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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Clavolt  - 고전적인 반란  -     Project. 잊혀진 자들
        외전    천로역정~☆ - Ave, Spirit of the Departed! -
                                              
                                                   - 종장 & ..... Epiloge & ..... - 
                                                              아침 : 학교




 아침이 되자 어느새 발걸음은 동아리 방을 향하고 있었다.
 꿈 속에서 보았던 사람들.
 가희씨나 풍월, 사풍, 부동, 창랑, 진산, 마고, 태려, 능손희 선배와 가라호 등...
 
 어렵다.

 가희씨는 무언가 의문을 가지고는 있지만 답을 모르고 있는 상황.
 풍월은 신경도 안쓰는 듯 하고, 사풍은 죽었다고 했지.
 부동이나 창랑은 보이지도 않는다.
 진산이나 마고는 그에 대해서 말해줄 생각조차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결국 남은 것은 능손희 선배 뿐.
 선배라면 무언가를 알고 있을까?
 그런 작은 기대를 안고 동아리 방을 향한다.

 ".... 어디 가냐? 시체 같은 몰골로."

 그리고, 그렇게 터벅터벅 걷고 있으려니, 옆에서 마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한심하다는 듯 이 쪽을 바라보고 있는 마고의 모습.
 그 정도로 힘이 없어 보였나... 싶은 생각에 조금 어깨를 펴 본다.
 그제야 조금 얼굴을 펴며 마고는 한 마디를 더했다.

 "죽을 상 짓지 마라, 멍청이. 보는 쪽이 밥맛 떨어지니까."

 아침부터 독설 아닌 독설을 날리며 마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밥이라도 먹으러 가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이미 몸을 돌린 마고를 불러 세웠다.

 "저기..."

 "뭐냐?"

 ".... 몸은 괜찮아요?"

 ".... 뭐?"

 문득, 어제 밤의 꿈이 생각나서 조심스레 물어본다.
 절월 이라는 칼에 배를 그대로 뚫려버린 마고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을 제외하면 지금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마고의 모습.
 이 쪽을 힐끔 바라보는 마고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그러니까.... 어제 밤에...."

 '당신이 칼에 찔리는 꿈을...' 이라는 말은 마고의 비명에 묻혀버렸다.

 "뭐, 뭐, 뭐, 뭐 뭐가 어쨌다는 거야아아!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아아아아!"

 "네?"

 갑자기 터져나오는 마고의 비명에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있으려니
 마고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처럼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엄청난 속도로 이 쪽으로 다가왔다.

 "우, 우앗."

 코 앞에 다가와 내게 얼굴을 들이미는 마고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어쩐지 살기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비밀이다!"

 그렇게,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내 멱살을 잡으며 마고는 목소리를 낮추어, 하지만 위협적인 말투로 말했다.

 "네?"

 "어제 밤에 본 것. 비밀이라고. 아니, 기억에서 잊어버려."

 "그, 그건..."

 '꿈 이야기를 말인가요?' 라고 하려 했지만 마고는 눈을 크게 뜨며 한층 더 위협적인 말투로 말을 이었다.

 "잊. 어. 버. 리. 라. 고. 했. 다."

 ".... 네."

 "잊지 않으면 네 녀석을 평생 발기 부전으로 만들어 버리겠어. 남자들이 널 보면 발정 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겠군.  등 한가운데, 아니, 눈꺼풀이나 발바닥을 매일 밤 모기가 물게 해주지. 무언가를 사려 할 때 항상 돈이 10원 모자라게 되는 저주를 걸어주지. 25세 이후 마법을 쓸 수 있게 만들어 줄 수도 있는데."

 "...... 잊어버리겠습니다."

 무언가 갈 수록 횡설수설, 게다가 마고씨 답지 않은 조금 유치하기까지 한 이야기를 마구 늘어놓는 것을 보며 딱 잘라 말한다.
 이 사람... 정신이 없군...
 그런 생각을 하며 가볍게 한 숨을 쉬어본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고씨와의 작은 소란 덕분에 조금은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확실히.... 스스로 생각해도 기운이 쭉 빠진 상태로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조금은 힘을 넣고, 다시 동아리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두드리고, 안에서 들려오는 답변에 대꾸하며 안으로 들어선다.

 "아, 어서오세요. 영웅 후배님. 오늘은 무슨 일이신가요?"

 안으로 들어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잔에 쥬스를 따라 내어 놓으며 바른 생활의 능손희 선배가 고개를 꾸벅였다.
 언제나와 같은 잔잔한 미소.
 그 미소에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끼며 선배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조금, 고민이 있어서요. 상담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결국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을 꺼내버린다.
 무언가 이상한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선배라면 듣고 진지하게 답을 내려주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 보며 선배가 내어준 쥬스를 한 모금 마셨다.

 .....

 마늘 맛이 조금 더 진해진 것 같은걸...

 쓰게 웃으며 가만히 선배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능손희 선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앞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다.

 "확실히, 요즘 고민이 많으시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요. 어떤 고민인지 들어보아도 될까요?"

 내 말을 기다리는 선배를 보며 천천히 이야기를 열어나간다.
 이 학교에 오면서 꾸게 되었던 꿈. 그리고 그 꿈과 현실과의 괴리.
 그 때문에 가지게 되었던 의문과 주변 사람들의 태도까지 남김없이...

 "..... 그런 거였군요."

 그에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역시, 영웅 후배님이라면 언젠가 그에 대해 물어볼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네?"

 선배는 당황하는 내 모습을 보며 가볍게 웃어보인 뒤 말을 이어나갔다.

 "영웅 후배님의 이야기만은 아니에요. 언젠가 풍월이나 틸로타마, 부레, 한울... 그런 친구들도 이 곳, 학원에 오게 될 것이고, 그런 의문을 가지게 되겠지요. 시작이나 방법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 저기... 그, 풍월은..."

 선배의 입에서 내뱉어지는 익숙한 이름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나 귀에 익은 한 사람의 이름에 선배의 말을 끊으며 물어본다.
 
 "어머?"

 하지만 오히려 선배는 내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처럼 날 바라보다가,

 "아아, 아직 모르고 있던 건가요. 이런, 괜한 이야기를 꺼냈네요."

 그렇게 말하며 쓰게 웃었다.

 "뭐, 그럼 풍월 후배님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덮어두기로 할까요? 음... 어쨌든 그들은 언젠가 이 곳에 오게 될 거에요. 그 들이 죽은 것이라는 꿈을 꾸었었죠?"

 선배의 말에 무언가 머릿속에서 하나 이어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잠시 그 느낌을 뒤로 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틸로타마씨는 죽는 것을 그대로 보았고, 부레나 한울이라 사람은 말로만 들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그들 역시 살아있어요. 이 곳, 학원에 적을 두지 않았을 뿐이지. 이 세계 어딘가에..."

 ".... 그건..."

 "저 역시 이 곳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요.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보았을 때, 저의 기억과 이 땅에 머물러 있는 기억이 다르면서도 같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어쩐지, 선배의 목소리가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이 곳은 대체 어디일까요? 어째서, 이미 죽어있어야 할 저는 살아있는 걸까요?"

 "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선배의 말.
 선배는 당황하는 내 모습을 보며 가볍게 손을 내밀어 내 손 위에 얹었다.

 "그 이야기는 아직 모르시겠지요?"

 ".... 그렇기는 하지만..."

 선배의 말에 말꼬리를 흐리며 슬쩍 손을 빼내어 본다.
 하지만 선배는 가볍게 웃으며 다시 그 손을 잡아당겼다.

 "걱정 마세요. 키스 하려는 것은 아니니까."

 "그..."

 "영웅씨라면, 이 정도의 접촉 만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을 거에요."

 그렇게 말하며 선배는 가볍게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을 보며, 똑같이 눈을 감는다.

 '신체적 접촉이 있는 상대의 기억을...'

 꿈 이라는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했던 것 같지만, 선배의 말로는 지금 당장 잠들어 버리라는 뜻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선배가 했던 '충분히 볼 수 있다.' 라는 말은 그런 의미이겠지.
 지금 난 이 자리에서 선배의 기억을 볼 수 있을...

 가만히, 정신을 한 곳에 모아본다.
 검게 물든 시야.
 그 위로 무언가, 붓으로 그려내는 듯 색깔이 입혀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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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길어지는 느낌이라 최종장으로 여겼던 36화를 뚝 잘라서...

최종장은 아마도 다음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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