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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스파인더12

2008.11.14 19:23

azelight 조회 수:582


나무 박스 구입 실패 때문에 한동안 멍해 있었던 아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데로 된 부분에서 끊기지 않고 애매한 곳에서 끊기는 군요;;;
그놈의 한정판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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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예이는 곧 그 마차가 그들을 지나쳐갈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길의 중앙을 걷고 있는 그들의 옆을 지나칠 만큼 길이 충분히 넓지 않다는 사실도 말이다. 야예이는 길을 내주기 위해 길의 가장자리로 이동하다가 문득 키엘리니가 여전히 사색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왠지 키엘리니를 부르기 그랬던 야예이는 토른에게 그 일을 시켰다. 토른은 흔쾌히 승낙하고 움직였다.

토른이 살짝 키엘리니의 손을 깨물자 키엘리니는 아래를 내려 보았다. 높이가 1m가 넘는 거대한 늑대였지만 키엘리니는 토른이 우호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놀라거나 하지 않았다.

 

“응? 무슨 일이니?”

 

키엘리니의 질문에 토른이 턱짓으로 뒤를 가리켰다. 토른을 따라 뒤를 돌아본 야예이는 마차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았고 이어 가장자리로 자리를 옮긴 야예이를 볼 수 있었다.

 

“저 마차에게 길을 비켜주자는 거니?”

 

토른이 “왕!”하고 한 번 짖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키엘리니는 토른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야예이가 걷고 있는 길 가장자리로 몸을 옮겼다. 그러고 키엘리니는 잠시 불만스럽게 야예이를 올려다보다가 툭하고 야예이의 팔을 건들렸다. 그 덕에 깜짝 놀란 야예잉 휙하고 고개를 내렸다.

 

“무... 무슨 일입니까?”

 

키엘리니는 야예이의 질문에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전 당신에게 화가 나있거나 한 것이 아니에요. 어차피 법의 수호자의 교세는 그렇게 크지 않고 세상에는 그 분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자들이 훨씬 많지요. 만약 그들을 일일이 징벌했다면 범의 수호자는 세상의 모든 이와 다퉜어야 했을 거예요. 그러니 이런 일은 직접 말하도록 하세요. 거북하다고 당신의 동료에게 시키지 말고요.”

 

토른을 가리키며 키엘리니가 말하자 야예이는 “큼.”하고 거북한 소리를 냈다. 키엘리니는 마치 야예이의 마음이라도 읽는 듯이 말했고 야예이는 “알겠습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키엘리니는 빙긋 미소 지었다.

 

“좋아요. 저는 불경함을 논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에요. 법의 수호자의 의무를 다해야하겠지만 그것을 개개인 모두에게 권할 만큼 꽉 막히지도 않아요. 그저 좀 불안한 일이 있었던 것뿐이에요? 이상한가요? 홀리어벤져를 들 수 있을 만큼 심신 깊은 자의 불안이라는 것이?”

키엘리니는 어울리지 않게 발랄한 표정을 만들어보였다. 눈치 없는 야예이가 보기에도 억지로 만드는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물론 야예이가 그 점을 지적하지 않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어떤 불안입니까?”

 

야예이는 그녀의 표정을 지적하기 보다는 근본적인 불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물어보기로 했다. 야예이는 그녀의 불안이 심화된 이유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그저 예감일 뿐일지라도 야예이의 느낌은 정확했다. 키엘리니는 야예이가 어제 그가 한일은 자신의 일면에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질서를 확립하는 자는 말했다. 너는 죄인이라고. 키엘리니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마음 속에 떠오르는 결론이 구체화되기 전에 재빨리 억눌렀다. 위험한 생각이다. 아니... 그보다는 네달렉스의 성기사로서 살아온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도 있는 일이었다.

 

“아직은 말해 줄 수 없어요. 우리가... 아마도 계속해서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당신에게 이야기해줄 때가 올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키엘리니가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야예이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거부했을 때 둘을 지나쳤었어야 했을 마차가 멈춰 섰다.

키엘리니와 야예이. 두 사람의 눈길이 자연히 마차로 향했다. 물론 발걸음 역시 멈춰섰다.

마차는 단순하고 장식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것이었다. 다만 다른 마차와는 다르게 직사각형의 구조물이었으며 경첩이 달려 있어 원한다면 벽면의 위쪽 절반을 열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아마도 문은 반대편 쪽에 있으리라. 그리고 마부석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두 필의 말에 연결된 고삐는 마차 안으로 끌어들어져 있었다.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벽의 옆면 중 일부가 열렸다. 그리고 가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검은 머리칼의 처녀가 고개를 내밀었다. 미인... 이라고 이르기에는 부족했지만 흠 없는 얼굴을 가진 처녀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뮬리아라고 해요. 혹시 란도스 성으로 가시나요?”

 

상큼한 미소를 뿌리며 뮬리아는 대뜸 행선지부터 물었다. 어떻게 대답해야할까 망설이는 야예이와는 달리 키엘리니는 당연히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네, 저희는 란도스 성으로 향하고 있어요. 그쪽도 인가요?”

 

“네, 그렇다면 혹시 저랑 같이 생각은 없으신가요?”

 

“저희들에겐 고마운 제의로군요. 저로서는 오히려 뮬리아씨가 괜찮은지 여쭈고 싶은데요.”

 

“물론 저야 괜찮죠. 오히려 여러분의 호위를 받을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키엘리니의 질문에 뮬리아는 쾌활히 대답했다. 뮬리와의 대답을 들은 키엘리니는 이번엔 야예이를 보았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어... 제 늑대가 있는게 그도 태울 수 있소?”

 

야예이의 질문에 물리아는 그제야 토른의 존재를 눈치챈 듯 행동했다. 그녀는 야예이가 가리킨 토른을 유심히 바라보고는 대답했다.

 

“네? 아. 동물을 태우는 것은 무리겠는데요. 하지만 천천히 갈 거니까 따라오게 하시면 될 거에요.”

 

대답을 들은 야예이는 토른과 약간의 정신적을 소통을 거쳤다. 그리고 야예이는 뮬리아에게 마차에 동승시켜 고맙다는 인사를 해보이고는 키엘리니와 같이 반대편으로 돌아가 마차에 올라탔다. 마차의 안은 그리 넓진 않았지만 3명이 앉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대부에는 식기와 조리 도구가 있고 심지어 침대까지 놓여 있어 여행의 편의를 위해 설계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마차를 보던 야예이는 지스나이 족이라는 유랑민족에 대해서 떠올렸다. 대체로 예능계에 종사하는 그들은 어디로든지 가는 바람의 신이자 여행자들의 수호자인 시루트를 숭배하며 세상을 떠돌기를 즐기는 자들이었다. 확실히 지스나이 족의 특징이 가무잡잡한 피부와 검은 빛 머리칼임을 기억해낸 야예이는 이곳이 지스나이 족 전통의 이동마차임을 깨닫고 감탄했다. 그것은 키엘리니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뮬리아는 자신의 이동집을 보며 감탄하는 두 사람을 보니 즐거운지 “후후훗.”하고 웃었다. 키엘리니는 뮬리아에게 몇 마디 칭찬의 말을 건네주었다. 사람의 감정을 읽어낼 수 있는 그녀는 뮬리아가 좀 더 찬사를 듣길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에 더해 몇 마디 진심어린 감탄의 말 몇 가지를 해줄 수 있었다.

야예이 역시 이 집에 대해 찬사를 늘어 놓는 편이 좋을 것 같았지만 그보다 다른 것이 더 걱정되었기에 입을 열었다.

“그런데 낯선 이를 태울 생각을 하다니 조금 무방비 하지 않소?”

 

“어머, 이미 타시고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뮬리아는 괜찮다는 듯한 손짓을 하며 말을 이었다.

 

“이래뵈도 전 점쟁이. 수정점 전문이지만 관상도 좀 볼 줄 안답니다. 당신들은 결코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라 태운 거예요. 혼자서 여행하니 심심하기도 하고 말이죠. 자, 그럼 신뢰해준 저를 위해서 여러분들 자신의 소개와 여행 목적을 들어볼 수 있을 까요?”

 

뮬리아의 요구에 키엘리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네달렉스의 성기사 키엘리니 세스타니엘이라고 합니다. 란도스에 마법사분을 찾아가고 있지요.”

 

“마법사요? 그렇다면 엘리엔님인가요?”

 

“네, 아시나요?”

 

키엘리니는 뮬리아가 엘리엔에 대해 알고 있자 눈을 휘둥그레 하며 물어보았다. 뮬리아는 키엘리니가 좀 과하게 반응하자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뇨.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란도스 성에 거주하는 마법사는 엘리엔님 뿐이거든요. 그래서 찍어본 거예요.”

 

뮬리아의 말을 들은 키엘리니는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요전 번에 지나쳐온 이노의 여관을 봐서도 엘리엔은 상당한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듯 했으니 말이다.

 

“그럼 옆의 좀 거칠게 생기신 분은 어떤 분이신가요?”

 

“음, 저는 야예이 할룩이라고 합니다. 돌아가신 스승님의 유서를 지인께 전달하고자 가는 중입니다.”

 

“아. 이런 제가 실수 한 것?”

 

“그렇지 않습니다. 스승님의 죽음은 불행한 것이 아니셨으니 말입니다.”

 

뮬리아가 죽은 자를 떠올리게 했다는 사실에 미안한 듯한 반응을 보이자 야예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스승인 에크로반은 천수를 누렸으며 숲의 처녀의 품으로 돌아갔으니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야예이 자신은 지금 슬픔을 느끼고 있지만 동시에 그의 죽음은 축복받을 만큼 편안한 죽음이었음을 납득하고 있었다.

 

“그렇군요. 저는 단순한 떠돌이 점쟁이에요. 하지만 성기사라니. 뵙기 힘든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이시네요.”

 

“뵙기 힘들다고요?”

 

“네. 보통 성직자분들이나 성기사분들은 점집은 이용하시지 않으시니까요.”

 

뮬리아의 말을 듣고 키엘리니는 확실히 그렇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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