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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 이번에는 음악을 여러개 넣어 보았습니다. T.S Akai님의 글을 보고 배운 것인데요. 음악 재생은 재생 버튼, 중단은 esc 를 눌러주세요. ... 선곡이 제대로 되었는지 걱정되는군요.]



Interlude

소녀는 눈을 감고 앉아있었다. 벽에 등을 기댄 채 어두운 방 안에서 눈을 감고, 마치 잠을 자는 듯한 모습을 한 채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누군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방 안에는 소녀를 제외한 그 어떤 사람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안되겠어.”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소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옆에 놓여있던 겉옷을 집어 들었다. 아무리 고민을 해 보아도 해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몸으로 직접 부딪쳐서 알아내는 것 뿐.

“가자. 세이버.”

“······· 아아. 그렇게 하지.”

날개는 다시 어두운 거리로 나섰다.

Interlude Out





방의 문을 연 순간 적막만이 나를 반겼다. 어둠 속에 익은 눈에 방 안에서 죽은 듯이 누워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캐스터의 호흡이 가빠진 것 같다는 것은 단순한 착각일까?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듣지 못할 자그마한 숨소리가 너무나 크게 내 귀를 울린다.

캐스터의 곁으로 다가가 앉으며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달빛에 비친 얼굴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이 세계에서의 소멸이 시시각각 다가온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대체 왜 나의 서번트가 된 걸까. 날개의 말로는 캐스터 정도의 영령은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데. 특별한 공방도 없고, 준비한 것도 없이 단순히 ‘소환’이라는 행위만으로 나에게 찾아온 서번트. 나의 고집에 의해 이런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너무나 약한 존재가 지금 내 눈앞에 있었다.

“캐스터·······.”

조용히 그녀를 불러본다.

“·······부르셨습니까?”

“아. 미안. 깨운거야?”

“·······설마 모르시는 겁니까?”

몸을 일으키며 나를 바라보는 캐스터. 그녀의 힐책하는 듯한 목소리에 잠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품고 있는 듯 하다.

“진즉에 공방을 만들었어야······· 아니, 결계라도 설치해 놓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이불 속에서 빠져나오며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날개가 준 보석 중 남은 마지막 한 개를 확인하는 그녀를 보고서야 그녀의 말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는다.

“누구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랜서 같군요. 날개씨에게 연락을 해 주실 수 있습니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캐스터는 그런 나를 보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리고 내 말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바깥으로 달려나갔다.







계속되는 통화 연결음 속에 거칠게 핸드폰을 닫는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 캐스터를 쫓아 밖으로 나오며 몇 번이고 날개의 번호를 눌러댔지만 전화를 받을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니면 자리에 없는 것인지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화가 났다. 나란 녀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캐스터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는 것에. 겨우 이런 작은 일 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아무리 이를 악물고 주변에서 마력의 충돌이 일어나는 곳을 찾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하지만 내 실력으로 아무런 실마리 하나 없이 마력을 감지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적어도 어느 방향이라는 것을 알고, 그 거리가 웬만큼 가깝지 않으면 마력의 감지를 하지 못할 정도로 내 실력은·······.

“치잇!”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에 화가 났다. 오로지 짐만 되는 능력. 별 볼일 없는 실력. 그 모든 것이 내 발목을 잡고, 더불어 나 때문에 저런 꼴이 된 캐스터까지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에 자기혐오가 전신을 지배한다.

“대체! 대체 나란 녀석은!”

들을 사람도 없지만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른다. 깨문 입술이 찢어진 듯 비릿한 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옆의 담벼락을 주먹으로 쳤다. 둔중한 소리와 함께 퍼지는 아픔. 하지만 이 정도로는 모자라. 겨우 이 정도로는 내 화가, 내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사라지지 않아!

다시 한 번 주먹을 드는 순간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일순 솟구쳤던 화가 가라앉으며 머리가 싸늘하게 식는다. 어찌 보면 평범한 변화 같았지만 내 마음 속에서 아니라고 외치고 있었다.

“바람이······· 바뀌었어?”

점차 강해지는 바람. 그 바람에 잠시 내가 해야 할 일을 잊고 멍하니 바람이 부는 곳을 응시한다. 머릿속에는 이미 한 사람의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캐스터?”




Interlude

목, 심장, 단전을 노리는 세 번의 창. 몸을 비트는 것으로 피해내지만 창은 다시 회수되었다가 횡으로 휘둘러졌다. 눈앞으로 다가오는 쇳덩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검으로 막아보지만 몸은 이미 지상을 떠나있었다.

“크윽!”

땅에 떨어지고도 몇 바퀴를 구른 뒤에야 멈출 수 있었지만 몸을 일으켜 세우지 않고 그 자리에서 몇 번 더 굴러야만 했다. 그 순간 그녀가 있던 자리에 한 자루의 검이 박힌다. 검을 피해낸 뒤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지만 그런 그녀를 향해 다시 한 자루의 검이 날아들며 그 뒤로 흰 옷을 입은 소년이 달려들고 있었다.

직선으로 날아드는 검을 몸을 숙이는 것으로 피하면서 검을 들지 않은 왼손을 입 앞으로 가져간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소년을 향해 세게 내뱉는다!

“부서진 환상!”

하지만 그녀보다 저 쪽의 주문이 빨랐다. 캐스터를 지나치던 검은 그 자리에서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고, 그 여파에 휩쓸리며 캐스터의 몸은 속절없이 앞으로 날아가 버렸다. 바로 랜서의 창이 날아들고 있는 그 점을 향해.

“!!”

등 쪽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무시한 채 공중에서 무리하게 몸을 비튼다. 말도 안 되는 급격한 운동에 척추가 비명을 지르며 전신의 감각 세포들에게 고통을 알린다. 하지만 그 덕분에 랜서의 창은 심장을 찌르지 못하고 캐스터의 가슴 부분을 스치고 지나갔을 뿐이었다.

- 쿠웅!

“윽!”

그리고 그 자세 그대로 바닥에 떨어진다. 하지만 태평하게 그 자리에 누워있을 시간은 없었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창날의 바로 아래에 맘 편히 누워있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누운 자세로 검을 휘둘러 랜서의 다리를 베며 그 회전 그대로 몸을 돌리며 일어선다. 그리고 검을 들어 앞을 보았을 때 랜서는 그 곳에 없었다.

“치잇!”

제대로 된 공격조차 해 보지 못한 채 밀리고 있었다. 부족한 마력 때문에 특별한 강화 주문도 걸지 못하고 몸으로 버티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까지 버틴 것만 해도 기적일지 모른다. 토오사카가 쓰는 이상한 마술, 검을 투영해 내어 그 것을 던지고 그 것을 폭파시키는 마술. 그 검들이 지닌 위력이 왠만한 보구에 달한다는 것에 놀라고, 랜서의 움직임에 방해를 주지 않은 채 자신을 집요하게 공격한다는 것에 절망해야 했다.

“마력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캐스터가 육탄전으로 랜서와 싸우려 하다니 어불성설이에요. 무언가 감추어 둔 수가 있을 것 같아 조금 틈을 둔 것이지만, 지금 모습으로 보건데 그런 것은 없는 듯 하군요.”

토오사카의 말에 캐스터는 입을 다문 채 그녀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랜서의 실력은 발군. 토오사카의 마술 역시 자신의 서번트를 보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대 서번트에게 충분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위력이었다.

“당신의 등장 덕분에 예상과는 다르게 일이 진행될 것 같군요.”

차분히 숨을 고르며 캐스터는 품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확실히 이 것은 자신의 계산 착오였다. 랜서가 아직 소멸하지 않았다는 것을 잊은 커다란 실수. 아껴둔 한 수를 지금 써야만 한다는 것에 입맛이 씁쓸해졌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지금 당장 소멸되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에요. 소멸되어야 할 것이 당신의 운명이라면 마음 편히 받아들이세요!”

“·······.”

캐스터는 고개를 저어 거부를 표하며 품 안에서 남은 한 개의 보석을 꺼내들 었다. 신의 변덕에 자그마한 고마움을 표하며 보석을 삼키고 검을 버린다. 계속 랜서와 토오사카의 공격을 받았다면 결국은 소멸당하고 말았겠지만 토오사카는 랜서를 물리고 잠시 틈을 보였고, 그 때문에 캐스터는 미소 지을 수 있었다.

“······· 그 보석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해 보는 수밖에요.”

날개가 본래 토오사카의 핏줄이라는 것에 감사했다. 그 보석의 정체를 금방 눈치챈 듯 토오사카는 무언가 소리를 질렀지만 캐스터는 깨끗이 무시한 채 정신을 집중했다. 이 보석이라는 의외의 존재 때문에 토오사카의 반응이 약간 늦어졌다는 것에 이 자리에 없는 한 소녀에게 가만히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곧 토오사카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랜서는 자신을 향해 달려들겠지. 실제로 하늘을 날던 랜서는 한 마리의 매처럼 캐스터를 향해 쏘아져왔다!

본래 랜서의 속도라면 캐스터의 심장을 꿰뚫는 것은 너무나 쉬울 것이다. 하지만 보석을 삼킨 캐스터의 전신이 끓어오르며 시간은 한 없이 느려지고 있었다. 보석의 마력이 전신에 퍼져나가며 삼킨 보석이 몸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신의 신경이 곤두서며 마치 세상이 멈춘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새하얀 섬광으로 보이던 랜서를,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랜서의 창을 똑바로 바라보며

캐스터는 팔을 휘둘러 랜서를 ‘날려’ 버린다!

“뭣?!”

경악에 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 것에 신경 쓸 틈은 없었다. 이미 이 단 한 번의 행동에 보석을 통해 얻은 마력이 대부분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멈출 수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실체하기 위한 마력까지 모조리 긁어모으며, 소멸까지 각오한 채 캐스터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주변에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Interlude Out








똑똑히 느껴지고 있었다.

이질적인 기운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섞인 따가운 마력이,

그녀의 마력을 이제는 느낄 수 있었다.

날개가 준 보석이 있다고 해도 이 정도 마력을 낼 수 있을 리 없었다. 보석은 어디까지나 현계하기 위한 물건. 전투를 하는데 쓰려 했다가는 단 1분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흘러나오는 이 마력은 대체 뭐라는 거지?

“하아. 하아.”

숨이 차오른다. 구름이 달을 가려 어두운 밤길을 한층 더 어둡게 만들고 있었다.

“캐스터!”

그녀에게 닿기를 바라며 큰 소리로 외쳐보았다.

이대로 있다가는 그녀를 잃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은 조급해져만 갔다.

그녀를 찾는다.

그녀를 찾는다.

그녀를 ······· 찾았다.

마력의 바람. 아니, 폭풍 속에 굳게 서 있는 그녀의 모습과 그 앞으로 달려드는 흰 옷을 입은 소년.

그리고

귀청을 찢는 커다란 소리와 눈이 멀 것 같은 섬광이 이 일대를 가득 메웠다.

“캐스터!!”



\\\\\\\\\\\\\\\\\\

슬슬 마지막으로 다가가는 이야기 입니다.
구상하던 내용에 비하면 정말 죽도밥도 아닌 내용이 되었지만
그보다 마지막이 다가오니 묘사보다 이야기의 진행에만 초점을 맞추는 듯 해서
스스로 조금 반성하게 만드네요.

도장은 아마 마지막회 쯤에야 다시 만들 것 같습니다.
아마 2월 이내에 완결이 날 듯 하군요.
하지만 가급적 마음을 편히 가지고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해 보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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