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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의 메모장 1권
글 : 스기이 히카루
그림 : 키시다 메루
장르 : 라이트 노벨 - D&C미디어 Seed Novel
가격 : 5,900


“단순한 탐정이 아니야. 니트 탐정이지. 세상을 검색해 죽은 이의 말을 찾아내지.”

갈 곳이 없어 뒷골목에 모여드는 니트들을 통솔하는 <니트 탐정> 앨리스는 그렇게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에 나와 동급생 아야카를 말려들게 한 괴사건,
도시를 좀먹는 흉악한 드럭 <엔젤 픽스>-
모든 수수께끼는, 방안에 틀어박힌 소녀탐정 앨리스의 손에 의해 해체되어 간다.
“진실은 자네의 평온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네, 그래도 알고 싶은가?”
내 대답에, 평소엔 성실함과는 인연이 없는 니트들의 괴사건 해결을 위해 움직인다!

한심스럽고 웃기면서, 아주 약간 서글픈 청춘을 그리는 니트 틴 스토리.






감상평

시드L노벨의 첫 번째 작품인 '하느님의 메모장' 입니다.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NEET, 니트. 쉽게 말해 백수들과의 만남. 자신도 모르게 니트들과 조금씩 어울리게 된 평범한 고등학생 '나루미'. 하지만 그 만남을 시작으로 주변의 무언가가 조금씩 바뀌어 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 벌어진 특별한 사건에 의해 동급생이자 거의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아야카가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나루미가 자신 주변의 니트들과 함께 그 원인이 된 마약 '엔젤 픽스'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글 자체의 분위기는 평온하다고 보아도 될 듯 합니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중도를 잘 지킨 느낌이더군요. 굳이 따지자면 약간은 가라앉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역시 그렇게 어둡거나 한 분위기는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니트들 만의 밝은, 그러면서도 무언가 어두운 듯한 느낌을 잘 표현한 듯 합니다. 거기에다가 일상의 밝음, 마약과 관련된 어두움, 그리고 그 중간에 서 있는 니트. 이 셋의 무게 조절이 잘 이루어져 있어 글 전체적으로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분위기는 조금씩 가라앉아 갑니다. 글을 읽어가면서 조금씩 '무언가가 사건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 순간 아야카를 휘말리게 한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제가 이 글을 좋아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사건의 진행, 갈등의 고조 라는 것이 굉장히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그 진행되는 사건, 갈등의 심화에 대한 몰입도가 최상에 다다랐을 때 탁! 하고 터뜨리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메모장은 '탐정'이라는 캐릭터가 주체가 되는 부류 중에서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추리 자체가 굉장히 약한 편인 듯 합니다. 하지만 글의 분위기, 완급 조절에 대해서는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기에 '추리'가 가진 힘이 약한 것을 잘 보완해 준 느낌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점수를 높게 줄 수 있는 이유는 캐릭터들이 잘 살아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이후, 나루미의 청에 의해 나루미 주변의 니트들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건의 해결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이 속에서 캐릭터들의 색이 잘 드러납니다. 비단 니트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캐릭터들의 색 역시 잘 드러나 있지요. 오히려 주연이 될 '앨리스'의 색이 가장 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다른 캐릭터들은 제각각 독특하고 차별화 된 자신만의 색을 보여줍니다.

점차 흘러가는 이야기. 이 흐름 속에서 이 글의 매력은 다시 한 번 빛을 발합니다.
책의 초반부 부터 시작된 나루미의 마음. 즉 심리에 대한 묘사가 매우 치밀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지요. 이 것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 후와 함께 나루미가 사건의 해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때까지, 그리고 그 사건의 해결에 큰 역할을 하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억지스러운 느낌이 없는,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그러면서도 그 감정의 유동이 격한 것을 잘 표현해 내었다는 느낌입니다.
1인칭 시점의 소설이 지닌 가장 큰 강점, 바로 한 캐릭터의 심정 변화에 대한 묘사를 제대로 그려낸 것은 이 글에 얼마든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근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해결되는 갈등, 사건이 해결되면서 한층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가라앉고 다시 조금은 어두운 느낌으로 변화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무언가가 바뀌었다는 것은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역시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이 어두운 분위기를 깨도록 만들어 줄 작은 빛줄기가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가운데 이 글은 끝을 맺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평을 줄 수 밖에 없는 이 글에도 역시 약간의 단점이 눈에 띄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 싶은 단점이라는 것은 다름 아닌 "앨리스" 입니다.

자칭 '니트 탐정'이라고 하는 히키코모리 소녀 "앨리스". 앨리스는 분명 이 글에서 중심적인 인물이며 사건의 해결을 이끌어가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중심 인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약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러 개성적인 캐릭터들에 의해 앨리스의 느낌이 묻혀버린 것이 가장 컸지요. 찾아보면 앨리스 만의 개성 역시 잘 표현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것이 끝이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의 색에 의해 앨리스의 비중이 너무 약해진 느낌이지요.
게다가 앨리스의 심리 변화는 무언가 갑작스럽고, 조금은 부드럽지 못한 느낌입니다. 이 것은 나루미의 것 과는 대조적이지요.
이 때문에 하느님의 메모장은 대단하면서도, 무언가 2% 부족한 느낌의 글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메모장은 분명히 멋진 소설입니다.

1인칭 시점의 장점을 잘 살린 치밀한 심리묘사와 글의 완급을 잘 조절해 내어 몰입도를 한층 높인 하느님의 메모장.
또한 캐릭터들의 색이 개성있게 잘 표현되어 있으며, 글의 분위기 자체도 적절한 수준의 농담을 섞어주어 너무 어두워 지거나 너무 밝아 지는 것을 막아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보는 순간 눈길을 바로 빼앗겼던, 수려한 일러스트 역시 그 부분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기에 글의 재미는 배가 되지요.
단지, 중심 인물인 앨리스의 비중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하는 것 만이 아쉬웠던, 그런 소설입니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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