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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패스파인더7

2008.10.29 01:21

azelight 조회 수:386

에버런스 게이트로 들어오면서 낸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경비병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의 스승인 엘리엔을 찾아 지금 두 명의 방문자가 이 도시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었다. 4년 전 이 에버런스 게이트를 통과했던 낸시를 기억하고 있던 늙은 경비원은 산적들을 인계 받으며 낸시에게 그들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한명은 레인저나 사냥꾼으로 보이는 하프오크로 높이가 1미터나 되는 대형 늑대를 같이 데리고 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한명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하프세레스티얼 성기사로 그야말로 여신과 같은 외양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정작 경비병들 중 누구도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분명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거기다가 그녀의 스승인 엘리엔은 이 둘의 방문을 이미 미리 예언해두고 있었다는 것도 이야기로부터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자신이 지금 이렇게 돌아가고자 마음먹은 것도 그 둘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그녀는 뭔가 인연을 느꼈다. 다만 낸시에게는 엘리엔 만큼의 예지력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예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보통 마법사의 감이란 잘 맞는 법이다. 특히 여자 마법사의 감은...

“그러면 그 하프오크가 아마 산적들과 싸우던 녀석인 모양이군. 적어도 성기사가 활을 들고 게릴라 짓을 하진 않을 테니.”

탬퍼는 산적을 상대로 싸우던 자에 대한 단서를 얻었다는 사실에 만족한 듯 했다. 그 정도의 기량을 가진 자라면 만나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거이다. 한 번 대련할 수 있다면 더 좋다. 그는 비록 50이 넘었지만 끝없는 정진과 수련으로 전성기 때의 육체를 거의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강자들을 상대할 생각을 하면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탬퍼의 눈동자에 전의가 깃들었다.

그리고 탬퍼 못지않게 낸시는 호기심 어린 기색으로 말했다.

 

“전 그 하프오크도 하프오크지만 하프 세레스티얼의 방문도 신경 쓰여요. 보기에도 하프 오크보다도 드문 자들이고... 무엇보다 경비병들이 말한 그녀에 대한 묘사가 무척 인상적이네요. 모두 그녀가 아름답다고 극찬하지만 정작 얼굴을 제대로 기억하는 이가 없다니.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 걸까요?”

 

극히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 내버려두면 두 사람은 언제까지 각자 서로의 이야기는 듣지 않은 체 자신의 이야기만을 계속 할 것 같았다. 늘상 있는 패턴이지만 내버려두면 한도 끝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로딘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렇다면 아마도 지금 낸시 네가 가는 여관에 그 둘이 다 있겠군. 말만 하는 것보다 서둘러서 그곳에 간 다음 만나보는 것은 어때?”

 

라고 제의 했다. 말로 떠드는 것보다는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지론에 바탕을 한 것이었다.

“음, 그렇군.”

 

그에 탬퍼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해왔지만 반면 낸시는 조금 시큰둥해 보인다.

 

“저는 조금 미뤄두고 싶은데요.”

 

“왜?”

 

탬퍼가 의아한 듯 물었다. 로딘도 마찬가지의 표정이었다. 왜냐하면 보통 이런 일에 가장 먼저 달려드는 것이 바로 낸시였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란도스에 가면 만나게 될 테고. 그보다 좀 더 서둘러서 스승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지네요. 아무래도 이 일에 저도 연관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어차피 보급품은 충분하니 바로 출발하면 안 될까요?”

 

“왜? 뭔가 느껴지는 것이라도 있나?”

 

탬퍼의 물음에 낸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했지만 마법사의 감이란 매우 신뢰할만한 것들이었다. 그에 관해 마법사란 존재들이 일반적으로 인간의 인지를 초월한 영역에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다만 마법사의 예감이란 여자의 육감 따위는 비할 수 없을 만큼의 정확도를 자랑했다. 그리고 거기에 여자의 육감이 더해지면 마법사의 예감에 대한 신뢰도 좀 더 상승하는 것이다. 성직자인 탬퍼의 경우에도 가끔 그런 것들이 작동하기는 했다. 물론 그것은 예감이라기보다는 영적인 직관 같은 것. 말하자면 신의 인도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렇기에 포괄적인 어떤 일에 대해서는 심신 깊은 탬퍼라도 낸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낸시가 지금 뭔가 일이 일어날 것을 느꼈다면 그 크기와 정도는 알 수 없더라도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확실할 것이다. 그렇게 탬퍼도 로딘도 신뢰하고 있었다.

낸시는 탬퍼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로딘은 훌쩍 마부석으로 올라섰다.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 감 때문에 넘긴 위기가 한 둘이 아니니까. 안 그런가? 탬퍼.”

 

탬퍼는 팔짱을 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아직 경험이 적은 낸시를 동료로 들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마법사란 존재 자체가 워낙 희귀한데다가 베일에 쌓여있다. 거기에 미약한 마법사라도 충분히 유용한 방향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지금 낸시의 예감과도 같이 말이다.

탬퍼의 동의가 떨어지자 낸시는 마차에 올라탔다.

슬슬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낸시는 느꼈다. 앞으로 좀 더 차가운 바람이 불 것이고 보다 많은 눈이 세상을 뒤덮을 것이다. 흐린 하늘을 보면 낸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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