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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Clavolt  - 고전적인 반란  -     Project. 잊혀진 자들
        외전    천로역정~☆ - Ave, Spirit of the Departed! -
                                              
                                                   - 천년 여우 Taeryu -
                                                        밤 : 언덕(2)

 


 입술에 와 닿는 태려씨의 입술.
 그리고 안으로 파고드는 끈적한 혀의 느낌.
 그 느낌과는 정 반대로 태려씨는 거칠다고 할 정도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태, 태려씨... 으, 으읍..."

 이대로 있다가는 위험하다.
 본능적으로 그 것을 느끼며 있는 힘껏 태려씨를 밀어내 보려 한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다시 한 번 입을 맞추며 손을 내 아래로 옮기는 태려씨의 햄동에 말문이 막혀버린다.
 옷 위로 강하게 남성을 움켜쥐는 손길.
 그 짧은 순간, 내 의지와는 달리 몸은 정직하게도 강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안된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몸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대로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다.

 지독히도 선정적인 태려씨의 모습, 그리고 행동.
 그에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남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태려씨를 안고 싶다.
 내가 이 곳에 왜 온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은 이대로, 이성 따위는 집어 치우고...

 "하아...."

 여전히 아름다운 목소리.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 만은 여전히 남자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아무런 주저 없이 내 옷을 벗겨내는 태려씨의 행동을 저지할 만한 이성은 이미...

 "거기까지다. 백여우."

 그리고, 순간 태려씨의 몸이 무언가에 맞은 것 처럼 강하게 튕겨져 나간다.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퍼지는 것과 태려씨는 몇 번이고 땅을 굴러야만 했고, 당황하는 내 앞에 익숙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젠가 네 녀석이 저 백여우에게 홀릴거라 생각은 했었지만 말이지. 대체 여긴 어떻게 온거냐?"

 목소리에 담겨 있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짜증.
 마고는 내 쪽을 바라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투덜거리며 말을 이었다.

 "젠장, 그 정도 결계로는 안된다는 건가. 귀찮군."

 "결... 계?"

 "그래. 몰랐던거냐? 놀랍군그래."

 코웃음을 치며 비꼬는 마고.
 그 말에 조금 전 산을 오를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작은 언덕이었을 뿐인 이 곳이, 도저히 오르지 못할 것 같은 커다란 산 처럼 느껴지던 일이.
 그럼, 그 것이 마고씨가 걸어놓았던 주술?

 "네 녀석이 이 곳에 어떻게 온 것인지에 대한 책임 추궁은 나중에 하기로 하지."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는 내게 짜증을 내며 마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 시선을 따라 눈을 돌리자 그 곳에는 막 몸을 일으키며 이 쪽을 노려보는 태려씨의 모습이 보였다.

 "크으...."

 낮은 신음 소리.
 조금 전에 날아갔던 충격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방해했던 마고의 행동에 화가 난 것인지,
 태려씨는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이 쪽을 노려보다가

 순식간에 그 모습을 감췄다.

 "아?"

 "어설퍼."

 태려씨의 모습이 흐려지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태려씨는 이 쪽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래, 말 그대로 포위하고 있는 모습.
 분신... 이라는 것일까? 몇 명이나 되는 태려씨가 숨길 수 없는 적의와 어떠한 갈망을 담은 눈으로 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두려우면서도 또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강한 마력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태려씨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마고의 얼굴에는 여유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 웃고 있었다.

 "흠... 여섯. 그 정도가 지금 네 녀석의 한계냐. 하긴, 자신의 몸 조차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데 그 정도면 대단하지."

 한껏 비꼬는 마고의 태도에 태려씨는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달려들었다.
 내 눈에 보인 것은 그저 흐릿한 잔상과 이 쪽을 향해 날아오는 흰 빛의 바람.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마고씨의 손짓 한 번에 무너져 버린다.

 "흑염黑炎."

 짧고도 간결한 한 마디의 말.
 하지만 그 한 마디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아무런 행동도 할 수가 없다.
 마치 내 몸이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
 숨 쉬는 것 조차 힘이 들 정도로 몸에는 한 점의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다.

 대체... 뭐지?
 마고의 주술이 발현된지 단 몇 초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마고의 주술은 날 그대로 제압해 버린다.
 게다가 그 것은 태려씨도 마찬가지.
 그대로 힘이 빠진 것 처럼 무너져 내리고, 여섯으로 나뉘어져 있던 태려씨의 몸은 어느샌가 본래의 하나로 돌아가 있었다.

 이게... 마고씨의....

 "아아, 뭐야. 백여우. 아직도 해 보려고?"

 감탄과 두려움을 담아 마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마고가 얼굴을 일그러트린다.
 그 말에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고개를 돌리자 이 쪽을 노려보는 태려씨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 것뿐.
 태려씨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한 채 그대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이런 이런... 수련이 부족해, 백여우. 아직 흑월아黑月兒는 부르지도 않았다고."

 쓰게 웃으며 마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태려씨의 옆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낮추어 가만히 태려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해..."

 작은 목소리.
 하지만 정적만이 남아있는 이 곳에서 그 목소리는 지나칠 정도로 크게 들린다.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태려씨에게 사과하는 마고의 모습은...

 마고는 천천히 걸치고 있던 검은 코트를 벗어 태려씨의 몸 위에 덮어주었다.
 그리고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 쪽을 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이. 이제 좀 물어볼 수 있겠군. 여긴 어떻게 온 거냐?"

 "으... 으...."

 말을 해 보려 하지만 입이 열리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던 마고는 가볍게 혀를 차더니 손을 흔들었다.

 "녹우綠雨."

 작은 중얼거림.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발현된 주술은 내 몸을 감싸며 그 힘을 발한다.

 옅은 안개와 같은 기운이 내 몸 주변을 감싼다.
 
 이 주술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생명을 유지시켜 온 강우의 힘을 빌린 상급 주술.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한정되어 있다고 했던 듯 한데..
 마고는 그 주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손짓 하나로 구현 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자, 이제 좀 괜찮나? 그럼 질문에 답해야겠지?"

 눈살을 찌푸리며 이 쪽을 노려보는 마고.
 하지만 그 말 그대로 어느샌가 몸이 회복된 것도 사실이기에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답했다.

 "뭐, 길이 있으니 올라왔지요."

 "맞고 싶은가보군."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들어올리는 마고.
 어쩐지, 지금은 농담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닌가보다.

 "이 곳에 오면 진실을 알게 된다고 해서 와 봤어요."

 그렇기에 에누리 없이 말해버리고 말았다.
 
 정말, 이런 이야기 해 봤자 이상한 녀석 취급 받을 것이 뻔한데...

 "하아? 누구야?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한게."

 "그게... 으음..."

 마고의 물음에 슬쩍 눈치를 살펴본다.
 아무리 보아도 답을 길게 기다릴 것 같지는 않는 느낌.
 뭐, 이왕 이렇게 된거 아는 것은 그대로 답해줘야...

 .... 하는데....

 ".... 누구지?"

 그 순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곳에 오면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말한 것은 기억이 나지만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남는 것은 머리가 부서질 것만 같은 아픔 뿐....

 ".... 하아.... 그만. 됐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내 상태가 어떤 것인지 바로 눈치 챈 것인지...
 마고는 한숨을 쉬며 손을 내저었다.

 "진실을 알게 된다라... 그런건가..."

 그리고 작게 중얼거리더니,

 "그래. 진실을 알게 된 소감은?"

 그런 말을 해 왔다.
 그 말에 잠시 몸이 굳는다.

 "네?"

 "알았잖아. 진실. 태려가 어떤 아이인지. 겉으로는 멀쩡해도 보름만 되면 남자를 찾아 헐떡이는 발정나는 모습을 보았잖아."

 그... 그건....

 "멍청하긴. 진실 따위, 모르고 있는 것이 나을텐데."

 짜증을 감추지 않은 채 투덜거리는 마고.
 그 한 마디가 가슴 한 켠을 쿡쿡 찌르는 것 같았다.
 대체... 그 말은...

 "네가 알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겠군. 하지만 모른채 사는 것도 좋은 일일거다."

 충고하듯, 그렇게 말하며 마고는 가볍게 손짓했다.
 천천히, 태려씨의 몸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그럼 이만.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고 엎어져 잠이나 자라."

 마지막으로 마고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렸다.
 그 모습을 보며 도저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대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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