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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강제로 커트해! 불가능하면 외부에서 절단해!"

"프로텍트 셰이드 전개!"

"좌현 150으로 선회! 급속 전진!"

"매그니튜드 16기 우현으로 사출!"

높아진 히로의 목소리가 함 안을 메운다. 그 지시에 따라 거대한 선체가 굳은 몸을 풀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함 내는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갔지만 그에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함장님! 아페이론 함이!"

비명과 같은 외침. 이미 한계다. 함이 부서지기 시작하며 국소적인 폭발들이 일어난다. 아니, 지금은 안된다. 너무 빨라. 너무 가깝단 말이다!

"오래 버텨야 30초 입니다! 폭발 반경 바깥으로 벗어날 확률은 제로입니다!"

떨리는 목소리. 굳이 말 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온전히 피해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할 수 있는 만큼 해 볼 뿐이었다.

"포격 개시! 목표는 사출된 매그니튜드! 이후 전원 충격에 대비해!"

최대한의 속도로 아페이론 함에서 멀어지기 위해 발버둥친다. 하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바램뿐. 드림하트가 거리를 채 벌리기도 전에 아페이론의 함이 일순간 폭발해 버린다. 그 전에 사출되어 있던 매그니튜드가 폭발하며 생긴 파장으로의 간섭, 그리고 프로텍트 셰이드의 방어로도 막지 못하는 거대한 폭발들이 드림하트를 덥쳐버린다.

"꺄악!"

누구의 목소리인지도 알 수 없는 비명이 통제실을 메운다. 강렬한 충격이 함의 오른쪽을 강타하며 미처 버티지 못한 사람들이, 물품들이 어지럽게 통제실을 날아다닌다. 날아드는 물건에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는 사람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다. 리체에르의 경우 그대로 날아가 계기판에 등을 강타당한 뒤 기절한 것 같았다. 좀 전의 비명 역시 아마 리체에르의 것이었으리라.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해버린 함 내부를 조명하듯 함 전체에 붉은 등이 켜지고 피해를 알리는 방송이 쏟아진다.

"함장님. 괜찮으십니까?"

다급한 목소리. 나카프네다. 다행히 그녀는 별 다른 피해는 입지 않은 듯 했다. 아니, 얼굴을 찌푸리며 책상에 손을 짚고 있는 것을 보면 다리 쪽을 다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 그 쪽에 신경을 써 줄만한 여유는 없었다.

"괜찮다. 지금 상황이 어떤지 즉각 보고하도록!"

[우측 외부 격벽이 일부 파손되었습니다. 현재 폐쇄 완료된 상태입니다.]

[우측 주익의 보조 엔진 파손, 화재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소화반 투입하겠습니다.]

[함 우측의 기능 대부분이 마비된 상태입니다. 추진이나 선회에 제 성능을 내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즉각적인 수리는 불가능합니다.]

[메인 엔진은 무사합니다.]

[우현부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손상 정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쏟아져들어오는 보고를 정리하며 히로는 이를 갈았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토렌디의 보고로도 사고 직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인가 갑작스레 라인이 폭주를 일으켰고......

"시피르! 토렌디와 교대해! 정비반을 지휘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손상을 복구하도록!"

"알겠습니다."

"토렌디. 류노스케와 메인 데이터 점검을 부탁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꾸민 일일지도 몰라."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전투는 어떻게 할 겁니까?]

"아직 손을 쓸 수 있을거야. 걱정마."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토렌디와의 통신도 끊어버린다. 좋지 않다. 지금 상황을 어느 정도는 정리하였다고는 하나 부정적인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꿔줄 수는 없었다. 대항 수단은 사라지고, 드림하트 자체의 전투 투입조차 기대할 수 없다. 지금까지와 같은 패턴이라면 적이 완전히 소거되는 시간에 비해 이 쪽의 기체들이 기동할 수 있는 시간이 터무니 없이 적다.

[무슨 일입니까? 히로님. 모함으로부터 통신이 두절되었습니다.]

함의 상태를 반영하듯 노이즈가 끼어있는 화면에 히이로의 얼굴이 나타난다. 당혹스러워 하는 얼굴. 그에 히로는 재빨리 현재 상황을 숨김없이 설명해 주었다. 그와 동시에 히이로의 당황스러워 하는 표정은 짙어져만 간다.

[좋지 않군요. 확인해 본 결과 이 쪽도 짧으면 5분 내로 기동할 에너지가 바닥나 버립니다. 하지만 디스트로이어는 반 이상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역시, 그런가..."

살짝 입술을 깨물며 생각에 잠긴다. 드림하트에서 사용 가능한 전력을 계산해보고, 그 것이 디스트로이어를 이쪽 보다 먼저 침몰시켜 버릴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츠바사. 일루갈 캐논은?"

[지금 사용했다가는 드림하트 자체가 아예 기동 불능 상태가 되어 우주 미아가 되버릴거유.]

예상했던 답이었다. 이미 허공에 드림하트의 출력 대부분을 날려버린 지금 오르젠더의 일루갈 캐논을 사용했다가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달이라는 위성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무기라지만 그 것은 하임즈의 시간에 허락된 것이지 현재의 시간에 허락되는 병기가 아닌 것이다.

"빌어먹을......"

히로의 입에서 절로 욕설이 새어나온다. 하지만 방법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아페이론을 믿고 이런 일에 대한 대비 수단을 마련해 놓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이 작은 변수, 충분히 예측 가능한 변수였을테지만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일생일대의 실수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철수합니까?]

아크의 물음에 힘겹게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아크에게 후미를 맡겨 방어를 하게 한 뒤 물러나 재정비를 해야.......



"아니,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한 마디의 말이 막 열리려던 히로의 입을 막는다. 순간 통제실의 시선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헤멘다.

"뭐, 어쩌면 디스트로이어라는 녀석 단번에 날려버릴 수도 있을 듯 합니다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슈안이었다.








[이봐들. 무사한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잠시 타겟을 놓친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앞으로 쏘아지는 선홍빛의 빛줄기가 디스트로이어의 잔해를 소거시켜 버린다.

[주의해 아젠. 아직도 집중력이 떨어져.]

"죄송합니다."

츠바사의 질책에 가볍게 사과한 뒤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통신기를 통해 들려온 화가 난 아크의 목소리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려주고 있었으니까.

[뭐냐. 세이피어드. 네 녀석이 이 곳에 와 봤자 도움이 안되는 것을 알고 있는거냐?]

[네 녀석한테 그 이름 허락한 적 없다.]

싸늘한 대꾸. 하지만 슈안의 또 다른 이름에 쏟을 관심은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어째서 그가 토르해머에 탑승한 채 자신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인지 궁금할 뿐이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 답과 함께 마지막 한 발의 파동포를 쏘아보낸다. 더 이상 유키로서 적을 상대할 병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아젠의 상태를 눈치챘는지 오르젠더가 유키의 앞으로 움직여 유키를 향해 가해지는 디스트로이어의 공격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답을 듣는 것은 나중에. 일단 물러나.]

"네."

츠바사의 말에 아젠은 일단 드림하트가 있는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 더 이상 자신의 기체는 방해만 될 뿐이었다. 그렇다면 아쉽더라도 일단은 물러나는 것이 아군을 도와주는 길일 터였다.

[뭐. 나름대로 딱 좋은 타이밍에 비키는 것 같군. 저 둘이라면 알아서 버틸 것 같으니까.]

슈안의 목소리는 웃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매우 즐거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이.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네 녀석.]

아크의 짜증스러운 목소리. 이상할 정도로 아크와 슈안은 사이가 안 좋은 것 같았다. 물론 아젠이 그 이유를 알리는 없었지만. 하지만 그에 대한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모니터에는 특정한 궤도가 그려져있는 화면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입다무시고. 이 궤도를 따라 탄을 날릴 건데, 디스트로이어가 먹기 전에 좀 터뜨려 줬으면 하는데.]

[탄막이라도 펼쳐달라는 거냐?]

츠바사의 말에 슈안은 '빙고' 라고 대꾸하며 또 다른 화면을 보내왔다. 화면 구석에 20이라는 숫자가 떠오른다.

[20초 뒤에 쏘아보낸다. 알아서 대비하고 있기를 바래.]

슈안의 말에 츠바사는 한숨을 쉬었고, 아크는 어이없다는 듯이 빈정거렸다. 슈안의 토르해머가 지닌 무장은 디스트로이어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는 형태의 것 들 뿐이다. 그런데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 것도 의문이라면 의문이었다.

하지만 둘은 곧 이어 터져나온 히로의 호통에 입을 다물고 적당한 포인트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둘에게는 가급적 멀리, 디스트로이어에게는 최대한 가까이. 그 곳에 화망을 형성할 준비를 한다. 그 것도 적을 잡는 것이 아니라 아군의 탄을 잡기 위해서.






"거참. 지금이야 어이없다 생각할지 몰라도 조금 뒤면 그 생각이 싹 사라질거다."

재미있다는 듯 키득거리며 슈안은 토르해머를 조작한다. 토르해머의 추가 무장인 B-29의 포신을 돌려 좌표를 설정하고 변수에 따른 계산 역시 끝마친다. 빗나갈 확률은 0.4%. 그리고 디스트로이어의 모든 잔해를 제거할 확률은...

"100%지 뭐."

순간 B-29의 포신이 불을 뿜는다. 단 한 발의 탄환. 이 탄이 위력적이기는 하나 디스트로이어의 모든 잔해를 삼켜버릴만한 폭발력까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노리고 있는 것은 그 것이 아니었다. 이 말라깽이라는 이름의 탄환은 더 멋진 효과를 보여줄 것이다.

탄환의 궤적이 움직임에 따라 둘 역시 화망을 형성한다. 뭐, 모든 것은 계획대로다. 예상대로 저 녀석들은 저 탄의 위력을 경시하고 있다. 잘됐지. 꼴보기 싫은 녀석들도 같이 날리면 일석 이조일지도?

자아. Nuclear Launch Detected. 장담하지 제군들. 아페이론 함의 붕괴와는 다르 쾌감을 느끼게 해 줄거야.







드디어 선을 보입니다. 토르해머의 맵병기 핵

Wise up 이랄까... 설정을 본다면
- 토르해머의 결전 병기 : 핵미사일
- 추가 무장 B-29라는 포신에 장전하여 발사 가능
- 말라깽이 thin man / 꼬맹이 little boy / 뚱땡이 fat man 의 3발 보유

뭐. 이런 설정입니다. 나름 익숙한 이름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흐음...
핵무기. 위험한 겁니다.
네에. 고로 북한은 반드시 핵 포기 선언을 해야 하는 겁니다. [군인정신!]


후으... 이번 화는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화의 업데이트가 언제쯤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늦어도 다음 주말 내로 이루어지겠지요.
나름 재밌습니다. 이거.. 생각외로 DG도 설정이 잘 짜여있는 편이라서...
다만 안 나온 캐릭터 등장시키기가 힘들어서 못쓰는 것이지.. [키득]

그럼 모두 다음에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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