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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님 휴가에 괜히 방해되는 것은 아닌가 몰라요.”

시원하게 산길을 달리는 중형 밴 속에 모인 일행은 짐짓 히로에게 미안하다는 투로 말을 건
다. 하지만 전혀 미안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말투. 워낙 성격 자체가 멋진 드림 하트의 일원
들에게는 아무런 일도 아닌 것이다. 오히려 휴가는 함께 가야 재미있는 것이라면서 고마워하
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을 뿐.

조금은 쌀쌀해지는 날씨에 비행기를 타고 북쪽의 ‘모에츠키로‘ 시의 공항에 내린 일행은 중
형 밴을 빌려 히로가 예약해 두었다는 온천장 ’히나타‘ 로 향했다. 엣지 시티와는 달리
이 곳은 상당히 추운 편이었으며 눈이라도 내렸던 듯 도로 옆의 나무에는 흰 눈이 소복하게 쌓
여 있었다.

히로가 2박 3일의 휴가를 받아 잠시 다른 지방에서 쉬고 온다는 말에 그 어떤 죄책감 없이 같
이 가겠다고 한 커플이 3쌍. 이 것만으로도 히로의 미간에 주름이 잡히는 마당에 (이 대부분
의 원인이 “염장”이라는 커플 부대 궁극 스킬-특히 실린&레이지는 20레벨- 과 “닭살”-카
루나&제바스티안 20레벨- 때문이겠지만.) 절대 히로를 혼자 못 내버려 둔다. 자칫 잘못 하면
엄청난 인파에 깔려 죽을 수도 있고, 암살의 위험도 있으니 함께 가겠다는 모범생 팀버 울프
하나. 괜히 여자들 다 떠났는데 궁상 맞게 함이나 지키는 것은 싫다며 동행하는 에바 하나. 팀
버 울프 가는데 절대 자신이 빠질 수는 없다며 고집을 부려 따라온 나그네 하나까지. 총 10명
의 인원이 이동하게 된 것이다.

팀버 울프가 운전하는 밴의 조수석에 앉아 시트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고 있는 히로에게 뒤에
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는 120DB 보다도 높은 고음이었다. 휴가 한 번 가려고 해도 9명이
자동으로 뒤따라오는 우리의 인기인 함장님은 절대 이번 휴가가 무사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채 한 숨을 쉬었다.





“이 곳이 히나타장인가요?”

밴에서 내려 근 몇 백 계단은 되어 보이는 돌계단을 올라 도착한 곳은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
는 여관이었다. 왠지 모르게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이 곳. 계단 아래 주차장에 세워
져 있던 거의 박살이 났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흰색의 소형 밴에서 느껴지는 포스부터 심상
치 않았지만 지금 일행을 향해 서 있는, 등에 있던 껍질이 들리며 그 곳에서 미사일이 쏟아
져 나오는 직립 보행 형 [거북이 로봇] 에게 느껴지는 포스는 거의 공포였다.

“전원 산개!”

히로는 순간 버릇대로 크게 외쳤다가 날아오는 미사일에 직격 당하고 큰 폭발과 함께 저 하늘
의 별이 되어버렸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조종간을 만지다가 함께 별이 되어버린 아젠과
나그네의 비명은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이 몸의 나이스한 휴가를 방해해!”

몸을 굴리며 폭발에서 벗어난 에바는 흰 눈이 전신에 덕지덕지 묻은 채 외쳤다. 그와 함께
두 정의 권총을 꺼내어 무릎을 꿇은 채 거북이 로봇을 조준했다. 그리고 발포. 무거운 총성과
함께 쏘아져 나가는 총탄을 거북이 로봇은 허리를 뒤로 젖히며 피해냈다. 무언가 밸런스가 안
맞는다는 모양이었지만 양 팔을 벌리고 허리를 비틀며 두 발의 총알을 피하는 모습은 실로 예
술이었다.



“뭐 저런 녀석이!”

경악하는 에바를 두고 달려나간 것은 토렌디였다. 허리춤에서 작은 드라이버 하나를 꺼낸 토
렌디는 드라이버를 역수로 잡고 거북이 로봇의 복부 쪽에 있는 작은 나사라는 [점]을 찔렀고,
그대로 돌려버렸다. 그와 동시에 거북이 로봇은 17조각나며 산산히 부서져 버렸고 겨우 다
시 계단을 올라온 히로 들에게 토렌디는 가볍게 말해 주었다.

“아악!”

“삐야?”

아쉽게도 무언가 폼을 잡으려던 토렌디의 바램은 무산되고 말았다. 뒤에서 들려온 비명 소리
에 ‘임무 완료’ 라 외치려던 토렌디의 목소리는 묻혀버렸고 일행의 시선은 토렌디가 아닌
그 비명 소리의 주인공을 쫓아갔다.

한 4.5세 쯤 되었을까. 허리를 지나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이 특징적인 어린아이였
다. 이후 자라면 상당한 미인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을 들게 만드는 아이. 그 아이는 완전히
박살나 버린 거북이 로봇을 보며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고 패닉 상태에 빠져버렸다.

“아악! 큰일났다! 메카 타마 MK-9 이 부서졌으니 스우 언니가 돌아오면 날 죽일꺼야!”

메카 타마 MK-9. 그 것이 저 거북이 로봇의 이름인가보다. 제작자는 스우. 아마도 그 제작자
는 현재 출타 중. 아이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대충 그 정도였다. 그 아이는 순간 옆
으로 고개를 돌리며 일행을 노려보았다. 순간 느껴지는 살기. 일행은 움찔하며 무의식적으로
뒤로 한 발 물러나버렸다. 아이는 더 이상 볼 것 없다는 듯이 일행을 향해 외쳤다.

“용서 못해! 이거 어떻게 할 거에요!”

“아아. 그게 말이지. 토렌디. 빨리 수리 못해!”

“하. 하지만 저 로봇은 로봇으로서는 죽음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회로가 부서졌어
요. 그 나사를 뺌으로서 죽음에 이름과 동시에 수리가 불가능한 선을 따라 17개로 갈라졌기에
어쩔 수 없다고요.”

토렌디는 진땀을 빼며 설명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일행에게 그 것을 들어줄 이유는 없었다.

“그. 그러니까 모든 메카닉은 부서지기 쉬운 점과 선을 내포하고 있는데.......”

“변명은 죄악이라는 것을 알고 있겠지!”

일행은 토렌디를 노려보며 천천히 다가갔다. 아무리 보아도 저 소녀의 살기는 심상치 않다. 이
대로라면 우리 모두


편안한 휴가는 물 건너간다.


‘미안하다. 토렌디. 네가 희생양이 되거라.’

일행은 천천히 토렌디를 압박해 들어갔다. 토렌디는 양 쪽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몸을 떨며 겨
우 입을 열었다.

“시. 시간과 예산을 좀 더 주신다면 새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순간 일행의 시선은 소녀에게 향한다. 소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고 히로는 더
볼 것 없다는 듯이 외쳤다.

“지금 당장 시작해! 어서!”

물론 그 날 토렌디의 휴가는 물 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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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만 쓰는 요즘 [먼산]
컴 복구는 언제나 될지...
이래저래 프롤로그는 조금 엉망..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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