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굳이 지구로 보낼 것 까지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리핑 룸으로 가던 도중 그런 물음이 들려왔다. 그 것이 나카프네가 오늘 처음으로 입에 담은 업무 외적인 대화라는 것을 깨달은 히로는 왜 그리 오늘 따라 조용했던 것인지를 깨닫고 실소를 흘렸다. 겨우 그런 것 때문에 하루 종일 통제실 안의 분위기 자체가 다운 되어 있던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대체 통제실에서 오가는 대화 중 잡담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는 되는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떠올려 보며 순간 머리가 아파지는 느낌을 받은 히로였다. 뭐, 이미 면역이 될 만큼 되어 있기는 하지만......

"간단해. 이번 작전에 나그네는 필요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앞으로도. 마침 구실도 생겼으니까. 그런 것이지."

그런 히로의 대답에 나카프네의 눈썹 사이에 작은 주름이 그려졌다. 이 무슨 소리인지... 안 그래도 버거울 거라고 생각되는 싸움에 배로 늘려도 모자랄 전력을 더 줄여 버린다고? 그 속에 담긴 진의를 파악하지 못한 채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카프네의 모습에 히로는 갑자기 이제는 세상에 없는 한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라면 이미 눈치챘을 것인데...... 한스 처럼 한 마디 말에 모든 것을 눈치채는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단지 한겹이나마 자신의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해 줬으면 했는데, 아직 이 아가씨에게는 좀 벅찬가보다.

"뭐, 할 수 없나......"

"네?"

"아니, 혼잣말이었네."

그렇게 얼버무리며 히로는 아쉬움을 접었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접어둬야지. 아마도 천천히 나아질 것이다. 정 안된다면 한스와의 대화에 익숙해진 자신의 대화 방식을 바꾸면 되는 것이니까.

"결국 요지는 이런 것이네."

브리핑 룸의 문을 열며 히로는 말을 이었다.

"이 전투에 나그네 같은 타입의 파일럿은 무조건 죽는다. 때문에 제외한 것이고, 그러는 김에 아예 라이너드와 같이 팀버의 뒤를 이으라는 뜻에서 보낸거야,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잠시 말을 끊는다. 이미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로 몰려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선언했다.

"그 정도 전력이 줄더라도 우리가 이 전투에서 이기는 것은 변함이 없다. 우리가 이 전투에서 패할 가능성은 제로니까."

이미 히로의 머릿 속에는 전투의 결과가 나와있었다.







"그런데 그게 함장님 말씀대로 쉽게 되느냐가 문제 아닌가요?"

"뭐, 틀린 말은 없더라고.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작전에서 제외된 것이 못내 아쉬운 듯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아젠의 물음에 답하는 실린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적의 특성 상 금속이라는 것이 기반이 되는 모든 형태의 무기는 사용 불능, 그 어떤 것이라도 즉시 삼켜지고 분해되어 그 안에 또 다른 나노머신으로 재구성 되어버린다. 고출력의 빔이나 에너지의 파동 같은 적에게 기본적인 '먹이'를 제공하지 않는 무장만이 사용 가능한 전투인 것이다. 물론 그런 병기가 탑재되지 않는 실린을 비롯한 일부 파일럿의 기체는 사용 불능. 따라서 작전 자체에서
제외되어 버린 것이다.

"간단한거지. 애시당초 먹이 자체를 제공하지 않고 야금야금 갉아 먹었으면 이렇게 크게 일을 벌이지는 않았을거야."

그 것이 결론. 야금야금 갉아먹다가 마지막에 이어지는 아페이론 함의 고출력 병기 광황포를 이용한 일격으로 단번에 적을 소거시킨다면 그 것으로 전투는 종결지어진다.

"그런가? 흐음......"

하지만 그 것이 못내 석연치 않은 듯 아젠의 표정은 풀릴 줄을 몰랐다. 그런 아젠의 모습을 바라보며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은 것이냐고 타박을 주려던 실린은 아젠이 하는 말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왜 아페이론씨는 그 것을 몰랐던거죠? 디스트로이어의 제작자 본인이 그런 간단한 사실을 몰랐을리가 없잖아요."

"그...... 그건......."

그제야 실린도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감 넘치는 히로의 태도 안에 알 수 없게 숨겨져 있던 작은 불안감. 그 미묘한 눈동자의 흔들림. 여자의 날카로운 감으로도 잡아내기 힘들었던 너무나 짧은 순간 동안의 엷기만 한 불안감의 존재를.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는 당연히 알 수 없었다.







"그런거야 알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쓴 웃음. 하지만 그 것은 다른 이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미 아페이론의 계획 정도는 대충 눈치채고 있었다. 단지 그 정도로 자신의 계획이 비틀릴 가능성이 없다보니 참견하지 않았던 것 뿐.

남은 것은 단 셋. 셋 정도면 완성이 될 것이다. 비록 진짜 『      』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정도 숫자라면 그 차이를 어느 정도는 메울 수 있다. 진짜 『      』를 옆에 두고 대체품을 사용하는 것이 속이 쓰리기는 하지만. 하지만 자신은 『      』를 해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현세에 『      』를 제거할 수 있는 존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      』를 둘이나 옆에 두고 이렇게 빙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관 없었다. 그림자라 하지만 그 것을 기동시키는데는 문제가 없을 테니까.

필요한 것은 세가지.

오르젠더

여섯의 『      』

그리고 두 개의 심장

하나는 자신이 될 테지만 하나는 통상의 인간, 그리고 여성체. 이 역시 어찌어찌 구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은 준비되었다. 이제 곧 모든 것이 완성된다.

"그래. 얼마 남지 않았어."

중얼거림. 긴 여정의 끝이 겨우 보이는 듯 했다. 그렇기에 무색은 겨우 웃을 수 있었다. 이제야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








* 다시 시작입니다! 아직 시동이 덜 걸린 것인지 좀 짧긴 합니다만...
과감히 캐릭터 시나리오 잘라버리고 본 시나리오로 진입. 디스트로이어와의 격전이
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훗훗...
군대라서 일단 손으로 쓰고 타이핑으로 옮기는 작업이 좀 힘들긴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이런거 쓰는거... 기분이 좋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상쾌합니다.
단지 다른 분들 글을 못 보고 답글 달기 힘든 것은 좀 아쉽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쨌든 완결 내기로 대대적인 약속을 해 버린 글인 만큼 꼭 제대로 마무리 짓도록 하죠
이미 스토리는 다 짜여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올리도록 하죠.
그럼 즐감 하시기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2 SRW Dreamheart Generation - Epiloge. Smile Again [4] 카와이 루나링 2007.03.29 507
111 후기. 2003년 1월부터 시작된 이야기의 마지막. [4] 카와이 루나링 2007.03.29 592
110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8화. Truth [5] 카와이 루나링 2007.03.28 450
109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7화. Connection [6] 카와이 루나링 2007.03.25 479
108 SRW DG 외전 05화 - Ave, Sprits of departed [리체에르 프리엘러] [4] 카와이 루나링 2007.03.25 358
107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6화. Telperion [8] 카와이 루나링 2007.03.18 496
106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5화. H-s(하임즈) [4] 카와이 루나링 2007.03.17 474
105 SRW DG 25화 Wise up 및 간단한 후기 [5] 카와이 루나링 2007.03.17 527
104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4화. Epiloge & .... [4] 카와이 루나링 2007.03.15 473
103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3화. Blood(하) [5] 카와이 루나링 2007.03.14 430
102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2화. Blood(중) [5] 카와이 루나링 2007.03.11 349
101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1화. Blood(상) [3] 카와이 루나링 2007.03.09 463
100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20화. Endless Battle [5] 카와이 루나링 2007.03.01 431
99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19화. Destroy [6] 카와이 루나링 2007.02.25 434
98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18화. Destroyer [6] 카와이 루나링 2007.02.25 388
»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17화. 폭풍전야(3) [6] 카와이 루나링 2007.02.19 517
96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15.화 폭풍전야(1) / 16화. 폭풍전야(2) [6] 카와이 루나링 2005.09.04 368
95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14화. 첫 대면 [8] 카루나 2004.05.23 467
94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13화. 프로페서 라디언트 [9] 카루나 2004.05.05 833
93 SRW DG - Fly to the Universe - 12화. 龍과 虎 [13] 카루나 2004.03.18 1091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