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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Clavolt  - 고전적인 반란  -     Project. 잊혀진 자들
        외전    천로역정~☆ - Ave, Spirit of the Departed! -
                                              
                                                   - 도깨비 반장님 Jinsan -
                                                             밤 : ??? (2)




"잠깐만요, 풍월. 문제가 생겼어요."

뒤쪽에서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그리로 향한다.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
느긋하다는 말을 넘어서 태평하다는 말까지 듣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지금의 급박한 목소리는 굉장히 이질적이었다.

그리고, 그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쉽게 알 수 있었다.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닌가봐요?"

그리고, 그 것을 확인이라도 해 보듯 사풍이 묻는다.
그 질문을 받은 여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이 타고 온 커다란 검은 호랑이의 등 뒤에서 내리며 말을 이었다.

"기계신이 폭주했어요."

"빌어먹을...."

여성의 말을 듣는 순간 풍월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온다.
상황에 대해 길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저 한마디 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쪽엔 누가 있는데?"

"틸로타마 뿐이에요."

"미치겠군."

머리를 벅벅 긁으며 풍월은 있는대로 인상을 찌푸렸다.
다른 이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기계신.
그 것은 진산이 만든 최악의 주술 병장이었다.
공석과 회선수를 이용해 만든 5m 크기의 기계 인형.
하지만 기계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만큼 정교하게 움직이는 병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것은 수호령을 그대로 '먹어치우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전, 타락해 버린 수호령 목후를 그대로 먹어치운 존재.
수호령 부레와 한울을 단번에 소멸시킨 강인한 영 목후조차 기계신에게는 힘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기계신이 폭주했다?

이전부터 진산이 아직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경고해 왔던 것이 기억났다.
하지만, 목후의 능력이 너무나 강력하기에 어쩔 수 없이 사용했던 병기.

"후으...."

한숨을 쉰다.
상황이 좋고 나쁨을 이미 따질 수 없게 된 상황이었다.
게다가, 현재 영자범주의 행동을 저지하기도 버거운 상황.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인가?

".... 갔다올께. 능손희는 이 곳에 남아서 나 대신 이들을 도와줘."

결론은 그리 어려울 것이 없었다.

"야!"

풍월의 말에 사풍이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도 그럴 것이, 기계신은 영자범주 이상으로 위험한 대상.

소멸되어 버린다.
단순히 죽는 것이 아니라 영혼까지 모조리 소멸되어 버린다.
게다가, 그나마 그 공격과 저주가 눈에 보이는 영자범주와는 달리
그 메커니즘조차 알 수 없는 도깨비의 기술을 어떻게 상대한다는 것인지.

결국 풍월은 스스로 죽으러 간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따, 시끄럽네. 꼬맹이 녀석. 걱정마라. 나도 죽을 생각따위는 없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해 풍월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투로 말할 뿐이었다.

"단지 틸로타마를 데리고 올 뿐이야. 도망칠거라고. 마고가 돌아오면 모를까. 난 그 녀석하고 싸우기 싫다."

그렇게 말하며 풍월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하지만, 사풍은 그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는 창랑의 등 뒤에서 뛰어내리며 말했다.

"안돼. 나도 같이 갈거야."

- 춤추는 바람이여.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가!

사풍의 말에 창랑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사풍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풍월을 노려보며 말했다.

"저 바보 혼자 보내면 안심이 안돼. 게다가 능손희와 가라호가 이 곳에 왔다면 그 쪽으로 가는 것도 둘이어야지."

고집스런 사풍의 말에 창랑이 눈을 가늘게 뜨며 목을 울린다.
헛소리 하지 말라는 듯, 경고의 의사를 표하는 창랑.
하지만 사풍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투로 말을 이었다.

"걱정 마. 살아서 돌아올 테니까. 그 쪽이나 조심하세요. 설치다가 저 녀석의 독에 녹아버리지나 말고."

- 어리석긴. 그대가 그 곳에 갈 경우 살아온다 보장할 수 없다. 그래도 괜찮은 것인가?

사풍의 말에 창랑은 다시 한 번 물었다.
하지만 사풍은 쓰게 웃으며 답할 뿐이었다.

"여긴 뭐 살아있다 보장할 수 있을까봐?

- 그건...

사풍의 말에 창랑은 쉽게 답하지 못했다.
사실, 그 것이 맞는 말이었다.
이 곳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 정녕 갈 생각인 것인가?

이상할 정도로....

"응. 왜? 문제 있어?"

불안했다.

- ... 어쩔 수 없군. 이 쪽은 깨끗히 처리해 놓도록 하지.

그 불안감을 떨쳐내려는 듯, 창랑은 짐짓 자신있는 듯한 말투로 답했다.
그에 사풍 역시 평소와는 달리 힘 없이 웃으며 창랑의 몸을 쓰다듬을 뿐이었다.

"조심해. 변종 늑대. 돌아왔을 때 소멸해 있으면 지옥까지 쫓아가 그 털을 다 뽑아버릴테니까."

- 기억하도록 하지.

남은 것은 씁쓸한 웃음.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은 풍월은 한숨을 쉬며 말헀다.

"따라올 수 있겠어? 못 쫓아오면 버리고 간다?"

"멋대로. 하지만 네가 아무리 빨라봤자 나 보다 빠르려고?"

풍월의 말을 받아치며 사풍을 그대로 몸을 날렸다.
춤추는 바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 모습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 갔다올께."

그리고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풍월은 동료들에게 가볍게 인사한 뒤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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