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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부분의 리본이 열리며 쏘아지는 다탄두 미사일. 등 뒤와 머리 뒤에 있는 리본이 열리며 좌우로 갈라지듯 쏟아져 나오는 호밍 미사일. 그리고 오른손에 든 포신에서 쏘아지는 리서치 미사일. 총 36발의 미사일이 적함을 난타한다. 선체의 장갑을 찢어내고 포대를 박살낸다. 브릿지에 금빛 섬광이 번지고 주익이 떨어져나간다. 아젠의 공격에 이은 실린의 공격. 헬게이트를 날려 적 함의 선체에 커다란 구멍을 내 버린고,그 안으로 아젠의 집중 사격이 다시 이어진다. 탄창 하나를 다 비우기도 전에 적함이 스러지기 시작한다.

"이거 너무 약한데? 종이 조각이잖아?"

"그러게요. 무슨 프라모델도 아닌데......"

세 번의 공격이 오가기도 전에, 아니, 공격은 받은 일이 없다. 세 번의 공격을 받는 것 만으로 적함이 격침되어 버렸다. 중형 전략함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내구가 떨어지고, 그렇다고 공격력이나 기동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 전에 싸웠던 C계열의 소형 전투함보다도 약한 느낌이었다.

의아한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이봐. 여기는 상황 종료야. 그 쪽은?"

해결되지 않는 의문을 뒤로 한 채 실린이 묻는다. 하지만 실린의 물음에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미끼 였던건가? 어쩐지 완전 나무 합판 수준이라고 생각했더니......"

사이네는 쓰게 웃으며 레이시키의 방향을 틀어 드림하트 쪽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3분도 걸리지 않아 말 그대로 함을 썰어버린 뒤에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아젠과 실린은 B-1으로 간다고 했다. 자신과 가브리엘은 B-2를 제거하러 왔다. 따라서 남은 것은 슈안과 라렌느, 시피르 3인과 반파되어 버린 드림하트. 전력이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모함을 치겠다는 작전이었던 듯 하다.

"그러게. 완전히 당한 것 같은데?"

가브리엘 역시 인상을 찌푸렸다. 저 멀리 지속적으로 터져나오는 섬광에 입안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전혀 예상조차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 적은 단순한 AI가 아니다. 고도로 발달된 지성을 지닌 이성인인 것이다.

"사이네. 적함을 바로 친다. 어때?"

"....... 그게 낫겠군. 뭐, 반대한다고 해도 그렇게 하겠지만."

가브리엘의 말에 사이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뭐, 특별히 다를 것은 없어보이지만 저 고집불통 얼음공주씨하고 말다툼 해봤자 피곤해지는 것은 자신이다.

레이시키가 검을 고쳐잡고, 미야우치가 샷건을 꺼내어 든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둘은 그대로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세대째! 약해! 약하다고!"

울부짓는 듯한 라렌느의 외침이 들려온다. 모자라다. 이 정도로는 자신의 갈증이 풀리지 않는다. 단지 Z.O 블레이드 몇 번 휘두르는 것 만으로 나가 떨어지는 녀석들 따위 연습용 모형 두들기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페가수스? 네이밍 한 번 엉터리로군. 겨우 이 따위 기체로, 겨우 이 따위 실력으로 뭘 어떻게 한다는 거야!

라렌느의 아스트라나간을 향해 날아드는 포탄. 하지만 어렵지 않다. 그대로 포탄을 베어내며 자신에게 공격한 또 한대의 기체를 향해 달려든다. 잘려나간 포탄의 섬광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또 한대의 기체를 두동강 내버린다. 하지만 역시 갈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회피 기동조차 없던 적의 실력에 차오르는 것은 짜증 뿐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자신을 화나게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아군이었다.

"꼬맹이!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너만 재미보게 할 수는 없거든."

화를 내는 라렌느에게 시피르는 능글맞게 대꾸하며 웃었다. 아스트라나간이 공격하기 직전 번번히 라이플로 적기를 저격. 기동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린 범인은 다름아닌 시피르였다. 마지막 기체의 경우 타이밍이 조금 안 좋아서 눈치채 버린 모양이지만. 하지만 일단 그 것 조차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 적의 실력을 알려주는 것 아닌가?

"남은 것은 두대. 어디.... 이번에는 좀 먼저 해봐."

담배를 물 수 없는 것이 아쉬운 듯 시피르는 입맛을 다신다. 아마도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런 식으로 발산 되는 것일지도 몰랐다.

"보자.... 까망놈에 하얀놈. 데이터는 없음인가? 대장기라고 광고하는거야? 뭐야?"

지구에 침공한 적의 주력기였던 페가수스와는 달리 이번 녀석들은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았다. 날렵해 보이는 새하얀 기체. 녹색의 라인이 무언가의 문장처럼 전신을 감싸 안은 것 처럼 그려져 있는 기체였다. 적기는 그대로 라렌느의 아스트라나간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중무장한 검은 빛의 기체. 어깨위에 달린 두 문의 포와 손에 든 커다란 포를 아스트라나간을 향해 겨눈다. 역시 데이터 불명....... 아니, 오류?

"뭐야? 이봐. 뭔가 이상한데?"

투덜거리며 기판을 톡톡 건드려본다. 하지만 변화는 없다. 특별한 이상이 생길 짓은 안했는데...... 뭐, 안그래도 화력이 좀 딸려서 개수할까 했는데 이 기회에 OS까지 손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피르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일단은 전투에 집중하자.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잖아?

센터가 다시 라이플을 든다. 조준. 목표는 아스트라나간과 조우하기 직전의 저 하얀 기체. 록 온. 격발.

무식할 정도로 관통력만 높여 놓은 M950라이플탄이 쏘아진다. 고속으로 회전하며 하얀 기체의 콕핏이라고 생각되는 위치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이번에도 적의 콕핏을 날려버리고 상대를 Z.O블레이드의 먹이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을 시피르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 그래야만 했다.

"피했어?"

하지만 적은 그 것을 피해냈다. 그와 함께 시피르의 인상이 구겨진다. 급속한 선회로 흰색의 기체는 자신의 탄을, 그리고 아스트라나간의 공격을 피해버렸다. 아스트라나간은 그대로 전진하여 검을 기체를 향해 달려드는 형세가 되어버렸고 흰 기체는 잠시 멈추었다가 방향을 바꾸어 이 쪽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건.... 빠르다!

"칫"

혀를 차며 라이플을 내던지고 빔샤벨을 뽑아들었다. 물러날 수도 없다. 라이플을 수거할 시간조차 없었다. 빔샤벨을 뽑는 그 짧은 순간 이미 적은 바로 코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피했어?"

놀란 것은 라렌느도 마찬가지였다. 순간 자신이 적을 놓칠 정도의 엄청난 빠르기로 자신의 공격을 피해낸 적기는 방향을 바꿔 시피르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는 반대로 자신은 앞에 있는 검은 기체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크...... 좋아. 고생 좀 하라지!"

방해꾼으로부터 해방된 라렌느는 쏟아지는 적의 포탄을 베어내며 사나운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아스트라나간의 뒤로 7번의 폭발이 이어지며 긴 선을 그려내고 그 것이 라렌느의 기분을 상승시켜주고 있었다. 적의 양 어깨에 달린 포신에서 빔이 쏟아지지만 그 역시 피해버린다. 간단하다. 역시 네 녀석도 내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모자란 것 같구나!

아스트라나간의 팔이 움직인다. 그대로 적을 두동강 낼 심산으로 팔을 높이 들어 수직으로 내려긋는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적의 장갑은 두터워 보일지는 몰라도 Z.O블레이드는 더욱 강하고 또 날카로웠다. 게다가 적은 특별한 방어를 위한 병기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라렌느의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혀버렸다. 아니, 오히려 아스트라나간의 Z.O블레이드가 상대의 '무기'와 부딪치는 순간 깨끗하게 절단되어 버렸다. 놀라는 것도 잠시. 적이 휘두르는 무형의 창과 같은 무기를 피해 라렌느는 황급히 아스트라나간을 후퇴시켰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회피기동. 적의 기체가 던지는 무형의 창을 피해 아스트라나간을 급상승 시킨 뒤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세 발의 탄환을 몸을 비틀어 피해낸다. 어느새 아스트라나간과 적의 기체와의 거리는 멀어진 상태였다. 이를 악물고 아스트라나간의 밸런스를 고쳐잡는다.

하지만 곧 이어 기체의 뒤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아스트라나간을 덥쳤다. 조금 전 검은 기체가 던진 무형의 창이 폭발하며 생긱 충격파. 단기 그 것 뿐임에도 불구하고 라렌느는 뱃속이 뒤틀리는 것을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그와 함께 모니터 위로 검붉은 피와 내장 조각으로 보이는 살덩이들을 토해냈다.

이 것을 단순한 폭발이라고 칭하기에는 무언가 어폐가 있지 않을까? 라렌느는 끝없이 밀려오는 고통 속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검은 기체를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레이시키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어김없이 적의 포탄이 두동강이 나 버린다. 레이시키의 이동 궤적을 따라 긴 화염의 띠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최대한의 속력으로 적함을 향해 돌진하며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검은 비행기 같은 포탄을 모조리 베어버린다.

그 뒤를 가브리엘의 미야우치가 따른다. 교묘하게 폭발 반경을 피해 이동하며 레이시키를 백업하고 있었다. 사실 사이네의 실력이라면 굳이 이러지 않아도 피해낼 수 있겠지만 쓸데없는 회피 기동으로 괜히 시간을 끌게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 것은 자신의 성미에 맞지는 않았지만 자신은 라렌느와는 다르다. 필요할 때는 물러나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쳇. 완전히 리버군."

쓴 웃음과 함께 속도를 높인다. 자신이 접근하는 것에 따라 적함에서 쏟아지는 포탄의 양이 증가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문득 오래 전 유행했던 게임의 유닛이 떠오르며 슬쩍 웃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사이네의 레이시키가 미처 회피를 못하고 피탄 당하고 말았다. 가브리엘이 놓친 것이 아니었다. 사이네가 제대로 피해내지 못한 채 피탄당해 버린 것이었다. 정확히는 맞은 것이 아니라 폭발 반경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지만 레이시키의 장갑이 워낙 얇기에 피해가 큰 상태였다.

"읏! 피해는?"

[좌측 상완부 파손. 기체 밸런스 자체 수정합니다. 기동 자체는 문제가 없으나 해당 부위 기본적인 반응 속도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피해 상태 중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에 사이네의 얼굴이 찌푸려진다. 피하지 못했다. 겨우 저 따위 탄환을! 그 것이 사이네의 자존심을 크게 건드렸지만 그는 최대한 내색하지 않고 세 발의 탄환을 갈라버린 뒤 가브리엘의 백업을 받아 뒤로 물러났다. 레이시키의 AI가 보고하는 것을 듣는 사이네의 인상이 찌푸러진다. 이 정도라면 오직 검 한자루만으로 싸우는 레이시키의 전투력이 급감하게 됩니다. 적어도 공격 반응이 20~30%는 떨어졌을 것이다. 통상시라면 그 정도의 오차는 계산해가며 기동해도 되겠지만 이런 긴박한 전투 상황에서는 그런 식으로라면 늦는다. 적을 공격하기는 커녕 저 포탄들에 의해 피격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젠장.... 뭐야. 저건...."

사이네의 투덜거림. 하지만 그 속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스며드는 것은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했다.






"한계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인가?"

츠바사의 씁쓸해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와서 닿는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듯 츠바사는 한숨을 쉬며 전장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을 이었다.

"사이네의 컨트롤을 못따라 잡는거야, 레이시키가. 한계 반응 속도를 넘는거지. 저 정도를 못 피할 사이네가 아니지만 레이시키는 그 것을 못 따라가는거다."

츠바사의 말에 류노스케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다. 보고받은 레이시키의 성능은 노스페라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 팀버울프조차 겪어보지 못했던 기체의 한계를 저 신참 파일럿이? 설마 팀버울프보다 실력이 좋다고? 그런 말도 안되는 결론에 류노스케의 인상이 날카로워진다. 그가 알고 있는 한 팀버울프는 최강이었다. 히로보다 뛰어난 몇 안되는 실력가. 그런데 저런 애송이와?

그런 류노스케의 마음을 읽은 것인지 츠바사는 쓰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아. 저 녀석. 속도광이니까. 그 것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

비아냥거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지 오래였다. 여러모로 혼란스럽기 때문이리라. 때문에 츠바사의 마지막 말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왠지 불안해..."

라는 말은.....








"개틀링 드라이버!"

실린의 외침과 동시에 팬텀이 오른팔을 쭉 뻗는다. 그 곳에 장비되어 있던 추가 무장 개틀링 드라이버가 고속으로 회전하며 주변의 공간을 비틀어 버린다. 빗발치는 적의 미사일들 역시 그 공간 속에 말려들어가며 부서지고, 폭발한다. 하지만 그에 반에 팬텀에 전해지는 피해는 하나도 없었다.

"사장님. 나이스 샷."

그 뒤로 아젠의 작은 환호와 함께 유키가 거대한 포를 들고 적함을 겨눈다.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유키가 지닌 저격용의 빔병기이자 최강의 무기. 버스터 캐논. 그 푸른색의 포신으로 유키의 에너지가 집중되기 시작한다. 대형 전략함 한 대를 완전히 관통해 버릴 수 있다는 무장.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용되지 못했던 그 병기가 실린의 엄호 아래서 이빨을 드러낼 채비를 하고 있었다.

"에너지 충전 100%.... 간다!"

충전 완료를 알리는 메세지가 뜨는 것과 동시에 아젠은 방아쇠를 당겼다. 눈이 멀 것 같은 푸른 빛의 섬광이 쏟아진다. 진행 방향에 있던 모든 것을 꿰뚫고 지나가며 적함을 향해 날아든다.

하지만, 그 푸른 섬광은 적함에 도달하지 못했다. 적함에 닿기 직전 예의 검은 기체가 끼어들며 팔을 내민다. 마치 버스터 캐논의 빔을 맨손으로 막아내는 듯한 자세. 순간 무형의 장막이 펼쳐지는 것과 동시에 버스터 캐논의 섬광이 흔적도 없이 소멸되어 버렸다.

"말.... 도 안돼!"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아젠의 목소리. 무언가 부딪치는, 저항하는 느낌도 없이 그대로 사라진 버스터 캐논. 유키가 지닌 최강의 무장을 단번에 무효화 해 버릴 정도의 방어벽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 할 말을 잊은 것 같았다.

[이봐! 그 녀석은 내거야!]

그렇게 아젠이 잠시 정신을 놓고 있던 사이에 아젠의 귀에 들려온 목소리. 라렌느였다. 사실 지금의 몸 상태로는 적의 공격을 피하기 힘들었겠지만 타이밍 좋게 쏟아진 아젠의 공격으로 적기가 공격을 멈추고 물러난 상태였다. 그 것에 자존심이 상했을까? 조금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따지듯 아젠에게 말하며 아스트라나간을 움직인다. 뱃속이 뒤집히는 것을 느꼈지만 참아낸다. 적어도 저 녀석만은 끝장내 버리고 죽겠다!

그 의지가 전해진 것인지 아스트라나간 역시 움직인다. 허리쪽에 장비되어 있던 블랙홀 런처를 꺼내어 들고 적기를 조준한다. 그랑죤의 축퇴포. 그 전신인 일종의 테스트 버젼급 병기이기는 하지만 위력만은 그에 준할 정도의 강력한 병기였다. 그 것을 들고 라렌느는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로 적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블랙홀 런쳐의 방아쇠를 당겼다.






"뭐야!"

통제실 안을 울리는 비명. 그 것은 츠바사의 것이었다. 블랙홀 런처를 쏘아낸 아스트라나간을 향해 쏟아진 적의 빔병기. 그 것을 보는 순간 지금까지 가슴속을 메웠던 의문이 해결되는 것을 느끼면서 그 것에 대해 즐거워 할 수도, 그렇다고 슬퍼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그였다. 말도 안되는 위력의 병기, 모든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벽, 데이터 오류, 그리고 계속 마음에 걸려왔던 무언가. 그 것을 보는 순간 모든 의문은 사라지고 진실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새로운 의문과 그 것을 안고 피어난 불안감이 전신을 감싸고 있었다.

아스트라나간의 블랙홀 런쳐가 적기를 겨눈다. 이에 질세라 검은 기체 역시 팔에 든 포를 들어올린다. 지금의 그 발악과도 같은 행동이 헛된 것을 알려주겠어! 라렌느는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괴성과 함께 블랙홀 런쳐를 쏘아버렸다.그와 동시에 적의 기체 역시 방아쇠를 당긴다.

"거짓말!"

라렌느의 비명과 같은 외침. 그와 동시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회피기동을 펼친다. 하지만 부족하다. 적이 쏘아낸 붉은색 파괴의 광선은 아스트라나간의 염동필드를 완전히 삼켜버렸다. 충돌에 의한 상쇄조차 없었다. 완벽한 무시. 그렇게 아스트라나간의 방어가 순식간에 깨져버렸다.

급한 회피기동 덕인지 직격당한 부분은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나간의 강대한 장갑이 종잇조각 처럼 찢겨나갔다. 흉부의 반이 날아가버리고 왼팔이 먼지가 되어 흩어진다. 13장의 날개 중 7장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고 대부분의 기능이 아예 멎어버렸다. 조금만 깊었다면 콕핏까지 날아갔을 상황이었다.

피해를 입은 것은 아스트라나간 뿐만이 아니었다. 붉은색 파괴의 광선이 훑고 지나가는 자리에 위치해 있던 드림하트의 피해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함의 전부, 그 첨단에 스쳤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프로텍트 셰이드를 완전 무시. 드림하트의 전반부에 있는 모든 기기가 파손되고, 일부는 나무를 깎아낸 것 처럼 도려내듯 사라져 있었다. 순식간에 스크린에 붉은 빛이 퍼지고 경보음이 울려퍼진다.

제대로 격중당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 진행방향에 위치해 있었기에 전해지는 충격파를 받아낸 것 뿐이었다. 그런데도 이 정도의 피해라니.... 그 빔의 위력이 어느 정도 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번지는 혼란. 조용한 가운데 동요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류노스케 역시 당황했는지 말을 잇지 못한 채 화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츠바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정하기 싫어하는 목소리.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 처음 보는 츠바사의 그런 태도는 분명 놀라운 것이었지만 그 역시 뒤에 이어진 그의 중얼거림에 의하면 모자란 것이었다.

"...... 역시, 일루갈 캐논...."

서전트 폴그람. 검은 딱정벌레. 그 절망의 이름을 지닌 기체가 눈 앞에 서 있었다.















오늘은 좀 긴 듯 합니다. 당직 포스랄까요 [피식]
사실 두화로 나눌까 했습니다만... 그냥 밀고 나갔습니다.
끊을만한 곳이 분명 보일겁니다. 중간에.. 하지만...
역시 저 대사로 마무리 짓는게 가장 나을 듯 해서 말이죠.

후.. 그나저나 역시 리체에르... 설정을 이 쪽에서 다시 만들어야 할 듯 합니다.
집에 언제 갈지도 모르고.. [한숨]

훗훗... 뭐 어쨌든 Wise up 들어갑니다.


1. 스텔스 모드
이 곳에서 스텔스 모드는 기체의 기능이 아닙니다. 뭐냐... 그 정신기입니다. '은신' 이죠. 무슨 엉터리냐! 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슈로대지 않습니까... 낄낄. 뭐.. 정리하면 류노스케와 시피르는 정신기로 은신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2. 레이시키의 한계 반응
또 나왔습니다. 게임 데이터... 기체들을 보면 한계 라는 포인트가 분명 존재합니다. 현재 사이네가 탄 레이시키의 한계 반응치는 빨간색인 겁니다. 캐릭터의 능력치를 전부 구현해 낼 수 없는...

3. 서전트의 말도 안되는 포스
... 역시 게임 데이터 입니다. 쉬운 겁니다. 같은 기체가 적에게 넘어가 있을 때랑 아군이 보유했을 때랑 스펙 차이를 생각하시면 될 듯...



이제 Blood 챕터의 마지막 부분만 남았습니다.
후훗... 조금 어설픈 마무리가 될 것 같기도 해서...
약간 수정에 수정을 가해야 할 듯 하네요..
뭐. 그럼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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