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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이 들어?”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이 다시 맑아진다. 조용히 들려오는 숨소리 속에서 몸을 일으킨 뒤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본다.

“어때? 기분이?”

“.......”

“그새 벙어리가 된건가? 하긴.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었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세이버의 마스터인 한 여성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더불어 그 옆에 앉아있던 세이버 역시 그녀를 쫓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명을.......”

“해 줄 수 있냐고? 얼마든지. 하지만.......”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면서 현관 쪽으로 가 자신의 신에 발을 구겨 넣듯이 신었다. 그리고 문을 열며 세이버에게 손짓을 하며 나오지 말라 이른 뒤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현재 세이버는 가람이에게 당해서 전투 불능. 그런고로 지금은 네 힘이 필요할 것 같아. 캐스터. 좀 도와주겠어?”






“이 녀석 대체 뭐야?”

“모르겠군요. 저도 제 마스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응. 아무래도 좀.......”

순간 날개씨의 얼굴이 굳어버린다. 더불어 몸을 일으키는 세이버. 갑작스러운 그 반응에 나는 재빨리 몸을 돌리려 했지만 숨골 부분에 강한 충격이 밀려왔고.......




“제가 기억하는 것은 여기까지군요. 그렇다면 그 때 절 공격한 것은 마스터라는 뜻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누구겠어? 뭐. 그 이후의 일이라면.......”




“세이버! 막아!”

“크.”

나의 외침과 동시에 몸을 날리는 세이버. 좁은 방 안에서 몸을 날려봤자 얼마나 날리겠냐마는 세이버는 주의 명을 충실하게 따르며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몽브레드를 뽑아들었다. 하지만.

“큭!”

숨을 삼키는 세이버. 보이지 않았다. 캐스터를 쓰러뜨린 가람이는 순간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고, 그 이유가 세이버의 몸으로 파고들며 시야가 닿지 않을 정도로 몸을 급격하게 낮추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내 눈에 보인 것은 단 한 번 팔을 거세게 휘두르는 가람이의 모습. 이야기로만 들어왔던 ‘붉은 귀신’의 눈이 저러할까? 아니면 살인귀라 불리던 한 사람의 모습이 저러할까? 순간 오싹해지는 기분과 함께 몸이 굳어버린다.

더불어 들려오는 날카로운 소리. 그 순간 세이버는 자신의 배를 움켜쥐며 쓰러졌다. 쓰러지는 세이버의 목 부분은 이미 뜯겨져 나갔고, 가슴 부분과 배 부분에서는 한 눈에 보아도 치명적인 상처임을 알 수 있게 할 정도로 피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세 번의 치명적인 공격을 허용한 세이버는 자신의 검 까지 놓쳐가며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고, 가람이의 목표는 바로 나로 바뀌어 버렸다.

“치잇!”

알고 있었다. 이미 몸이 느끼고 있었다. 내가 보석을 꺼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는 찰나의 순간에 내 몸은 찢겨나가리라는 것을. 핏발이 선 가람이의 눈이 다가오는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이를 악 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부웅!

하지만 가람이의 팔은 내 머리 위를 아슬아슬한 정도로 스치며 지나갔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그 공격에 실렸던 힘을 어림잡을 수 있던 나는 그 순간 풀려버린 그 다리를 탓하며 가람이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아마 그 때 다리가 풀려 내 자세가 무너지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난 죽었을지도 몰라.”

“그런.......”

날개씨의 말은 그리 믿을만한 내용이 아니었다. 마술사로서도 미숙하기 그지없는데다가 특별히 다른 사람에 비해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가지지도 않은 나의 마스터가 서번트인 세이버를 일격에 쓰러뜨렸다는 말부터 신빙성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 말을 거짓으로 치부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 뒤에 쓰러졌던 세이버의 공격이 날아들었지. 아마 그게 세이버가 할 수 있던 최후의 공격이었을거야. 실제로 세이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으니까. 그렇지만 세이버의 검을 눈치 챈 것인지 가람이는 몸을 돌려 그 검을 피했고, 단지 어깨 부분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을 뿐이지. 그 뒤에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빠져나갔고.”

“.......”

“믿고 안 믿고는 네 자유야. 하지만 분명히 말하겠는데, 난 거짓말 따위는 좋아하지 않아.”

그렇게 말을 마친 뒤 발걸음을 빨리하는 날개씨. 그녀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는 것은 직접 묻지 않아도 금세 알 수 있었다.

그 말은 사실이다. 나의 마스터는 나를 쓰러뜨리고, 세이버를 전투 불능으로 만들었으며 현재 도주 중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마음속에서는 그 것이 사실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 기억이 맞다면 나의 마스터는 틀림없이 ‘그’ 일텐데.......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은.......

“.......터?”

“음?”

갑작스레 내 상념을 방해하는 날개씨의 목소리. 난 생각하던 것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이 향하고 있는 것은 저 먼 어둠 속의 한적한 길. 보통 때는 사람들이 꽤 많이 다니는, 조금 큰 길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비록 아쳐 클래스의 영령만큼은 아니더라도 서번트라면 보통 사람들에 비해 훨씬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닌 고로, 날개씨가 발견한 그 사람들을 볼 수 없을리 없었다. 아니, 너무나 똑똑히 보이고 있었다.

한 남성, 라이더의 마스터였던 스트라우스라 불리는 남성의 가슴에 자신의 한 발을 대고 밀어버리며, 그의 양 팔을 세게 잡아당기는 마스터의 모습이.

이미 라이더는 소멸해 버린 것일까. 주변에서 특별히 서번트의 기척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또한 양 팔이 찢겨진 라이더의 마스터 역시 마스터의 발길질에 머리가 터져나가며 땅에 그 몸을 겨우 누일 수 있었다.

“대체.......”

“이미 인간이라고는 볼 수 없겠는데? 상황으로 보아서는 서번트도 혼자 때려잡은 것 같고.......”

당황해 하는 나의 목소리와는 달리 날개씨의 목소리는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이....... 그녀는 품 안에서 몇 개의 보석을 꺼내어 손에 쥐고 마스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저 녀석은 마력이 있는 상대를 찾아다니고 있는 것 같아. 무의식적으로 동생의 원수를 갚으려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저렇게 나돌아 다니는 것은 보기 안 좋지?”

말을 마친 뒤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는 날개씨. 그녀의 모습에 나 역시 더 이상 지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검을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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