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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Clavolt  - 고전적인 반란  -     Project. 잊혀진 자들
        외전    천로역정~☆ - Ave, Spirit of the Departed! -
                                              
                                                   - 종장 & ..... Epiloge & ..... - 
                                                              아침 : 학교






 영자범주가 토해내는 것은 지독한 독 이었다.
 단순한 독 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아닌
 저주와 원념, 절규와 고통으로 만들어진 어두운 감정 그 자체로 이루어진 독.

 그 독을 피해내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영자범주에게 다가가려 해 보지만 여의치가 않다.
 크게 울부짖으며 가라호는 그 답답함을 토해내 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현재 이 곳에 있는 인원들 중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다.
 실제로 스스로도 저 영자범주를 단번에 소멸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충분한 자신도 있었고.
 하지만 이렇게 접근조차 못해서야 방법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
 단 한 방을 넣지 못해서 이 싸움을 끝낼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가라호. 영자범주를 소멸시킬 자신이 있나요?"

 가라호의 외침에 담긴 원통함을 눈치챈 것일까?
 능손희는 날아드는 독기를 피해내며 물었고, 가라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을 둘러보는 능손희.

 남은 것은 지쳐가는 자신과 가라호, 창랑 뿐.
 명왕가의 수재라고 불리던 천수는 이미 기절해 쓰러져 있는 상태.
 그리고 부동은 그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까 부동이 천수를 감싸기 위해 그대로 독기를 몸으로 받아버렸던 것을 얼핏 본 것 같은데...
 그대로 소멸해 버린 것일까?
 천수가 명왕가의 후대를 책임질 인재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자존심 강한 부동이, 현재 명왕가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고 칭해지는 부동이 몸을 날려 막았다는 것은...

 ....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능손희는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소멸 시키세요. 당신의 힘으로."

 "예? 무슨..."

 - 역시 그대 다운 생각이군. 소리 없는 불꽃이여.

 능손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반문하는 가라호와는 달리 창랑은 단번에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 미안하다. 춤추는... 아니, 나의 소녀여. 약속은 지키지 못할 것 같군.

 아쉬움이 담긴 작은 한 마디.
 그 말에 능손희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미안해요. 창랑."

 - 아니, 그대가 사과할 이유는 없으니, 이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힘이 미약하기 때문일세.

 그렇게 말하며, 창랑은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날렸다.
 지금까지 날아드는 독기를 피해내며 빈틈을 찾으려 움직였던 것과는 달리
 그저 일직선으로, 영자범주를 향해 달려드는 푸른 바람이 되어

 "부탁해요!"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능손희 역시 몸을 날린다.

 날아드는 독기의 덩어리.
 여섯이나 되는 검은 덩어리를 몸으로 받아내며 창랑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댔고, 
 능손희는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울부짖음과 함께 거대한 곰으로 변해 그 뒤를 따라 날아올랐다.

 - 캬아아아악!

 그리고, 쏟아지는 독기를 버티지 못한 창랑의 몸이 둘로 찢겨져 나가는 것과 동시에 이어지는 독기는 능손희의 몸에 쏟아진다.
 몸으로 받아내는 순간, 이 것을 여섯이나 받아낸 창랑의 고통이 어땠을 것인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이 것은 보통의 의지로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그 한가지의 생각만이 남은 가운데 능손희는 비명으로 자신의 고통을 삼켜내며 영자범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 크어어어어엉!

 뒤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호랑이의 울음 소리.
 그 피맺힌 울음 소리에 능손희는 쓰게 웃으며 힘이 빠진 몸과 함께 그대로 땅 위로 떨여져 버린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몸.
 온갖 진물이 섞인 피가 흘러내리고 몸은 기괴하게 뒤틀려있었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검은 피가 썩어버린 내장과 함께 입 안에서 꾸역꾸역 밀려나온다.
 이미 통증조차 느끼지 못하는 멍한 머리속에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 만이 남아...


 



 "....."

 ".... 이해 되었나요?"

 "... 그건..."

 "창랑은 그렇게 둘로 찢겨져 버렸어요. 그 몸이 아니라 영혼 그 자체가."

 힘 없는 선배의 말에 고개를 가만히 끄덕인다.
 그 찢겨져 버린 둘은 아마도...

 "그리고 전, 그 때 그 저주에 의해 병에 걸려 버렸었지요. 그 당장이라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말 꼬리를 흐렸다.
 그 뒤에 올 말이 어떤 말일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있다... 라는 것이겠지.

 "죽었어야 했을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두려웠지요. 대체 이 곳은 어떤 곳인가 하고..."

 입가에 맺혀있는 작은 웃음.
 하지만 그 웃음은 지독히도 슬퍼보인다.
 무어라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답은 나오지 않았어요. 스스로 죽는 것도 여러번 생각해 보았지요. 하지만 그래도 살아있어요."

 그건...

 "이 곳은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요. 그저 모두가 납득하는 수순의 죽음이 아니라면... 어떠한 경우에도..."

 마치.... 

 "그 순수한 죽음도 일시적일 뿐이고...."

 입술을 깨문다.
 이 곳은 대체....

 "그렇기에 진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일거에요. 마고는. 그 영리한 아이라면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

 "그렇군요..."

 선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납득은 할 수 없었다.
 이해는 하지만, 용납은 할 수 없었다.

 "선배...."

 "어때요. 영웅 후배님.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에요."

 선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내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선배는 내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피식 하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하실건가요?"

 "네?"

 "뭐, 편하신 대로 하시면 될거에요."

 씁쓸한 웃음과 함께 선배는 입을 다물었다.
 그 웃음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진실을 깨닫게 될 경우 어떤 것이 자신을 괴롭힐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것을 놓아둔 채 살아가기에는 스스로가 너무나도 괴로웠다.

 대체... 내가 택해야 하는 것은 어떤 길일까?

 이대로 포기한 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끝에 있는 것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진실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으면서도 그 것을 찾아내야 하는 것일까?

 선배가 말한 의미는 아마도 이 것이겠지.

 편한 방법을 택해라.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과 자신의 삶이 편해지는 방법.
 그 것은...

 "선배님.... 저는...."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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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히히. 끝났습니다. 천로역정.

뭐냐? 이 [1부 완] 같은 결말은!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일단 돌 먼저 내려놓으시고...



본래 천로역정은 오프닝이었습니다.

이 홈페이지의 리뉴얼 계획이었던

[홈페이지 전체를 학원 도시처럼 꾸며서 만들어내는 가상 세계]

라는 컨셉에 맞는 오프닝이었지요.

실제로 천로역정의 세계관으로 가상 세계를 운영해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하지만 리뉴얼 방향이 바뀌면서 가상세계는 일시 정지.

결국 조금 아쉬운 느낌의 완결을 맞게 되는군요.

뭐, 그런겁니다. 우후후.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마음에 드는 결말이라고 생각하지만요.. [나만 그런가...]



아마도 이 내용을 그대로 이어나갈 일을 없을 듯 합니다.

가상 세계를 한다면... 그 안에서 이어나갈 수 있을 법도 하지만

그 가상 세계라는 컨텐츠도 어째 다른 방향으로 이어나갈 것 같기도 하고... [........]



그런거지요. 우후후..

어쨌건, 짧은 후기도 마치고, 부족한 글도 마치며 일단 물러납니다. [도망가는 걸지도...]



다음 글은 나름 메카닉 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프흐흐..

그나저나.. 천로역정 본편 작업은 언제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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