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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마법소녀 하랑 - 08화

2010.09.20 14:04

카와이 루나링 조회 수:414

 

일주일이나 지속된 강행군에 하랑이는 결국 ‘버틸 수가 없다.’를 외치며 쓰러졌고, 리아는 약속된 수순대로 병문안을 왔지요. 워낙 하랑이가 평소부터 여성스러운 외모에 여성스러운 생활 방식을 지녀서 그런지 별 문제 없이 넘어간 듯 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리아가 하랑이에게 달려들 때 빼지 않고 ‘잘 먹겠습니다~’ 를 외치며 달려드는 것이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아, 물론 이것은 불법입니다. 게다가 많이 위험한 상황이구요. 대체 미성년자에게 뭘 시키는 것인지... 게다가 리아의 남자 싫어싫어 트라우마도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랑이가 덮칠 경우 참 상황이... 뭐, 여러모로 문제가 생기겠지요.

그래도 어찌어찌 잘 수습해서 넘어간 듯 합니다만.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점점 더 수위를 높여가며 달려드는 리아를 상대로 하랑이는 자신의 정절을... 아니,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숨기는 것이 가능할까요? 여러모로? 게다가 만약에 남자라는 것을 들킬 경우에는 하랑이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일려나요?

마법 소녀 리리컬 안데... 아니, 하랑.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어디보자~ 오늘의 배경은 학교인가 보군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랑이의 학교. 딱히 특별하게 대단한 것도, 안 좋은 것도 없는 평범한 학교랍니다. 건물은 한 동으로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와 운동장을 공유하는, 쉬는 시간에는 매점이 미어터지고, 운동부 학생들은 여전히 죽어라고 운동에만 매진하는... 그런 지극히 평범한 학교.

넵. 그런 학교의 삼학년 교실에 바로 하랑이가 있었답니다.

오늘은 평범한 교복 차림이군요. 항간에는 이 학교 교장이 좀 위험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둥, 미소녀 오타쿠 라는 둥,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이니까요. 여자 교복은 주변 다른 학교들과 비교해서 언제나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예쁘지만 남자 교복은 밋밋해서 아무런 볼 것도 없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그런 소문이 퍼진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이 학교 세울 때 설립자와 현재 교장 선생님은 다르기도 하고요.

어쨌든 각설하면, 그런 소문이 들 정도로 밋밋한 셔츠와 면바지를 차려 입고 있는 하랑이입니다. 아무 무늬도 없는 흰색의 평범한 와이셔츠와 남색 면바지라고 해도 키가 크고 스타일이 훤칠한, 이른바 간지남이 입는다면 그림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하랑이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여자 교복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작은 키와 가느다란 몸, 얼굴 역시 선이 가늘어 머리를 조금 기른다면 분명히... 하랑이도 남자 교복 보다는 여자 교복을 더 입고 싶어할 것 같고요. 아... 하랑이의 여자 교복 모습이라... 왠지 정화되는 느낌... 아니, 이게 아니지.

이럴 때는 정말 바른 생활 사나이라는 것이 화가 나기도 합니다. ‘교칙에 학생은 교복을 입어야 한다! 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남자가 여자 교복 입지 말라는 말은 없었다!’ 라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문구를 내세워 여자 교복을 입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고 생각하지 말입니다? 아, 그러면 교칙 문구를 뜯어고치려나요? 흠흠.

어쨌든 제대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그런 평범한 학교는 지금 꽤나 시끌시끌하군요. 본래 쉬는 시간이 시끄럽기는 하지만, 단순하게 그 이유 때문인 것 같지는 않네요.

하랑이는 별로 그런 분위기에 별로 휩쓸리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그 것도 어디까지나 생각뿐이지요. 좁은 교실을 순식간에 가득 채운 분위기와 열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데다가 금세 전파되니까요.

아무래도 오늘의 소동은 교문 쪽에 서 있는 누군가 때문이라는 듯 하군요. 연예인이 온 것도 아니고 외부인이 온 정도로 이렇게나 일이 크게 벌어질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만... 학교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자신들의 학교가 아닌, 즉 익숙한 교복이 아닌 다른 학교의 교복을 본다면 이상할 정도로 눈이 돌아가지 않나요? 그 것도 어떤 용무인지는 모르겠지만 교문 바깥에서 한 시간 이상이나 서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라면.

키는 평범한 수준이군요. 굽이 없는 운동화를 신고 있는 현재, 대충 160cm 남짓 하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몸이 가늘어 약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미묘하게 특정 부분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군요. 남학생들이 보이는 소란 중에는 그 점이 상당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대로 운동장 하나를 그대로 가로질러야 하기 때문에 거리가 좀 있는 편인데도 그런 것은 잘 본다니까요. 하여튼 남자들이란.

끝 부분이 살짝 말린 긴 검은색 머리카락은 잘 정리되어 있어 얌전한 느낌을 주는군요. 무언가를 들고 있는 양 손은 몸 앞에 모아놓았는데, 덤으로 양 손만 아니라 가슴도 같이 모아놓는 자세가 되어버리는군요. 다리 부분이 투명하고 테가 없는 안경을 쓰고 있으며, 그 아래의 동글동글한 눈은 계속해서 누군가를 찾는 듯 움직이고 있네요.

그리고 다리, 오오! 저 다리!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핀 포인트로 저격할 저 예쁜 다리를 보세요. 아아, 뿅가죽네. 역시 다리가 예뻐야 진짜 미녀라는 말이... 응? 개인 취향일 뿐이라고요? 어디서 그런 섭섭한 말씀을! 저 예쁜 다리를 보세요. 검은색 스타킹으로 가려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숨길 수 없는 쭉 뻗어 있는,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다리를!

... 흠흠. 흥분했네요. 진정하고...

어쨌든 그런 상당한 수준의 미녀가, 아니 이런 경우에는 미소녀라고 하는 쪽이 맞는 것 같군요. 아직 학생이니까요. 어쨌든 그렇게나 눈길을 끌어 모을 정도로 (다리가 예쁜) 미소녀가, 이 학교의 것이 아닌 다른 학교의 교복을 입은 채로 한 시간 이상이나 교문 앞에서, 그 것도 누군가를 찾는 것 같은 태도로 서 있으니 관심을, 그 것도 남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 모으기에는 충분하겠지요. 뭔가 이상한 말이 슬쩍 끼어들어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채신다면 기억해 두시길 바래요. 그 것은 42라는 숫자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랍니다.

자자, 본론으로 돌아가서! 개중에는 몇몇 용기 있는 학생들이 다가가 말을 걸어보려 한 것 같습니다만, 부드러운 미소 앞에 격침당하고 돌아올 뿐이었군요. 그리고, 그 패잔병들 중에 하랑이의 반 친구가 한 명 섞여있었다는 것이 바로 문제라면 문제일지도 모르겠군요.

“어이. 이하랑. 나가봐.”

그 패잔병 A 씨의 대사. 그 말에 수많은 시선이 하랑이에게 꽂히네요. 영문을 알지도 못한 채 고개를 갸웃거리는 하랑이에게 그 A 씨는 손을 들어 바깥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너 찾는 것 같던데? 저기 저 사람.”

“나? 누구길래?”

“내가 아냐? 나가봐. 기다리잖아.”

불만이 섞인 목소리. 그리고 반 안에 울려퍼지는 야유와 함성 속에 하랑이는 시계를 보는군요.

“... 수업 시작할 때 된 것 같은데.”

... 이후 하랑이에게 1분 정도 쏟아진 수많은 질타는 지면 관계상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알아서 상상하시고요. 그 덕분에 하랑이는 얼마 남지 않은 쉬는 시간이지만 결국 몸을 일으키게 되었답니다. 그 알 수 없는 여학생을 향해서요.

그리고 또 다시 1분 뒤.

하랑이는 자신을 향해 날아든 음식물 폭탄에 맞을 그대로 뒤집어쓰게 되었답니다.




알지도 못하는, 오늘 처음 본 소녀가 자신을 보더니 바로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을 던져버린다. 그런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는 아무리 대단한 하랑이라도 어떻게 할 수 없나 봐요. 피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도시락을 뒤집어쓰는 것을 보면.

“아, 저... 저기... 무슨?”

당황하며 눈앞에 서 있는 여학생을 바라보지만 대답은 없군요. 게다가 이미 폭발해버린 김밥과 튀김과 샌드위치 등으로 이루어진 도시락 폭탄은 어떻게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음식물을 그대로 뒤집어 써 버렸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옷매무새를 정리할 짬도 없는 것 같군요. 그나마 뜨거운 국물 요리가 없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하지만 샌드위치 소스에 의해 새하얀 셔츠가 더러워지는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나 봅니다.

“그... 대체 무슨 일이시길래...”

“...”

하지만 그런 짓을 저질러 놓고도 대답은 하지 않은 채 하랑이를 노려만 보고 있는 소녀. 그러다가 곧 몸을 휙 돌리더니 엄청난 속도로 뛰어가는군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던 하랑이에게 린의 한숨 소리가 들려옵니다.

[젠장. 결국 이런 식으로 되는건가?]

“... 무슨 소리야? 대체 왜...”

[... 아직도 이해 못한 거냐? 난 바로 알겠던데. 저거 리아잖아.]

“... 리아라고?”

[그래. 교복만 아니면 어찌어찌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이건 뭐, 빼도박도 못하게 생겼네.]

한숨을 푹 쉬는 소리에 하랑이는 주먹을 세게 움켜쥐는군요. 확실히,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니까 알아 볼 수 없던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반대로 리아는 어제 하랑이의 변신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았었구요. 어제는 그저 여자애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변명할 거리도 없겠네요. 린의 말대로.

[거참. 내일을 기약하겠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나? 그나마 삼겹살에 차돌박이는 없는 것을 보면...]

“쓸데없는 설명 이어붙이지 마.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잖아?”

린의 말에 날카롭게 대꾸한 하랑이는 잠시 고개를 돌려 학교 쪽을 바라봅니다. 그러다가 다시 리아가 달려간 방향을 바라보더니,

“나! 오늘 조퇴한다고 해줘!”

라고 온 학교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군요. 영화처럼 유리창이 깨지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학교 안에 있는 학생 중에 저 목소리를 못 듣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한 뒤 하랑이는 리아가 달려갔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저 멀리 보이는 리아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하랑이는 침착하게 다리를 몇 번 풀어주더니 빠른 속도로 뛰기 시작하는군요. 아까의 리아도 빨랐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평범한 여학생의 기준. 하랑이가 달리는 속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요.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지만 금세 리아의 뒷모습이 가까워집니다. 오오, 역시 빨라요!

“리아야! 잠깐만!”

달리는 것은 멈추지 않은 채 하랑이는 힘껏 소리질러 리아를 불러봅니다만, 리아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 뛰어가기만 할 뿐입니다. 하랑이가 다시 한 번 불러보아도 여전히 묵묵부답. 이게 ‘나 잡아봐라~’ ‘니 잡히면 죽는데이~’ 같은 따뜻하면서도 오글거리는 상황이면 참 보기 좋았을 것 같기는 하지만 리아의 태도에서는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네요. 그나마 하랑이가 점점 더 리아에게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일말의 기대감을 품게 하지만...

[젠장. 변신한다.]

“응?”

그 것은 실제로 찰나. 만약에 애니메이션 이었다면 어른의 사정과 업계의 약속으로 인해 약 2분에 가까운 시간동안 주변의 모든 시간이 멈춘 채로 리아의 타, 탈의... 그, 그레이트! 아, 아니. 이게 아니고 어쨌든 리아의 탈의를 포함한 아름다운 변신 모션이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리얼 보정으로 가득한 이곳에서는 그런 행복한 장면은 재생 불가... 아니, 왜 그런 눈으로 보시는 건가요? 제 잘못이 아니라고요!

다른 사람이 미쳐 눈치 채기도 전에 앞에서 달리던 리아의 모습이 사라집니다. 정말 한순간에 사람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키가 줄고 머리카락도 짧아지는군요. 거기에 복장까지 완벽하게 바뀌며 리아는 풀쩍 뛰어오르는군요. 간신히 좁혀놓았던 거리가 다시 벌어지는 것을 보며 하랑이는 칫 하고 짧게 혀를 차네요.

[뭐, 딱히 상관은 없지?]

엄청난 속도로 건물 위와 전신주 위를 뛰어서 넘나드는 리아. 그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아예 들지도 않나봅니다. 뭐, 워낙 빠르니까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도 몇 없겠지만요.

그런 리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열심히 달리고 있는 하랑이. 그에 린은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군요.

[이 쪽도 변신하자. 그럼 바로 따라잡...]

“아니, 괜찮아.”

하지만 하랑이는 린의 말을 거부하며 크게 숨을 들이마시는군요. 그러더니 몸을 좀 더 숙이며 한층 더 속도를 높입니다! 리아와의 거리가 그다지 좁혀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 모습을 놓치지는 않을 정도로 따라가고 있네요.

[... 이런 미친. 너 인간 맞냐? 마법 소녀와 주력이 같아?]

“친애하는 브루스님도 평범한 인간이거든?”

[배트맨과 동급이었어? 네 스테이터스는?]

“말 시키지마. 힘들어.”

다시 한 번 말을 끊으며 하랑이는 숨을 크게 들이마십니다. 그 몇 마디의 말을 하는 사이 거리는 약간 벌어져 있네요. 하지만 그다지 동요하는 눈치도 보이지 않은 채, 하랑이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조금 더 속도를...

- 빠앙!

그 순간 커다란 소리가 들려오는군요! 동시에 ‘끼이익!’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하랑아! 조심!]

모퉁이에서 튀어나온 회색빛의 승용차는 그대로 하랑이의 몸을 덮칠 것처럼 달려듭니다! 그 것은 린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인지 한 발 늦게 조심하라 알려줍니다만, 이미 그 자동차는 하랑이가 서 있던 지점을 지나쳤고, ‘퉁!’ 하는 무거운 소리가 뒤늦게 들려오네요. 뭐, 뭐야 이 상황은?

번호판을 확인하니 다행스럽게도 ‘환생 특급’ 같은 것은 안 적혀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건 좀 위험한 상황 아닌가요? 아무리 하랑이가 초인이라고 해도...

“죄송합니다!”

크게 외치는 하랑이 그러면서 재빨리 몸을 일으키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일이 아닌데? 뭔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요. 잠시만요. 녹화해 둔 것이 있으니 되감기를 해서...


자, 어디 한 번 천천히 돌려 볼까요? 옆에서 자동차가 튀어나오네요.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아보지만 이미 늦은 상황. 그 순간 하랑이는 풀쩍 뛰어오르더니 승용차의 본네트를 짚고 공중 제비를 돌면서 그대로 그 차를 뛰어 넘는군요! 우와앙! 아까 들린 ‘퉁’ 하는 소리는 본네트를 짚을 때 들린 소리였나봐요. 그리고 공중에서 깔끔하게 3회전을 돈 뒤에 착지. 자세를 낮추며 착지 시의 충격을 줄이고는 바로 고개를 들어 리아의 위치를 확인하는 깔끔함까지!

10점 만점에 10점 드리... 아니, 이게 아니야! 대체 넌 정체가 뭐야?

스스로가 특이하다는 점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기 시작한 아이이긴 합니다만, 말 그대로 초인이네요. 저 무술이 뭔지 몰라도 좀 배우고 싶네요. 저것도 그나마 완성형도 아니라잖아요. 여자의 몸이 되어야 제대로 쓴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음음. 어쨌든 다행스럽게도 차에 치이지 않고 잘 피한 것 같군요. 리아도 그런 하랑이를 보면서 다행이라는 듯이...


그러고 보니 꽤나 큰 소리가 났었지요. 당연히 리아도 들었을 정도로. 그래서일까요? 리아도 달리던 것을 멈춘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군요. 깜짝 놀란 표정을 어떻게 하지 못한 채로요. 그러다가 하랑이와 눈이 마주치는군요.

그 짧은 순간. 하랑이는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변신! 리아와 마찬가지로 변신씬은 생략입니다? 역시 미성년자에게 어른의 사정 따위는 알 바 아니군요. 변신씬 묘사만 해도 소설이라면 반 쪽 정도는 날로 먹을테고, 애니메이션이라면 2분 정도는 순식간에 채워넣을 수 있을텐데 말이죠. 어쨌든 치사하게도 순식간에 변신하는 것을 마친 하랑이는 변신하는 것과 동시에 그대로 뛰어올라 멈춰서 서 있던 리아의 팔을 잡습니다.

“윽, 이, 이거 놔!”

“잠깐만 리아야. 내 말 좀 들어줘.”

“놓으라고!”

그에 리아가 화를 내며 거세게 하랑이의 팔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럴수록 하랑이는 팔에 힘을 주어 리아의 팔을 꽉 잡는군요.

“당장 놔! 놓으...”

“부탁이니까! 내 말을 좀 들어줘!”

소리치는 리아의 말을 끊으며 하랑이는 더욱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네요. 순간 리아가 움찔하고 굳어버릴 정도로. 하랑이는 리아가 뭐라고 말을 하려는 찰나에 재빨리 입을 열어 리아의 말을 막는군요.

“고마워!”

“... 뭐야, 그건.”

“그, 내가 차에 부딪친 것 같아서 놀랐던거지? 그래서 멈췄던거지? 신경 쓰게 해서 미안. 그리고 고마워.”

하랑이의 말에 리아는 잠시 말 없이 하랑이를 바라보는군요. 그러다가 한숨을 푹 쉬면서 손에 힘을 빼네요.

“알았어. 일단 달아나지는 않을테니 이 팔 좀 놓아줘.”

“... 응.”

리아의 말에 천천히 손을 놓는 하랑이. 리아는 방금 전 하랑이에게 손자국이 날 정도로 세게 잡혔던 팔을 문지르며 말했습니다.

“그럼, 이제 뭐라고 할 생각이지?”

“그게...”

하지만 여전히 차가운 말투군요. 달아나는 것은 멈추었지만 하랑이에 대한 경계심이랄까 적대감 같은 것은 풀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 나, 난 여자야!”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그럼 아까 그건 어떻게 설명할건데?”

하랑이의 말에 리아는 여전히 인상을 찌푸린 채 되묻는군요. 그랬다가 하랑이의 몸을 위아래로 죽 훑어보더니 한숨을 푹 쉬는군요.

“그래그래. 지금 보니 분명히 여자는 맞아. 남자가 마법 소녀가 될 수 있을리도 없고. 그런데 왜 남자 교복을 입고 있는거야?”

“에, 그... 그건 말이지.”

“취미가 남장이야?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여전히 냉기가 풀풀 날리는 말투군요. 물론 조금 전에 비해서는 많이 부드러워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어디까지나 조금 전과 비교했을 때 이야기랍니다.

“대체 넌 어느 쪽이야?”

“...이쪽도 저쪽도 아니야.”

리아의 말에 하랑이는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대꾸하는군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쉽니다.

“난 남자야.”

“여자라고 한지 1분도 안 지났어.”

“나도, 어느 쪽이 나인지 모르겠어.”

하랑이의 말에 리아는 코웃음을 치는군요.

“확실히 해 주면 좋겠는데? 그래서,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나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좋다는 뜻이야. 네가 날 남자로 보건, 여자로 보건 틀린 것은 없다는 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야.”

하랑이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입을 여는군요.

“네가 바라고 있는, 이 마법 소녀 일을 하면서 바래왔던 소원은 대체 뭐야?”

“... 하?”

하랑이의 말이 의외였는지 리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네요. 그랬다가 어깨를 으쓱이더니 시선을 돌리며 답하는군요.

“의외네? 난 ‘왜 남자를 그렇게 싫어하는거야?’ 같은 질문이 나올 줄 알았는데.”

“궁금해. 그 것도 물론.”

리아의 말에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바로 답하는군요. 하긴, 당연히 궁금하겠지요. 저도 그 질문을 먼저 할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그보다 궁금한 것은 역시 그거야. 대체 그렇게나 남자를 싫어하면서, 내 생각뿐인지는 모르겠지만 친하게 지내던 내가 남자라는 것을 알자마자 그렇게 태도가 돌변할 정도로 남자를 싫어하면서, 그렇게나 싫어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자신을 괴롭혀 가면서 이루고 싶은 소원이 대체 뭐야?”

그렇게 또박또박, 자신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묻는 하랑이를 힐끔 바라 본 리아는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돌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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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곳에서 끊게 되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더 진행하면 용량이 한참 초과할 것 같아서. 흠흠..
이번화는 뭔가 텐션이 떨어진 느낌입니다만... 괜찮을거에요. 아마도..

그런데 정말 나 잘 하고 있는 거려나요?
아하하... 뭐, 이제 2화 남았네요.
힘내서 잘 마무리 할 수 있게 노력해 보겠습니다. WRYYYY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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