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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스파인더8

2008.11.09 22:48

azelight 조회 수:559

야예이는 얼굴 위로 뭔가가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민한 그는 그 무언가가 닿자마자 번쩍 눈을 떴다. 그리고 금방 그 무언가가 토른의 앞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야예이는 ‘무슨 일이지?’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몸을 일으켰다. 적어도 토른이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을 깨울 이유는 없으니 뭔가 문제가 생긴 것만은 확실했다.

야예이는 황급히 일어났다. 야예이가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는 것을 본 토른은 경계하는 자세를 취하며 문을 향했다. 곧 야예이는 문의 자물쇠에서 잘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 문을 잠군 자물쇠를 풀려고 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야예이는 조용히 발을 옮겨 문의 뒤편으로 이동했다. 무겁기 그지없는 야예이의 몸이 짓누름에도 나무 바닥은 ‘끼익’하고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어지간한 사람은 바로 뒤에서 쫓아가도 알지 못할 만큼의 노련함으로 야예이는 토른과 함께 살금살금 이동했다.

그 순간 딸깍하고 문이 열렸다. 그리고 복면을 쓴 남자가 들어왔다. 야예이는 그 남자를 보며 또 다른 자들이 2명 더 들어왔다는 사실을 발소리로 깨달았다.

 

“없잖아.”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예이는 그 목소리가 누구의 목소리인지 기억해냈다. 그는 한번 들은 목소리와 얼굴은 어지간하지 않고서는 잘 잊지 않았다. 추적자로서의 기본소양이기도 한 야예이의 장점은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단숨에 떠올릴 수 있었다.

그들은 낮에 자신에게 시비를 걸었던 3인조였다. 키엘리니 덕에 쉽게 물러서게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를 습격하러 온 것이다.

야예이는 짧은 시간동안 그가 어떻게 해동할지에 대해서 결정을 내렸다. 아무래도 그들을 회피할 수는 없을 것 같으니 일단 제압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야예이는 일단 토른에게 신호를 보내고 자신은 문을 쾅하고 걷어찼다. 그러자 “으악”하고 비명소리와 함께 우당탕하고 누군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토른은 가장 가까이 있는 남자를 향해 훌쩍 뛰어 그를 덮쳤다.

 

“우왁!”

 

남자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이 강렬한 기습에 남자는 저항도 못하고 쓰러졌고 토른은 그의 목에 이빨을 들이댐으로서 제압에 성공했다. 야예이는 토른이 첫 번째 남자의 제압에 성공하는 동안 문의 반대편에 있던 두 명의 남자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들은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충격을 받은 듯한 남자는 아직 일어나기 위해 허우적거리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겨우 제대로 된 자세를 갖춘 상태였다. 야예이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거의 몸을 일으킨 한명을 향해 주먹을 내뻗었다. 남자는 피해야 한다고 불안한 자세 덕에 야예이의 주먹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세를 낮춰 야예이가 노리던 부위인 턱 대신 이마로 주먹을 받아냈다.

분명 잘못된 판단은 아니었다. 맨주먹을 단단한 이마로 받아낸다면 반대로 주먹을 내지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야예이의 주먹은 일반인 보다 훨씬 단단했고 그 힘도 보통이 아니었다. 이마로 야예이의 주먹을 받아내 보려고 했던 그는 목뼈가 부러지는 듯한 충격과 함께 뒤로 나가떨어졌다. 우당탕하는 요란한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리고 야예이는 곧바로 허우적거리던 남자에게로 시선을 움직였다. 그는 제자리에 일어나기 보다는 몸통박치기를 하기 위한 자세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낮에도 그들은 그 시도를 성공치 못했다.

야예이는 돌진해오는 남자를 몸을 받고는 그의 목에 팔을 집어넣어 졸랐다. 남자는 바둥거리다가 결국 축 늘어졌다.. 애초에 제압하기만 할 목적이었던 야예이로서는 혹시나 죽진 않았는지 걱정이 안 될 수 없었던 지라 일단 살아있는지부터 확인하기 위해 목에 손을 대어 살아있는지의 여부부터 확인해보았다. 다행히 무사한 것 같았다.

 

“후.”

 

한 숨을 쉬고는 아까 나가떨어지게 만들었던 또 한명에게로 다가갔다. 그 역시 기절해 있는지 입을 쩍 벌린 상태로 복도에 널브러져 있었다. 야예이는 이제 그들이 한동안 자신에게 공격을 가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는 토른이 붙잡고 있는 남자에게 가려고 했다. 그때 벌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잠옷차림의 키엘리니가 칼집을 낀 검을 쥐고 야예이의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무슨 일이죠?”

 

질문을 하며 뛰어 들어온 키엘리니는 이미 상황이 정리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금방이라도 전투에 뛰어들 듯했던 자세를 풀었다. 야예니는 새로이 들어온 자가 키엘리니임을 확인하고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이제부터 그걸 알아볼 참입니다.”

 

그러곤 야예이는 토른이 제압하고 있는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야예이는 그의 몸을 뒤져 무기들을 빼낸 뒤 두건을 벗겼다. 남자는 두건을 뺏기기 위해 몸부림치지는 안았다. 아무래도 체념한 듯하다.

두건을 벗기자 역시 본 얼굴이 들어났다. 아마도 이름이 빅터였가? 테드였던가?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낮에 시비를 걸었던 3건달 중 한명이었다. 야예이는 이름이야 적당히 넘어가기로 토른을 물러나게 한 후 남자에게 물었다.

 

“빅터, 왜 이런 짓을 한 거요?”

 

야예의 질문에 남자는 신경질적인 표정을 팍 지었다.

 

“아, 썅. 나는 테드다. 하프 오크.”

 

이렇게 침입자의 이름을 알게 된 야예이는 테드의 거친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의 거친 태도를 잠재울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깡이라던가 난폭함은 야예이에게 있어 결여된 거라고 할 만큼 먼 곳에 있는 것들이었다. 자신을 폭력의 사생물이라고 믿는 야예이는 그런 것들을 가장 혐오했다. 그는 될 수 있는 한 점잔하게, 하지만 그렇게 들리기 힘든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소, 테드. 그래서 왜 이런 짓을 한 거요?”

 

테드는 드러누운 상태에서 퉷하고 옆으로 침을 뱉었다.

 

“흥. 그렇게 당하고 그냥 물러날 수가 있냐. 쳇, 좀 메달아 주려고 했는데, 이거. 좆같이 쳐 당하다니.”

 

테드의 대답을 듣고 야예이는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유로 이 야밤에 몰래 온 것이란 말인가?

“그렇게까지 이기고 싶소?”

 

어처구니없던 야예이는 그렇게 묻고 말았다.

 

“헹, 얕보이고 그냥 넘어 갈 남자가 아니라고. 우리들은. 어쨌든 니가 이겼으니 지지고 볶든 마음대로 해라.”

 

“그럼, 당장 경비대에게 넘기도록 하죠. 이유 없이 타인을 박해하려는 것도 모자라 보복까지 하려고 하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군요.”

뻔뻔한 테드의 태도에 키엘리니가 화가 난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야예이는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이들을 제압한 것은 저이니 제가 결정하게 해주시겠습니까?”

 

“네? 다른 생각이 있으신 것인가요?”

 

야예이는 별 대답하지 않고 테드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손을 들어 기절해 있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들을 데리고 돌아가십시오. 그리고 이제 제게 다시는 이러지 마십시오.”

 

야예이의 말에 테드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좋은 꼴은 보기 힘들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그들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란 것은 키엘리니 역사 마찬가지였다.

 

“잠시 만요. 그럴 순 없어요. 저들은 당신을 위협했다고요.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해요.”

 

키엘리니가 황급히 항의하자 야예이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이들을 제압한 이상 제게 권리를 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들도 반성했을 겁니다.”

 

그에 키엘리니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야예이를 노리고 있었었고 야예이는 그들의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법의 수호자의 성기사인 키엘리니는 규범에 어긋난 자를 내버려둔다는 사실에 거북함을 느꼈다. 하지만 야예이의 의지는 확고해 보였기 때문에 더 이상 그에게 법의 심판을 받게 하자고 요구하지 않았다.

테드는 야예이가 가리킨 대로 동료들에게 다가가더니 그들을 집어 들고 힘겹게 물러났다.

 

“그들이 반성했을 것 같진 않군요. 어쩌면 또 당신을 노리려고 할지도 몰라요.”

 

키엘리니는 걱정된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가 아는한 저런 저열한 부류들은 원한만 기억하지 은혜는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이었다. 하지만 야예이는 상관없다는 투였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오늘은 더 이상 습격할 수 없을 거고, 내일이면 저는 이 도시를 떠날 생각이니까 말입니다.”

 

“그것도 그렇군요. 하지만 부디 당신의 의도대로 그들이 반성하고 뉘우쳤으면 하는 군요. 그럼 잘 자다도록 해요.”

 

“성기사님도.”

 

키엘리니는 야예이에게 짤막하게 목례를 하고는 물러났다. 그 사이에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울렸다. 아마도 이노가 소란 덕에 깨어나 2층으로 올라와보고 있었던 같았다. 그리고 2명을 이끌고 도망치는 테드와 만났을 것이다.

야예이는 다시 잠들려면 좀 더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른 이유로 방으로 들이닥칠 이노를 기다려야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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