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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공간 속에 두 개의 그림자가 묻힌다. 인적이 없는 곳. 수풀로 가려져 있던 어두운 공간. 사람 하나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통로 안으로 들어간 두 명. 특별히 이 곳에 와야 할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러고 싶었을 뿐. 한 소년이 태어나고, 살아왔던 달로 돌아왔지만 어디론가 갈 곳은 없었다. 그렇게 소년은 무료한 나날을 보내며 지내고 있었다. 옛 추억을 그리며,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생긴 마음속의 상처. 그 것은 소년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그런 소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무언가 특별한 것을 느꼈다. 말 그대로 느낌이었다. 잠시 스쳤다가 사라진 환상 같은 느낌. 하지만 그는 그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으려는, 망가진 소년을 억지로 데리고 온 곳이 이 곳이었다. 특별히 능력이 강하지는 않았던 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근처에 가득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아니, 지나칠 정도로 강한 이 기운을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그 동안 이 곳에 있는 무언가가 자신을 봉하고 있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무언가가 택한 것이 자신들이라는 확신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는 소년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그가 소년을 만났을 때의 모습과 너무나 같은 지금의 모습. 그런 소년을 일으켜 세운 것은 ‘목표’ 와 ‘힘’ 이었다. 그가 가진 것을 모두 희생해 잡은 소년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이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물론 현재 그의 눈앞에 있는 이 것은 잃어버린 자신의 것 까지 되찾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웃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소년 역시 자신의 눈빛을 되찾았다.






- 아카데미아 화성 지부 -

아킬레온과는 달리 아카데미아는 화성에 또 하나가 존재한다. 이른바 화성 분교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 파일럿 양성 기관으로서 이 곳의 졸업생들은 화성과 목성, 토성의 방위군 쪽으로 가는 것이 보통이며, 3개의 행성에 보내지는 만큼 그 크기는 지구에 있는 본교보다도 큰 실정이었다.

이 곳에서도 히로는 한참 곤욕을 치룬 뒤에야 겨우 이 곳의 교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파일럿이 필요하다는 히로의 연락을 미리 받았던 덕분에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 되었다. 언제 죽을지,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 심지어 목적지조차 확실히 알지 못하는 그런 전쟁터로 내몰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졸업반 학생의 반 이상이 자원했고, 덕분에 교관들은 이 중에서 몇 명을 추려내느라 상당히 고생했다면서 웃음지었다.

교관들이 선별한 인원은 총 30명. 히로는 30이라는 숫자에 한숨을 쉬며 서류를 받아들고 천천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드림 하트에 수납이 가능한 기체는 15대. 현재 드림 하트에 수납되어 있는 기체는 10대지만 토렌디가 제조 중인 한 대의 기체를 제외하면 4대 밖에 수납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결국 이 중에서 26명은 걸러내야 한다는 뜻. 히로의 설명을 들은 교관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히로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다른 성적은 그저 그렇지만 파일럿으로의 조종 실력은 최상위급의 한 명. 심지어 조종 필기 쪽 역시 엉망이었지만 실기만은 최상위 급이었다. 기각되어진 쪽에 보내진 그 서류를 집어 들고 천천히 훑어보는 히로. 그런 히로에게 교관 중 한 명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라렌느 말인가요? 분명 실력은 좋은 것 같은데.......”

“그런데 무슨 문제지요?”

그는 잠시 답하기를 꺼리는 듯 머뭇거렸다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마치 누가 듣기라도 하듯이.......

“광기....... 라고 할까요? 악마 같은 쪽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별 문제 없지만 전투만 벌어지면 피아 구분이 없어지죠.”

“광전사....... 라는 뜻이군요.”

“네.”

히로는 잠시 그 서류에 붙어있는 사진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숱이 많은데다가 길기까지 한 머리카락. 교관의 말 때문인지, 단순한 착각인지, 그 머리카락 아래 있는 눈에서는 귀기가 흐르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뭐. 상관없겠죠.”

“히로씨!”

순간 주변의 시선이 히로를 향한다. 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어떤 것에 집착하든지 간에 현재 필요한 것은 단순한 실력 있는 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 점에 유념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 사람의 성격이나 대인 관계 같은 것은 전혀 필요 없습니다. 저희가 갈 곳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장입니다. 그 곳에서는 실력있는 자 만이 인정을 받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주변이 조용해졌다. 하지만 곧 히로의 말에 긍정을 표하고는 다시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괜찮다 싶은 사람 10인을 추려낸 다음, 거기서 다시 모두 함께 남은 3인을 추려낸다. 그렇게 해서 선발된 사람들은 죄다 어느 한 쪽이 꽉 막혀 버린, 말 그대로 실력만 보고 뽑은 사람들뿐이었다. 나이 역시 제각각. 히로의 만족한 표정은 그 자리에 있던 교관들의 얼굴에 ‘걱정’ 이라는 글씨를 새겨 주었지만 아무런 말도 꺼낼 수 없었다.


- 리체에르 프리엘러

* 파일럿으로서의 실기 성적 - 아카데미아 화성 지부 전체에서 4등

교관의 말 : 실력은 괜찮은 편입니다. 그녀의 기체는 좋다고 나쁘다고 하기도 힘든 것이고요. 다만 그녀의 성격이 문제지요. 약간의 자폐증 증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는 하지도 않고, 자신의 인형과만 이야기 합니다. 물론 인형이 이야기 할 리는 없지요. 심령술 같은 쪽에 심취해 있어, 그녀와 방을 함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들어가기만 하면 이상한 동물의 피 냄새까지 나더군요.



- 가브리엘

* 파일럿으로서의 실기 성적 - 아카데미아 화성 지부 전체에서 3등

교관의 말 : 그녀는 앞에 말할 둘과는 정 반대의 성격이죠. 오히려 말이 없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 ‘얼음 마녀’ 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일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 하나에 빠져 들면 그 것이 해결되기 전 까지는 절대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이 것은 전투에서도 마찬가지인지라 부득이하게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빠져나오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고 하는 고집불통이죠. 이 것은 좋은 점일 수도 있으나 오히려 단점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겁니다.



- 요모스카와 사이네

* 파일럿으로서의 실기 성적 - 아카데미아 화성 지부 전체에서 2등

교관의 말 : 작전 따위는 신경도 안 씁니다. 전투만 시작되면 적진 한 가운데로 가서 휘젓고 다니지요. 기체의 운동성이 워낙 좋은데다가 실력도 실력인지라 거기까지는 봐 줄 수 있습니다만 몸을 생각하지 않는 조종은 아무리 그가 G를 버티는 능력이 좋다고 해서 봐줄만한 것이 아닙니다. 얼마 안가 몸이 망가져 버릴 것 같다는 걱정을 끼치게 하는 녀석이죠.



- 라렌느 말리스미제르

* 파일럿으로서의 실기 성적 - 아카데미아 화성 지부 전체에서 1등

교관의 말 : 비교하자면 사이네와 비슷합니다. 평소에는 지극히 얌전한데 전투만 시작하면 바로 광전사가 되어 버립니다. 사이네와는 달리 방어조차 신경 쓰지 않습니다. 기체 자체의 능력이 워낙 좋아서 왠만한 공격으로는 흠집도 못내는게 그나마 다행일 겁니다. 사이네가 그를 이기지 못하는 것도 사이네의 공격이 그의 기체에 데미지를 주지 못하는 것 때문이죠. 실기 시험에 직접 대결 역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에 그렇지 실제 실력은 사이네와 거의 같을 겁니다.

이래저래 고생길이 훤해 보이는 히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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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캐릭터 추가.
하지만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화.
무언가 엄청 부족하다는 생각만 들고 있죠.
... 아니. 그래도 가 보렵니다. 부족한 것은 제 자신감일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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