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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보이드 워커 1권
글 : 류승현
그림 : PUYON
장르 : 라이트 노벨 - D&C미디어 Seed Novel
가격 : 5,900


거대한 음모조직의 실험장이 되어 지옥으로 변모된 학교. 그 속에서 평범한 고등학생 준수가 본 것은 죄 없는 친구들의 수많은 주검이었다. 아직 살아있을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괴물들 사이를 질주하며 싸우는 준수. 그리고 그가 쓰러트린 괴물의 정체는 바로…… 그가 가장 사랑하는 소녀였다. 이 모든 비극의 원흉은 과연 누구인가?

충격의 전기이능배틀 제1교시! 이제 시작의 종이 울린다!



감상평

새하얀 표지와는 달리 살벌한 문구가 눈에 먼저 띄는 책, 시드노벨의 11월 신간 보이드 워커입니다. 광고에서부터 누누히 강조되어온 이능력자 배틀물이죠.



책을 펼쳐들면 평범한 고교 생활을 보내는 학생들과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인 준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것을 강조해주는 듯한 대화들이 오고가는 일상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하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겉 모습일 뿐. 조금만 안으로 파고 들어가면 준수가 사실은 보통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준수의 과거와 그에 이어진 현재의 모습은 이후 벌어질 일이 앞에서 그려진 모습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암시를 던져주지요.
그런 준수의 주변에 어느 순간 나타난 '아이샤'라는 이름의 소녀. 그 알 수 없는 신비한 느낌의 소녀에 대해 미처 알기도 전에 준수는 커다란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심연(Void) 이라 불리는 공간에 빠지게 되어버린 학교. 그리고 정신을 차린 준수가 본 것은 같은 반 친구들의 시체, 그리고...



일단 기본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심연'이라는 설정과 그 곳에서 활동하게 되는 이능력자 - 심연을 걷는자 Void Walker - 의 설정은 충분히 좋았던 느낌입니다.
더불어 그 이능력이 강한 인물들의 공통점, 이른바 그 능력의 근원이 되는 "인물의 과거와 현재" 라는 것의 연관성은 간단하면서도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이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른바 '고정 관념을 뒤엎는' 느낌의 반전은 굉장히 느낌이 좋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그리 좋은 평을 남길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라면 전체적인 호흡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기승전결 부분 중 '기' 부분이 너무 분량이 많았다 라는 것이 커다란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초반의 일상에 너무 큰 비중을 둔 나머지 뒤에 오는 이능력자 배틀이라는 부분이 말 그대로 묻혀버린 것입니다.
즉, 시작되지 않은 채 질질 끌리는 서두에 지친 나머지 본론 부분이 가벼워지고 만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거기에 비중을 두어야 할 부분과 두지 말아야 할 부분의 구분이 모호했던, 아니, 오히려 반대가 되었던 것이 치명적이었던 듯 합니다.
글의 초기에 현존하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장면에서 몇 페이지를 할애해 가면서 그 작품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늘어놓는 것은 말 그대로 미스였다고 봅니다.
이 부분의 경우, 지나칠 정도로 그 쪽에 비중을 두는 것에 글을 읽으면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고 하면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와는 반대로 심연 속에 빠지게 되면서 접하게 되는 것, 그리고 그 곳에서 일어나는 충격적인 사건들을 접하게 된 인물들의 모습. 그 혼란과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변해가는 인물들의 감정이나 생각/각오의 변화 같은 것에 비중을 두었다면 지금과는 반대로 좋은 평을 내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캐릭터의 문제가 있겠습니다.
라이트 노벨에서의 캐릭터가 지니는 중요성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보이드 워커에서의 캐릭터는 각자의 개성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느낌입니다.
물론 캐릭터의 색을 차별화 하려는 노력은 보였습니다만, 지금까지 보아온 수많은 라이트노벨의 캐릭터들에 비하면 매우 약한 느낌이었습니다.
각자가 지닌 능력의 차이? 그저 종류별로 분배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까지 듭니다.
차라리, 각자의 캐릭터가 지닌 성격이나 성향의 차이와 그에 따른 보유 능력간의 개연성이 좀 더 눈에 띄게 연결 되었으면 하는 생각, 강력하게 어필할 만한 캐릭터의 개성이 부족하다면 이 것만이라도 충실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세번째로는 삽화의 문제입니다.
라이트노벨에서 삽화는 기본적으로 관심을 끌게 하는 목적임과 동시에 포인트가 되는 장면의 느낌을 더 부각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포인트는 잘 잡았다는 느낌이었지만 성의 없어 보인다는 느낌을 주는, 그저 캐릭터 일러스트 뿐인 것 같다라는 삽화 형식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배경하나 없이 덩그러니 캐릭터의 모습만 보여지는 삽화, 더불어 표지/컬러 일러스트에 비해 그 질이 확연히 떨어지는 문제는 그 것만으로도 감점 요인이 되는 듯 합니다.

네번째로는 오타 입니다.
저 같은 경우 보통 오타 같은 것은 있는지도 모른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워낙 책을 빨리 읽는 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보기 보다는 문맥을 살피며 주욱 읽어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런 저마저도 오타를 찾아냈을 만큼 이 작품에서의 오타는 심각했습니다.
단순한 오타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글의 흐름을 싹 잘라내어 버릴 정도로 적절한 위치에 자리잡은 오타는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는 요소였습니다.
책을 내면서 다시 한 번 확인을 거치는 정도는 해 주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의 오타라면 자칫 잘못할 경우 '성의가 없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테니까요.




결론을 말하자면, 보이드 워커는 그 기반이 탄탄하고 좋은 소설입니다.
소재도, 기본 설정도, 그 안에 담겨있던 반전도 매력적인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느낌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것이 흠인, 아직은 아쉬운 점이 더 많은 소설이었습니다.

글의 강약, 무게와 촛점을 잡아야 할 부분을 정확히 가려내고
이런 소재에서 더욱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는 '캐릭터의 심정' 이라는 것에 좀 더 신경을 쓴다면
훨씬 더 멋진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점 : ★★☆


덧 : 그래도 환처보다는 볼만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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