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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탑 폭풍의 탑 21

azelight 2008.07.25 19:33 조회 수 : 374


21번째 폭풍의 탑입니다.
마지막 층. 마지막 전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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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애던의 뒤를 따랐다. 애던은 성큼성큼 잘도 걸어갔다. 그가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 확고히 아는 듯 거침이 없었다. 거의 1층과 맞먹는 넓이를 지닌 듯한 4층을 이리저리 오가던 애던은 우리에게 멈추라고 신호했다.

 “이곳에 프라나가 집중되고 있군.”

 그리고 솔드를 불러들이더니 함정의 유무를 살피게 했다.

 “흠. 마법사도 아닌데 인공적인 프라나의 유동을 감지할 수 있다니. 독특하군.”

 오톡스가 복면아래의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리곤 솔드와 애던에게로 걸어갔다.

 “잠깐. 나도 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응?”

 솔드가 고개를 들었다. 반면 애던은 그저 시선만을 슬쩍 오톡스에게 보낼 뿐이었다.

 “난 함정을 찾는 것은 못하지만 이 문에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있지. 그걸 안 다음에 함정을 찾아도 충분하지 않겠나.”

 그리고는 오톡스는 붉은 보석이 끝에 연결 된 사슬끈을 꺼냈다. 

 “자, 숨겨진 위험의 존재를 알려다오.”

 오톡스는 보석에 속삭이듯 말하고 문으로 내밀었다. 보석은 잠시 흔들렸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톡스는 잠시 사슬을 쥐고 보석을 들여다보더니 품속으로 회수했다.

 “함정은 없는 듯 하군. 문을 열어도 되겠나?”

 애던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럼 열지.”

 오톡스가 벽에 붙어 안쪽의 반응을 살피며 천천히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었다. 작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내부가 드러났다. 오톡스와 솔드는 내부를 살필 요량인 듯 양 쪽 벽에 붙었지만 애던은 아무 생각도 없는 듯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
 애던과 마법사 사냥을 해본 적 없는 다른 이들은 애던과 내가 아무 경계없이 걸어들어가자 당황했다. 심지어 루시엔은 소리를 지를 뻔 했다가 스스로 입을 막았다.
 방의 내부는 새하얀 색이었다. 입구의 정면에는 2개의 거대한 석상과 그 사이에 비스듬이 새워진 석관이 있었다. 그리고 석관 속에는 말라비틀어진 한 구의 시신이 있었다. 화려한 로브를 입고 금빛 왕관을 쓴 시체. 하지만 죽음에 닿아있음에도 죽은 것이 아닐 것이다.
 시체의 안구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관에서 몸을 일으켰다. 경이롭게도 일어나는 동작도 없이 몸 자체가 떠오르더니 바로 선 것이다.

 “하아. 손님이군.”

 리치가 말하기 시작하자 애던은 말없이 칼을 뽑아 들었다. 나는 이미들고 있던 방패를 세우고 자세를 낮췄다.

 “여기까지 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설마 먹이마저도 풀어주고 올 줄이야. 유능하군. 대단해.”

 박수를 치려는 듯 손을 움직이는 리치를 향해 애드가가 질문했다.

 “그대가 마법사 그라덴 입니까?”

 리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네. 내가 마법사 그라덴이지. 그대는 하라스티아의 성기사이지. 왜 남의 집에 함부로 침입한 건가?”

 “그대가 무고한 자들을 해하기 때문입니다. 타락한 마법사여. 성스러운 단죄자 하라스티아님의 정의가 그대의 존재를 용서치 않습니다.”

 “나의 존재는 누군가가 허락하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신의 어리석은 종자여. 나는 이미 인간을 초월하였거늘 유한자여, 불멸자의 힘을 봐라.”

 ‘탁.’하고 그라덴이 손가락을 튕기자 두 개의 석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리치는 나 혼자상대하지. 대신 나머지는 맡아줘.”
 
 애던이 그렇게 말하고 리치에게로 뛰어 들었다. 나는 기세  게 몸을 움직여 석상 하나를 향해 달려갔다. 이 다른 한 석상으로는 애드가와 갠이 뛰어들고 있었다. 그들의 몸에 마법적인 빛들이 번쩍이더니 모다 힘있고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기를 달리는 정신. 무한한 영역의 아이들이여! 가서 발락 아저씨를 지켜줘요.”

 루시엔이 원소령들의 가호를 빌자 시원한 공기의 움직임이 일었다.

 “철과도 같은 견고함있으라.”

 라니아의 영창소리와 함께 나의 피부는 더욱 견고해 졌다.

 “어! 주문을 안 받아들여, 안 통해.”

 당혹해하는 네린의 목소리가 들렸다.

 “전투 중의 애던 오빠한테 주문이 안 통해요. 전투 전에 미리 걸어주지 않으면 소용없어요.”

 루시엔이 네린에게 알려주는 소리도 뒤에 들렸다. 하지만 나는 곧 그들의 이야기에 신경쓸 수 없게 되었다. 척 봐도 정성을 들인 것 같은 골렘이 내게 덤벼든 것이다. 나는 방패를 세워 적의 공격을 막았다. 이전 석상과는 달리 훨씬 더 묵직한 무게가 방패를 통해 느껴졌다. 그리고 곧 방패에도 마법의 빛이 깃들었다. 라니아가 아낌없이 주문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법의 힘으로 보조를 받은 나는 골렘을 밀어내기 위해 팔을 놀렸지만 골렘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역시 견고함도 힘도 아까 3층에서 싸웠던 것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흐읍!”

 힘을 주어 밀어내자 솔드의 슬링이 골렘의 안면에 적중했다. “팍!”하는 소리와 함께 석탄이 폭발하며 안면에 금이 갔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골렘의 안면을 메이스로 후려쳤다. 파쇄음과 함께 골렘의 머리를 깨어졌지만 그 정도로는 멈추지 않는 듯 여전히 움직인다. 그리고 메이스를 휘두르느라 비어버린 내 몸통으로 보디블로를 가해왔다.

 “억.”

 엄청난 힘에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발끝이 살짝 뜨는 느낌이다. 나는 발이 땅에 다시 닿자마자 두 세걸음 물러섰다. 복부에서부터 통증이 나에게서 감각을 앗았지만 나는 여전히 방패를 들고 있었고 서 있을 수 있었다.
 내가 상세를 회복할 시간을 벌어 줄려는 듯 솔드의 석탄이 연거푸 날라 왔다. 동시에 라니아가 끼어 들었다. 그녀의 예리한 마법의 레이피어는 어찌나 강렬한 마법이 깃들어 있는지 돌로 만들어진 골렘의 몸체에 푹푹 박혔다.
 
 “오오옷!”

 나는 라니아가 골렘을 상대하는 사이에 팔을 기형적이라고 보일만큼 안으로 끌어당겼다. 우드득하고 소리가 날만큼 당긴 나는 소리 없이 팔을 내질렀다. “퍼걱!”하고 메이스가 골렘의 몸에 깊숙이 박혔다. 골렘의 몸체가 가라앉을 만큼 강한 일격이었다.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나는 힐끗 애던 쪽을 바라보았다. 애던이 리치 그라덴의 양팔을 가르고 마지막으로 목을 날리고 있었다. 나는 애던을 보면서도 몸에 익은 대로 메이스를 빼내며 방패로 골렘을 밀쳐냈다.
 방금 전의 충격이 컸던 듯 골렘은 힘없이 밀려났다. 
 그와 함께 엄청난 바람이 내 앞을 확하고 지나갔다. 그와 함께 골렘의 팔이 잘려 나갔지만 골렘은 여전히 움직였다. 남은 한팔을 휘둘로 나를 공격해 왔기에 나는 메이스를 받아치고는 방패로 놈의 몸을 찍었다. 여전히 라니아는 여전히 골렘의 사각을 돌며 골렘의 관절부를 찔렀다. 많이 움직이는 관절부를 약화시킬 속셈이었다.
 나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지만 외침은 퍼지지 않는다. 그래도 나의 메이스는 내가 외치는 고함만큼 강렬히 골렘의 몸체를 내려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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