의 상관에게 가진 유일한 불만이었다. 그녀가 지닌 타고난 카리스마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듯한 저 태도가 어찌 불만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재고해보시는 것이. ‘령’의 조정이 늦어졌다고 하지만 늦어도 한 달 이내에 끝날 것입니다. 굳이 이런 위험인물을 태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세르네티는 일단 불만을 누르고 화상플레이트에 집중했다.

그곳에는 한 남자에 대한 신상명세가 적혀 있었다. 직접 대면해보진 못했지만 세르네티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1년 전 이자에 대한 이야기로 한동안 성계연합 전역이 떠들썩했었다.

이름은 유이스.

6세대 단독 차원간섭형 유인전투기 나이트의 조종사였던 인물이었다.

인권 문제로 전투형 합성인간의 제조가 금지되면서 시작된 지원자의 시술공정을 통한 조종사 육성이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 8기생이었던 인물이며, 시뮬레이션에서 단독전투등급 45등급을 획득한 괴물 중의 괴물.

그러나 전투 중 심신상실에 의한 착란으로 아군을 공격, 16함대를 전멸로 몰아넣은 성계연합군의 오점 중의 오점이라고도 불리는 이였다.

요약하자면 그 정도의 이력을 가진 남자였다.

그런 자를 승무원으로 넣으려고 하다니 무슨 생각일까?

세르네티는 어떻게 함장의 의중을 읽어볼 수 없을 까 생각하며 에인스티아를 주목했다.

“한 달. …느읒어요. 우리의 모옥적. 사앙기.”

군데군데 구멍투성이긴 했지만 세르네티는 에인스티아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쿼레스’의 목적은 공멸 전 기술을 탐색, 수집, 복원, 판별하고 또한 각지에 남겨져 있을 생존자들을 구호하는 것이었다.

“제 17성역의 구조 신호를 확인하고 싶으신 것이겠죠.”

세르네티는 살짝 한숨을 쉬었다. 원래라면 첫 탐색 임무는 한 달 뒤에 실행될 예정이었다. 에스터크에 승함하기로 되어 있는 승무원들 중 한명인 령이 최종조정을 마치고 출항하도록 일정이 짜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제 17성역. 현재는 공역으로 치부되고 있어 성계연합의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고 있는 그곳에서 구조신호가 잡힘으로서 출항이 앞당겨진 것이다.

출항은 앞당겨졌지만 령의 조정시간은 앞당길 수 없었다. 덕분에 령을 대신할 인물을 찾아야 했는데 이 또한 쉬운 것이 아니었다.

시뮬레이션 단독전투등급 49의 괴물. 지금은 금지된 합성인간 기술의 집적체이며 최후이자 최고의 합성인간인 령을 대신할 인물을 찾아낸다는 것은 무리였다.

애초에 령이 이 에스터크에 탑승하게 된 이유는 령의 전투스킬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가진 공학기술과 의무관으로서의 능력 또한 평가되어서였다.

에스터크는 올레이스급으로 1천명 이상의 인원을 태울 수 있는 거함이었지만 실제 조종 인원은 극히 적었다. 이것은 공멸 때의 생존자들을 구하기 위한 조치였다.

만약 콜로니가 생존모드로 기동한다면 예상 최장 기동시간은 9천 7백만 시간. 공멸로부터 500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콜로니 혹은 플랜트가 있다면 쿼레스는 그 속의 생존자들을 구출해야할 의무가 있었다.

에스터크는 그런 생존자들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승무원의 수를 최저한으로 줄이고 나머지 부분을 함의 관제AI에게 맡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이번 에스터크의 운용은 시험적인 색채가 강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런 만큼 승무원들 또한 엄선해서 뽑은 엘리트들이었다. 단순히 자신의 역할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분야에서 최소한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자들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인원을 선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오벨론은 함장과 부함장, 의무관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전원 여성으로 배치하라고 한 덕에 대체 인원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대체로 쿼레스의 임무가 위험하다는 사실도 대체인원을 구하기 힘들게 만드는 이유기도 했다.

아인스트는 이런 기술 탐색을 연합내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삼고 있었다.

구문명의 기술 수집으로 연합내의 각 파벌이 과도한 경쟁을 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처였으나 동시에 쿼레스의 임무 자체를 연합에게서 은닉하게 되는 효과 또한 나오고 있었다. 대체로 쿼레스는 공역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군과 부딪치는 일이 없지만 때때로 공멸을 불러온 적들과 마주치곤 했다.

은닉을 위해 거의 단독으로 행동하는데다가 군의 호위조차 받을 수 없는 쿼레스의 탐색함들은 적에게 맞설 힘이 부족했다. 대신 최신 기술들이 최우선으로 투입되고 있지만 상대는 훨씬 더 발전한 구 문명과 맞서 공멸한 존재. 그보다 못한 현재의 기술로는 대등이 맞서기는커녕 도망치기도 빠듯했다.

그에 걸맞는 강력한 무기와 뛰어난 인력들로 맞서고 있긴하지만 그런만큼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들 또한 무척 드물었다.

설령 있다고 해도 이런 위험한 임무에 지원할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이런 인물을 태운다는 것은 어리석어 보였다. 사형당하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죄를 지은 인물. 살아있다 해도 1년 동안 어떤 훈련도 못했을 테니 감도 정상이 아닐 것이 분명할거다.

쓸모가 있기는 할까.

위험한데다가 무용할지도 모른다.

그게 세르네티의 감상이었다.

하지만 에인스티아는 싱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화상플레이트 최하단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추측성으로 보이는 정보가 떠 있었다. 세르네티 또한 그 구절을 읽어 보았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세르네티가 이 유이스라는 인물에 대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에인스티아는 세르네티의 시선이 가리킨 문구로 향하자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또렷하게 늘어짐 없이 끊어 말했다.

“흥. 미. 본. 위.”

동시에 대놓고 세르네티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드물 정도로 밝게 미소를 짓다 못해 후광을 내뿜고 있는 에인스티아에게 도저히 불만을 토로할 수 없었다.

“이런. 이런. 알겠습니다.”

속으로부터 작은 한숨을 쉬고 세르네티는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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