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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마법소녀 하랑 - 05화

2010.09.17 14:05

카와이 루나링 조회 수:477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따지고 보면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에게 같은 미성년자인 여자 아이를 덮쳐 달라고 부탁하는 선생님. 그리고 그 것이 자신과 계약을 맺은 마법 소녀가 더 이상 마법 소녀가 아니게 되는 것을 알면서도 말리려 하지 않는 요정.

그렇게 축복Bless 에다 강타Striking 버프까지 걸어주었지만 그렇다고 하랑이가 ‘Wow! 그럼 이제 나 19금 동영상 찍어도 되는 겁니까? 하악하악. WRYYYYY!’ 하면서 눈이 시뻘개져서 달려들 사람은 아닌 것 같단 말이죠. 정확한 대답도 하지 못한 상태이기도 하구요.

게다가 리아. 리아 쪽의 의사는 아직 모르는 상태. 덧붙여 리아는 남자를 엄청 싫어하고 있는데다가 하랑이와 친하게 지내려고 하지만 하랑이가 남자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지요. 하랑이가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되면 어떤 식의 반응이 나올지 아직 아무도 모르죠.

각자의 목적과 상황이 얽혀있는 이야기. 한 사람 한 사람의 실타래가 풀려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또 그 이야기들이 엉키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내죠. 이렇게 만들어지는 새로운 무언가가 과연 어떤 모습을 만들어낼지 알 수 없는 상황. 아름답게 매듭지어진 천으로 완성이 될지, 아니면 꼬이고 꼬인채 그저 엉켜버려 쓸 곳이 없어진 실뭉치가 되어버릴지.

마법 소녀 리리컬 하랑. 그 다섯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쉬는 시간.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시끌벅적해진 교실 안에서 벗어난 하랑이는 휴대 전화를 꺼내 들고 무언가를 보고 있군요. 전화를 받는 것 같지는 않고, 문자 메시지를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문자가 왔길래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요?

"... 리아가 어떻게 내 번호를 알고 있는거야?"

아하. 리아가 보낸 문자 메시지인가 보군요. 그런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리아에게 휴대 전화의 번호를 알려준 적은 없나 보네요. 술김에, 잠결에, 홧김에 같은 선택지는 없을 것 같으니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뭐, 이런 경우 범인은 아무리 많아봐야 세 명 중에 한 명이 아닌가 싶지만... 선생님이 알려줬든지, 린이 알려줬든지, 리아가 알아냈든지. 범인은 이 안에 있어!

뭐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싶지만요.


- 오늘 밤 목표는 넷. 내가 셋 잡을테니 남은 하나 부탁해. 장소는... -


흐응, 그런 내용이었군요. 아무래도 좀 사무적인 문자네요. 에잇, 아쉬워라. 나름 기대했는데. 첫 문자를 보내는데 꼭 이런식으로 할 필요 있었을까 싶네요. 하트도 좀 섞어가면서 귀엽게 쓰면 안되나 싶지만. 그렇게 문자 메시지로부터 시작되는 둘 만의... 꺅~♡

“그런데 말이야. 이거 미리 알 수 있는 거였어?”

하지만 하랑이에겐 별로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닌가봐요. 하여튼 뭘 모른다니까. 옆에서 이렇게 지켜보는 사람한테는 그런 러브 라인 챙기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말이죠. 처음 만남에서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시작은 어느새 급가속을 하지만,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어릴 적에 헤어졌던 친 남매 였을 뿐이고! 그렇게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의 앞에 버티고 있는 것은 고부간의 갈등! 시어머니는 린 이겠군요! 그리고 어느 순간 하랑이를 찾아온, 첫 사랑이었던 선생님과의 불륜이...

... 죄송해요. 어제 그런 말을 들으니 왠지 하이 텐션이 되어버려서. 아하하.

[보다시피. 요즘은 하루에도 몇 건씩 계속 생기지. 그 중에서 제일 급한 것만 골라서 처리하는거야.]

“그거, 좀 문제 있는거 아닌가? 잘못하다가 일 터지면 어떻게 하라는건데?”

[내 알바냐? 윗선에서 알아서 시키는 대로 하면 땡인데.]

어라? 제 쪽의 생각도 이상하긴 했지만... 린의 발언도 상당히... 뭔가 문제 발언을 들은 것 같은데요. 사랑과 정의의 마법 소녀가 저래도 되는건가요? 하랑이도 뭔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지만 린은 여전히 상관없다는 투입니다.

[너무 그런 표정 하지 마라. 자고로 우리 같은 말단 사원이나 현장 인력은 시키는대로 해야 하는거니까.]

“말단 사원? 월급 받으면서 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소리야? 게다가 대체 그 윗선이라는 것은 뭐고?”

[월급 대신 연봉으로 주잖아. 아니, 퇴직금인가?]

“대체 봉급 없이 퇴직금 하나로 다 때우겠다는건 어느 나라 방식이야? 응? 아니,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니까?”

[아니, 세상에 봉급 문제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다고 그래? 게다가 요즘 청년 실업이 문제인 것도 몰라?]

“그게 아니라. 지금 중요한 것은...”

[알아, 알아. 마법 소녀가 비정규직 이라는게 문제...]

... 어째, 하랑이 이마에 주름이 차츰 늘어가는 것 처럼 보이는데... 착각이려나요?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걸 어떻게 미리 알고 있느냐가 문제라니까?”

아니, 착각은 아닌가보네요. 조금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확실히 기분이 언짢은 모양입니다. 확실히 청년 실업 문제를 들고 온 것은 그다지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지금 하랑이 나이에는 실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설마 너도 이거 미리 알고 있었어? 그래서 매일 밤, 일 생기는 지역에 먼저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정답. 나 좀 유능하지 않냐?]

“유능하긴 뭐가 유능해! 뭐야 이건. 마치 짜고 하는 것처럼.”

우와. 아무래도 정말 화가 나는 모양이네요. 게다가 소리까지 크게. 다행히 린은 지금 모습을 감추고 있는 상태라지만, 하랑이는 아닌데 말이죠. 게다가 린과는 달리 하랑이의 목소리는 주변에 아주 잘 들리고 있구요. 실제로 주변에서 이 쪽을 보는 학생들이 몇몇 보이네요.

[목소리 낮춰라. 휴대 전화 들어서 전화하는 척 하고. 지금 뭐하는 짓이야?]

“윽...”

린의 말에 하랑이는 입을 다무는군요. 뭐, 주변을 슬쩍 둘러보기만 해도 지금 상황을 아는데는 어렵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 기분만은 여전한 듯 숨이 조금 거칠군요.

[뭐, 일부러 말을 돌린 것도 있긴 하지만... 너 말이지. 하루에 이런 사건이 몇 건이나 생긴다고 생각하는거야?]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여전히 고생이 많은 린입니다.

“아니, 그러니까...”

[운 좋게도 마법 소녀가 딱딱 처리해 줄 수 있게 하루에 한 건씩 꼬박꼬박 돌아가면서 생긴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지금 당장이라도 뉴스를 보면 알겠지만, 세상 살기 참 힘들지요. 에휴... 마법 소녀 한둘로는 어떻게 잘 해치울 것 같지도 않고, 도시 하나에 저지먼트를 100명 정도 깔아놔도 비슷한 것은 마찬가지겠지요. 아니, 비슷하지는 않다고 해도 사건 사고가 한 건도 생기지 않는, 그런 일은 아마 영영 없지 않을까 싶지만... 무엇보다 대놓고 일 벌이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누구라도 말은 못하겠지만.

아하하, 누군가 이상한 사람들을 생각했다면 잊어주세요. 오해랍니다.

[간단한거야. 마법 소녀들은 어디까지나 이쪽 세계에서 벌인 일의 뒤처리를 위해 고용한 일종의 용병이라는거지.]

“... 뒤처리? 용병?”

[마법 소녀라는 것이 소녀들의 로망? 에라이. 사기를 쳐도 적당히 쳐야지.]

투덜거리는 린의 목소리. 실제로 린이 지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 것 같나요? 상사한테 엄청나게 깨지고 나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담배를 문 채로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아니, 그나저나 확실히 좀 위험한 발언을 많이 하네요. 오늘 따라.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생리?

[...]

“왜 그래?”

[아니, 왠지 기분 나쁜 느낌이... 뭔가 오한이...]

... 린이건 하랑이건, 여전히 눈치가 빠르네요. 흠흠.

[어쨌든 그런거야. 너흰 저쪽에서 실수로 놓친 애들 잡아넣기 위해 고용된 킬러 머신이라는거지. 오케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 놓친 애들은 또 뭐고, 킬러 머신은 또 뭐야?”

[아, 미안. 말이 헛 나왔어. 킬러 머신까지는 아니고, 기간 한정 노예 계약서에 서명한 상태라고 할까?]

“아니, 그건 더 이상하거든?”

슬쩍 인상을 찌푸리는 하랑이. 하지만 린은 킬킬 웃으면서 여전히 힘 빠진 목소리로 이야기 할 뿐입니다.

[나중에 크면 다 알게 되어있어. 그러니까...]

“알긴 뭘 알아? 이런 이야기를 알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알기 싫어도 알게 될 걸? 후, 어때. 한 대 피울래?]

“... 피우긴 뭘 피워?”

[뭐긴 뭐야. 담배지.]

어머나?

“미쳤어? 그딴 것을 왜...”

[어차피 줄 생각도 없어. 돗대야.]

“응?”

[... 젠장. 농담을 하면 대충 알아들어야 뭘 하는 맛이 있지. 농담이니까 신경 꺼. 담배 이야기도 다 뻥이니까.]

투덜거리는 린의 목소리. 어쩐지 지쳐보이네요. 하랑이의 휴대 전화 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있다보면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아요. 흑흑흑.

[상관없잖아. 어쨌건 일 하는건 하면 되는거고. 안 그래? 오늘도 파이팅~]

“응, 그래. 파이티...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쳇. 대충 넘어가나 했더니.]

“대충 넘어가려고 하지 말라고!”

다시 한 번 버럭. 화를 내는 하랑이는 꽤나 와일드한 느낌이네요. 평소에는 어깨도 좁고, 체형 자체가 호리호리 한 느낌에다가 얼굴의 선 같은 것을 보면 안 그럴 것 같은데 말이죠. 오히려 저런 느낌 보다는 품 안에 딱 들어오는 알맞은 사이즈의, 끌어안고 자기 좋은 아이 같은데 말이에요.

[어째 오늘따라 좀 집요하다? 정 좀 떼려고 했더니.]

“일부러 그런거야? 나 그만 두게 하려고?”

린의 말에 크악!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하랑이. 린은 린 나름대로 신경을 써 준... 건가요? 뭐, 의도는 그랬던 것 같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 같네요. 하지만 그건 그거고. 지금 당장은 아무래도 다른 중요한 문제가 걸리는 것 같은데 말이죠.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점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못하나? 이제보니 하랑이, 은근히 시야가 좁은걸지도요?

[알았어. 중요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 줄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한숨을 푹 쉬며 힘 빠진 목소리로 말하는 린. 어째 양 어깨를 축 늘어뜨린 이 시대의 아버지... 아니, 어쨌든 그런 장면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만. 고생이 많네요. 에구...

“... 정말이지? 언제 해 줄건데? 나 이런 기분으로는 오늘 도저히...”

[언제긴? 수업 끝나고.]

“응?”

린의 말에 하랑이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는군요. 그리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눈앞에 서 있는 것은...

“... 죄송합니다.”

“수업 시작할 거니까 빨리 들어가 주면 좋겠는데?”

학생 여러분, 쉬는 시간은 짧아요. 계획적으로 사용하세요. 아, 그리고 더 중요한 한 가지. 담배는 몸에 해로워요.




[... 리아한테 무슨 말 들어도 난 모른다?]

“상관없어.”

[... 역시 별로 좋은 꼴은 못 볼 것 같은데.]

“시끄러워. 신경 꺼.”

이런이런 오늘도 변신하고 나니 성격이 나타나... 아니, 성격이 바뀌는 하랑이입니다. 아까 흥분했을 때 보다 한층 더 흥분해 있는 상태인 것 같군요. 오늘따라 사나워 보이는 가느다란 눈이 한층 더 치켜 올라가 맹수 같은 느낌을 주는 군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평소에는 검은색 고양이... 그러니까 봄베이 같은 느낌인데 지금은 05시 50분 되는 순간의 봄베이 라는 느낌이라고 할까?

아뇨, 뭐 그냥 그렇다고요.

“내 쪽은 빨라야 3일 뒤라며, 상관없잖아.”

[하여튼 괜한걸 알려줬나? 멋대로 해라.]

“안 그래도 그렇게 할거야.”

린의 말에 톡 쏘는 것처럼 대꾸하는 하랑이. 아무래도 린이 그 이야기를 한 것 같네요. 무슨 이야기냐고요? 아까 이야기 하던 것 말이에요. 어째서 린은 사건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가? 라는 거지요. 어느 동네처럼 성당 가서 기도하고 있으면 룰루팡 룰루티 하고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간단한 거에요. 진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쪽에서 이쪽으로 잘못 기어들어온 벌레들을 잡기 위해 마법 소녀들이 등장한다. 뭐, 이런 이야기에요. 똑같이 기어오는 녀석들이지만 이 것들은 누군가처럼 그다지 등급이 높은 것도 아니고, 특별히 대단한 것들도 아니네요. 그냥 말 그대로 벌레죠 벌레. 타락한 요정이라는 말로 설명해 주기도 싫군요. 그냥 벌레에요. 그리고 마법 소녀들은 그 벌레를 잡기 위해 저쪽에서 넘어온 요정들과의 계약으로 탄생하는 거구요. 이쪽에서 마법 소녀들의 모임을 세○코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가끔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아직까지 보신 적 없다고요? 에이, 넘어가세요. 절대 급조한 이야기가 아니니까.

자자, 어쨌건 정리하면! 그 벌레들이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달라붙어 사건을 벌이기 전에 때려잡는다는 것이 바로 마법 소녀들의 취지죠. 참 쉽죠? 뭐, 워낙 벌레 같은 녀석들이라 도주도 잘 못해요. 길어봐야 6시간 내에 소재 파악. 그리고 관리에 들어가고, 사람들한테 아무리 엉겨 붙는다고 해도 완전히 잠식하는 시간까지 전부 계산되어 관리 되고 있답니다. 그 녀석들이 뛰어봤자 벌레지 뭐 있나요?

오늘 하랑이가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요? 그 내용이에요. 한국이라는 땅에서 그렇게 잠식 당한 인원이 몇 명인지에 대한 이야기. 그 중에서 리아가 3명을 처리하겠다고 한 것이고요. 하랑이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그러면서 잠식은 아직도 3일 이상이나 남은 녀석을 처리해 달라고 한 것이었는데...

“대충 이 근처였던 것 같은데.”

[하여튼...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온 거지?]

“그다지. 이것저것 생각은 했지.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팽개치고 리아가 있는 쪽으로 달려온 것이랍니다. 꺅~♡ 린의 인도로 하랑이는 사건이 발생하는 곳, 다르게 말하자면 리아가 있는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미리 말하지만, 난 절대 리아 때문에 여기 온 것이 아니야. 급한 녀석 먼저 처리하려고 여기 온 거라고.”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진짜 쓸모없는 걱정이거든? 적어도 너보다 리아가 3배 이상 강할걸? 게다가 그건 네 캐릭터도 아니야.]

“캐릭터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뭐, 상관없나?”

[묘하게 태클을 걸고 싶은 반응이다만... 참아주지. 난 관대하니까.]

“시끄러워.”

달리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토닥토닥 거리는 둘. 왠지 눈꼴이 시는 장면인 듯 하지만 넘어가도록 하지요. 전 관대하니까요. 관대한 만큼 급전개 진행하도록 할께요. 흥.

둘은 곧 목표한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답니다. 그 곳은 왠지 준비된 무대라는 느낌이 강한 폐공장. 그 폐공장의 지붕 위에서 구멍난 곳을 통해 안쪽을 바라보던 하랑이는 몇 번 눈을 깜박이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는군요.

“... 저기, 린. 정말로 리아가 그렇게 강해?”

[말 했던 대로. 마법 소녀 중에 해, 달, 별의 마법 소녀는 그 급이 달라. 그리고 리아는 바로 그 중에 달의 마법 소녀고.]

“... 그런데 저건 뭐라고 설명해야해?”

아래쪽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리는 하랑이. 대체 뭘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어디보자...

폐공장 안에는 네 사람이 서 있는 것 같군요. 자세히 보면 한 사람은 리아입니다. 오늘도 여전히 짙은 보라색의 은근하게 노출이 심한 복장을 차려 입고 있군요. 헉헉. 좋은 방어력입니다. 그리고 세 사람은 척 봐도 스탭롤에 단역 A, B, C라고 나올 것 같은 인물들입니다. 이름조차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A, B, C로 부르는 것은 예의가 아닌 듯 하니까... 음, 스포츠 머리를 하고 있으니 스포츠, 안경을 쓰고 있으니 안경, 니트모를 쓰고 있으니 니트라고 부를께요. 괜찮겠죠?

어쨌든 그 세 사람이 리아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뭐라고 리아한테 말하는 것 같지만 잘 들리지는 않네요. 그런 세 사람 사이에서 리아는 많이 움츠러든 모습입니다. 양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감싸면서 조금씩 뒤로 물러나려 하는 모습이 확실히 강하다는 모습과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군요.

[아, 저거? 원래 그럴걸?]

“원래는 무슨 원래야? 내가 변신 안 해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뭐하는 거냐고?”

[말 했잖아. 원래 그렇다고. 너랑은 파워 자체도, 싸우는 방식도 달라.]

하랑이의 말에 답해주며 린은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아무래도 그다지 달가워하는 분위기는 아니네요. 뭐,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제가 간단히 설명을 해 보도록 하지요.

마법 소녀의 경우 여러 가지 타입이 있는데 하랑이는 그 중에서도 격투계에요. 정확히 따지면 린이 격투계라는 거지만. 이런 타입은 은근히 많은 듯 하면서도 의외로 잘 안 보이는 타입이랍니다. 쉽게 말해 몸으로 때우는 방식?

반면에... 음, 해의 마법 소녀 이야기를 해 볼까요? 그 쪽은 포격계에요. 요즘 한창 떴던 계열이죠. 특히나 해의 마법 소녀 같은 경우 사람들에게서 희망과 용기, 꿈과 사랑이 있는 한 무한대로 파워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사기적인 클래스랍니다. 완전 치트 캐릭터죠. 게다가 주제에 변신 시간제한도 없어서 보통 대륙 하나를 혼자서 커버하는 수준이에요. 그러니 급이 다르다는 말이 나오는거죠.

그 외에는... 음, 별의 마법 소녀 같은 경우는 전투 계열이 아니라는 정도만 말할께요. 그 쪽은 기록자에요. 그리고 감시자죠. 벌레들 찾아내서 각 지역 마법 소녀들에게 전달해주는 일을 한답니다. 휴대 전화 요금 많이 나와서 죽겠어요. 정액제로 바꿔야 하려나? ...라고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흠흠.

그렇다면 리아, 그러니까 달의 마법 소녀는? 뭐,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요... 아무래도 하랑이는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없나보네요.

니트가 리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느끼한 웃음을 지어보이네요. 리아는 흠칫 하고 몸을 떨면서 한층 더 몸을 웅크리고 있구요. 킬킬 거리며 웃는 스포츠와 안경의 앞에서 니트가 점차 리아 쪽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저런 상황에서 나오는 대사야 뻔할 뻔자니 그냥 넘어가도록 해요. 중요한 것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하랑이가 그대로 뛰어내렸다는 거니까요.

“당장 그 손 놓지 못해!”

라면서요.

쿠웅! 하고 땅이 울릴 정도로 커다란 소리와 함께 쌓여있던 먼지가 잔뜩 피어오릅니다. 그 먼지 속에서 몸을 일으키는 하랑이. 이거 주지사님 등장 배경 음악을 깔아줘야 할 분위기군요. 다만 그 곳에서 나타난 것은 네글리제라고 해도 될 정도로 얇고, 천을 많이 아낀 듯한 원피스를 입은 소녀라는 것이 문제지만요.

“야, 너...?”

그 모습을 보고 놀란 것은 단순히 삼인방뿐만이 아닌가봐요. 리아 역시 놀라는 눈치군요. 물론 조금 다른 느낌이겠지만.

“......”

여전히 뻔한 대사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요약하자면 ‘이건 뭐야.’부터 시작해서 ‘같이 놀아달라고?’ 정도로 끝나는 보잘 것 없는 대사들뿐이군요. 하여튼, 그러니까 단역은... 그에 대해 하랑이는 아주 성실할 정도로 대답을...


“ - 삐이이이이이이 - ”


하는군요. 음... 어째 이거 좀 위험해 보입니다만? 아니, 대체 저렇게 자동적으로 심의 삭제가 들어갈 정도면 무슨 말을 한 건가요? 하랑이 눈이 뭔가 이상해 보이는 건... 저만 그렇게 보이는게 아니죠?

[잠깐만, 하랑아. 너 너무 흥분한 것 같은데. 괜찮아?]

“쓸데없는 소리. 난 지금 어느때보다 냉정해.”

[아니, 그러니까 지금...]

이런 상황에서 역시 하랑이를 걱정 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리아는 더더욱 그렇고. 오히려 이럴 때 걱정하는 것은...

“걱정 말라고 했지? 내 머리는 화산처럼 뜨겁고, 가슴은 얼음처럼 차가워. 적당히 손만 봐 줄거야.”

[야 임마! 그 반대겠지! 정신 차려!]

... 정말로 걱정되네요. 저 셋. 과연 살아 돌아갈 수 있을까요?

“자, 그럼 우리 IYAGI 좀 해 볼까?”

아마 틀린 것 같아요. 안 될 것 같아요.

슈퍼 하랑이 타임. 광고 후에 계속 됩니다.


... 그런데 생각해보니 광고 할 것이 없잖아. 신청이라도 받을 것을 그랬나?



\\\\\\\\\\\\\\\\\\\\\\\\

짧은 휴식 후, 텐션을 좀 올려 보았습니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처음부터 이런 느낌으로 쓰고 싶었어요. 엉엉.

하지만 이렇게 쓰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네요.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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