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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마법소녀 하랑 - 03화

2010.09.14 12:32

카와이 루나링 조회 수:328

 

들려오는 함성 속에 하랑이의 눈이 한층 더 동그랗게 변하는군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에요. 그렇게 하랑이가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사이, 소녀는 한술 더 떠서 자신의 입술을 강하게 눌러 하랑이의 입술을 강제로 벌리는군요. 그 이상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안 봐도 DVD네요. 하랑이와 소녀의 입가에 미쳐 다 전달되지 못하고 새빨간 칵테일이 흘러내리네요.

“으응...”

하고 작게 콧소리를 내며 소녀는 입술을 천천히 뗍니다. 입술 옆으로 흐르는 빨간 액체를 손가락을 가볍게 훑어낸 뒤에 앙증맞은 혀를 내밀어 그 손가락을 슬쩍 핥아냅니다. 그러면서 하랑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네요.

“무, 무슨?”

그리고 그제서야 겨우 정신이 돌아온 듯, 하랑이가 재빨리 뒤로 물러나는군요. 하지만 수많은 함성과 함께 소녀는 그저 말없이 곁눈질로 하랑이를 보며 입꼬리를 말아올릴 뿐입니다.

“맛있지?”

“마, 맛있긴! 대체 무슨 짓이야! 남녀가 유별한데 이건...”

아, 뭔가 위험한 발언이 나온 것 같은데요. 게다가 지금 시대에 살짝 어울리지 않는 듯한 발언인 것 같기도. 하지만 소녀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되받아치네요.

“응. 자고로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도 있고. 그런데 넌 여자잖아.”

“응? 아... 그, 그야... 그야 그렇지...”

“그렇지?”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하랑이를 향해 다시 한 걸음 다가갑니다. 그리고는 하랑이가 무언가 반응하기도 전에 혀를 내밀어 할짝 하고 하랑이의 연분홍빛 입술을 핥아내는군요.

“응, 맛있어.”

아하하. 하고 웃으면서 소녀는 하랑이의 팔짱을 끼네요. 소녀의 가슴 사이에 끼어서 눌리는 팔의 느낌에 하랑이의 몸이 다시 한 번 굳지만 소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거의 끌다시피 하며 단상의 한 가운데로 하랑이를 끌고 갑니다.

“자, 이 아이가 이번에 한국에서 일하게 된 헤롤라인느의 계약자, ‘속삭이는 바람’이야! 다들 친하게 지내!”

간단한 소개. 순간 그대로 한 사람을 파묻어 버릴 듯한 함성과 박수, 휘파람 소리가 회장을 가득 채우는 속에서 하랑이가 당황하는 사이 소녀는 다시 한 번 칵테일을, 그 것도 두 잔을 받아오는군요. 그리고 한 잔을 하랑이에게로 넘깁니다.

“아, 그리고 말이지. 이거 사실 무알콜이야. 그러니까 걱정마.”

라는 말도 덧붙이면서요.

결국 하랑이는 주변 수많은 소녀들의 함성 속에서 소녀의 목 뒤로 팔을 둘러 함께 잔을 마시는, 이른바 허그샷 까지 한 뒤에야 겨우 단상에서 내려올 수 있었답니다.



[... 고생이 많다.]

“... 지쳤어. 말 걸지마.”

단상을 내려와서도 수많은 마법 소녀들의 관심과 시선 - 몇몇은 상당히 질투어린... - 에 시달린 뒤에야 하랑이는 간신히 회장 구석진 곳에서 숨을 돌릴 수 있었답니다. 커다란 나무 아래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은 모습이 꽤나 지쳐보이네요. 토닥토닥. 린의 말에 힘없이 대꾸하며 하랑이는 천천히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 쪽으로 가져갑니다.

[왜? 처음이야?]

“처음이라 미안하네요. 그 말 그대로 첫 키스입니다만?”

들어 올린 손을 내리며 하랑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는군요. 하지만 그런 태도는 조금 실례가 아닐까 싶은데요? 눈앞에 와 있는 사람에게?

“그래서? 싫었어?”

하랑이의 앞에 서서 묻는 소녀. 바로 하랑이의 입술을 빼앗았던 보랏빛의 소녀입니다. 하랑이가 당황하며 몸을 일으키려는 것을, 어깨를 눌러 앉힌 뒤 자신도 그 옆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네요.

“아, 아니. 딱히 싫다는게 아니라...”

[... 사실은 좋아 죽을 지경이라든지?]

“시끄러워.”

“응? 나 아무 말도 안했는데?”

“아, 아니... 그쪽 이야기가 아니라...”

하랑이의 말에 소녀는 입을 가리고 쿡쿡 거리며 웃네요. 그러더니 슬쩍 하랑이의 무릎을 손으로 눌러 죽 펴게 만들더니 하랑이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버립니다.

“아아, 편하다. 이대로 잠들 것 같아.”

“저기... 그건 좀...”

“아, 거참 짜네. 허벅지 좀 빌려주면 어디가 덧나? 닳아?”

“아니, 그게 아니라...”

하랑이는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서 열심히 두 손을 내젓습니다만 아무래도 린은 그런 태도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나봐요.

[두근두근해서 죽을 맛이냐?]

“시끄럽다니까!”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아, 아니... 그쪽 이야기가 아니라니까...”

결국 린은 또 다시 한숨을 내쉬는군요. 있는 복 다 빠져나갈 기세로 말이죠. 하랑이는 얼굴이 아주 터질 것처럼 빨갛게 변해버렸고. 웃고 있는 것은 소녀뿐이네요.

“아하하, 미안. 장난이 지나쳤나? 아무래도 자주 만나게 될 것 같아서 장난 좀 쳐봤어.”

[상당히 화끈하게 불을 질러대는 장난인 것 같지만.]

“... 그러니까 그만... 아니, 미안. 자꾸 이야기 하는데 딴 쪽으로 새서.”

하랑이의 모습에 소녀는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소리 내어 크게 웃네요. 배까지 잡고 한참을 웃은 뒤에 눈가에 맺힌 눈물까지 닦아내며 말을 이어나갑니다.

“정말, 앞으로 심심할 일은 없겠네. 너 진짜 마음에 든다.”

그렇게 말하며 손을 들어서 하랑이의 볼을 쓰다듬는군요. 흠칫 하고 몸을 떠는 하랑이를 보며 또 한 번 킥킥거리며 웃습니다.

“거봐. 이렇게 편하게 대하니까 얼마나 좋아. 술이 나쁜 것 만은 아니지?”

“진짜 술도 아니었으면서...”

하랑이는 가볍게 코를 긁으며 시선을 돌리는군요. 그런 하랑이를 보며 리아는 다시 한 번 웃고는 말을 이어나가네요.

“뭐, 이야기는 헤롤라인느에게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바로 너랑 같이 한국 쪽을 담당하게 될 ‘달빛 아래를 걷는 소녀’야. 괜히 길기만 길고 불편한 이름이니까 편한대로 불러.”

“... 어떻게 하면 편하게 부를 수 있는거야?”

“뭐, 그건 내 알바 아니지. 내가 내 이름 부를 것도 아니잖아? 정 모르겠으면 그냥 ‘리아’라고 불러. 그게 내 이름이니까.”

소녀, 아니 리아는 그렇게 말하며 이번에는 하랑이의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놀기 시작하네요. 자신의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있는 리아를 잠시 바라보던 하랑이는 그제서야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어보는군요.

“아, 그러고보니. 그거 설마 본명이야?”

“응? 아, 맞아. 주리아. 그게 내 이름이야. 왜?”

“... 아니, 그렇게 그냥 막 알려줘도 되는건가 해서.”

“그야 당연히 안되지.”

약간의 주저함도 없이 답변이 나오는군요. 하지만 그런것 치고는 상당히 당당한 태도라 아무래도 하랑이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듯한 표정이군요.

[... 뭐, 저 아이는 특별하니까.]

하지만 그에 대해 리아는 별 다른 부연 설명 없이 싱글거리고 있을 뿐이고, 하랑이에게 답해주는 것은 린이군요.

[해, 달, 별의 이름을 가진 마법 소녀들은 레벨이 달라. 대충 나랑 비교하면 평민과 신의 차이 정도? 이등병과 포스타 정도 차이날거야.]

“... 무슨 이야긴지 모르겠어.”

[군대나 가. 그럼 잘 알게 될거야.]

“아직 멀었거든?”

하랑이의 말에 린이 킥킥 하고 웃습니다.

[어쨌든, 저쪽하고 너하곤 위치 자체가 달라. 그 정도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라는거지.]

마지막에 에휴휴... 하고 기운 빠지는 소리를 내며 가라앉는 린을 보며 하랑이는 다시 한 번 자신의 허벅지를 베고 있는 소녀, 리아를 슬쩍 살펴봅니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리아의 시선에 금세 눈길을 돌려 버리긴 했지만요.

“이야기 끝났어?”

“응? 아아, 미안해. 신경 못써서.”

“괜찮아. 계속 말 좀 해봐. 말할 때마다 몸이 살짝 움직이는게 기분이 좋아.”

리아는 그렇게 말하더니 슬쩍 하랑이의 눈치를 보다가 씨익 웃습니다. 장난기가 가득한 눈이네요.

“느낄 것 같아.”

“쿨럭! 뭐, 뭐야 그건?”

“아하하. 너 반응 죽인다. 어떻게 그렇게 모범적인 반응이 나오니?”

그야 뭐... 리아에게는 말 못하는 사정이 있긴 하겠지만요...

“재미있을 것 같아. 앞으로는. 내 요정은 좀 심하게 과목해서 말도 거의 안하거든.”

[난 당신의 인형이 아니거든요? 그렇게 전해줘.]

“... 라는데?”

... 읽어본거냐? 소년. 그랬던거지?

“응? 무슨 말이야? 헤롤라인느가 뭐라고 했어?”

“린이라고 불러. 자기는 인형이 아니라고 전해달래.”

“아하하. 그럼 펫으로 할까?”

[기각. 그 쪽이 서열이 높다지만 그런 말 들어줄 의무는 없어.]

“라고 하는... 미안, 자꾸 까먹네. 그런 말 안 들어 줄거래.”

“에이. 치사해.”

입으로는 투덜거리면서도 눈은 여전히 웃고 있네요. 리아는 다시 한 번 손가락으로 하랑이의 볼을 콕 찌르면서 말하는군요.

“아, 정말 마음에 든다. 너랑 앞으로 어떻게 일할지 기대돼.”

피식 웃으면서 손을 내리는 리아. 하랑이가 멋쩍은건지 시선을 돌리며 슬쩍 뒷머리를 긁는 모습에 리아는 다시 한 번 입꼬리를 말아올리네요. 무언가 재미있는 것을 찾은 것 같은 눈치입니다.

“얍!”

작은 외침과 함께 하랑이의 가슴에 손을 대며 밀어버리는군요. 미처 균형을 잡지 못한 하랑이의 상체가 그대로 뒤로 넘어가는 것을 보며 리아는 밀어내는 힘을 그대로 이용하며 그대로 몸을 일으켰어요. 그 다음 하랑이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바로 하랑이의 몸 위에 올라 타 앉아버리네요.

“자, 잠깐. 지금 무슨...”

한 발 느리게 반응하며 하랑이가 무언가 말을 하려 하지만 이미 리아의 마운트 포지션은 완벽. 하랑이의 양 팔을 무릎으로 눌러 제압하며 검지손가락을 들어 하랑이의 입술에 가져다 대는군요.

“쉿. 애가 어쩌면 그렇게 분위기를 못 잡니?”

“... 아, 아니. 지금 무...”

“쉿. 이라고 했지? 조용히 안하면 콱 따먹어 버린다?”

“내가 사과야? 따먹게? 아니, 그러니까...”

아하하. 아니, 하랑아. 너 지금 사과 같아.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가지고. 맛있어보이... 흠흠. 잊어주세요.

하랑이의 몸 위에 올라탄 채, 리아는 씨익 하고 웃어보이네요. 장난스러워 보이면서도 어쩐지 요염한 느낌이 드는 미소입니다. 안 그래도 색기 넘치는 리아의 모습이 달빛 아래서 한층 더 그 매력을 강하게 발하는 것 같네요. 아마 하랑이는 지금 죽을 맛이 아닐까 싶어요. 여자의 몸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을 듯한, 그런 표정이네요.

“저기저기... 그러니까 지금 이건...”

“응응. 괜찮아. 괜찮아. 앞으로 같이 일 할거잖아? 그러니까 우린 한층 더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해.”

“아니, 그러니까 문제는 그게 아니라...”

리아의 행동에, 그리고 천천히 조금씩 다가오는 리아의 얼굴을 보며 하랑이는 급하게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말이 잘 나오지 않는 모양이네요. 게다가 그런 반응은 리아를 더 즐겁게 만들어 주기만 할 뿐인지, 리아는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고 하랑이의 입술을 향해... 오옷! 그, 그레이트!

[... 마음껏 발정하시지. 여자의 몸이니 뭔가 사고칠 일도 없잖아?]

순간 들려오는 싸늘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하랑이는 정신을 차린 것인지, 양 주먹을 세게 쥐는군요. 그리고 무릎을 굽힌 채 허리를 강하게 들어올립니다.

“어라?”

리아의 얼굴에 당혹감이 채 자리 잡기도 전에, 하랑이는 양 다리를 높게 들어 올려 그대로 앞으로 넘어지려 하던 리아의 목을 감아 앞으로 던져버립니다. 그 뒤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군요.

“장난이 지나치잖아. 지금 뭐하는거야?”

작지만 날카로운 목소리. 어쩐지 여전히 손이 떨리고 있고, 얼굴은 사과처럼 새빨갛고,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하랑이는 그렇게 서 있었습니다.

“뭐 하는... 거...”

[... 정절의 위기를 맞았다고 해서 애 하나 잡을 일 있냐?]

한숨 섞인 린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랑이는 급하게 리아가 날아간 쪽으로 달려갑니다. 말 그대로 전력으로 리아를 던져버린 것 같았는데, 무사할지 모르겠네요. 나무 같은 것에 부딪치거나 하진 않은 모양이지만 그래도 급하게 한 것 치고는 꽤 멀리 날아간 것 같네요. 이거 참... 사람 한 번 잘못 덮치면 세상 멸망할 기세인데요?

“리, 리아야. 괜찮아?”

황급히 리아가 날아간 쪽으로 달려간 하랑이. 그대로 땅 위에 엎어진 채 쓰러져 있는 리아를 안아 들어봅니다. 힘없이 축 늘어진채로 품에 안긴 채 똘망똘망한 눈으로 하랑이를 바라보고 있는...

“응?”

“럭키 찬스~”

하랑이가 무언가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리아는 재빨리 고개를 들며 하랑이에게 다시 한 번 입을 맞추는군요. 하랑이가 무언가 반응하기도 전에 쪽 하는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흐흥. 정말이지 단순하다니까?”

리아를 땅에 떨어뜨리며 황급히 입을 막고 후다닥 물러나는 하랑이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린의 한숨 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음 고생이 심하네요. 린도. 리아는 그런 하랑이의 모습을 보며 또 다시 웃을 뿐이구요.

“하여튼 너 진짜 재미있다. 그렇게 일일이 다 반응해서 어디 나랑 같이 일 하겠어?”

“그, 그렇지만...”

“아하하. 진짜 마음에 들어. 요새 안 그래도 일이 좀 많아서 짜증났는데 너랑 같이 있다보면 그 것도 괜찮을 것 같네. 증원 받기를 잘했어.”

리아는 하랑이 쪽으로 다가가 흠칫 하고 몸을 움츠리는 하랑이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어놓네요.

“앞으로 잘 부탁해.”

[... 쇄골 따라 오는 손이나 좀 치우고 그런 진지한 분위기를 잡으라고 전해줘.]

하랑이는 쓴 웃음을 지으면서 린의 말을 전해주었고, 리아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려놓는군요.

[에휴. 내가 미쳤지. 그냥 예정대로 바다 건너 섬나라나 갈 것이지 왜 이 곳에 남아서 이 고생을 하는건지...]

아마도 린이 지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분명히 고개를 저으며 피곤에 찌든 표정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보고 있는 이쪽이 안쓰러워질 정도로 말이죠. 하랑이도 역시 같은 생각인지 쓴 웃음을 지으며 코를 긁어봅니다만... 뭔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묻네요.

“어라? 그러고보니... 리아야. 린은 본래 여기 한국에 오는거라고 하지 않았어?”

“응? 맞아. 그런데 왜?”

[무슨 소리야? 난 본래 여기 소속이 아닌데 너 때문에...]

어라아? 그러고보니 뭔가 이상하네요? 린과 리아의 말이 달라요. 린은 본래 이 곳에 올 예정이 아니었다 라고 했지만 리아는 이 곳에 오기로 되어있었다는 투네요. 아무래도 하랑이 역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것인지, 리아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해 줍니다. 그제서야 리아는 둘의 상황을 알아챈 것인지 배를 잡고 웃어대는군요.

“뭐야, 뭐야. 그럼 지금까지 그렇게 알고 있던거야? 너 확실히 재미있다. 어떻게 시작부터 그렇게 꼬일 수가 있는거야?”

[당사자는 별로 안 재미있거든요? 대체 무슨 일인지 알고 좀 말해줬으면 하는데.]

“... 라는군... 아니, 미안. 좀 알려달래. 무슨 일인지.”

툴툴거리는 린과 웃기만 하고 있는 리아 사이에서 하랑이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을 무렵 리아는 웃음을 겨우 참고 말을 해주네요.

“별거 아냐. 본래 린이 그 쪽으로 가기로 했던건 맞아. 그런데 내가 마침 증원을 요청했고, 그게 받아들여졌고, 마침 린이 이곳을 지나고 있어서 당첨! 이라는거지. 정확히는 아예 처음부터 이쪽으로 보내진 거지만. 중간에 못 들었나봐? 만약에 너 못 만났으면 그대로 바다 건너까지 갔었겠네?”

푸흡. 하고 웃으면서 리아는 하랑이의 어깨 위에 팔을 올리더니 가볍게 두드려주는군요.

“마음 고생 심했겠네. 고생했어.”

[... 이런 젠장. 왜 그런 중요한 사실을 안 알려준거야?]

투덜거리는 린의 말을 전해주자 리아는 쿡 하고 다시 한 번 작게 소리내어 웃고는 답해주었답니다.

“그야 ‘이미 네가 계약 했으니까. 말 안해도 알아서 잘 하는데 굳이 알려줄 필요가 뭐가 있겠어? 라고 생각했겠지.’ 라고 전해달래.”

“응? 누가?”

“내 요정. 아무래도 좀 등급이 높다보니 그런 위쪽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잘 끼어들고 하나봐.”

어깨를 으쓱이는 리아의 모습. 하랑이는 리아에게 린이 상당히 좌절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해주어 한 번 더 리아를 웃게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잠깐, 그러고보니... 그럼 나 그렇게 매일 고생할 필요는 없었던 것 아닌가?”

“응? 무슨 말이야?”

그러고보면 지금까지 매일같이 밤늦게, 새벽까지 하랑이가 일거리랄까 찾아 헤맸었지요? 할당량을 채운다고, 실적을 올려놔야 한다면서요. 그 이유가 본래 이곳에 있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 였을텐데. 본래 이곳에 와야하는 것이었다면 그 정도까지 고생할 이유가 없어지는...

하랑이는 리아에게 지금까지 매일 밤 고생했던 이야기를 들려 주었고, 리아는 그 이야기를 듣더니 한숨을 푹 쉬고는 엄지를 번쩍 치켜들었답니다. 그리고 상큼하게 웃으며 말하는군요.

“지못미.”

“... 지금 좋아하는거지? 나 놀리는거지?”

“으응, 아니야. 지금 진심으로 위로하고 있어.”

하랑이의 말에 그렇게 대꾸하지만... 리아의 입은 이미 실룩실룩 떨리고 있군요. 당장이라도 입꼬리가 귀에 걸릴 것처럼 보입니다만? 하랑이도 그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닌지 한숨을 쉬며 말하네요.

“웃으려면 웃어.”

“프, 프하하하.”

하랑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콘 소리를 내며 웃는 리아. 그렇게 한참을 웃고 나서야 겨우 진정이 된 듯 눈물을 닦아내며 배를 움켜쥔 채로 말합니다.

“뭐, 고생했어. 나도 매일 3건씩 꼬박꼬박 처리하고 있지만 역시 보통 일은 아니지. 안 그래?”

“... 3건?”

리아의 말에 먼 하늘을 바라보던 하랑이가 다시 고개를 돌리는군요. 리아는 그런 하랑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한 번 강조해 말합니다.

“3times/day.”

“가능한거야? 우선은 변신하는 것부터가...”

[그 변신 시간에 예외적인 몇몇 경우에 속하는게 저 아이거든. 해, 달, 별 및 특정 소수의 몇몇은 상시 변신 가능이라고 알고있어.]

“그, 그래?”

린의 설명에 하랑이는 다시 한 번 리아를 바라봅니다. 싱글싱글 웃으면서 그 시선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는 리아. 변신하고 있을 때는 본래 자신보다 더 키가 커지는 하랑이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리아는 지금 자신의 가슴 높이 정도밖에 오지 않는 작은 체구랍니다. 그런 리아가 어떤 아이인지 이제야 조금 와 닿는 것일까요?

“린에게 들었지? 설명 필요없지?”

게다가 눈치도 빠르군요.

고개를 끄덕이는 하랑이를 보며 리아는 쓴 웃음을 짓습니다. 그러면서 나무 등걸에 몸을 기대며 투덜거리는군요.

“요새 정말 일거리가 넘쳐서 탈이야. 갑자기 확 늘어났거든. 이젠 대낮부터 일해야 할 수준이라 죽을 맛이야. 귀찮아.”

“그쪽도 고생이 많네.”

“내가 뭘. 별 것도 아닌데. 그냥 귀찮을 뿐이야. 힘든건 오히려 그 쪽이겠지. 넌 몸으로 때워야 하잖아.”

리아의 말에 하랑이는 코를 살짝 긁으며 시선을 돌리는군요. 은근히 이런 말에 약한 것처럼 보입니다. 리아는 그런 하랑이의 표정에 쿡쿡 거리고 웃으며 말하네요.

“정말이지, 남자란 것들 짜증나.”

“... 응?”

“안 그래?”

발로 툭툭 땅을 차면서, 시선은 자신의 발 끝에 둔 채로 작게 중얼거립니다. 그 모습에 하랑이가 차마 뭐라고 하지는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자 리아는 피식 하고 웃으며 말을 이어나가네요.

“곧 알게 될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라구요.



\\\\\\\\\\\\\\\\\\\\\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12시 넘겨버렸어요. 아아아아아아악!
...
자신도 모르게.. 깜빡 졸아버렸네요. 흑흑.
미묘하게 마감 시간이 늦었지만 이미 게시물이 등록되는 날짜는...

뭐, 그런거에요. 눈물나는 이야기지만 살짝 하루 건너 뛰게 생겼네요. 우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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