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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스파인더18(수)

2008.12.05 13:01

azelight 조회 수:454

헐퀴... 꼴랑 이거 쓰는데 4시간 이나 걸렸다면 믿겠습니까?

그것도 오타 수정 하나도 안하고;;;

끙.

******************************************************************************
 “어떻게 생각해요?”

 낸시가 탬퍼와 로딘에게 물었다.
 세 명은 지금 각자 용무를 마치고 탬퍼의 방에 모여 있는 상태였다. 모여있는 이유는 뻔했다. 엘리엔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결정을 하기 위한 것이다.
 탬퍼는 낸시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다가 범위를 좁혀 보기로 했다. 질문이 너무 포괄적이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 말이냐?”

 “아뇨, 드래곤 말이에요. 만약 진실이라면 그야말로 굉장한 모험일 거예요.”

 흥분한 듯 낸시가 양 손을 크게 들어 보이며 말했다. 확실히 드래곤이라고 하면 모험가의 최대 목표이긴 하다. 드래곤 자체가 워낙 강력하다면 강력하지만 드래곤하면 떠오르는 레어에 쌓인 보물도 한탕을 노리는 모험가들에겐 노림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괴랄한 강력함과 뛰어난 지성 덕에 공략하러 갔던 모험가들이 드래곤의 심심풀이용 상대가 되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이긴 했지만 말이다.

 “드래곤 말이냐. 확실히 굉장하긴 하지만 너무 위험하기도 하지.”

 대답을 한 것은 탬퍼가 아닌 로딘이었다. 아무래도 그는 이 일이 내키지 않는 모양인지 그렇게 말했다. 평소에는 돈에 절실히 집착해서 일을 안가리는 편인데 이상하다고 생각될 만큼 이번에는 경계하고 있었다.

 “어, 영 내키지 않으시는 모양이에요.”

 낸시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고 탬퍼도 덜 하지만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로딘은 그 그늘진 얼굴에 더욱 그림자를 드리우며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투로 입을 열었다.

 “좋지 않아. 네 스승... 그러니까 메이거스 엘리엔은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더군. 거기다가 그 태도하며. 같은 사람이라면 야 상관없겠지만 네 스승은 정말 인간 같지가 안 터구나. 나는 가급적이며 이런 말해서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자와 되도록 연류 되고 싶지 않다.”

 미안한 듯 말하는 로딘이었지만 낸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낸시는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고는.

 “뭐,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해요. 스승님은 제대로 된 인성을 지니지 못하신 것도 맞고요. 아까도 성기사인 수호자 키엘리니 덕에 말하지 않긴 했지만. 음, 필요하실 때는 강제명령을 사용하시기도 해요. 물론 강제명령을 당하는 쪽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교묘하긴 하지만요. 그러니 거절해봤자 일거예요.”

 “그 정도냐?”

 탬퍼가 떨떠름한 얼굴로 물었다. 낸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하다는 투로 대답했다.

 “네, 그 정도에요.”
 
 낸시의 대답을 듣고 탬퍼는 “허허.”하고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근 30년 가까이 모험가 짓을 해오며 이런 저런 곤란을 겪긴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우리를 조종할 수 있다는 말이군.”

 “아마 이 저택 내 한정이겠지만요. 하지만 굳이 물어보신 것으로 봐서는 그런 짓을 하시진 않을 것 같긴 해요.”

 “네 동료이기 때문에?”

 탬퍼가 묻자 낸시는 고개를 저었다.

 “마법사들 사이에서 제자란 일종의 경쟁자일 뿐이에요. 훗날의 경쟁자이긴 하지만요. 제자란 허드렛일의 대가로 돈이 아닌 마법을 받는 사람을 좋게 표현한 단어일 뿐이죠. 이야기에도 제자와 마법사의 싸움이나 알력다툼을 그린 이야기들도 꽤 있잖아요. 엘반과 보드렐이라던가. 아마 그보다는 손님 둘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요. 수호자 키엘리니와 레인저 야예이요. 수호자 키엘리니는 존중할만한 손님이고 무엇보다 이번 일 자체는 수호자 키엘리니의 일이니 지나친 간섭은 피하고 싶은 것이겠죠. 물론 스승님이 후원에 나선 것은 수호자 키엘리니의 소개장을 보낸 네달렉스 신전의 대사제 엘리우스가 스승님의 은인이기 때문이지만요. 그리고 레인저 야예이는 말할 것도 없이 스승님의 친우의 소식을 들고 온 제자이고요. 드물게도 스승님이 예절 차릴만 하죠.”

스승의 험담을 하는 것인지 분석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낸시의 설명을 다 듣고 나서 탬퍼는 팔짱을 끼었다. 곧장 어떤 결정을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미심적음과 호승심이 그의 내면에서 팽팽한 접전을 이루고 있었다.
 드래곤과의 전투까지 있을 수 있다는 위험한 모험과 육체적으로는 자신을 능가할 것 같은 하프오크 레인저의 등장은 그의 호승심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메이거스 엘리엔과 낸시의 설명은 과연 이 호승심이 진짜인지 의심되게 하기도 했다. 준비된 곳에서는 당한는 봉인도 모르게 마음을 조종할 수 있다지 않은가? 그렇다보니 호승심에 승낙할 마음이 생기면서도 여러모로 찝찝한 기분이 들어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너는 어떠냐? 승낙 할 생각이냐?”

 탬퍼는 낸시의 생각을 들어볼 요량으로 그녀에게 물어 보았다. 일단 로딘이 반대했고 그 이유를 들었으니 이번에는 낸시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릴 생각이 든 것이다.

 “저요? 저는 가고 싶네요.”

 낸시는 시원하게 대답했다.

 “일단 위치의 칭호를 얻어야 하고... 무엇보다 재미있을 것 같아요. 최근 4년 동안 해온 평범한 것들과는 격이 다를 것 같다고 할까요. 음유시인의 노래에 새겨질 만큼 굉장하고 화려한 것은 아니겠지만 스승님의 뜻에 따라 수호자 키엘리니와 함께 떠난 여정은 결코 단순한 기억 찾기가 될 것 같지 않아요.”

 “그건 마법사의 직감이냐?”

 “네, 마법사의 직감이에요. 그리고 여자의 직감이기도 하죠. 미심쩍은 2가지가 합치니 믿음직하지 않나요?”

 낸시의 말에 탬퍼가 피식 웃었다. 흔히 민감한 여자의 직감에 믿음을 두듯 마법사의 직감 역시 존중을 받는다. 무엇보다 초월적인 힘을 다루는 만큼 그들의 어떤 세계의 의지에 민감하고 종종 그런 직감이 엇나간 형태 혹은 직설적은 모습으로 마법사와 그에 관련된 자들에게 달려오곤 하는 것이다.

 “확실히 네 직감은 믿을 만하지.”
 
 로딘은 낸시의 그 말을 시시한 농처럼 여긴 탬퍼와는 달리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사제인 탬퍼와는 다르게 로딘은 마법적인 힘과 미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탬퍼는 수염 사이로 이를 드러내며 웃고는 결정을 내렸다.

 “뭐, 좋아. 로딘도 어느 정도 가고자 하는 쪽으로 마음을 옮긴 것 같고... 나도 네 직감에 한 번 걸어보마. 삶을 시련으로 삼으라는 전신의 말씀을 실천함에 있어 명예로운 투쟁과 신묘한 모험만한 것이 없다지.”

 “그럼요.”

 낸시가 동의하며 배시시 웃었다.
 반면 로딘은 그다지 마음에 들진 않지만 딱히 반대할 이유도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동의를 표현했다. 어쨌든 그는 돈이 필요했고 이 마법사의 의뢰의 끝에 막대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찬물 더운물 가릴 때가 아니었다.

 “그럼 결정 되었군요. 스승님께는 내일 제가 전해 드릴게요. 그럼 모두들 편히 쉬도록 하세요.”

 낸시는 이번 일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자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조용히 저녁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섰다. 로딘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내일 봅시다.”

 “어, 그러지.”

 탬퍼는 로딘의 인사에 대답하고는 이제는 빈 침대에 털썩하고 드러누웠다. ‘삶의 시련을 받아들여 투쟁으로 만들라.’라는 교단의 표어를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말이다. 어째서인지 나이를 먹어서도 철없는 짓을 하던 그 때와 별 다를바가 없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뭐, 별로 어떻게 되었든 나쁘지는 않았다. 호승심을 뒤 따르는 치기 어린 삶을 여전히 지속한다는 것은 그냥 젊게 산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몸은 50대이지만 마음은 20대라고 할까. 실제로 그는 20대 청년들 보다 훨씬 건장하고 강인한 육체를 지니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가끔 주점에서 벌이는 싸움에서 약해빠진 젊은이들을 만나면 혀를 차며 그들을 매도해주고 “요즘 젊은 것들을 글렀어.”라고 한 마디 해주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
 어쩌면 내일은 그런 즐거움을 누리기 힘들지 않을까? 탬퍼는 야예이를 떠올렸다. 그가 얼마나 뛰어난 전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신체적인 능력에서는 자신에게 전혀 밀릴 것 같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일 한 번 그에게 다시 한 번 대련을 부탁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꽤나 즐거운 대련이 되리라. 물론 그가 허락한다면 말이다.

 “...”

 탬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의 전투에 대한 기대로 온 몸이 근질근질했다. 그리고 그는 타고난 싸움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소싯적 어처구니없는 내기만 하지 않았었어도 그는 전신의 사제가 아닌 대단한 싸움꾼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다를 바 없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사제로서 계율에 묶여 있다는 사실이 때때론 그를 답답하게 하긴 했다. 물론 다고스의 사제들에겐 그렇게 엄격한 계율이 없다지만 자유로웠던 한 시절에 비하면 불만족스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약속대로 성심성의껏 전신 다고스를 섬겨왔지만 때때로 그때의 어리석음을 후회하곤 했다.
 자신의 방을 열고 문을 나서며 탬퍼는 낸시의 방이 어디였는지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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