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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Clavolt  - 고전적인 반란  -     Project. 잊혀진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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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년 여우 Taeryu -
                                                        점심 : 옥상

 

 

 


무언가가 바뀌어가고 있다.

내 안의 무언가가... 그리고 내 주변의 무언가가...

'멍청하긴. 진실 따위, 모르고 있는 것이 나을텐데.'

그 때 그녀가 했던 말은 충고일까? 아니면 경고일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은 여느 때 처럼 연희에게 잡혀 반 강제로 끌려간 옥상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였다.

이제는 거의 매일의 일상이 되어버린 점심 시간.
풍월도 더 이상은 뭐라고 하지 않는, 평범한 것이 되어버린 평범하지 않은 생활.
그런 우스운 수식어로 표현해 낼 수 있을 법한 것이 바로 연희와 점심을 먹는 일 이었다.

뭐, 생각보다 밥 맛이 괜찮기는 하다.
연희의 느낌이라면 조금 의외라는 면도 있지만 일단 입에 잘 맞는 맛이기도 하고.
거기에 재잘재잘 쉴 새 없이 이야기 하는 연희 덕에 지루할 틈도 없었다.

... 사족으로 연희도 꽤나 미인이기도 하고.

정말, 이전에는 이런 시간이 있었으면 하고 굉장히 바래왔던 시간이 바로 지금이었다.
뭐, 덕분에 가끔 옥상에서 마주치는 마고에게 눈초리를 받는다든지 하는 일이 종종 있기는 했지만.

하지만, 오늘은 왠지 다른 느낌이었다.

"형부,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요?"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것일까?
연희는 슬쩍 눈가에 주름을 잡으며 내게 물었다.
왠간한 일로는 꿈쩍도 하지 않는 연희가 저런 반응을 보일 정도라니, 어지간히도 표정이 안 좋았던가보다.

"으응, 아니. 별 것 아냐."

"에이, 그게 아닌데요? 말해봐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눈을 빛내는 연희.
태연함을 가장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다.
아무리 보아도 더 이상 말을 돌릴만한 느낌이 아니었다.
말을 돌리려고 해 봤자 다시 귀를 잡혀 질질 끌려들어올 것 같은 눈빛이랄까...
혹시나 해서 이야기 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조금 거부하는 듯한 몸짓을 취해보았지만 연희는 절대로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후... 정말, 고집은..."

"에헤헤."

멋적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연희. 길게 한숨을 내쉬며 도시락 뚜껑을 덮었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서."

"뭐가요?"

조금 뜸을 들였으면 했지만 연희는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로 되물어왔다.
어쩐지 쓴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꿈의 내용이 달라."

"네?"

"그러니까 별 것 아니랬잖아. 겨우 꿈 이야기라고."

그렇게 말하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 별 것 아닌 꿈의 이야기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이렇게까지 내 주변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뿐이라면 더더욱.
즐거워야 할 점심 시간이 단지 꿈 때문에 우울해질 필요는 없잖아?

그저 그 꿈이....

"꿈이 어쨌길래요?"

하지만, 연희는 내 바램대로 멈추어 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게다가, 어째서일까? 얼굴 표정도 굳어있는 것 처럼 보였다.

"음... 그게 말이지..."

솔직히말해서 당황스러웠다.

꿈이라는 단 한 마디의 말.
별 것 아닌 말이었는데 불구하고 연희의 반응은 절대로....

그래, 단순히 호기심으로 물어보는 수준이 아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분명 무언가 있구나 하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아, 아니에요. 지, 지금건 그냥...."

그리고, 그런 내 생각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연희는 그렇게 말을 맺으며 재빨리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러니까...

"저기, 연희야?"

"미, 미안해요.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싹 달아나는데 말이지.

그 말과 동시에 연희는 그대로 옥상 난간을 뛰어넘어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황급히 옥상 난간쪽으로 달려가 보았지만 어느새 멀어지는 뒷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무언가 다급해 보이던 표정과 행동.
내가 꿈을 꾼다는 것이 그리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리 자세히 이야기 한 것도 아니고 단지 꿈을 꾸었다는 것만을 이야기 해 주었는데...

불안하다.

일어나는 일, 보여지는 일, 느껴지는 일.
그 틈 사이에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언가에 대한 미묘함.

틀림없이 내게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그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미치도록 불안했다.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서도...

"대체...."

한숨을 쉬며 옥상에 기대어 잠시 아래를 바라본다.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어본다.

어쨰서, 어째서 내게....
저 사람들처럼 얼마 전 까지만 꽤나 평화롭고, 평이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내게...

"멍청하긴."

그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따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그 날카로운 듯 하면서도 가느다란 목소리.
틀림없이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말투.

그에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보니,

누군가와 굉장히 닮은, 그러면서도 많이 다른 듯한 느낌의 사람이 다가왔다.

"에?"

"바보 같은 얼굴이로군."

그 사람이었다.
모습도, 목소리도, 말투도, 복장도 틀림 없이...

하지만,

"네 녀석 하는 짓 그대로."

그 사람이 아니었다.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아니라고 할 만한 증거 따위는 없는데도...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저기, 누구시죠?"

"마고 라고 불러라."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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