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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의 기사가 검은색의 바다를 가르는 화살이 되어 날아간다. 바다 속에 있는 검은빛의 타락 천사를 발견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이 기사는 자신의 사냥감을 향해 달려들었다.

금빛의 기사가 들어올린 팔에 생성되는 회색빛의 검. 태산이라도 날려버릴 듯한 강렬한 기운을 담은 그 검은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타락 천사를 향해 휘둘러졌다.

하지만 지하로 떨어진 타락천사라고 해도 그 힘은 여전한 것 갔았다. 신의 명령에 스스로를 타락시킨 뒤 지하 세계를 지배한 타락 천사. 그의 손에 들린 긴 검은 빛의 낫이 휘둘러지며 금빛 기사의 검과 부딪친다!

강대한 두 힘이 맞부딪치며 두 거인의 몸이 흔들린다. 단 일격으로도 상대의 역량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건만 둘은 물러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적을 쓰러뜨리겠다는 일념 아래 몇 번이고 자신의 무구를 휘두를 뿐이었다.

베어 들어오는 낫을 몸을 낮추어 피해낸다. 그리고 상대를 향해 검을 찔러 넣지만 그는 베어내는 힘을 그대로 타고 자신의 몸을 완전히 한 바퀴 회전시키며 검을 피해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낫을 들어 머리 위를 찍어버린다. 그 공격을 검을 회수하며 받아내고 다시 한 번 휘두른다. 10번이 넘어가는 공방. 하지만 그 영원할 것 같은 싸움은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천사의 몸에 작은 상처들이 생겨난다. 언제부터인가 천사의 입에서는 약간씩의 광소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천사의 낫이 휘둘러질 때마다 기사는 한 발 물러났지만 이후 두 발 안으로 들어가며 천사를 베어나갔다. 자신의 가슴을 베어 들어오는 검을 미처 막아내지 못한 천사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낫을 고쳐 쥐었다. 그리고 기사와의 거리를 어느 정도 벌리자 낫을 한 손에 몰아 쥔 뒤 등 뒤의 날개를 펼쳤다.

13장의 날개. 검은 빛의 날개가 펼쳐지며 타락 천사는 금빛 기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낫은 기사의 것과 같은 형태의 검으로 바뀌어 있었다. 검은 빛의 타락 천사는 귀가 아파올 정도의 광기어린 웃음과 함께 기사에게 검을 휘둘렀다.

그에 금빛의 기사는 피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검을 마주 들어 정면으로 부딪쳤다. 첫 번째 격돌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한 충격이 두 거인의 몸을 강타한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기사는 밸런스를 고칠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날리며 자세가 바로 잡혀있지 않은 타락 천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급하게 그 검에 자신의 검을 들어 막아내는 검은 천사. 하지만 기사는 검은 천사의 팔을 베어내 버렸다. 약간 궤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천사의 전완을 날려버린 기사는 다시 한 번 검을 휘두른다.

[큭]

이어서 들려오는 한 남자의 목소리. 그대로 아스트라나간의 콕핏을 꿰뚫어버린 츠바사는 아카 아마테라스의 기동을 멈췄다. 그와 함께 오르젠더의 손 안에서 사라지는 아카식 드라이버. 타락 천사의 최후를 바라보며 츠바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입을 열었다.

“다음!”






리체에르와의 교전을 끝으로 시뮬레이션을 끝낸 츠바사는 시뮬레이터의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왔다. 시뮬레이션을 시작한지 몇 시간이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오래 있었던 듯 셔츠는 땀에 절어 있었고, 시뮬레이터 안의 공기는 후덥지근하기 그지없었다. 아무리 히로의 부탁이라지만 역시 파일럿 전원의 훈련 상대를 해 주는 것은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츠바사는 새삼스럽게 세상을 떠난 팀버 울프에게 존경을 표하며 손을 들어 날아오는 수건을 받아냈다.

“수고했어.”

“다음부터는 안하고 싶은데.”

“마음대로는 안될걸?”

츠바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토렌디는 기기를 점검하기 위해 막 츠바사가 빠져나온 시뮬레이터의 안으로 들어갔다. 츠바사는 토렌디의 말에 한 숨을 내쉬며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다가 자신의 눈앞에 내밀어진 캔을 보고 고개를 들었다.

“언제 받으실 건가요?”

아젠의 말에 피식 웃으며 츠바사는 캔 커피를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커피는 한 동안 갈증으로 아우성치던 목을 잠재워 주었다. 본래 이런 음료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츠바사는 마저 캔을 비웠다.

“고마웠어요. 힘드셨지요?”

“별로 힘들지는 않았어. 그나저나 많이 늘었던데?”

“다 츠바사씨가 적당히 봐주셔서 그런거지요.”

아젠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의 말이 기쁜지 가벼운 웃음과 함께 고개를 돌렸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행동이 꽤나 귀여워 보여 츠바사는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

하지만 그 말은 사실이었다. 비록 츠바사가 실제의 전투와는 달리 근접전만을 했으며, 오르젠더 출력의 반도 내지 않은 채 싸운 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다른 파일럿들의 실력이 꽤나 향상된 것은 틀림없었다. 그 중 아젠의 성장은 괄목할 만한 것으로 이제는 드림 하트의 승무원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되어 있었다. 모르긴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거의 과거 에바 정도의 실력은 되는 것 같았다.

그래. 그 정도라면 거의 사이네와 맞먹을 정도? 그녀가 아직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알펜이 없는 [현재]의 사이네라면 거의 비등할 정도로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방패가 되어주어 겨우 목숨을 건졌던 소녀가 어느 순간인가 이 높이까지 올라왔던 것이다. 그에 잠시 츠바사는 생각을 정리하다가 입을 열었다.

“잠시 하나마와 이야기를 하고 싶군. 자리를 좀 비켜줄 수 있겠어? 연습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좀 비켜주었으면 하는데?”






“처음 뵙겠습니다. 프로페서 라디언트라고 합니다.”

화면 속의 사내는 많이 잡아야 20대 초중반으로 보일 정도의 남자였다. 나이는 27세. 안경 아래 있는 눈 안에서는 빛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눈빛이 살아있는 그런 강한 인상의 사내였다.

군에 소속해 있지 않으면서도 군과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내. 그런 이미지 속에서 그려본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에 드림 하트의 파일럿들은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 뒤에서 열심히 손을 흔들고 있는 쥐슬과 골치 아픈 듯 시선을 애써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는 히이로도 이런 분위기 해소에 한 몫 했지만 말이다.

“쥐슬에게 대략적인 이야기는 들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특별히 묻고 싶으신 것이라면?”

“특별히는 없습니다. 이미 대충 상대에 대해서는 파악했으니까요.”

히로의 담담한 목소리에 아페이론은 ‘호오’ 하는 표정과 함께 손을 턱 아래로 가져갔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히로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히로의 답변은 너무나 간단한 것이였다.

막을테니 날리슈

단지 이 것. 하지만 히로의 짧은 한 마디에 아페이론은 히로를 조금은 쉽게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단순한 말에는 히로는 이미 아페이론이 가진 전력에 대해 어느 정도 꿰고 있다는 의미가 실려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죠. 일단 오늘은 좀 쉬시기 바랍니다. 12시간 뒤부터 움직이면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시길. 프로페서 라디언트. 앞으로 12시간 뒤 다시 연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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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학 저널을 끝낸 이후 여유가 넘처 흐르는 가운데 쓴 14화!
역시나 과거의 자세로 돌아와서
소제목과 관련된 내용은 맨 끝에만 살짝 언급되는군요...;;;
뭐. 어쨌든 13화의 날림 작과는 달리 조금은 신경 쓴 녀석인데
어떻게 보일 지 모르겠군요.
아마도 DG FTU는 총 30화도 넘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본래는 기획조차 없었는데 설정 남는게 너무 많아 추가된 녀석이니까요.
어쨌든 다음 화를 쓸 때까지 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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