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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빛줄기가 검은 우주를 가르며 나아간다. 그와 함께 또 다른 '조각'들이 형체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린다. 디스트로이어와의 전투가 시작된지 10여분이 지난 지금 디스트로이어의 크기는 눈에 띄게 줄어있었다. 단순한 크기의 문제가 아니다. 디스트로이어를 구성하는 나노머신의 밀도, 다시말해 나노머신의 절대량 그 자체가 줄고 있는 것이다.

디스트로이어의 특징. 그 것은 바로 나노머신을 통한 물질의 재구성이었다. 아주 작은 밀도의 나노머신에 접촉하는 순간 접촉한 부위의 물질들을 분해하고 재구성해 자신과 같은 나노머신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 반복되는 일련의 작업을 통해 단 한번의 접촉으로도 피격당한 대상을 자신과 동일한 군체의 일부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디스트로이어의 능력이었다. 그 특성 때문에 디스트로이어에 접근 자체는 원천적으로 불가. 실탄 병기의 경우는 폭발 이후의 잔해들을 수거해 버리거나 처음부터 피폭되지 않고 탄환 자체를 감싸 완전히 분해해 버리기에 운이 좋아야 본전, 아니면 손해만 볼 뿐이었다. 그만큼 공격 수단은 제한될 수 밖에 없었고, 방어에는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해답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 초고주파. 마이크로 웨이브를 발산하는 기기를 기체의 전신에 장비하는 것 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문제가 해결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비록 급조한 상태이기에 디스트로이어의 공격 자체를 막아줄 수는 없지만 파일럿이 미처 인지할 수 없는 작은 파편들은 정밀 기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마이크로 웨이브에 노출되는 것 만으로도 그 기능이 정지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 것은 곳 파괴. 그렇기에 파일럿들은 아무런 걱정없이 보통의 전투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었다.

처음 디스트로이어와의 조우, 전투의 개시를 알리며 아젠이 쏘아낸 유키의 파동포를 자신의 형체를 변환시키며 - 마치 배에 구멍을 내어 그 사이로 탄환을 통과시켜 버리듯이 피해버리고 수백의 군체로 분열되어 달려드는 순간에는 잠시 당황하였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제껏 치뤄온 전투와는 달리 지독히도 단순한 탄환의 궤적에 익숙해지는 것과 자신들이 신경쓰지 못하는 사이에 먹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사라진 지금은 오히려 쉬운 전투를 치루고 있는 중이었다. 확실히 폭우처럼 쏟아지는 탄막 속을 헤치며 살아온 파일럿들에게 이번 전투는 일방적인 사냥이었다.







"얼마나 남은거지?"

짜증내는 듯한 실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에 토렌디는 '제어하는데 방해됩니다.'라고 대꾸하며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정말 통제실에 앉아있기만 하면서 보채지 말라고. 현장 사람이면 그게 얼마나 방해되는지 알거 아냐?' 라고 중얼거리며 지속적으로 아페이론 함으로 공급되는 에너지 케이블의 라인을 점검하는 토렌디였다. 자칫 라인의 제어가 잘못되는 경우 상상하기도 싫은 엄청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과 더불어 그 것은 직접적이면서도 즉각적으로 파일럿들의 안전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니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보자. 이상태라면 3분 정도면 되려나? 조금만 더 버티면 될 것 같아."

[응. 수고해줘.]

정작 물어본 자신은 완전히 없는 사람인양 무시하고 엉뚱한 아젠에게 답하는 토렌디에게 툴툴대는 실린의 목소리와 그를 말리는 통제실 인원들의 말소리가 들려왔지만 우리의 29세가 다 되어가는 정비병씨는 아주 간단히 무시해 버렸다. 어느새 자신이 넉살이 이렇게 좋아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일순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지만 쓸데없는 생각이 많을 수록 집중력은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토렌디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잡념을 털어내 버린다.

다시 라인의 제어에 몰두하는 토렌디. 에너지의 공급은 아무런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토렌디는 찝찝한 기분을 버릴 수가 없었다. 왠지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막힌 듯한 느낌. 무언가 잊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 그 기분 나쁜 이물감을 느끼며 다시 한 번 모든 라인을 세밀하게 점검해 보았지만 별 다른 이상은 찾아낼 수가 없었다.

"대체 뭐지?"

생각할 수록 커져만 가는 불안감. 하지만 토렌디는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당연히 그의 마음 역시 개운해지기는 커녕 자꾸만 불안해져 갈 뿐이었다.






"후으... 역시 별다른 것은 없나?"

10여분 가량을 뒤져보았지만 쓸만한 자료는 찾아낼 수가 없었다. 처음 자신이 한 예상대로 5분도 걸리지 않아 드림하트의 메인 데이터에 침입하는 것은 성공하였지만 이런 쓸데없는 자료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최소한 오르젠더 정도는 들고가야 하지 않나? 하는 미련에 미친듯이 손을 놀려보지만 역시 특별한 소득을 얻어낼 수는 없었다.

"앞으로 3분......"

시간을 확인한 뒤 다시 한 번 모니터로 시선을 옮긴다. 부족하다. 아페이론의 지시에 따라 겨우 드림하트에 잠입하여 이제야 드림하트의 메인 데이터를 크래킹할 기회를 잡았는데 아무런 소득도 없다는 것이 카노의 기분을 가라앉게 만들고 있었다. 아페이론은 둘째 문제다. 우선은 자신의 자존심이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고집을 피울만한 것도 아니었다. 전투가 지속되는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곧 전투가 끝나고 이 쪽으로 시선이 돌아오는 순간 잡힌다. 그 전에 모든 흔적들을 지우고 사라져야만 하는 것이었다.

"역시... 포기해야 하는건가."

한숨과 함께 크래킹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 순간 카노의 눈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잡혔다. 아니, 이상한 것은 아니다. 그 것은 너무나 평범한 문서 파일. '세계수의 잎사귀'라는 이름을 지닌 지극히 평범한 문서파일 이었다.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이 가득한 소설 텍스트 파일들이 존재하는 폴더 내에 있던 평범한 파일. 승무원 중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그 파일들 중에서 유독 그 한 파일만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별 것 아니다. 별 것 아니다. 저 것은 단순한 텍스트 파일이다.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다. 라고 생각해보지만 이상한 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준 직감. 그 감이 수 많은 파일 중 유독 그 파일만을 고집하고 있었다. 얼핏 보아도 300이 넘는 숫자. 그 속에서 왜 그렇게 그 파일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인지 잠시 생각해 보았지만 카노는 결국 결정한 듯 그 파일을 실행시키고 있었다.

"이건?"

순간 카노의 눈이 커진다. 그저 지나가는 파일을 실행시키는 느낌으로 연 문서파일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순간 말을 잊는다. 역시 이 것은 단순한 문서 파일이 아니었다. 그랬다. 이번에도 자신의 이상하리만치 좋은 감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았다.

"빙고. 이 것만 해도 충분하겠는데?"

시간이 촉박했다. 찾아낸 것 까지는 좋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늦어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지 전에 일단 자료를 빼 내어야 할.......

"이런이런. 손버릇이 나쁜 아이는 혼이 나야지?"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 그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모니터 위로 선홍빛 액체가 튀었다. 그와 동시에 머리를 잃은 몸은 옆으로 천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 뒤에서 피와 뇌수가 묻어있는 손을 수건으로 닦아내며 '그'가 웃는다.

조금은 방심했을지도 모른다. 설마 그 것을 찾아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뭐, 그 파일을 가져간다고 해서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알려져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어쨌든 됐어. 이제 그럼 이런 쓸데없는 장난을 한 녀석을 혼내줘 볼까?"

싸늘한 웃음. 하지만 그에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 웃음만이 카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조문객이었다.







제이아크의 선체에서 붉은 빛의 메이져포가 쏘아진다. 디스트로이어는 격렬한 회피운동을 통해 피해보지만 뒤이어 끓어오르는 마그마와 같은 불길이 디스트로이어의 정중앙을 꿰뚫어버린다. 다른 기체와는 달리 그 것이 치명상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 역시 피해를 누적시키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이미 3할 가까이 가해진 피해. 전투는 갈 수록 쉬워지고 있었다.

디스트로이어의 일부가 날카로운 창과 같은 모양으로 변하며 은빛 호선을 그린다. 하지만 그 정도 공격은 아무렇지도 않게 피할 수 있었다. 변칙적인 궤적이 전혀 없는 이런 공격은 눈 감고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디스트로이어를 향해 대도를 휘두른다. 역린단, 용의 역린을 베어버리는 막대한 충격파가 디스트로이어를 덮치고 그 것을 완전히 피하지 못한 디스트로이어는 단번에 두동강이 나 버렸다.

"역시...... 간단하잖아?"

쥐슬은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대체 왜 이런 녀석에게 아페이론 정도가 고생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정도라면 분명히......

"이 빌어먹을 자식아! 그게 아니라니까!"

뽐내듯 웃는 쥐슬의 귀에 따가운 질책이 들려온다. 그 소리에 놀라 정신을 차리는 순간 디스트로이어는 이미 갈라진 몸을 수복하고 다시 공격을 가해오고 있었다.

"우앗!"

경악. 무리한 회피 기동으로 겨우 피격만은 면했지만 순간적으로 눈 앞이 붉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일단은 거리를 벌리는 것이 좋겠다 생각하며 크게 물러나는 쥐슬이었다. 그와 함께 천천히 시야가 되돌아오는 것이 느껴진다.

"젠장. 일 날뻔했네."

"..... 바꾸자. 못 믿겠다."

어이없다는 히이로의 말에 쥐슬의 목소리가 잦아든다.

"히이로. 나 못 믿냐? 나 쥐슬이......"

"일단 닥쳐."

거침없는 질책. 만약 지금이 전투 중이 아니었으면 하이킥 한 방 날아갔을지도 모른다. 미쳤지... 내가 저 녀석을 뭐가 이쁘다고 몇 번이고 살려준 것인지...

"시끄러워 이것들아."

투닥거리는 둘이 거슬리는 듯 츠바사가 빽 소리를 질러댔다. 히로의 지시만 아니었다면 이미 통신기를 꺼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변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그봐 그봐. 너랑 삿찡이 딱 저런 느낌이라니까? 아우. 닭살 커플."

"무슨 헛소리냐!" / "누가 삿찡이야!"

동시에 터져나오는 츠바사와 사이네의 괴성. 그와 동시에 츠바사는 화풀이하듯 무작정 빔 런쳐를 날려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마구잡이라 날려대는 빔런쳐라 하더라도 오르젠더는 어김없이 디스트로이어를 깍아버린다.

"꺄악! 날개군 멋져!"

"함장 나으리. 저 년 주둥이를 좀 꿰메는 것은 어떨까 하는데."

통제실에 틀어박혀 할 일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쉬지않고 떠들어대는 실린의 행동에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민 츠바사는 이를 갈며 말했다. 혹시 몰라. 애교라도 떨며 귀엽게 어필했다면 그나마 결과가 다를지도. 하지만 그 실린의 성격에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 실린은 착 가라앉은 저음으로 국어책 읽듯 말할 뿐이었다. 오히려 그게 더 츠바사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겠지만.

"출격 못하니 심심해서 그러는 것일 거에요. 이해하세요. 아. 7시 방향 조심."

"몰라. 대체 언제쯤 끝나는지 모르겠군. 4시방향 엄호 부탁. 이봐. 토렌디 아직도 멀은거야?"

아젠의 말에 츠바사는 툴툴거리며 대꾸했다. 세 방향에서 날아드는 디스트로이어의 잔해이자 탄환. 은빛 궤적을 그리며 다가오는 그것을 빔 런쳐를 두번 쏘아 소거시키고 즉시 P.D.M 필드를 전개해 접근을 차단한다. 동시에 날아든 마그마의 불길이 P.D.M 필드를 때리며 그 앞에 있던 디스트로이어의 잔재를 소멸시켜 버린다.

"빨리 안 끝내면 저기 쥐마리오가 날 죽일 것 같거든......"

"시끄러워!"

쥐슬의 대꾸. 하지만 이상하게도 화면에 비친 사람들은 모두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쓰게 웃고 있을 뿐이었따.

"아무리 오르젠더의 P.D.M이 두터워도 거기에 대고 정통으로 날리는게 보통 일은 아니지 않나요?"

토렌디 역시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남은 시간은 45초. 카운트 들어갑니다. 전원 광황포의 예상 효과 범위 밖으로 피할 준비 해주세요."

"들었지? 알아서 해."

토렌디의 말을 여과없이 전해주는 히로에게 무책임 함장이니 뭐니 하는 비난 비슷한 소리가 들린 듯 하지만 히로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이 슬슬 익숙해져 간다고 생각하면서 왠지 쓴 웃음이 절로 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던 나카프네는 순간 히로의 표정이 이상할 정도로 어두운 것을 확인하고는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서웠다. 대체 히로의 표정이 무엇 때문에 저렇게까지..

"저기.. 함장님. 아침에 화장실은?"

"그게 아냐."

어처구니 없는 나카프네의 농담에 히로는 화를 내지도, 짜증을 내지도 않았다. 당혹스러운 목소리. 그 것이 전부였다.

"아페이론과의 통신 자체가 아예 안되고 있다. 무응답 상태가 아냐. 아예 단절된거다."

히로의 말에 통제실에 있던 모든 인원들의 시선이 바뀐다. 그랬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부터인가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순간 토렌디의 비명같은 전언이 실려왔다.

"라인 제어가 불가능 합니다. 프로페서 아페이론 쪽과의 통신 역시 두절되어 원인조차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그 것은 말 그대로 비명이었고 절규였다. 단순한 오버히트, 과부하 정도가 아니다. 이대로 가면 곧 동력원의 폭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뒤의 결과는 생각하기도 싫었다. 동요는 순식간에 퍼지고 히로 역시 당황하는 모습을 갑추지 않았다. 바로 지근거리에 있는 아페이론의 함. 그 침묵만으로 둘러쌓인 새하얀 선체가 경련하듯 떨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마지막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듯이...








후으... 요즘 당직을 설 때나.. 취침 직전에 DG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재미있군요. 펜으로 쓰는 것도...
그나저나... 이거 주요 캐릭터들이 너무 한정되는 느낌이라 아쉬운데...[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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