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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으로 올 줄 알았다. 찌볼.”

“....... 스카터.”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찌볼의 길을 막고 있는 사내. 달 방위군의 대장 스카터였다. 드림 하트로 가는 트레일러는 이미 멈추어져 있었다. 운전석의 문은 열려있었고, 운전사는 관자놀이 부근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아마 이미 죽었으리라. 트레일러에 기댄 채 다시 한 번 담배 연기를 들이마신 스카터는 담배를 입에 문 채 오른손으로 허리춤에 있던 권총을 꺼내어 찌볼을 겨누었다. 그와 동시에 찌볼 역시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어 스카터에게 겨눈다.

“이 기체가 드림 하트로 가는 것 까지는 눈 감아 주려고 했는데, 네 녀석이 이용하게 할 수는 없지. 이 쪽이 알아서 잘 가져다 줄 테니 그만 물러가는 것이 어때?”

“....... 적어도 주변의 병사들은 치우고 그런 말을 하면 이해나 가겠군.”

“호오. 알아챘나보군.”

스카터의 손짓에 주변 건물에서 총을 든 병사들이 빠져나온다. 수십 정의 총이 찌볼을 겨눈다.

“실패한 계획에 계속 동참할 만큼 나는 정의롭지 못해서 말이야.”

싸늘한 미소와 함께 스카터는 왼손을 들어올렸다. 찌볼은 재빨리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으나 그보다 스카터의 손이 내려오는 것이 더 빨랐다.

울려퍼지는 총성. 사방으로 튀는 핏방울과 함께 찌볼은 그 자리에 천천히 무너져버렸다. 스카터는 그 모습을 보며 쓰러진 찌볼의 곁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이미 생명의 기운이 사라진 차가운 시신에서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지 때가 있는 것이고, 그 것을 행할 실력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며, 운이 따라줘야 하는거다. 이 삼박자가 맞아야 뭐라도 할 수 있는 법인데, 너는 때를 놓쳤어. 뭐. 선불로 받은 돈은 잘 쓰도록 하지.”

그리고는 피우던 담배를 찌볼의 시신 앞에 떨어뜨린다. 아직 다 태우지 않은 담배가 타들어가며 뿌연 연기가 솟아오른다. 마치 한 사람의 죽음을 기리는 향의 연기처럼.......





“네 녀석이 여긴 왜 온거냐.”

탈리온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사실 함 내에서도 그리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채 슈안을 대했던 그에게, 이런 함 밖에서의 다른 태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다. 보자마자 달려들지 않은 것이 오히려 신통하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런 생각과 함께 슈안 역시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답했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군. 난 타일런트가 내게 맡긴 것을 찾기 위해 왔다만 넌 무슨 일이지?”

“타일런트가 맡긴 것이라.”

“보나마나 제이 아크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 녀석이 시켜서 왔겠지. 돌아가라. 네 녀석들에게 넘길 생각 따위는 없다.”

슈안의 말에 탈리온은 흥미를 잃은 듯 맥빠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멋대로. 네 녀석과 얽히기 싫은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굳이 강제로 빼앗을 이유는 없지. 돌아가마.”

그렇게 말한 탈리온은 더 이상 볼일이 없다는 듯 몸을 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슈안은 잠시 탈리온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굳게 닫힌 철문을 바라보았다.

“브레이커도 마음에 들었는데 말이야.”

슈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잠금 장치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잠금 장치는 대문. 여긴 별 특별한 것은 없었다. 왠만한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카드키로 열리는 곳. 바지주머니에 미리 꺼내 놓은 카드키를 꺼내어 리더 Reader에 긁은 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슈안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뒤 다시 뒤로 돌아 두 번째 카드키를 꺼내어 대문 안 쪽에 있는 리더에 긁었다. 이 것으로 정원에 있는 방어 시스템 침묵. 정원의 방어 시스템을 잠재우는 것은 제이 아크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타일런트가 구두로 알려 준 몇 명만이 알고 있는 사실. 그리고 그 열쇠인 두 번째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단 두 명. 그 점을 떠올리며 슈안은 조금은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들여보낼 걸 그랬군.”

약간의 후회와 함께 슈안은 정원 한가운데 난 길을 걸었다. 커다랗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보이는 이 곳이지만 사실은 순식간에 침입자를 ‘말살’ 시켜버리는 엄청난 수의 방어 기구들이 숨겨져 있는 곳이다. 예를 들자면 지금도 물을 뿜어대는 정원 한 가운데의 분수대. 저기 장비된 발칸의 연사 속도가 분당 12000발 이었던가? 탈리온이 무턱대로 들어왔다면 바로 죽어버렸을 것을.

집안에 들어가기 전, 문 앞에서 홍채의 검사를 통해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을 체크한다. 얼마 안가 문이 열리며 현관에 불이 켜진다. 새하얀 빛이 어두운 공간을 밝힌다. 슈안은 집안이 너무 어두운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인상을 쓴다. 오랫동안 아무도 살지 않아서인지 먼지가 많이 쌓인 바닥이 꽤나 을씨년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타일런트가 지구로 온 뒤부터 이 곳은 완전히 비어버렸을 테니까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이겠지.

저택이라고 해도 모자랄 것 같은 커다란 집. 이 곳에 있는 물건들 중 찾기 힘든 물품, 예를 들면 이제는 절판된 책의 초판본 같은 물건도 몇몇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 슈안의 관심사는 그 것이 아니었다. 어두운 집 안을 훑어보다가 신발을 신은 채 집 안으로 들어섰다. 실내화로 갈아 신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귀찮으니까. 슈안은 거리낌 없이 어두운 집 안을 헤집고 다녔다. 먼지가 쌓인 바닥을 손으로 훑는다든지, 벽을 가볍게 두드린다든지 하며 몇 개의 방을 뒤지고 다녔다.

“이쯤일 텐데.”

실제로 와 본적은 없었기에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몇 마디 말을 토대로 ‘문’을 찾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었다. ‘1층에 있는 방이라고 한 것 까지는 좋은데 방이 한두 개여야 말이지.’ 라는 핀잔을 해 줄 상대가 이제는 없다는 것에 조금은 아쉬움을 느끼며 1층을 돌아다니던 슈안은 결국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고 현관 밖으로 빠져나왔다.

“후우.”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밝은 곳으로 나왔기에 눈이 좀 쓰라린 것 같았다. 시각을 죽임으로서 다른 감각을 키워 목표를 찾아내려는 생각은 실패한 것 같았다. 무언가 잘못된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한 번 바깥에서 저택을 바라보던 슈안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끼고 재빨리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나, 둘, 셋.......”

맨 끝에 있는 방의 문을 열고 다시 거실의 중앙으로 돌아온 뒤 신중을 기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맨 끝의 벽에 있는 책꽂이 바로 앞까지의 걸음 수를 기억한 뒤 바깥으로 빠져나와 다시 걸음을 세며 걷는다. 주먹구구식으로 확인하는 것이지만 틀림없었다. 바깥에서 잰 것과 안 쪽에서 잰 길이는 약 4,5 걸음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빙고.”

그 답지 않게 가벼운 감정의 표현. 손가락을 퉁기며 다시 안으로 들어선 슈안은 벽에 붙어 있는 책장을 샅샅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전기가 들어온다. 세금도 내지 않는 ‘빈 집 아닌가?’ 하는 생각은 금세 묻혀 버렸다. 조사는 순식간에 끝났다. 책장 한 가운데 있는 책을 꺼내드는 것과 동시에 책장이 천천히 돌아간다.

“고전적이군.”

단 한마디로 끝낸 감상. 그리고 슈안은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공간의 바닥에 작은 철문이 존재했다. 이 곳이 바로 타일런트가 말한 그 녀석이 있는 곳이다.

“일루갈 제넥스건, 타일런트건. 왜 이렇게 지하를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군.”

철로 된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그 아래에 있는 좁은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슈안은 다시 한 번 투덜거렸다. 달에 온 뒤부터 왠지 모르게 혼잣말이 늘었다는 생각을 하며.





“특별한 이야기라도 있었습니까?”

“아니.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 뿐이었다.”

방위대 대장 스카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온 히로는 가볍게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달에 온 뒤에 쉴 틈도 없이 갑작스레 일어난 사건. 하지만 이제 적당히 넘어간 듯 했다. 스카터의 말에 따르면 찌볼은 드림 하트로 수송되던 신형기를 타고 싸울 생각이었던 것 같았는데 운전사가 찌볼의 수하였기에 그 역시 사살해 버렸다고 한다. 그룬거스트 MK-2 의 조종자였던 핼러드는 체포, 시위대는 해산함으로서 ‘폭동’ 이라고 기록될 달 주민들의 작은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신형기는 아직 군에 정식 등록이 안 되어있는 기체기에 내일 쯤 이 곳으로 보내준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이 곳에는 3일 정도 머무를 생각이었으니 일정에 특별한 차질은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드림 하트에 등록되지 않은 기체가 몇 대인데....... 뭐, 어떤 수작을 부려도 토렌디가 있으니 별 문제는 없겠지.”

가볍게 대꾸한 히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랬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슈안과 아크는 어디에 있지?”

이런저런 일 때문에 잠시 잊었던 두 사람의 존재. 나카프네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함장님께서 방위대에 갔다 오시는 동안 돌아왔습니다. 슈안이 달에 보관 중이던 자신의 기체를 가지러 갔다고 하더군요. 다만 그 기체 때문에 하나마씨가 말이 좀 많습니다.”

“어째서?”

히로는 제발 골치 아픈 일 좀 만들지 말아 달라고 속으로 빌면서 물었다. 그런 히로에게 나카프네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핵.......  무기를 장비한 기체라고 합니다. 명백한 남극조약 위반이라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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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5화에요~
사건 하나가 끝남과 동시에 또 다른 문제를 안게 된 드림하트.
그리고 곧 터질 또 하나의 사건 [네타는 안되요~♡]

이번화는 조금 주먹구구식으로 나갔군요.
역시나 핼러드의 입단은 불가능했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이유가 없어요. 이유가.
단역으로 만듬과 동시에 겨우 풀어나갔는데 말이죠.

슈안의 새 기체의 등장 만으로 한 화를 때우는게 조금 아쉽다고 할까요.
이번화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막힌 스토리가 풀림과 동시에 다음화의 퀄리티는 나아질 듯 합니다.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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