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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낮] 대립(1), 보물 탐색(1)

넥클 2019.04.08 23:16 조회 수 : 16

 화창한 날이었다. 화창하다는 말은 정화 영역 바깥에서도 하늘이 보일만큼 먼지가 적다는 말이기도 했고, 바람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말이기도 했으며, 드물게 히비키의 표정이 덜 찌푸려지는 날이었어야 했다는 뜻이었다.

 

 히비키의 표정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입안에 한가득 초콜릿을 우겨넣지 않았다면 아마 더 찌푸려져 있었을 것이다. 불만어린 시선은 버서커의 뒤통수를 향해 있었다. 타인의 시선으로는 누나가 남동생에게 화가 난 채 따라가는 것으로 보였기에 우스워보이기도 했다. 

 

 버서커가 그 시선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드물게도 그런 시선에 대해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 관용을 선보였고, 히비키는 기묘한 고집 속에 버서커의 뒤통수를 계속 쏘아보았다. 그 행동은 어떤 의미에서 목적 없이 걷는다는 고행에 대해 적절한 해결책이 되어주었다. 히비키는 어느새 자신이 왜 그랬는지 잊은 채 버서커를 관찰했고, 그로 인해 버서커의 말에 멍청히 되묻는다는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내가 바보를 선택했군. 관대히 다시 대답해주마. 네놈은 보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네가 바라는 대답은 아니겠지만, 난 무언가를 보물이라 여겨본적이 없어. 물질적인 것에 부자유한 적이 없거든."

 

 그런 의미에서는 너를 이해할 수 없지.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히비키는 삼켰다. 히비키의 내려다보는 듯한 시선은 딱히 숨겨지는 것이 아니었지만, 버서커는 히비키의 대답이나 행동에 딱히 의미를 두지 않은 것처럼 다시 말했다.

 

 "나는 보물이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물건이라 생각한다. 가끔씩은, 타인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물건에 대해서도 그렇지. 예를 들면 저런 것 말이다."

 

 버서커가 가리킨 손가락 끝에는 한 소년이 있었다. 차분한 은발에, 깔끔하고 의젓한 것이 신 주거구에 있기에 흠잡힐 데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조금만 눈썰미가 좋은 이라면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눈치챌 수 있었는데, 다른 이들은 소년의 존재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당연하지만, 결론은 하나뿐이었다.

 

 "마술 관계자인가?"

 

 "어리석게도, 살아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조차 구별하지 못하는군. 저건 자동인형이다. 아니면, 이 시대에 내가 가질 첫 번째 보물이라고 해도 좋겠지."

 

 "잠깐, 네가 서번트라고 해도 그런 식으로 다른 마술사를 건드리는 건..."

 

 상관이 없을 일이었다. 성배전쟁에 참여한 마술사라면, 적이었고. 참여하지 않은 마술사라면, 이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얼간이같은 행동이니까. 거기까지 생각한 히비키는, 버서커로 인해 자신의 무력 수준이 지금까지보다도 더 증가했음을 자각했다. 다른 이들에게는 끔찍한 이야기지만, 히비키는 버서커의 행위를 묵인하기로 결심했다. 문제가 하나 증가했지만, 그건 히비키의 문제가 아니었으므로.

 

 "좋아, 마음대로 해. 하지만, 서둘러야겠는걸?"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이젠 알겠군."

 

 그 잠깐의 시간 동안 무슨 낌새를 눈치챘는지 몰라도, 소년은 이미 사라져있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술래잡기가 시작한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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